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여행 11일차입니다.

Moab에서 4박 5일의 긴 일정을 마치고 드디어 저도 처음 가보는 Colorado 주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이번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저 역시 그동안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곳을 방문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고 Moab 주변을 살펴보니 2개의 국립 공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나는 Black Canyon of the Gunnison NP(이하 Black Canyon NP로 지칭)였고 다른 하나가 Mesa Verde NP였는데 Mesa Verde의 경우 자연 경관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지정된 국립 공원으로 보여서 Black Canyon NP를 방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는 팀장님 한 분이 미국 Denver 지사 생활을 3년간 하셨는데 본인이 직접 가 본 Canyon 가운데 Black Canyon이 최고라고 강력하게 추천해 주신 것도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단단히 한몫했습니다.

Colorado 주에는 총 4개의 국립 공원이 있습니다. California(9개), Alaska(8개), Utah(5개) 다음으로 미국에서 4번째로 많은 국립 공원을 보유한 주인데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국립 공원 이외에도 그 유명한 Rocky Mountain NP와 Great Sand Dunes NP가 있습니다. 이 두 곳의 위치는 Moab 기준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번 Grand Circle 여행 계획에 포함시키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가 방문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Moab 주변이라고 했지만 Moab에서 Black Canyon NP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꽤 장시간의 운전을 해야 합니다. 대략 300 km의 거리를 3시간에 걸쳐서 운전해야 하는데 이때만 하더라도 128번 Scenic Byway의 존재를 모르고 있어서 그냥 191번 도로 => 70번 고속도로 길로 갔습니다. 이번 여행을 돌이켜 볼 때 딱 두 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는데 하나는 Moab에서 Corona Arch 하이킹을 하지 못 한 것이고 다른 하나가 128번 Scenic Byway 드라이브를 하지 못 한 것입니다. 지도 보시며 아시겠지만 Moab에서 Black Canyon NP로 이동할 때 128번 도로를 타면 완전 딱이었는데 말입니다. 한 번의 여행으로 보고자 하는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볼 수는 없기에 128번 드라이브 여행은 다음 Grand Circle 여행 계획표에 별표 딱 쳐서 포함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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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30분에 Moab을 출발 Black Canyon NP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Montrose라는 마을에 들려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다행히도 이곳에 Hiro라는 번듯한 일식당이 있어서 그동안 지겹게 먹었던 Subway 샌드위치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점심 식사를 어머니와 할 수 있었습니다.

Black Canyon NP는 1999년에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모든 Canyon이 그러하듯이 이곳 역시 Gunnison River(Colorado River의 거대 지류 가운데 하나이며 1853년에 Black Canyon을 탐험한 John Williams Gunnison을 기리기 위해 강 이름을 Gunnison River로 명명)의 흐름에 의해 Canyon이 형성되었는데 Gunnison River의 낙차가 크고 강물의 흐름이 워낙 빠른지라(강물 1km당 평균 낙차폭이 8 meter인 미국에서 5번째로 가파른 강이며 낙차폭이 가장 심한 Chasm View 구역에서는 강물 1km당 낙차폭이 45 meter임) 깎여나간 절벽이 폭은 좁으면서도 깊이가 엄청난 모양이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 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딱 감이 오실 것입니다.

Black Canyon Aerial View.jpg

Black Canyon의 총 길이는 77 km이며 국립 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은 Black Canyon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곳으로 22.5 km 구간입니다. Canyon의 이름에 Black이 들어간 이유는 그렇지 않아도 어두운 색깔의 변성암으로 이뤄진 Canyon의 절벽에 햇빛마저 잘 들어오지 않으면서 하루 종일 절벽이 검게 보이기 때문인데 Canyon이 좁고 가파른 관계로 하루에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이 33분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Black Canyon의 규모 관련 자료를 한 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깊이: Warner Point 829 meter / Chasm View 555 meter / Gunnison Point 561 meter
- 폭: Chasm View Rim to Rim 335 meter / 강 하단에서 가장 좁은 곳 Rim to Rim 12 meter

Grand Canyon NP와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North Rim(위 사진 오른쪽)과 South Rim(위 사진 왼쪽)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South Rim(총 12개의 Overlook이 있으며 국립 공원 내에 있는 길이 모두 포장도로임)이 North Rim(총 6개의 Overlook이 있으며 국립 공원 내에 있는 길이 모두 비포장도로임)에 비해 훨씬 더 잘 개발되어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 그리고 겨울이 되면 North Rim 구역이 폐쇄되는 것까지 아주 똑닮아 있습니다. 저희는 당연히 South Rim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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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Black Canyon NP South Rim Visitor Center 주변 지도인데 보시면 South Rim Visitor Center 근처에 3개의 Trail이 있으며 이 3개의 Trail을 연결하면 하나의 큰 Loop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오후 12시 50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이 Loop 하이킹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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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k Flat Loop/Uplands/Rim Rock Trail Loop
- 총 길이: 4.5 km
- 고도 변화: 158 meter
- Type: Loop
- 소요 시간: 1시간 30분 ~ 2시간
- 난이도: 중

하이킹 시작 전에 Gunnison Point(오른쪽)에 먼저 가서 Black Canyon NP에 왔음을 알립니다. 바로 눈앞에서 시커멓게 보이면 절벽을 보니 Black Canyon에 왔음이 비로소 실감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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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nison Point는 지도를 자세히 보면 왼쪽에 Overlook이 한 개 더 있습니다. 왼쪽 Overlook에서 보이는 경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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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반대 방향으로 하이킹을 시작했기 때문에 Oak Flat Loop Trail부터 걸었습니다. Trail 초반에는 뜻밖에도 숲속을 걷는 길이 펼쳐지다가 중간에 살짝 
Black Canyon이 보이는 구간을 지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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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도는 Loop 구간에 접어들어서도 Black Canyon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자작나무 구간을 지나 계속해서 숲속을 걷게 되는데 그래도 중간중간에 경관이 터지면서 Black Canyon이 보이는 구간들을 지나게 됩니다. Trail의 전체적인 느낌은 우리나라 등산길과 상당히 흡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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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ands Trail 구간입니다. 이곳에서는 탁 트인 평원을 걷게 됩니다. 혹자는 이 하이킹 구간이 지루하다고 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미국 서부에서 오래간만에 수풀이 우거진 편안한 길을 걷는 느낌이 더없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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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 Drive Road를 지나면 Loop의 마지막 구간인 Rim Rock Trail에 접어들게 되는데 지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구간이 Gunnison River를 마주 보면서 Rim Trail을 걷는 구간인지라 Black Canyon을 본격적으로 감상하실 수 있게 됩니다.

Rim Rock Trail 초반에 펼쳐지는 풍광입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시커먼 절벽이 바로 North Ri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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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가운데에 Tomichi Point라고 하는 Overlook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경관을 마음껏 보실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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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을 끝내고 주차장에서 차량을 이용 국립 공원 내에 있는 South Rim Road를 타고 South Rim에 있는 나머지 10개 Overlook 탐방을 오후 3시에 시작합니다. 통상 Shuttle Bus를 운영하는 다른 국립 공원과 달리 이곳은 Shuttle Bus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방문객 수가 적어서 차량 통제가 전혀 필요 없는 상황인데 연평균 이십만 명 정도 방문하던 이곳도 방문객 수가 급증해서 최근에는 연 방문객 숫자가 사십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South Rim Road는 길이 11 km의 편안한 포장도로입니다. Overlook은 길 주차장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것도 있고 주차장에서 약간의 하이킹을 해서 접근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Pulpit Rock Overlook입니다. 사진 보시면 Gunnison River가 보이는데 농담이 아니고 Black Canyon에서는 Overlook에서 서 있는 상태에서도 아래에서 강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날 구름이 굉장히 많이 낀 흐린 날씨였는데 아래 두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햇빛이 있을 때와 햇빛이 없을 때의 Black Canyon 경관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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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 Fissures View입니다. 길 끝에 Overlook이 좌우에 각각 위치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이 왼쪽 Overlook이고 두 번째 사진이 오른쪽 Overlook입니다. 이곳에서는 Canyon의 바위가 쩍쩍 갈라져 있는 모습들을 실감 나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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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위치한 Rock Point와 Devils Lookout은 우선 건너뛰고 Chasm View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Black Canyon에서도 가장 좁은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 상단에 보시면 시커먼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는데 이게 잠시 후 Black Canyon을 덮칠 거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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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Overlook은 Black Canyon NP에서 가장 유명한 Painted Wall View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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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계획을 짜면서 Painted Wall을 사진으로 이미 보고 왔지만 막상 이 놀라운 장관을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너무 기가 막히고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마구 터져 나왔습니다. 누군가 커다란 검은색 캔버스에 일필휘지로 그려 놓은 승천하는 용들은 정말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Painted Wall의 높이는 685 meter인데 Colorado 주에서 가장 높은 절벽입니다. 국립 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Painted Wall의 높이 관련 아래와 같은 그림 설명 자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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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몇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듯한 Painted Wall의 하얀 부분은 화산에서 분출된 마그마가 바위틈을 뚫고 흘러 들어간 후 응고된 것인데 지질학적으로 
Pegmatite라고 불리는 화강암입니다.

Painted Wall View를 보고 있을 즈음에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비가 한 방울 톡 하고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국지성 폭우로 돌변했습니다. 협곡이라서 그런지 비가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고 협곡 바닥에서 폭풍 같은 바람을 타고 죄다 위로 올라가는데 정말 빗방울이 눈앞에서 45도 각도로 슝슝 올라가는 기분은 진짜 끝내줬습니다.

미국 서부 여행을 하면서 처음이자 지금까지는 마지막으로 내린 폭우 덕분에 지저분한 차량의 무료 세차가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난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하늘은 다시 평온해졌고 비가 그친 후 Black Canyon NP의 하늘에는 한 쌍의 무지개가 번개같이 떴다가 바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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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View에 들리니 Black Canyon의 파노라마 뷰가 시원하게 드러납니다. 제 기억에 이곳에서 Gunnison River 흘러가는 소리가 가장 크게 들렸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어머니와 함께 증명사진도 한 장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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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Rim Road의 종점인 High Point입니다. 여기 도착 시간이 오후 4시 20분이었습니다. 뒤에 펼쳐져 있는 North Rim Wall을 배경으로 멀리 보이는 산악 경치가 멋진 곳임과 동시에 Warner Point Nature Trail의 시작점이 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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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er Point Nature Trail
- 총 길이: 2.4 km
- 고도 변화: 124 meter
- Type: Out & Back
- 소요 시간: 1시간
- 난이도: 중

이 하이킹은 시커먼 절벽만 기대하고 왔던 저희에게 전혀 예상 밖의 경치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Trail을 걸으면서 Montrose 및 멀리 펼쳐진 Uncompahgre Valley 그리고 San Juan 산맥을 바라보게 되는데 펼쳐지는 풍광이 지금까지 봤던 Black Canyon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마치 이탈리아 Tuscany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너무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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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중간중간에 보기 드문 꽃이 핀 소나무들이 도처에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소나무 꽃 좀처럼 보기 어렵다면서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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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의 목적지인 Warner Poin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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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High Point로 돌아 나옵니다. 나오는 길에 바라보는 다양한 경치 역시 너무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High Point에 다시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25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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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Rim Road를 타고 나가면서 들어올 때 지나쳤던 나머지 Overlook을 모두 들리기로 어머니와 의견 일치를 보고 부지런히 남은 시간을 쪼개 돌아다닙니다.

Dragon Point입니다. 이전 Painted Wall에서는 약간 비스듬하게 보였던 용들을 여기서는 눈앞 정면에서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Dragon들은 아무리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았고 마치 고구려 벽화 청룡 또는 백호의 자연 확장판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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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dar Point로 향합니다. 국립 공원에서는 이곳을 Cedar Point Nature Trail이라고 굳이 하이킹 Trail로 분류해 놓았습니다.

Cedar Point Nature Trail
- 총 길이: 0.6 km
- 고도 변화: 16 meter
- Type: Out & Back
- 소요 시간: 15분
- 난이도: 하

짧은 길이지만 중간에 볼 수 있는 경관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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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dar Point입니다. 여기서 Black Canyon NP를 관통하는 Gunnison River의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날 하루 종일 구름 사이로 해가 오락가락했는데 해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Black Canyon의 진수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는 날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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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s Lookout입니다. 사진 한가운데 정말 Devil 하나가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해가 없어지니 그 사악함이 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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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내려다보니 절벽이 강바닥으로 까마득하게 수직 낙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낙조가 들기 시작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의외로 울긋불긋한 느낌의 Black Canyon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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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s Lookout을 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나오는 길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맥에 내리쬐는 석양이 아름다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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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Rock Point를 오후 6시 30분에 들리면서 Black Canyon NP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개인적으로 가본 적은 없지만 사진에서 많이 본 중국 장가계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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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Canyon NP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국립 공원 가운데 이렇게 작은 국립 공원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이즈는 작지만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경관은 왜 이곳이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는지에 대한 시원한 답을 제공합니다.
- 정말 가성비 최고입니다. 공원 내 모든 도로는 포장도로이고 Shuttle Bus 또는 교통 체증 하나도 없이 본인 차량으로 슬슬 돌아다니면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주요 Overlook은 도로 주차장에서 거의 5분~1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으며 5개의 Trail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녀올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제 여행기 보셔서 아시겠지만 12개의 Overlook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보고 거기에 추가로 5개의 Trail 모두 걷는데 6시간이면 충분합니다.
- 무엇보다도 이렇게 한가한 국립공원이 있을까 싶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 아무리 넉넉하게 잡아도 방문객 숫자는 100명 언저리였습니다.

Black Canyon NP 관광을 끝내고 이날 숙박을 위해 Ouray로 이동했습니다. 차로 약 1시간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이 지역이 산악 지역이다 보니 일몰이 아주 급격하게 이뤄져서 Ouray로 가는 길이 아주 깜깜했습니다. 다음 날 운전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인데 만약 이 길을 해가 지기 전에 운전했더라면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면서 갈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Ouray는 온천으로 유명한 마을인데 제가 예약한 Box Canyon Lodge & Hot Springs에는 일/이인용 야외 온천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생겼습니다. 나무로 된 동그란 뚜껑을 열면 자쿠지처럼 물이 뿜어져 나오는 앙증맞은 온천 시설인데 총 4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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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저녁을 해 먹고 난 후 저녁 9시 반경에 온천으로 가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서 혼자서 느긋하게 달이 떠 있는 야경을 즐기는데 정말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군가?"라는 황당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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