오늘 원래 계획은 Fairyland Loop를 오전에 부지런히 걸은 다음 오후에 남은 시간을 이용해서 2018년에 한 번 다녀온 바 있는 Queen's/Navajo Combi

Loop를 걷고자 했으나 계속되는 하이킹 일정에 따른 적절한 체력 안배 문제도 있고 해서 Fairyland Loop만 걷기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Fairyland Loop Trail

- 길이: 12.9 km

- 고도변화: 523 m

- 소요시간: 4~5시간

- Type: Loop

- 난이도: 상


아래 지도 상단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길입니다.


bryce-canyon-national-park-detail-map (1).jpg


이 기회에 적당한 체력을 지닌 분들이 걸어볼 수 있는 Bryce Canyon NP의 하이킹 길을 크게 분류해 보자면;

(1) 공원 중앙(보라색) Queen's/Navajo Combi Loop Trail(Rim Trail 일부 포함)

(2) 공원 하단(노란색) Navajo/Peekaboo Combi Loop Trail

(3) 공원 상단(빨간색) Fairyland Loop Trail(Rim Trail 일부 포함)

(4) 공원 중하단(회색) Rim Trail의 나머지 구간(from Bryce Point to Sunset Point)

(5) 공원 중앙(초록색 점) Horse Riding

(6) 공원 하단(주황색) Hat Shop Trail


공원에서 3~4시간 머물고 바로 떠나야 하는 바쁜 스케줄이라면 앞뒤 잴 것 없이 무조건 (1)번을 하시구요. 5~6시간 정도에서 하루의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4)번을 먼저 하신 후 (2)번을 하시면 좋습니다. 이 때 본인 차량을 공원 내부로 가지고 오신 분들은 차량을 Sunset Point 주차장에 세워 놓고 그 곳에서 Shuttle Bus를 타고 Bryce Point로 이동하신 후 Sunset Point 방향으로 걸어오셔야 합니다. 그 이유는 Bryce Point의 고도가 2592 m이고 Sunset Point의 고도가 2438 m이기 때문에 그렇게 오셔야 편안하게 내리막길을 걸으며 Bryce Canyon을 보실 수 있고 거기에 덧붙여 Sunset Point로 내려와야만 거기서 바로 (2)번 하이킹을 연결해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4)번과 (2)번을 같이 끝내시면 Bryce Canyon NP의 hoodoo를 위아래 방향에서 입체적으로 조망하게 됩니다.


하루 이상 머무를 수 있으신 분들은 위 스케줄에 덧붙여서 본인의 취향 및 일정에 따라 나머지 Option을 적절히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1)번부터 (5)번까지는 모두 해 봤구요. (6)번은 혹시라도 차후에 또 이 곳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밀려있는 숙제하는 기분으로 한 번 완주해 볼까 합니다.


어쨌든 하이킹 계획을 수정하면서 좀 여유가 생긴 관계로 오전에 푹 늦잠을 잔 후 Fairyland Loop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이 날 숙소인 Tropic에서 9시가 훨씬 넘어서 출발했기 때문은 제 차량은 아래 Shuttle Station 1번에 있는 커다란 야외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Shuttle Bus를 이용해서 공원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2020-New-Shuttle-Map.jpg


이미 Bryce Canyon NP를 다녀오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Bryce Canyon NP 내부에서 주차 공간을 찾기란 아침 일찍 가거나 오후 늦게 가지 않는 한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Sunset Point나 Sunrise Point 같은 경우는 조금만 늦게 가도 주차 공간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2018년도에 공원 방문시 오후 2시경에 공원에 들어갔는데 내부에서 1시간 동안 주차 공간 못 찾고 빙빙 돌다가 운좋게 차량 하나가 빠진 공간을 바로 치고 들어가 주차한 기억이 있습니다.


참고로 위 Shuttle Bus 이용하실때 한 가지 제가 체험한 Tip을 드리자면 1번에 본인 차량을 주차한 다음 1번에서 버스 타고 2/3/4/5 다 거쳐서 6번으로 가지 마시고 1번에서 주차한 다음 살짝만 걸어서 15번 정류장으로 간 다음 그냥 길 건너 있는 5번에서 바로 Shuttle Bus를 타고 6번 공원 방향으로 가시라는 것입니다. 2/3/4 정류장 돌아서 5번으로 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14번 Visitor Center에서 주차하신 분들의 경우에도 잘못해서 15번 방향으로 가는 버스 절대 타지 마시고 바로 길 건너 있는 6번으로 걸어서 이동 후 7번 방향으로 가는 Shuttle Bus를 타셔야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2017년에 부모님 모시고 왔을때 이걸 모르고 14번에서 공원 바깥으로 나가는 버스를 탔다가 공원 바깥에서 거의 30분이나 되는 시간을 버스 안에서 날리면서 속이 끓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7번/10번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길 건너 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8/9번 정류장 건너뛰고 바로 11번으로 가고 싶으신 분들은 버스를 7번역에서 10번역으로 바로 갈아타셔야 합니다. 첫번째 지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Sunset Campground에서 Bryce Point까지 가는 길이 엄청 멀어서 8/9번 찍고 10번으로 되돌아오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립니다.


Fairyland Loop Trail을 시작하는 방법은 Fairyland Point에서 출발(시계 방향)하거나 아니면 Sunrise Point 옆에서 출발(시계 반대 방향)하는 방법이 있는데 불행히도 Fairyland Point는 Shuttle Bus가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Sunrise Point 옆에서 출발하는 방법 뿐입니다. Trail 입구에 도달하면 아래 표지판이 있습니다. 출발 시간은 오전 10시 40분입니다. 참고로 이 곳 출발점의 고도가 2440 m입니다!


IMG_3505.JPG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곳에서 출발해서 Tower Bridge까지 가는 첫 1.5 마일(2.4 km) 구간은 주구장창 내리막입니다. 처음 내려가는 길 경치는 약간 심심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Amphitheater 구역을 살짝 오른쪽에 등지고 걷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진 오른쪽을 보시면 뱀허리처럼 생긴 Trail이 보입니다.


IMG_3507.JPG


Trail은 아래와 같이 예쁘게 잘 정리되어 있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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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목마다 후두는 계속해서 볼 수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압도적인 풍광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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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er Bridge 가는 길목에 오른쪽을 보시면 Chinese Wall이라고 명명된 구역이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아마도 만리장성을 생각하면서 이름을 지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the-chinese-wall.jpg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Tower Bridge에 멀리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역광 속에 살짝 숨어 있는 Tower Bridge가 보이시나요?


IMG_3517.JPG


Tower Bridge를 보기 위해서는 Trail에서 약간 벗어나야 합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훨씬 명확하게 잘 보입니다. 빨간 원으로 된 부분이 Tower Bridge인데 굳이 트집 하나 잡아본다면 왼쪽 첨탑이 오른쪽 첨탑보다 좀 높네요. 자세히 보면 다리 중간 부분이 벌써 얇아지고 있는데 이 부분이 제일 먼저 무너져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IMG_3514.JPG IMG_3515.JPG


Tower Bridge 통과(11시 30분)해서 계속해서 길을 가면 풍광이 "요정의 나라"라는 이름에 걸맞게 입체적으로 멋지게 변해갑니다.


IMG_3518.JPGIMG_3519.JPG 


오르락 내리락 길이 계속해서 이어지구요. 구름이 적당히 껴서 시원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라 하이킹을 하기에는 꽤 더운 날씨였습니다. 더군다나 어제의 경우에는 오후에 하이킹을 했지만 오늘의 경우에는 햇빛 쨍쨍 내리째는 정오에 이 곳을 걷고 있는 것도 더위에 한 몫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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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yland Point에 가까워 질수록 눈에 들어오는 Hoodoo의 밀도가 확연히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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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Fairyland Loop의 기착점인 Fairyland Point에 도착했습니다. 도착 시간이 1시 25분이었습니다. 여기 도착했을 때 마침 이 쪽에서 하이킹을 시작하는 분이 있어서 증명 사진 한 장 부탁 드렸습니다.  제 얼굴 바로 왼쪽 보시면 뾰족한 역삼각형 모양이 보이실 겁니다. Amphitheater 지점에서는 멀리만 보이던 Sinking Ship입니다. 이름 그대로 배가 뒤집어진 후 침몰 직전 수면 위로 남아 있는 뱃머리 모양인데요. 개인적으로 이걸 볼 때마다 세월호 생각이 나서 기분이 우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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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Rim Trail을 타고 다시 출발 지점인 Sunrise Point로 가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이 곳에는 Shuttle Bus가 오지 않기 때문에 꼼짝없이 걷는 수 밖에 없구요. Fairyland Point 고도가 2365 m인데 Sunrise Point 고도는 2444 m이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구간이 힘든 오르막이 되었습니다...... 거리는 4 km 살짝 넘는, 1시간 정도 걸리는 구간입니다.


Fairyland Point를 돌아 Rim Trail로 가는 초입에 Boat Mesa가 있는데 저는 그냥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웹검색을 해 보니 Fairyland 지역과 Amphitheater 지역을 가르는 일종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Mesa라고 하는데 아래 Google Earth 지도를 보시면 무슨 말씀인지 이해되실 것입니다. 이 지도를 올리신 분은 길도 없는 저곳을 기를 쓰고 다녀 오셨습니다.


boat-earth.jpg


같은 4 km 구간이라고 해도 Amphitheater 외곽에서 중심부로 들어가는 이 구간의 Rim Trail 경관은 수많은 Lookout Point가 자리잡고 있는 아래쪽 Rim Trail 경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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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 Trail 중간에는 그냥 훵하게 길만 보이는 구간도 잠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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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Point가 가까워지면 다시 Hoodoo가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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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갈 무렵에는 아래와 같은 독특한 구간이 나와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Bryce Canyon의 색조가 전반적으로 화사한 붉은색인데 이 쪽 상단의 바위만 어찌된 일인지 시커먼 색깔에 지질 구조도 아랫단과는 확연히 다름을 저 같은 까막눈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짐작컨데 아마도 생성 시기가 다른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 자세히 보시면 중간에 조그만 아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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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Point로 다시 돌아온 시간이 2시 45분 정도였으니 전체 Loop를 도는데 대략 4시간 걸렸습니다. 원래 계획대로 이 Loop 구간을 오전 일찍 시작해서 1시 정도에 완료했다면 그 후 간단한 점심을 먹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오후에 Queen's/Navajo Combi Loop까지 하는데 시간적인 문제는 전혀 없으니 체력이 되시는 분들은 2개 Loop 주파가 하루만에 가능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어제 했던 Navajo/Peekaboo Combi Loop와 비교가 되는데요. 약간 웃긴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 길의 가장 큰 장점은 길 위에 말똥이 하나도 없고 그래서 냄새도 전혀 안난다는 것입니다. 제가 후각이 예민한 편이 전혀 아닌데 이 냄새의 차이가 굉장히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거 말고는 딱히 지적할 내용은 없구요. 두 길 가운데 어디를 걸으셔도 그 나름대로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이 날은 더 이상의 하이킹을 하지 않고 숙소 가는 길에 Subway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4시 정도에 숙소로 일찍 돌아가 간만에 맥주 한 캔 따면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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