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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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7일

Tekarra Lodge -Valley of the Five Lakes Trail -Athabasca Falls-Athabasca Glacier- Baker Creek Mountain Resort

재스퍼에선 딱히 뭘 하지 않아도 좋았다. 산도, 물도, 바람도, 냄새도 그냥 그것 대로 좋았다. 나는 재스퍼에서 두 밤 밖에 지내지 못 한 것이 아쉬웠다. 아내는 "너무 좋아서 어떻하지" 했고, 나는 "또 와야지" 했다. 재스퍼에 있는 산과 호수를 천천히 둘러보며 한 달 정도 지낼수도 있겠다 싶었다.

재스퍼 둘째 날은 93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주요 지점을 보는 것이다. 트레일 부터 시작했다. 다섯개의 호수 계곡 트레일(Valley of the Five Lakes Trail)이란 곳이었다. 재스퍼 마을(빌리지)에서 남쪽으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었다. 이름 처럼 트레일을 따라 가면 호수 5개가 나왔다. 루프(빙 도는) 모양인데 1번 호수부터 돌아도 되고, 5번 호수부터 돌아도 됐다. 우리는 순서대로 보자며 1번 호수가 있는 곳부터 갔다.

트레일 초반은 등산로 같았다. 산을 타듯 오르락 내리락 했다. 시윤이는 벌써부터 "뭐가 있느냐"고 했다. 윤하가 "예쁜 호수를 볼 수 있다"며 달랬다. 20-30분을 가니 첫 번째 호수가 나왔다. 보는 순간 "우와" 했다. 초록빛 호수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호수는 고요했다. 인적이 드물어 더 고요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호수를 보며 뛰어들고 싶었다. 하지만 수영 할 엄두는 나지 않아 발만 담궜다.

가는 길을 마저 가니 두 번째 호수, 세 번째 호수가 나왔다. 세 번째 호수가 특히 예뻤는데, 그 호수는 네 번째 호수와 연결됐다. 네 번째 호수에 다다르자 배 선착장 같은 곳이 있었다. 사진찍기 좋아 사람들이 그 곳에 몰려 있었다. 한 백인 젊은 남성이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뛰어들 기세였다. 사람들이 선착장에서 나가자 달려들더니 다이빙을 했다. 그러론 금세 올라와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뛰어들려고 미리 준비를 하고 온 것 같았다. 나는 그 젊은 사내가 부러워 한참을 쳐다봤다. 재스퍼에선 수영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그렇게 다섯 개의 호수를 도는 데 두 시간쯤 걸렸다. 차 있는 쪽으로 오는데, 8-9학년 쯤 되어 보이는 학생들 무리가 지나갔다. 100명은 되는 것 같았다. 윤하도 이 곳에서 8학년을 다니면 재스퍼 같은 곳에 올 수 있을 지 생각했다.

아싸바스카 폭포가 그 다음 목적지였다. 이 폭포는 주차장에서 가까웠다. 우리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그 옆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샌드위치는 점심에 먹으면 먹고 나서도 허기가 졌다. 폭포는 폭포 자체보다 그 주변 풍광이 좋았다. 우리는 폭포 아래쪽으로 내려가 놀았다. 아이들은 강에 발을 담궜다. 시윤이는 물에 발을 담그면 기분이 좋아졌다.

93번 도로를 타고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는 데 입이 떡 벌어졌다. 로키 산맥의 압도적인 위용은 대단했다. 눈 쌓인 산들, 그 위에 있는 빙하, 그리고 초록빛 강물. 이 위대한 자연을 어떻게 설명할 지 막막했다. 차 안에서 우리는 턱이 아플 정도로 입을 벌리고 갔다. 그렇게 가다가 차들이 앞에서 멈추면 우리도 멈췄다. 차들은 종종 섰는데, 주로 동물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산양을 봤고, 빅혼을 봤고, 사슴을 지나쳤다. 빅혼은 바로 찻길 옆에서 봤는데, 급하게 정차할 수 없어 그냥 갔다. 산양은 떼로 있는 것을 가까이 가서 관찰했다. 산양들은 풀을 먹으로 밑으로 내려온 것 같았다.

나는 이날 아싸바스카 빙하(Athabasca Glacier) 투어를 할 지 말지 고민했다. 투어를 하면 차를 타고 빙하 위쪽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밑에서만 보자고 했다. 나는 근처에 가서 판단하자고 했다. 빙하 근처에는 주차장이 있고, 투어 업체가 있었다. 우리는 주차를 한 뒤 걸어서 최대한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빙하는 산 위쪽에 거대하게 있었다. 주차장에서부터 바람이 거셌다. 기온도 뚝 떨어져 쌀쌀했다. 우리는 패딩을 걸치고, 등산화를 신고 올랐다. 30분 가량 올라가니, 더 갈 수 없었다. 그 갈 수 없는 지점까지 가서 우리는 빙하를 봤다. 투어를 하면 그 뒷쪽으로 더 올라 빙하에 오를수 있었다. 저 멀리 설상차를 타고 간 사람들이 내려서 우르르 있는 게 보였다.

설명을 보니 빙하는 일 년에 5미터씩 녹고 있었다. 5미터씩 뒤로 들어가 지금의 위치까지 갔다고 했다. 우리는 돌아오면서 빙하가 원래 쌓여 있던 곳을 봤는데, 1890년에는 수 백미터 뒤쪽까지 빙하가 있었다. 우리는 빙하가 녹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내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나부터 뭐라도 해야 겠다"고 했다.

빙하에서 덜덜 떤 뒤 숙소로 갔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숙소인 베이커 크릭 마운틴 리조트(Baker Creek Mountain Resort)였다. 이 곳은 레이크 루이스 인근이라 잡은 곳이다. 레이크 루이스 인근은 특히 더 비싸서 우리 처럼 4인 가족이 자려면 400달러 이하가 없었다.

숙소는 제법 컸다. 방이 있고 거실이 있고 주방이 있었다. 또 베란다와 창고도 별도로 있었다. 방 바로 앞에 강이 흘렀고, 그 옆에는 화롯불이 세 개나 놓여 있었다. 사람들은 그 곳에서 장작으로 마시멜로룰 굽고 놀았다. 우리도 체크인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놀았다. 숙소 지하에는 헬스장과 사우나가 있었다. 아내는 사우나를 하고 싶다며 혼자 핀라드식 사우나로 들어갔다. 나는 그 옆에서 운동을 했다. 사우나도, 운동도 하는 사람이 우리 밖에 없었다. 아내는 혼자 하기 무섭다며 내가 옆에서 계속 운동을 하라고 했다. 덕분에 나는 오랜만에 제법 운동을 했다. 혼자 있어서 웃통을 벗고 운동을 했다. 여행 와서는 운전 중에 과자를 꼐속 먹어서 배가 많이 나왔다. 나는 과자를 끊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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