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Wind River Range 백팩킹 Part 1

2022.08.12 08:00

snoopydec 조회 수:321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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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River Range는 Wyoming주 서부에 위치한 로키 산맥의 일부로 약 100마일(160km) 가량 뻗어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와이오밍이라하면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과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제일 먼저 생각하실 겁니다. 그 외에는 딱히 떠오를 만한 관광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하이커, 백팩커 분들에게는 Wind River Range가 더 유명합니다. (보통 줄여서 "Winds"라고 부릅니다.)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 중에 하나인 Continental Divide Trail이 이 곳을 지나가는데 다수의 CDT 하이커가 가장 인상깊은 구간으로 뽑는 곳이 바로 Winds입니다. 또 와이오밍 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Gannett Peak(13,802ft)도 Winds에 있습니다. Wind River Indian Reservation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2017년도 영화 "Wind River"를 보시면 영화 말미에 Gannett Peak가 등장합니다.


제 남편이 2015년에 CDT를 했었고 CDT를 했던 다른 하이커들의 얘기도 워낙 많이 들은지라 예전부터 가보고는 싶었으나 여건상 쉽지 않아 마음에 담아두기만 했었는데요. 지난달 덴버로 이사를 왔을때 한국에서 온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마침 Colorado Trail을 끝마쳤고 Pacific Northwest Trail을 하기 전에 Wind River Range를 가보고 싶다고 하여 그렇게 급 성사가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남편은 일을 해야 하는 관계로 저만 갔습니다ㅎㅎ


Wind River Range에는 수십개의 루트가 있고 본인의 시간과 능력에 맞게 디자인이 가능한데요. 일반적으로 백팩킹을 하는 분들은 Big Sandy trailhead나 Green River Lakes trailhead에서 하이킹을 시작합니다. Permit은 따로 필요하지 않으나 두 곳 모두 Pinedale 마을을 기점으로 비포장도로를 약 1시간정도 운전해서 들어가야 해서 꽤 오지에 있습니다. 


여러 웹사이트와 유투브를 뒤지면서 적당한 루트를 찾다가  이 리뷰를 발견했고 저희가 생각했던 방향과 잘 맞는 것 같아 그대로 따라 가기로 했습니다. 45마일의 큰 loop를 그리는 루트인데 자세한 내용은 위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원래 full day 5일로 계획된 내용인데 저희가 좀 달리 했던 점은 첫날 트레일 시작을 오후 4시에 했기 때문에 1일차에 8.5마일을 가는 것을 이틀에 나눠서 갔고 마지막 6일차는 아침 일찍 끝마쳤습니다.


<Wind River Range 45-mile Ro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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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Denver to Big Sandy Trailhead to Big Sandy Lake (5mi)

트레일의 시작점인 Big Sandy trailhead까지 구글 기준으로 8시간의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지라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더군다나 Big Sandy 마을에서 Big Sandy Trailhead까지 약 26마일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가야 했는지라 실제로 운전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몰라 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I-80을 따라 Rock Springs까지 가고 거기서 191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고산들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 전까지는 척박한 사막이었는데 갑자기 9000피트가 넘는 산이 나타나는 참으로 요상한(?)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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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andy부터는 비포장도로 바뀌는데 처음 도로상태는 매우 좋았습니다. 10마일 정도를 남겨놓고 부터는 약간씩 꿀렁거리기 시작하고 마지막 5마일은 세단으로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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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의 긴 운전 끝에 Big Sandy trailhead에 도착했습니다.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와서 그냥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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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즌에는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주차장은 꽉 차 있습니다. 주차장이 크지 않지만 overflow parking도 있기 때문에 주차를 못하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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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헤드가 9000피트에 위치해 있고 저는 고도적응도 안된 상태라 갈 수 있을 데까지 가보자고 했는데 다행히 계속 평지여서 문제 없이 잘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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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마일 정도 가서 Big Sandy 호수에 텐트를 쳤는데 멋진 석양이 저희를 반겨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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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Big Sandy Lake to Lonesome Lake (3.5mi)


오늘부터는 오르막이 시작합니다. 어제 텐트사이트에서 만난 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오전 9시가 넘어서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오르막을 시작하니 고도가 확 느껴집니다. 두 친구들은 이미 고도적응이 완료된 상태라 쭉쭉 가는데 저는 완전 헥헥거렸습니다.ㅜㅜ 배낭은 무겁지, 고도적응도 안됐지, 체력도 딸린 상태이지, 거기다가 날씨가 생각보다 덥고 그늘이 없어서 거의 기어가다시피 했습니다. (악 자존심 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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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본 Big Sandy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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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경치는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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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owhead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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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다 훨씬 더 예뻤던 야생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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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달리는 제 자신을 한탄하는 중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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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ass Pass를 넘어서 Cirque of the Towers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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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some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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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River Range에서 하이라이트라고 불리는 곳이 두 곳이 있는데, Cirque of the Towers와 Titcomb Basin입니다. 아쉽게도 Titcomb Basin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번에 가지 못했지만 Cirque에는 왔습니다. 12,000피트의 고봉들이 늘어져 있는 이 곳은 클라이머들의 성지로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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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마일밖에 걷지 않아서 더 가야하나 했는데 하이라이트에서 텐트 치지 않으면 어디서 텐트 치겠나 싶어 과감히 배낭을 내려놨습니다. 계획은 그늘을 찾아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려고 했는데 해가 너무 중천에 떠 있어서 그늘도 없고 모기가 미친듯이 많아서 결과적으로는 텐트에 피신해 있었습니다^^;; 모기/파리에 워낙 잘 물리고 물린 자국이 바로 부풀어 오르는 최악의 타입이라 permethrin+bug net으로 미리 단단히 준비를 했지만 이놈의 모기들은 잠깐의 틈새만 생기면 물어대서 이미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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