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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ol Reef에서의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Torrey 숙소를 떠나 UT-12를 타고 Bryce Canyon city에 있는 숙소까지 가는 것이 오늘의 일정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UT-12 선상에 있는 Escalante 마을 근처에서 비포장도로로 연결되는 Hole-in-the-rock road, 그중에서도 Peek-a-boo와 Spooky Gulch, 그리고 Devils Garden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 Peek-a-boo Gulch를 가려고 마음을 먹고 공부에 나섰을 때, 정보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한글 정보는 baby님(로드트립님) 블로그에 있는 포스팅(클릭)이 전부였고, 외국 후기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utah.com 같은 주 관광 웹사이트에서 기본적인 정보는 확인할 수 있지만, 갔다 온 사람들의 실질적인 후기가 사실 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오지를 혼자 가려니 이게 잘 하는 짓인지 의문도 많이 들었는데, 이왕이 가기로 마음 먹은거 제대로 공부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이런 외진 곳을 가는게 여기 한 곳도 아니었으니까요^^;; Tripadvisor에 있는 모든 후기, 구글 검색에서 나오는 모든 후기,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모든 동영상을 싹 다 뒤져서 달달 외울 정도로 다 봤습니다. 단순히 피카부 협곡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Grand Staircase-Escalante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도 싹 다 읽었습니다. 이렇게 서론이 긴 이유는 이런 오지를 가시려면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습득하시고, 위험성에 대한 부분도 감수할 각오를 하시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충분히 사전 지식을 습득했고, 내 체력도 받쳐줄거라고 생각하신다면?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너무 재밌게 다녀왔고, 유타 남부를 또 가게 된다면 저는 단연 다시 갈 것입니다^^ 




Escalante 마을 서쪽으로 visitor center가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Escalante interagency Visitor Center 이고, 좌표는 구글맵 기준 37.772827, -111.61531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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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s.me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이름이 조금 다르게 검색이 됩니다. 좌표 37.772781, -111.61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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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 센터 바깥에는 날씨 정보와 도로 정보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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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 센터 내부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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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화장실을 판매하네요ㅋㅋ 근데 순간 고민했습니다. Hole-in-the-rock road로 들어가면 화장실이 과연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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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꼭 확인하셔야 하는 정보인 돌발 홍수 가능성 여부와 오늘의 기온입니다. 더운게 흠이지만 다행히 날씨가 받쳐줘서 트레일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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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원 할머니한테 가서 날씨에 대해 한번 더 확인을 했습니다. 혹시 모르니 지도도 달라고 했구요. 할머니가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시는데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딱 봐도 걱정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너 혼자 가는 거니?" 하며 저를 쳐다보시던 그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두 곳을 loop으로 돌면 거리는 2.5마일 밖에 안되지만 끝나고 나면 마치 10마일은 걸은 듯한 피로를 느낄거라며 당부의 말씀을 잊지 않고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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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 센터에서 약 5마일정도 동쪽으로 오면 Grand Staircase-Escalante National Monument 간판이 보입니다. 이 간판 너머 남쪽으로 Hole-in-the-rock road가 시작됩니다. (구글맵 좌표 37.727708, -111.531437) 이제 본격적으로 오지 여행 시작이라 생각하니 좀 떨렸습니다. 잘 할 수 있을거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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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e-in-the-rock road는 전체 길이가 57마일이나 되고 scenic backway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제일 안쪽까지 들어가시려면 사륜구동차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피카부까지만 가시려면 세단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로 비포장도로 상태는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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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속도가 35마일이지만, 실제로 35마일로 달리는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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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풍경은 이미 많이 봤고, 심지어 오전에 UT-12의 하이라이트 구간까지 보고 온 상태라 우와~까지는 아니었지만 UT-12의 연장선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경관이 훌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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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입구에서 12마일 정도 지점에 오면 보이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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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s Garden이라는 곳인데요. 이 곳은 나중에 나오면서 들릴 예정이라 우선 언급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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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경치 구경을 하면서 덜덜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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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피카부 트레일을 할 수 있는 Dry Fork trailhead로의 표지판이 보입니다. Hole-in-the-road의 26마일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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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헤드까지 1.7마일의 곁길을 더 운전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부터는 도로폭도 많이 좁았고, 도로상태도 눈에 띄게 나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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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마일을 조심조심 들어오시면 1차 주차장이 나옵니다. "세단"으로 오신 분들은 여기에 주차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 이후부터는 high clearance vehicle only라고 써있는데, 다녀와보니 네, 진짜 high-clearance vehicle only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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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보다 도로상태는 더 안좋아져서 무조건 왼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상태로 운전해야 합니다. 세단이면 차 왼쪽은 무조건 긁을 기세입니다@_@ 이전에 다른 여러 비포장도로를 다녀본 경험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도 겁이 없는 편인데 여기는 침 꿀꺽 삼키며 조심조심 운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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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드디어 Dry Fork trailhead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 온 세단과 RV도 있어서 깜놀했지만^^;; 위에 말씀드린대로 SUV가 아니면 1차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오시는게 정신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도 훨씬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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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 센터를 출발했을때가 오후 1시 15분 경이었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거의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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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은 역시 저 혼자 해야하나 봅니다. 내심 같이 오는 차가 있었으면 했는데 역시나 아무도 없네요ㅠㅠ

아래는 기억에 의존하여 그려본  단면도입니다. 이 단면도의 목적은 Peek-a-boo와 Spooky 두 Gulch 모양의 차이점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대략 어떤 느낌인지 감을 잡고 여행기를 따라가시면 좀 더 이해하시는 데에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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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트레일을 하려니 은근 떨렸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왔어도 실제 해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거잖아요? 혼자 크게 화이팅을 외치며 본격적으로 loop trail을 시작했습니다. 혹시 모르니 제 정보는 꼼꼼하게(?) 등록리스트에 기재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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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시작부터 경치가 끝내줍니다. 그리고 덥습니다^^;; 오늘 최고 기온이 81도라고 하는데 체감온도는 그보다 더 더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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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 바닥을 향해 Slickrock을 계속 내려가면 되는데 경사는 급하지만 cain이 있어서 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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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대왕 cairn도 있었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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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ckrock을 다 내려오면 흙길이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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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바닥까지 왔습니다. 이제 Peek-a-boo gulch 입구를 향해 바닥길을 계속 걸어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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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통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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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여기가 바로 Peek-a-boo Gulch의 입구입니다. 이제 진짜 slot canyon 모험의 시작이네요. 아 떨립니다~

혼자 또 화이팅을 외치고 Peek-a-boo를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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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부에서 제일 어렵다는 초반 구간입니다. 높이가 꽤 높아서 양손 양발 모두 사용해서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도 홈이 파여 있어서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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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오르막을 올라오니 협곡이 마치 한단계씩 퀘스트를 깨야하는 게임판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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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퀘스트는 난관이네요ㅠ.ㅠ 여기를 어떻게 지나가야할지..... 저 진흙탕이 발목정도 깊이로 보였는데, 썩은 내가 나고 있어서 빠졌다가는 그냥 트레일 자체를 포기해야 될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기분도 썩 좋지 않을 것 같더군요ㅎㅎ 이미 여럿 당하신(?) 분들의 신발자국을 보니 더 그랬습니다.


우선 진흙탕 왼쪽 벽으로 시도해 보니 도저히 각도가 나오지 않습니다. 일단 손이나 발을 지지할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포기...

오른쪽 벽으로도 시도해 보는데 아오~ 여기도 저 진흙탕을 밟기 이전에는 각도가 안나옵니다. 사실 진흙탕을 밟아도 높이가 웬만한 여자분들은 한번에 올라가기 힘든 높이었습니다. 역시 여기를 혼자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모한 결정이었나, 돌아가는게 정답인가 싶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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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줄 사람도 없고, 몇 번의 시도가 계속 실패로 돌아가니 힘도 빠지는데 여기서 포기하자니 억울한 느낌이 듭니다. 이때 제 처지가 마치 여행 초반때 Looking Glass rock 막판에 서서 고민하던 때와 너무 똑같았습니다. 그때도 rock 구멍까지 가느냐 마느냐, 과연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스파이더맨 자세로 갔었잖아요? 그래서 진흙탕에 빠지더라도 다시 시도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명 내가 미국에 와서 무슨 짓을 2탄: 야마까시편 입니다. 


진흙탕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점프를 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크게 심호흡을 하고 뒤에서 달려와 점프->점프->안착에 성공했습니다!! 하고 나서도 진짜 성공했다는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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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퀘스트를 향해 또 전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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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아치라는 아이템을 얻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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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팍 정도 높이의 언덕(?)을 몇번 더 올라가는데 아까 에너지를 많이 써서 그런지 용을 좀 써야했습니다. 다행히 이쪽으로 두 청년이 오고 있어서 한번은 도움도 받았네요. 남자 둘이 올려주니 엄청 쉽네요^^:; 이 친구들과 잠깐 얘기 나누는데 왜 이쪽방향으로 오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본 모든 후기에는 Peek-a-boo에서 Spooky로 가는 것이 더 쉽다고 나와있었고 모두 그렇게 loop을 돌았었거든요. 근데 이 친구들은 오히려 반대가 쉽다고 들어서 그렇게 왔다는데 흠... 뭐가 더 쉬울지는 다 읽어보신 후에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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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넘기가 끝나면 진짜 slot canyon 체험 구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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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해줄 사람이 없으니 저 혼자... 폭은 저 정도입니다. 그렇게 심하게 좀진 않았고, 보통 체격의 여자불들이면 어깨만 살짝 좁히시면 게걸음 자세를 하지 않고도 지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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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협곡이 한번 열렸다가 다시 닫힙니다. 다시 닫히고 난 후에는 폭이 조금 더 좁아졌습니다. 오후 4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몇몇 구간은 햇빛이 내려 오묘한 바위 색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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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를 빠져나오듯 계속 따라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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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이 다시 열리면서 드디어 피카부 정상에 왔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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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부 협곡을 성공했다는 뿌듯함을 안고 스푸키로 넘어가는데 2명의 청년이 무서운 속도로 저를 지나쳐갔습니다. 두명 다 딱 봐도 190정도 되보이는 장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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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므로 이 친구들을 따라가는데 황새가 뱁새를 따라가려니 다리가 찢어지겠더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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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꽃 사진은 찍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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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들을 바싹 따라가다보니 내리막길 내려가면서는 붉은 모래가 신발 속, 양말 속까지 다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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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었던 협곡 꼭대기에서 Spooky 입구로 가까워지면 다시 길 폭이 좁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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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s.me에서 현재 위치 표시되어 있는 곳이 Spooky 입구입니다. maps.me에는 그보다 좀 더 밑이 입구인 것으로 잘못 표시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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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ky는 피카부에 비해 폭도 더 좁았고, 바위도 더 거칠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피카부보다 좀 더 어둡고, 색도 더 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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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카메라로 찍었으면 색을 더 잘 잡아낼 수 있었을텐데 몇몇 구간은 색이 정말 예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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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푸키에서 제일 어려운 구간, 전체 loop trail 중에서 제일 어려운 구간이 나옵니다. 저렇게 바위들이 막 쌓여있는데요. 저 위를 넘는 것이 아니라 저 바위 "밑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공부하면서 봤던 바로 그 무시무시한 구간이 눈 앞에 닥쳤습니다. 10피트(약 3미터) 이상을 내려가야 하는데 정해진 길은 없습니다. 뛰어내리든 어떻게 하든 능력껏 내려가야 합니다.


여기서 잠깐! 아까 그 청년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협곡 꼭대기에서 자기들만의 루트를 개척하러 뿅 사라지더니 어느 순간 다시 나타나 저를 앞질러 가버렸습니다. 이번엔 도저히 못따라잡겠더라구요;; 저 바위 밑을 어떻게 내려가나 또 망설이고 있는데 저~ 밑에서 이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급하게 "너네 어떻게 내려갔니?"라고 붙잡아 세우고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는 왼쪽 틈새로 내려갔는데 제 기억에 약 3피트(1미터)는 소위 chimneying down (벽 양쪽을 양손 양발로 디뎌서)으로 내려왔고, 나머지 7피트는 두 친구들이 손은 잡아줬지만 결론적으로는 뛰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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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바로 도움을 받아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너무 고맙더라구요. 저 혼자서 어떻게든 했겠지만 확실히 도움을 바로 받으니 정신적으로 한결 편했습니다. 시간도 많이 아낀 셈이고요. 10피트의 난관이 끝나면 여기가 왜 스푸키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폭이 급격도로 좁아져서 여기서부터는 게걸음으로 걸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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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갈수록 좁아져 바닥에 발 디디는 곳도 굉장히 좁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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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Spooky 협곡은 slot canyon 모험에 딱 적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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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elope Canyon 사진을 흉내내 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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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두운 가운데에서도 빛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색의 바위를 보니 트레일이 지루할 틈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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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이 다시 열리는 것을 보니 끝 지점에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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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드디어 Spooky 협곡도 성공했습니다!! 이때의 감격이란 후아~~ 내가 진짜 성공했다는게 믿기지 않더라구요. 마치 뭔가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랄까요ㅋㅋㅋ 여태까지 노력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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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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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ky 바닥 입구를 바깥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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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아까 스푸키에서 청년들 말고 한 커플도 있었는데 같이 올라오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덜 심심할테니까요. 근데 여자애가 많이 힘든지 쉬었다 올라간다고 먼저 가라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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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신나게 내려오던 slickrock을 땡볕에 다시 올라가려니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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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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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악거리며 드디어 주차장까지 다시 올라왔습니다! 진짜 진짜 트레일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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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트레일을 하고 나니 저는 먼지범벅 + 땀범벅이 되어있었습니다. 양말 깊숙이까지 붉은 모래가 들어와서 생수로 손, 발을 다 씻고 신발도 갈아신어야 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옷도 갈아입고 싶더군요. 그리고 맥주가 심히 땡겼습니다ㅎㅎ 이렇게 씻는 동안 아까 그 커플도 무사히 위로 올라왔습니다. 근데 이 친구들 차를 1차 주차장에 놓고 왔는지 또 걸어가네요. 여자애가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1차 주차장까지 태워주는데 남자친구는 신났는데 여자애가 남친을 약간 원망하는(?) 눈빛이 느껴지더라구요. 숙소로 돌아가 싸우지 않았길 바래봅니다^^;; 



Hole-in-the-rock road를 빠져나가기 전 들러야 하는 곳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Devils Garden"이란 곳입니다. 윗부분에서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된 곳 기억하시나요? 바로 거기입니다. 그저께 Torrey로 올때 해프닝으로 인하여 가지 못했던 Goblin Valley 주립공원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곳이고, 이왕이 Hole-in-the-rock road에 왔으니 뽕을 뽑아보자(?)는 마음도 있었고, 화장실도 가야했기에  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고로 pit toilet은 유일하게 이 곳에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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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을 따라 곁길로 살짝만 들어오면 Devils Garden 구역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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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s.me에 위치가 잘 표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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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Devils Garden은  Goblin Valley 주립공원의 사촌동생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블린 밸리에 있는 hoodoo와 비슷한 hoodoo가 여기에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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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혹시 모르니 등록은 꼼꼼하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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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모양의 후두들을 하나씩 만나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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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30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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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쟌~ 아치가 하나 나옵니다^_^ 이녀석의 이름은 Metate Archd인데 뭔가 튼튼하면서도 약해보여서 웬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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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s Garden에 왔으니 Devil 흉내도 내봤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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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이는 또 다른 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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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은 Mano Arch라고 불리는데 Metate Arch에 비해 굉장히 뚱뚱하고 두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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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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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UFO?? 그리고 오른쪽 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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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구겨진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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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는 돼지발톱?? 계속 볼수록 하나씩 이름을 붙여주게 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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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0분 가량을 돌아보며 Arches 국립공원에 있는 Devil's Garden이 아닌 Hole-in-the-rock road의 Devils Garden 구경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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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에서 팔로우 하는 Steve Rengers 작가의 작품입니다.  Metate Arch가 배경이 되었는데 역시 전문가가 찍으니 달라도 정말 다르네요. Steve Rengers 작가 계정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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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k-a-boo & Spooky Gulch 트레일 정리(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길더라도 끝까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 이 곳은 엄연히 오지이며 비포장도로를 최소 1시간 이상 들어가야 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사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정말로 구글에 있는 모든 후기를 읽어보시고, 특히 유투브에 있는 동영상을 모두 보시면서 이 곳이 어떤 곳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일반 트레일이 아니라 모험에 가까운 곳이기 모험심도 있으면서 위험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하며, 내 체력도 받쳐줘야 합니다. 


2) 그리고 날씨가 무조건 좋아야 합니다. 운 좋게도 제가 갔을 때에는 비도 오지 않았고, 그 전에도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운 것 빼고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비오는 날은 당연히 시도도 하지 말아야 하며, 만약 며칠 이내로 비가 왔다면 Hole-in-the-rock road를 들어가시는 거 자체를 심각하게 다시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진흙길에 들어갔다가 만약 차에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도 안터니고 솔직히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따라서 처음에 언급한 Escalante에 있는 비지터 센터에 먼저 들러서 날씨와 도로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여행 갔다 와서 찾은 두번째 한글 후기네요. 이 분들은 6월 말에 다녀왔는데 그 전에 비가왔는지 입구 바닥엔 물이 흥건히 있고, 바닥을 보시면 완전 진흙입니다. 사진이 많아서 보시면 어떤 상태인지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http://blog.koreadaily.com/view/myhome.html?fod_style=B&med_usrid=lasan&cid=882528&fod_no=3

http://blog.koreadaily.com/view/myhome.html?fod_style=B&med_usrid=lasan&cid=884865&fod_no=3


아래 후기도 보시면 제가 뛰어 넘었던 그 진흙탕에 물이 무릎 높이 이상으로 물이 차있다고 나와있습니다. 

https://liveandlethike.com/2015/04/26/peekaboo-gulch-and-spooky-gulch-loop-grand-staircase-escalante-national-monument-ut/


2) 이 곳에 가시려면 넉넉하게 반나절(6시간)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Devils Garden까지 갔다오려면 30-40분을 더 추가하시고요. 비지터 센터에 들어서 정보 확인하는 시간까지 하면 시간이 더 추가되어야 합니다. 즉, 거의 하루 일정입니다.

 

아래는 제가 실제로 보낸 시간입니다. 딱 6시간 걸렸습니다.

비지터센터 내에서 보낸 시간: 20분 (12시 55분 - 1시 15분)

비지터센터 - Dryfork Trailhead: 1시간 반(오후 1시 15분 - 2시 42분)

Peek-a-boo Gulch & Spooky Gulch 트레일(2,6마일): 2시간 15분 (2시 50분 - 5시 5분)

Dry fork trailhead에서 Devils Garden까지: 40분(5시 17분-5시 47분)

Devils Garden 구경: 45분(~6시 35분)

Hole-in-the-rock road 임구 도착 @ 7시


저는 혼자임에도 트레일을 굉장히 빨리 끝냈습니다. 우선 제 체력에 대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주위의 도움 없이도 웬만한 구간은 혼자 통과했고, 정말 어려운 구간도 때맞춰서 바로 도움을 받아서 가능했습니다. 2.6마일의 짧은 트레일이지만 협곡 안 외에는 그늘이 없기 때문에 땡볕을 걸어야 하고, 이런 slot canyon을 오르고 내리는거 자체가 체력 소모가 굉장히 많아서 중간에 자주 쉬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날은 사람들이 많아서 오히려 생각만큼 속도를 못낼 수도 있고요. 따라서  3시간 정도로 넉넉하게 트레일 시간을 예상하시기 바랍니다.


3)  차량은 반드시 SUV를 권합니다. 4륜구동이면 더 좋구요. 만약 세단이라면 Dryfork Trailhead까지 들어가지 마시고 반드시 1차주차장에 주차하시고 1마일을 걸어서 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편도로 20분이 추가로 소요됩니다. 

 

4) 혼자 다녀와보니 혼자보다는 동행인, 특히 체력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남자분과 같이 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여자 두 분이서 가는 것도 글쎄요... 한 분이 남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난관이 나올 때마다 두분 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판단은 각자에 맡기겠습니다.


5) Loop을 도는 순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Peek-a-boo에서 Spooky로 가시는게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Spooky에서의 10피트 이상의 낭떠러지(?)를 반대로 올라가는 것이 과연 더 나을지는 장담을 못하겠네요. 그리고 가방은 최소한으로만 가볍게 싸가시기 바랍니다. 스푸기 바닥에서는 너무 좁아서 가방을 벗고 게걸음으로 걸어야 했습니다. 


6) Devils Garden은 구경하지 않으셔도 위치는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유일하게 간이화장실이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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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418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5734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0899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7287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284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548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443 2
»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9 - Peek-a-boo & Spooky Gulch / Devils Garden [19] file snoopydec 2015.12.05 7476 2
6579 1월 서부 일정 조언 부탁드려요 [1] eral 2015.12.05 1955 0
6578 라스베가스에서 자이언이나 브라이스로 가는 15번(i15) 도로에 대해 문의드려요.+수정 일정 [2] 장화군 2015.12.04 2135 0
6577 (사진없는) 14개월 아기와 함께 하는 세도나 여행 후기 및 tip! [8] 이제부터 2015.12.04 4801 0
6576 미서부 및 로키산 국립공원 여행 계획 [12] file 막켄나의 황금 2015.12.04 4059 0
6575 LAX 알라모에서 렌트카를 새벽5시에 반납한 후에 공항으로 어떻게 이동해야 하나요? [4] 미메시스 2015.12.04 4669 0
6574 미국 서부 여행 일정 조언을 구합니다. [2] 굿럭 2015.12.03 1997 0
6573 미서부 Grand Circle 7박8일 CampingCar 여행 일정 [2] 제이나라 2015.12.03 2486 0
6572 렌트카 종류 질문입니다.(휴스톤에서 LA까지 Road Trip) [4] 호뚱이 2015.12.03 2428 0
6571 안녕하세요? 그랜드 써클 투어 일정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3] 장화군 2015.12.02 2177 0
6570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자동차 여행을 하려합니다. [1] 너구리리 2015.12.02 1773 0
6569 [2015.5~7 미국&캐나다] 북미대륙일주 여행기 No.0, Preview [8] file LEEHO 2015.12.02 3110 1
6568 11/20 ~ 11/29 Thanks giving 9박 10일 부모님과 LA->LV->Bryce->Zion->Grand->Sedona->LA [1] [4] file 파마곰 2015.12.02 4589 1
6567 미서부 El paso에서 sedona Antelope canyon 여행계획 문의 [17] 바라미 2015.12.02 2556 0
6566 크리스마스 시즌 i-95 교통체증은 견딜만 할까요? [5] dskam 2015.12.02 1844 0
6565 렌터카 추가 운전자 관련 질문 [3] liar 2015.12.02 2935 0
6564 미국 서부 내년 9월 일정입니다. [7] 망고차 2015.11.30 2217 0
6563 샌프란시스코, 빅서, 요세미티, 그랜드서클, 라스베가스 일정입니다. [2] file JJ 2015.11.30 4500 0
6562 미국 서부 12월 (8박9일) 여행 관련 질문드립니다. [2] 선견 2015.11.30 2457 0
6561 1월중순~2월 초 San diego in NY out 일정 한번만 검토해주십시요 [1] 이서노 2015.11.29 2199 0
6560 1월 중순 미국 서부 로드트립 일정 검토 부탁드려요~ [2] 나우테스 2015.11.29 2368 0
6559 Death Valley 일정 [7] liar 2015.11.25 2267 0
6558 (이제 13개월) 아기와 함께 하는 Sedona 여행 - Tracking 질문드립니다. [2] 이제부터 2015.11.25 2345 0
6557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8 - Capitol Reef 국립공원 2편: Hickman Bridge Trail, Scenic Drive & Capitol Gorge Trail file snoopydec 2015.11.25 7155 3
6556 [신혼여행일정문의드려요] 미국서부 트레킹과 라스베가스의 쇼쇼쇼 [4] 완동 2015.11.24 238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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