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미국 서부여행기 (8) 킹스캐년 국립공원

2008.09.18 10:48

Chris 조회 수:6523 추천:11




[매일의 일기를 정리한 일기체이기 때문에 경어를 사용하지 않음을 양해바랍니다]













미국 서부여행기 (8) 킹스캐년 국립공원 (17일차)











아침 6시 기상! 다들 잠에 빠져 있는데 나만 일어난다. 아빠의 책임감인가?

텐트에서 눈을 비비며 나오니 텐트 주변을 사슴들이 어슬렁 어슬렁 거린다.

먹을 것을 Food Storage에 잘 두어서 곰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텐트 주변에 이렇게 사슴이 다닐 줄이야~~사람을 전혀 두려워 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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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콘센트에 전기밥통을 꽂아놓고 오늘 갈 루트를 다시한번 확인한다.

7시! 일어나기 싫어하는 와이프와 아이들을 깨우고 이른 아침식사를 하며 텐트와 짐을 정리한다.

8시 30분! 텐트를 나서 Lodgefalls 비지터센터에 가서

아이들의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제출하고 주니어레인저 선서와 함께 뱃지를 수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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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차열쇠를 잊어버린 와이프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이다보니

비지터센터를 나선 시간이 9시 20분! 오늘 가야할 길이 먼데 너무 시간이 지체되었다.

먼저 General Grant Tree를 보러갔다.

비록 세계 최고 자리는 General Sherman Tree에게 넘겨주었지만

매년 미국의 크리스마스 트리로서 또다른 영예를 누리는 나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짧은 트레일을 하니 General Grant Tree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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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세콰이어 나무들 사이에서도 가장 위엄있는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주변에는 Oregon Tree, Washington Tree 등으로 명명한

다른 거대한 세콰이어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다시 길을 나서 Cedar Grove를 향해 운전을 한다.

Cedar Grove로 가는 길은 파크맵 상으로도 꽤 멀어 보인다.

30마일 정도 되어 보이는데 길이 꼬불꼬불해서 속도도 늦으니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10시에 나서서 12시에 킹스캐년을 나오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얼마나 택도 없는 일인지 나중에 킹스캐년을 나오면서 알았다.

잠시의 평화롭고 인적이 드문 산길을 달렸나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산봉우리들과 힘찬 계곡 물소리, 그리고 꼬불꼬불한 도로! 바로 킹스캐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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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잠시 뷰포인트에 세우고 내려보니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는

굽이굽이 힘찬 강물이 흐르고, 거대한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줄기는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저 아래로 절벽 사이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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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내려가는 길은 블랙캐년에서 East Portal로 가는 길을 닮았고,

끝없이 펼쳐진 V자형 계곡은 옐로우스톤을 닮았고

난간도 없이 절벽과 벼랑에 걸쳐진 꼬불꼬불한 도로는

미국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도로 UT-261번, Mocky Ducway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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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를 2단에 놓고 조심조심 내려가는데 블랙캐년의 East Portal로 가는 길과는 비교도 안된다.

엄청나게 긴 도로를 내려가니 이윽고 까마득하게 보이던 강물이 바로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아래로 내려와서의 분위기도 East Portal과 무척 비슷해 보이지만

East Portal이 조용하고 한적한 풍경이라면 Cedar Grove로 가는 길은

산세가 더욱 험하고 강물은 더욱 힘차 보인다.

한참을 달리니 나타나는 Grizzly Falls!

Roaring River Falls과 항상 비교되는 폭포.

Grizzly Falls가 더 높고 여성스럽다면 Roaring River Falls는 그 이름처럼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힘찬 물소리가 특징인 남성적인 폭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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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적인 매력이 있는 Grizzly Fa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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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인 매력이 있는 Roaring River Falls]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폭포가 이렇게 대조적이다니.....참 신기한 일이다.

두 폭포를 둘러보며 계속 가다가 잠시 강물에 발을 담궈 본다.

마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잔잔한 강물!

하류의 거센 물살과는 달리 너무도 잔잔하고 투명하다.

아이들과 잠시 발을 담그고 있자니 이처럼 평화롭고 고요한 곳이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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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이곳에서 아이들과 발담그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픈 욕심을 누르고 다시 길을 나선다.

Cedar Grove 포인트의 끝까지 가니 드디어 막힌 길이 나온다.

이 길이 조금만 더 뚫린다면 요세미티로 가기가 무척 쉬울텐데......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험준한 산세는 더 이상의 도로를 용납하지 않는다.

요세미티에서 시에라네바다를 다시 만나기 위해 잠시 등을 돌리고 출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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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미 12시를 훨씬 넘었다. 원래 계획은 12시 이전에

요세미티에 도착해서 캠프사이트를 예약하고 군데군데 둘러보려는 계획이었는데.....

지체되었다. 오후 늦게 요세미티에 도착하면 캠프사이트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젠 7월 성수기에 사람들도 엄청 몰리는 국립공원에 예약도 안하고

이 늦은 시간에 캠프 사이트를 찾으러 간다. 끌끌끌......

여행 조금 하더니 간뎅이만 부었나?

킹스캐년을 나서니 2시가 넘는다.

한참을 달리니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끝자락이 지나가고

다시 캘리포니아 특유의 나무 하나 없는 노란색 낮은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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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오렌지 나무들........오랜지 나무들을 좌우로 보내며

차는 Fresno를 거쳐 요세미티의 베이스캠프라 할 수 있는 OakHurst로 향한다.

OakHurst를 지나치며 보이는 반가운 한국 간판,

"우동!" 들어가서 우동 한그릇 먹고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다.

부지런히 계속 요세미티의 남쪽 출입구로 향한다.

요세미티의 남쪽 출입구에 다다른 시간은 4시가 넘었다.

Mariposa Grove로 가는 길을 바라보며 좌회전해서 Wawona Hotel 옆 비지터센터에 들려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구입한다. 대부분의 주니어레인저는 무료인데 반해

이곳은 쥬디 것 3.5달러, 헬렌 것 3달러를 주고 사야 한다.

작년에 옐로우스톤에서도 3달러를 주고 팔아서 안 산적이 있는데....

고작 3달러에 옐로우스톤 주니어레인저를 포기한 아쉬운 기억이 있어서

사지 말자는 와이프 손에 돈을 쥐어주며 사오라고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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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 내의 Wawona Hotel.......엄청 비싸서 엄두도 못내는 호텔입니다]





돈주고 파는 책자라 책자가 괜찮긴 한데 훓어보니 다른 주니어레인저보다는 조금 더 어렵다.

당연 레인저 프로그램도 참가해야 한다.

파크맵을 보니 바로 앞에 Wawona Campground가 있다.

무조건 여기 먼저 가야 한다. 사무실에 가니 상황판이 있는데 Full로 적혀 있다.

이런!!! 아니 역시나!!!

Brideveil 캠프 그라운드에 빈자리가 조금 남아있다. 거기를 가야 하나?

한참 걸릴텐데......에이~밑져야 본전이니 물어나보자.

레인저 아가씨에게 물어보니 딱 한자리 있단다.

이거 어제도, 오늘도 예약없이 그냥 와서 한 자리씩 건지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캠프사이트로 향한다.

강가 바로 옆에 위치한 캠프사이트에 주차를 하고 텐트를 치는 동안

와이프는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아이들은 열심히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보고 있고......

오늘 저녁의 특식은 참치김치찌게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찌개인데

한입 떠먹은 쥬디와 헬렌의 표정이 영~~~나도 떠먹어보니 약간 갸우뚱~~

역시 참치김치찌게는 와이프보다 내가 한수위인데.......내가 할 걸!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다. 아이들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와이프가 준비한 식혜까지 맛나게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다.

땀도 많이 나고, 쥬디와 헬렌은 바로 옆 강가에서 수영을 하자고 아까부터 난리다.

와이프가 정리를 하는 동안 나는 아이들과 수영을 하기로 했다.

강가에는 다른 미국인 가족들도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잔잔하고 고요한 강가에서 즐겁게 수영을 하려고 하는데.....

물안경을 쓰고 바닥을 보니 헉! 꼭 말벌같이 생긴 수많은 곤충들이 강바닥에 있다.

"이게 뭐야!!!!!" 도저히 찜찜해서 못하겠다. 얌전히 앉아있긴 한데 발에 계속 밟히고.....

아이들과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그곳은 괜찮다.

거기서 아이들과 즐겁게 수영을 할 수 있었다.

다시 텐트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함께 풀어본다.

책자를 완성하고 나니 8시! 캠프 그라운드 내 앱비씨어터에서 이루어지는

레인저 프로그램이 시작하는 시간이다. 가족들 모두 나서서

한 스무명 정도 모인 가운데 진행되는 캠프파이어 레인저 토크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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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불을 피워놓고 주로 요세미티의 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프라는 이름의 레인저가 다양하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서 참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싸인을 받고 돌아온 시간이 9시! 이제 장작불을 피워놓고

우리 쥬디와 헬렌의 단골메뉴, 마시멜로를 구워먹으며

오늘 하루의 일정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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