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마스터스 골프대회 관전

안녕하세요..^^ baby입니다. 일주일간의 미국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저번 주에 전혀 뜻하지 않게 미국을 가게 되어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의 하나인 마스터스 토나먼트(Masters Tournament)를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보고 느낀 소중한 경험을 여행기 형식으로 적어봅니다.

1. 느닷없이 찾아온 여행의 기회
지난 화요일(6일)오후에 제 핸드폰으로 전화 한통인 걸려왔습니다. 미국에 계시는 저보다 2살 연상의 사촌형이었습니다. 안부고 뭐고 묻기도 전에 거두절미하고 “야 낸데..니 미국올래?”하고 뜬금없이 묻더군요. 미국 와서 같이 마스터스 골프시합 구경 가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형은 80년대 후반에 국내 프로 테스트를 합격하고 난 얼마 후..당시에는 생소하게만 여겨졌던..미국으로 골프유학을 떠난 이종 사촌형입니다. Florida의 유명한 골프스쿨에서 열심히 골프수업을 하다 그곳 미국 시민권자인 교포 분의 따님과 결혼하게 되고 이후 미국에 그대로 눌러 살게 되신 분입니다. 처음엔 당시 PGA의 2부 투어인 나이키투어(Nike Tour)와 아시안 투어(Omega Tour)에도 출전하며 한때 PGA 투어프로의 꿈을 키우기도 했으나 중도에 포기하고 이후 개인레슨을 시작으로 각종 골프 관련 비즈니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Atlanta에서 작은 퍼블릭 골프장을 공동출자의 형식으로 작년부터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 형과는 지금은 비록 떨어져있기에 자주 볼 순 없지만 중고교시절 학생 때까지는 오랫동안 이웃에서, 또 한집에도 살았던 인연 덕분에 사촌지간이지만 더욱 각별한 형제사이입니다.

그런 형이 이번 봄에 마스터스를 구경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티켓확보를 여러 경로로 알아보던 중 다행히 표를 구했으나 함께 가기로 약속했던 분의 급작스런 개인사정으로 인해 취소가 되어 저에게 같이 갈 수 있냐고 연락이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내다 팔면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었으나 문득 제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하였던 것이랍니다. 작년 4월 무렵 현재의 골프장 사업을 새로 시작할 당시 안팎으로 어려운 사정이 많았던 형을 돕기 위해 제가 애틀란타에 직접 가서 형의 허드렛일을 도와주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의 그 보잘 것 없는 수고가 형에겐 꽤 고마웠는지..아니면 저 말고는 진짜 같이 골프시합 구경 갈 사람이 그토록 없었는지..아무튼 바다건너 저에게까지 그런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형이 말하길 돈은 필요 없으니 비행기만 타고 오면 된다고 하더군요.

요즘 총선 정국에, 또 윤달의 영향으로 인한..말 못할 엄청난 불경기 탓에..그 외의 여러 가지 다른 일로 매일 같이 머리가 아프던 저에겐 획기적인 제안이었지만 집사람과 애들만 놔두고 다녀오기가 미안해 오후 내내 전전긍긍 망설이다..아내에게 통보(?)한 후 잽싸게 일주일간 할일을 대충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밤새 온라인을 통해 비행기표 예약과 구입을 하고, 짐을 챙겼습니다. 골프웨어를 비롯한 모든 준비물은 형님이 갖고 있기에 미국여행치고는 너무나 간단한 짐을 챙겨 두었습니다. 요즘 형편이 좋지 못하고 돈도 없어..집사람에게 약간의 용돈을 주고 나니..그야말로..달랑달랑..꽥!..하지만 다음날 오전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를 탑승 하였습니다.

2. 부산에서 애틀란타로 날아가기
부산 김해공항을 이륙한 노스웨스트(Northwest) 비행기는 2시간의 비행 후 동경에 도착하고 계속해서 연결 편을 이용해 미니애너폴리스-세인트폴(Minneapolis-St.Paul)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입국심사과정에서 방문목적을 “마스터스 토너먼트(Masters Tournament)를 보러왔다”고 말하니 지문과 사진촬영을 포함하고서도..최근의 미국 입국심사에서 가장 간단한 절차로 신속하고도 가볍게 마치고 애틀란타(Atlanta)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형에게 전화를 해서 애틀랜타 공항에서 픽업약속을 하였습니다. 이윽고 잔뜩 흐린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형과 1년 만에 반갑게 해후하고 형의 집에 도착해 미리 차 트렁크에 수건, 쿨러, 물, 빵, 과자, 신발, 담배..옷가지 몇 벌 등을 챙겨두고 뒷자리엔 에어매트와 얇은 이불을 깔아 완전히 침실로 개조해 놓은 다음..간단히 맥주한잔을 나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3. 마스터스의 첫날
대회가 열리는 조지아(Georgia)주 동부의 오거스타(Augusta)까지는 I-20번 도로를 이용해 약 2시간이면 갈 수 있기에(넉넉히 150마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날씨는 흐렸으나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별로 특별한 경치랄 것도 없는 조지아주 동부의 밋밋한 풍경을 가로질러 이윽고 오거스타에 도착하였습니다. 곳곳에 차량의 진행을 돕기 위한 안내표지판과 현수막이 대회에 온 기분을 들게 해 주었습니다. 오거스타에 도착할 쯤 비가 뿌리기 시작했으나 준비해간 우산이 있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따로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Augusta National Golf Club)의 입구로 들어서니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수년 동안 그렇게도 오고 싶은 곳이었는데..그동안 그놈의 표를 구할 수 없었다가 드디어 게이트를 들어서보니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2004 Masters Homepage

▲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Augusta National Golf Club) : 입구에 따로 마련된 천막부스로 향하니 이미 갤러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오랜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신분증을 제시하는 간단한 표 검사를 하고..마치 생긴 모양이 신용카드처럼 생긴 고유번호가 붙어있는 출입 뱃지를 교환해서 받아 모자에 턱 하고 붙였습니다. 카메라와 핸드폰을 가지고 입장할 수 없는 관계로 몇 가지 검사와 질문이 이어졌고 프로출신의 형이 골프대회에 대한 상식이 많아서인지..유창한 대화와 함께 심사(?)를 마쳤습니다. 한쪽에 마련된 리더보드(Leader Board)와 티오프 시간표를 참고로..아침에 오거스타로 가는 길에 차안에서 형과 의논 했던 대로 10시경에 1번 홀을 출발하는 필 미켈슨(P. Mickelson)과 일본의 마루야마(S. Maruyama)..또 아일랜드 출신의 유럽선수인 대런 클라크(D. Clarke) 조를 따라 다니며 구경하기로 하였습니다. 시간이 남는 관계로 클럽하우스 내를 구경하려고 하였으나..“관계자 외 출입금지!”..하는 수 없이 안내 정보 게시판을 읽어보며 드디어 첫 홀로 향했습니다.

▲ 제 1 라운드 : 그동안 저도 몇몇 PGA투어 대회를 구경해 보았기 때문에 유명 선수들의 스윙 모습을 가까이서 구경해 볼 수 있었으나 이들 3명의 모습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실제로 보니 대단히 체격이 좋은 미켈슨과 클락크..생각보다 땅딸해서 희한하게(?) 생긴 마루야마..아무튼 즐거웠습니다. 또 생각보다 많은 수의 일본인 갤러리들이 와 있었고 이미 많은 이들이 티 박스 주변에 진을 치고 있었으나..열심히 파고들어 자리를 확보하고...힘찬 티오프를 지켜보았습니다. 이어지는 홀들에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갤러리들의 환호와 탄식이 이어지고..누군가 다른 홀에서 버디라도 했는지..“와!~~”하는 소리와 함께 다른 여느 골프대회의 모습과 별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또 말로만 듣고 TV화면에서만 보았던 여러 멋진 홀들(Scenic Hole)또한..그전에 미국의 여러 골프장을 가 본적이 있어서인지..그다지 특별하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아놀드 파머(A. Palmer)와 잭 니클라우스(J. Nicklaus)를 기념하는 기념물 등을 구경할 때는 이번 대회가 68회째에 달하는 유서 깊은 대회라는 실감을 해볼 수도 있었으며, 특히나 올해는 아니(아놀드 파머의 애칭)의 대회참가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하였는데 그 사실을 알고 보니 매년 빠짐없이 대회에 출전하여 한 가지 일을 50년간 꾸준히 해낸 그가 더욱 새삼스럽고 존경스럽게 생각되었습니다.

점심시간 무렵..배가 고파 샌드위치를 하나 사먹고 중간에 우리 최경주의 스코어를 확인해보고 싶었으나..리더보드엔 나타나지를 않더군요. 이윽고 18홀을 다 따라다니며 그들 3명의 플레이를 끝까지 구경하였는데 미켈슨과 클라크가 아주 양호한 성적을 거둔 반면 함께 라운딩한 마루야마는 무려 10오버파로 엄청 헤매더군요. 그들의 라운드가 끝났지만 우리는 속속 18홀로 들어설 다음 조들을 기다렸습니다. 좋은 자리는 이미 다 차지가 된 관계로 그나마 들이밀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계속 구경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오전에 비가 조금 내려서인지 일찍 출발한 선수들이 비가 내려 더욱 소프트해진 그린덕분에 대체적으로 성적이 좋았습니다. 하루 종일 오다가 말다가하던 비바람은 급기야는 오후 한때 사이렌 소리와 함께 천둥번개 경보가 내려 잠시 대회 진행이 멈춰지게 만들어 버렸으며..결국엔 번개가 번쩍 번쩍 내려치고 “우루루 쾅 쾅” 천둥소리가 들렸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 결국 4월의 미국 동남부의 날씨는 언제나 오락가락 하더군요) 비가 그치기를 조금 기다렸지만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 때문에 결국은 남은 일정을 포기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대회 기간 중의 Augusta지역의 숙박비가 너무 비싼 관계로 우리는 매일 애틀란타에서 왕복해가며 대회관전을 할 계획이었기에 곧바로 애틀란타로 돌아왔습니다. 한인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형과 여러 얘기를 나누고 잠이 들었습니다. ☞2004 마스터스 대회의 이모저모

4. 제 2라운드
새벽 6시에 일어나 커피와 토스트..또 3분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고 7시 30분경에 오거스ㅏ로 부지런히 달려갔습니다. 어제의 비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기위해 이동하다 데이비스 러브(Davis Love) 3세가 대회 기간에 타고 다닌다는 트레일러도 구경해보며 어제와 같은 뱃지 확인 후에 코스로 향했습니다. 조 편성표를 다시 확인해 보고 리더보드를 쳐다보니..“헉!” 최경주 선수가 -1의 성적으로 공동8위..! 야! 대단한 성적을 거두었군요. 미디어센터에 가서 그의 스코어를 확인해보니 어제 우리가 떠나고 난 뒤 계속 속개된 시합에서 후반 4홀 연속 줄버디를 잡았더군요. 그리고 마스터스를 두 번 우승한 톰 왓슨(T. Watson)의 30년 친구이자 그의 유명한 캐디인 브루스 에드워즈(B. Edwards)가 그동안 루게릭병으로 투병해오다 어제 대회 첫날 아침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곳곳에서 검은 리본을 단 갤러리와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경주 선수의 선전으로 당초의 계획을 바꿔 오늘은..전반 9홀은 최경주 선수의 조를 따라 구경하고 후반은 타이거 우즈(T. Woods)를 구경하기로 하고 현재 최경주 조가 시합을 진행하고 있을 3번홀로 뛰어 갔습니다.    

3번 홀 중간에서 따라잡은 그 조엔 우리 최경주 선수와 함께..2주전 열렸던 제5의 메이져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The PLAYERS Championship)에서 우승한 호주의 골프신동이라는 애덤 스콧(A. Scott)과 또 그보다 1주일 전, 베이 힐 인비테이셔널(Bay Hill Invitational) 대회에서 우즈의 사상 최초의 같은 대회 5연패를 저지한 채드 켐벨(C. Campbell)이 한조가 되어 있었습니다. 둘 다 최근의 플로리다(Florida)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한 상승세의 선수라 수많은 갤러리가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아무리 둘러봤지만 어느 PGA골프 대회든지 쉽게 만나볼 수 있었던 우리 교민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경주 선수의 부인과 애들이 잠깐 눈에 띄더군요. 그때 현재 스코어는..최경주의 성적은 -2, 켐벨은 +4, 스콧은 무려 +10..하~~그때 참 기분 좋더군요. 형도 기분이 희한한 모양이었습니다. 자신보다 후배였던 그가 이 마스터스대회에서 Top 10의 성적을 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3번 홀에 도착하자마자 또 버디! -3..미치겠더군요. 계속해서 손에 땀을 쥘 만한 순간순간이 지나갔고 수많은 미국인들이 우리 최경주 선수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내는 모습이 저 자신을 흥분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상승세의 최경주 선수는 5번, 7번 홀에서 계속 버디를 낚아내었고 드디어 리더보드 최 상단에 "K. Choi"라는 그의 이름을 걸었습니다. 또 8,9번 홀도 버디, 버디..!! 이순간이 일요일 마지막 날 18번 홀이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계속해서 그의 선전을 기대하였습니다. 골프선수출신인 형의 해설을 들어보니..이런 샷 컨디션이면 오늘 3타 정도는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 보더군요.  

9번 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 주변 야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BBQ 샌드위치와 샐러드 바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가 1위를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맑은 햇빛아래서 먹는 점심 맛이 끝내주더군요. 점심을 먹고 리더보드를 다시 보니...“엥!” 이게 무슨 일! 최경주 선수가 그새 3타를 까먹었더군요. 9번 홀을 끝내고 10번 홀로 이동하던 그가 그의 부인과 뭔가를 진지하게 얘기하며 걸어가던 뒷모습을 보았는데 집사람과 무슨 얘기를 나누었을까요? 혹시나 그 대화가 그에게 큰 부담을 주는 얘기는 아니었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3타를 줄일 것 같다는 형의 예상이 빗나가고..뭐야? 스리플 보기를 했나?? 궁금했지만 계속해서 11번 홀의 우즈 조를 찾아 따라다녔습니다. 수년 만에 다시 보는 타이거는 그동안 나이가 좀 들어 보였습니다. 수많은 인파에 묻혀 그의 장쾌한 스윙을 구경하고 또 이어서 마지막 홀까지 따라 다니다 뒤를 이어 오는 조들의 홀 아웃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레드 커플스(F. Couples)의 모습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고 18번 홀에서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마스터스 대회에서 은퇴하는 아놀드 파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꽤 피곤해 보였지만 수많은 갤러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그린에 올라서는 그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그런 라운딩을 해낸다는 자체가 한편 존경스러워 보였습니다. 자신의 일을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꾸준한 모습..우리 모두가 본받을 모습으로 느껴졌습니다. 오후 7시가 다되어갈 때까지 그의 마지막 모습을 함께하고 리더보드를 보니 최경주 선수가 4번째에 이름을 올렸더군요. 후반에 4타를 잃은 것 같았습니다. 형의 말을 들으니 컨디션이 너무 좋아 후반에 욕심을 낸 것 같다고 하더군요. 또 그나마 후반에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전날보다 한 타라도 스코어를 줄인 것이 다행이라고 하였습니다. 계속해서 18번 홀로 들어오는 유명선수들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 기념품가게로 가보았습니다. 친지들에게 드릴 적당한 기념품과 선물을 고르고 대회장을 빠져나와 다시 애틀란타로 차를 몰아 돌아갔습니다.

애틀란타에 오는 길에 저녁을 먹고 형이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10시까지 연습장(Driving Range)은 문을 열고 있기에 사무실에 들러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들과 함께 근처 바에서 가벼운 맥주 한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스포츠뉴스를 보니 온통 아놀드 파머의 마지막 모습과 타이거 우즈의 소식에..또 우리 최경주 선수의 모습도 편집이 되어 방송을 타고 있었습니다. 또 기자들을 상대로 회견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도 잠깐 방송되었습니다. “미국에서 PGA투어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잘 지내고 있지만 영어가 제일 힘들다”는 통역을 통한 그의 대답을 듣고..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더군요..우리 한국인이 미국사회에서 적응하는데 제일 어려운 요소 중에 하나가 영어사용일 것이라고 저 또한 동감합니다. 내일 필드에서 혹시 그의 부인을 다시 만나게 되면 전해주기위해 간단한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하고 내일 그의 활약을 기대해보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5. 제 3 라운드
컷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이 탈락하는 3라운드는 보통 점심시간쯤에 시작하는 것이 미국 PGA의 관례입니다. 또 상위권 선수들의 티타임은 주로 오후 2시경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비교적 여유 있게 일어나 아침에 해장국을 한 그릇을 사먹고 형과 가깝게 지내는 일본인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부동산개발 업무를 하고 있는 작년에 첫인사를 나눈 구면의 친군데..그는 3,4라운드를 관전할 수 있는 티켓을 구입한지라 오늘과 내일은 함께 구경하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의 집으로 가서 인사를 나누고 형은 뒷자리에서 자고 그를 앞자리에 태워 오거스타로 다시 향했습니다. 더듬더듬 일본어를 섞어가며 영어와 일어가 짬뽕이 된 그와의 대화는 2시간의 드라이브를 더욱 지루하고 짜증나게 만들었지만 형과 친한 녀석이니..허허허 실실 웃어 주었습니다.

날씨는 더없이 화창했고 더욱 많아진 갤러리들과 함께 이틀간의 예선과는 다른 좀 더 긴장감이 도는 오늘입니다. 곧바로 미디어센터로 가서 어제의 스코어를 재확인해 보았습니다. 어제 최경주 선수가 기록한 전반 9홀 30타의 기록이 마스터스 대회의 전반 9홀 최소타 타이기록이라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데이비스 러브3세(D. Love)와 어니 엘스(E. Els)의 조를 구경하기로하고 그들을 쫒아 라운드를 관전했습니다. 중간에 계속해서 리더보드를 확인해보고 우리 최경주 선수의 스코어도 확인해가며 전반 9홀을 구경하고 간단한 간식을 먹은 후 최경주 선수의 조를 구경 하였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과는 달리 우리 교포 분들로 보이는 분들도 상당수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최선수가 오늘은 스코어를 줄이진 못하고 있지만 3일 연속 선두권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내일의 선전을 기대해 볼만 하였습니다. 그의 부인을 찾아 어제 밤에 적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였으나 너무 많은 갤러리들 속에서 그녀를 쉽게 발견할 수는 없었습니다. 리더보드엔 미켈슨과 디마르코(C. DiMarco)가 선두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최선수와는 3타차이니 내일의 라운드에 따라 최종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타이거는 오히려 3타를 까먹는 바람에 선두권에선 다소 차이를 보이게 되어 과연 올해 마스터스의 우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더욱 흥미로운 내일을 기약하며 골프장을 나왔습니다.

다시 애틀란타로 돌아가려고 하는데..함께 온 형의 일본인 친구가 근처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좀 편하게 구경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저는 형에게 “행니마~에이~~마 그냥 집에 가자..방값도 비싼데..”하고 시큰둥~~했지만 그 일본친구가 돈은 자기가 내겠다고 하더군요..“그라믄 고맙쥐~~”하면서 다시 헤헤 웃으며 제가 앞장서서 오거스타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숙박정보를 구하러 갔으나 안내센터(Visitor Center)는 이미 문을 닫았더군요. 할 수 없이 여기저기 돌아 다녔습니다. 몇 곳을 들러 문의해 보았지만..평소 50~60불 하던 방이 모두 “Sold-Out"..에구..~~또 한편 그중 한곳에선 일본인 친구가 프론트 직원에게 100불 줄테니..방하나 내달라고하면서 별 짓을 다해 봐도 정말 방이 없더군요. 만약 있다고 해도 방값이 400불 수준이라고 합니다..헉!..포기하고 다시 애틀랜타로 돌아가려고 하던 찰라 코트야드(Courtyard)가 눈에 들어왔고 정말 기가 막히게도 빈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격도 360불이니..그 기간을 감안하면 수긍이가는 가격이라 곧바로 체크인하고 샤워를 한 후 나와서 저녁을 먹고 오거스타의 밤을 보냈습니다.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관광정보    

6. 마지막 라운드
푹~~늦잠을 자고 일어나 애플비(Applebee‘s)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마스터스의 파이널 라운드가 열리는 골프장에 일찍 도착하여 연습그린에서 퍼팅연습을 하고 있는 최경주 선수를 멀리서 지켜보았습니다. 왠지 좀 피곤해보이고 표정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다른 선수들과도 별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연습에만 열중하더군요. 1번 홀 티박스로 이동하는 그에게 뭔가 응원의 메시지라도 외쳐주고 싶었으나 행여 그것이 부담이라도 될까봐 입 다물고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다른 선수와 같은 조가 되길 바랐지만 하필이면 어니 엘스와 같은 조가 되었더군요. 작년 초 메르세데스 챔피언쉽(Mercedes Championships) 대회 마지막 날 그와 같은 조가 되어 무너지고 2위에 머문 기억이 있기에..부디 이번엔 침착하게 자신의 경기를 풀어나가길 바랄뿐이었습니다. 이어 경기는 진행되었고 곳곳에서 환호성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최선수는 좀처럼 스코어를 줄이지 못하더군요.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좋은 퍼팅들이 아쉽게도 홀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습니다. 그런 퍼팅이 몇 개만 떨어져 준다면 마스터스의 챔피언이 되는 것이니까요. 아무래도 파5의 롱홀에선 반드시 스코어를 줄여야 우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그의 티샷은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하겠더군요. 행여나 미스샷이 날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또 오늘따라 계속 조금씩 짧은 그의 퍼팅이 너무나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보다는 골프를 더 많이 알고 있는 형의 얘기로는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마스터스의 마지막 날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도 대단한 성적이라고 하더군요. 오후에 비바람이 예상된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던지라 진짜로 첫날처럼 폭풍이라도 몰아쳐 경기가 새로운 양상으로 진행되기를 내심 바래보기도 하였답니다.  

하지만 후반에 들어서서 놀라운 일들이..정말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전반 9홀 동안 2타를 잃고 선두권에서 멀어지는 것 같던 그가..3일연속 보기를 기록했던 11번 홀에서 날린 아이언 세컨드 샷이 그대로 홀 컵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수만 명의 갤러리가 골프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마스터스 마지막 날 그것도 가장 어렵다는 아멘코스의 첫 11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니 전 그대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때의 그 함성이 귓가에 소용돌이 치고 있는 것 같은 환청이 들립니다. 함께 라운딩을 하는 엘스와 2타차! 다시 한번 우승의 꿈을 부풀리게 하더군요. 하지만 이어진 파5의 찬스 홀인 13번 홀에서 티샷을 오른쪽으로 미스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레이업을 해서 3온을 하였으나 홀 컵과는 약 12m의 내리막 퍼트..하지만 가볍게 터치한 버디퍼트가 또 다시 컵으로 떨어졌습니다. 와우!!! 제 정신이 들지 않더군요. 그러나 2온에 성공한 원수 같은 엘스가 그날만 두 번째의 이글퍼트를 또 성공시키더군요. 관중들의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아~~~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머 저런 놈이 다 있노!” 엘스는 정말 꿈적도 없이 자신의 경기를 해내고 있더군요..다시 3타차! 순간순간 다른 홀 곳곳에서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고 그때마다 또 누가 스코어를 줄였는지 리더보드를 쳐다보기 바빴습니다. 이후 최선수가 이어진 14번 홀에서..또 16번 홀에서 그림 같은 내리막 버디퍼트를 다시 성공시켰지만 그때마다 엘스의 파퍼트 또한 얄밉게도 성공이 되더군요. 당시 심정으론 엘스에게 달려들어 골프채를 확 빼앗아 마구 패주고 싶더군요. 우째 그렇게도 잘 치는지..한번쯤은 실수를 할만도 한데..거의 완벽한 경기를 해내더군요. 홀 주위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는 최선수의 부인 모습이 잠깐 보였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흔들리지 않는 선전을 기도했겠지만..전 솔직히 엘스의 티샷이 러프..아니 그보다는 더 솔직히..저 건너 수풀 속으로 쳐 박히기만을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17번 홀까지 엘스, 미켈슨 다음으로 선두와 2타의 차이가 나는 바람에 우승을 하기위해선 마지막 홀에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수밖엔 없었습니다. 저의 기대에 부응하듯 마지막 홀에서 엘스의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또 다시 무사히 2온에 성공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과연 세계 최정상급의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엘스와 웃으며 얘길 나누며 18번 홀로 들어서는 최선수를 향해 그동안 꾹 참고 있던 응원의 한마디를 고함쳐 소리 질렀습니다. “최 프로~~자랑스럽습니다!” 저의 외침을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최선수가 모자를 벗고 관중들을 향해 답례를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영어도 통하지 않는 미국골프에 도전하여 유색인종으로 겪어야했던 수많은 고생들을 이겨내고 세계최고의 무대에서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그를 지켜보니 순간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고 이제는 곧이어 들어올 미켈슨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틈을 이용해 형과 함께 최선수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나올 때를 기다려 스코어카드 텐트로 가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교민들과 함께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밖으로 나오는 그를 보았습니다. 당시 분위기는 수많은 갤러리들과 사진기자들..골프장 관계자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거의 아수라장 수준이었습니다. 마치 출근길 지하철 같더군요. 사람들 사이에서 정신이 없는 그를 향해..형이 KPGA회원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며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니 씨익~한번 웃어 보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주고받고는 서로 악수를 나누더군요. 인터뷰요청에 바빠 뒤돌아서는 그의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이 정말 멋져보였습니다. 다시 18번 홀에서 미켈슨의 버디퍼팅을 지켜보려 했으나 좋은 자리를 확보할 수 없어..홀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의 챔피언퍼팅을 지켜보았습니다. 골프장이 폭발할 듯 떠나가는 함성소리와 함께 미켈슨이 두 팔을 번쩍 들고 풀쩍 뛰어올랐습니다. 그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떨어뜨리며 극적으로 마스터스의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7. 대회가 끝나고...
이제 대회는 모두 끝났습니다. 비록 기대했던 대로 최경주 선수의 우승 장면을 보진 못했지만 최고의 마스터스 대회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마스터스의 마지막날 60대의 스코어를 기록한 자체가 앞으로 그의 골프 인생에서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형은 내다보았습니다. 마지막 날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라운딩을 하면서 수많은 갤러리들 앞에서 그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도 -3의 스코어를 기록해 69타를 쳤다는 것은 언제든지 다른 메이져대회에서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도 하더군요. 곧 이어 클럽하우스 앞에서 열린 우승 세레머니에서 축하장을 가득 메운 미국인들의 박수 속에..전년도 우승자인 마이크 위어(M. Weir)가 미켈슨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미켈슨이 47번째의 메이져대회 도전 끝에 우승을 하였으니 일년에 4번의 메이져대회가 열린다고 보면 12년을 기다려야 최경주 선수가 우승하는 순간을 볼 수 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그보다 훨씬 빠른 시일 내에 마스터스나 US 오픈(U.S OPEN) 같은 최고의 대회를 제패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동시에 그런 감격의 순간이 하루빨리 오길 기원해봅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곳에서 골프장에서 처음 뵙는 몇몇 교포 분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골프장을 빠져나와 애틀란타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내내  골프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형이 골프선수를 계속하였더라면 혹시 지금의 최경주 선수처럼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얘기와 또 만약 그랬다면 동생인 제가 형의 골프백을 매는 캐디가 되었을지 모른다는 농담을 해가며 애틀란타로 돌아왔습니다.

도착하기 직전 전화로 예약해둔 한국택시가 집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택시라고 하지만 불법영업(?)을 하는 개인승용차였습니다. 미리 늦게 도착한다고 알려두었던 한 교포 분이 운영하는 일식당으로 가서 그곳 주인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술자리를 시작했습니다. 형에게 작년에 레슨을 잠깐 받으신..의외로 30대 초반의 젊은 분의 가게였습니다. 다시 온통 골프 얘기와 즐거운 대화로 밤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를 마무리하고 택시를 이용해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애틀란타의 시내나 주변 관광이라도 하려고 했으나 특별하게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없어 형의 골프장으로 함께 가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형이..작년에 저의 둘째 아기출산 때 우리 집사람에게 축하인사도 제대로 못했다며 제 아들 녀석 입히라고 옷 몇 벌을 사주었습니다. 또 인근의 낚시점에 들러 몇 개의 소품을 구입한 후 시애틀(Seattle)에 계시는..가끔 저와 미국에서 함께 낚시를 즐기시는 분의 댁으로 우송을 부탁하고 집으로 돌아와..형에게 새삼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습니다. 값비싼 티켓을 저에게 주고 골프구경을 시켜줘서 고맙다기보다는 항상 저를 동생으로 생각해주고..따뜻하게 맞이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습니다. 신문을 보니 주말에 애틀란타에서 최희섭 선수의 플로리다(Florida Marins)와 브레이브스(Braves)간의 시합이 있더군요. 평소처럼 보고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 치솟았지만 한국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과 급하게 팽개치듯 두고 온 일 걱정 때문에 계획대로 화요일 아침..형의 배웅을 받으며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8. 여러 가지 소감
이번 여행은 그야말로 잊을 수 없는 미국행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마스터스의 마지막 날 고도의 집중력으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볼 때 여러 가지 반성과 다짐의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그 자리에 오기까지는 무수한 난관과 뼈를 깎는 각자의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아가고 자신의 일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이 40이 다되어 가는 저의 모습도 새삼 뒤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PGA대회를 구경했지만 이번처럼 이런 감정이 생기는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전에는 단순하게 골프장 구경과 유명선수들 사인이나 받으려고 하며 눈에 보이는 것들에 관심이 가고 흥미가 쏠렸지만 이번 시합을 보고난 후에는 앞으로 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이름모를 책임감도 더 느끼게 된 여행이 되었습니다.

47번만의 메이져대회에서 우승을 한 미켈슨이나 전반 내내 비록 부진했지만 꾸준한 자신의 리듬으로 경기를 치른 최경주가 11번 홀의 이글 한방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이후 버디행진을 한 모습은 더없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묵묵히 자신의 경기에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2002년 최선수가 PGA에서 첫 승을 거두었을 당시..그 쾌거야말로 “박찬호 선수가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랜디 존슨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것”만큼 대단한 일이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만일 그가 오늘 마스터스 우승을 했다면 미국사회에서의 이 가치는 월드컵 우승보다 더 값진 일 이었을 것이라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귀국길에 비행기 창밖을 물끄러미 응시하면서 일주일 내내 애들과 함께 기다렸을 집사람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최경주 선수의 부인이 그러했듯 언제나 저를 아끼고 걱정해 줄 집사람과 애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의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노력하며 살아보렵니다. 많은 즐거운 기억과 그동안 답답했던 일상을 벗어나 실컷 환호성도 내지른 미국행이었지만 반면 공부와 반성의 시간도 많이 가져볼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이 되지 않았나..하고 돌아봅니다. 오늘..이제 곧 몇 시간 후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이전보다 더욱 밝아진  대한민국에서 환하고 희망적인 날들이 있기를 기원하면서 이번 여행의 소감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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