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일기를 정리한 일기체이기 때문에 경어를 사용하지 않음을 양해바랍니다]


미국 서부여행기 (12) 샌프란시스코(2)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22일차)



지난 사흘동안 신세를 톡톡히 진 K네 가족들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길을 나선다.
쥬디와 헬렌, 그리고 K네 아이들은 오랫만에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처음에는 서먹서먹해 했으나
이내 금새 친해져 땅따먹기도 하고 농구도 하고 그렇게 짧은 시간이지만
스스럼없이 지냈는데 이제 아쉬운 작별을 한다.

오늘은 어제 미처 다 못 들린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중심으로 둘러보기로 하였다.
오클랜드에서 어제와 같이 Bay Bridge를 건너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어제는 날씨가 무척 화창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여 멀리 금문교가
어제와 달리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어제 금문교를 보기를 참 잘 한 것 같다.

제일 먼저 Fisherman's Wharf로 간다.

1.jpg
[아침 일찍이라 사람도 없고 한산하다]

한블럭 건너편 코인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길을 건너 Pier 39으로 향한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Pier39은
흐린 날씨까지 더해 스산한 느낌마저 든다.
부두의 끝까지 가니 그 유명한 Alcatrazz 섬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가까이 보인다.

2.jpg
[ 저 멀리 보이는 섬, 알카트라즈]

알 카포네가 갇혀있었던 곳, The Rock으로 유명한 곳.....
비록 유람선을 타고 내부까지 둘러볼 순 없었지만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그 악명높은 형무소시절이 그려지는 것 같다.
Alcatrazz의 내부는 The Rock을 상상해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ㅠㅠ

3.jpg
Pier39의 명물인 바다사자들도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많이 나와 있지 않다.
게으른 녀석들......그래도 부지런한 서너마리는 이미 자리를 깔고 한가로이 누워있어
관광객들의 사진모델이 되어주고 있었다.
Pier39를 나서 Union Square를 향한다.
샌프란시스코 시내는 정말 말그대로 굽이 굽이 언덕길 그 자체이다.
어떤 언덕길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경사가 가파라서
과연 이런 곳에서 살라면 어떻게 살까 할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 언덕길에 주차된 차량들은 톡 건드리면 쪼로록 굴러내려갈 듯한 생각이 든다.
Union Square를 둘러 Russian Hills에 있는 그 유명한 Lombard St로 향한다.
수없이 많은 장면에서 보았던 그곳, 정말 소문대로 가파른 그곳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도 사진을 찍으며......
"여기까지 왔는데 저 길을 한번 드라이브 안해볼 수야 없지!!!"

4.jpg

차를 몰고 위쪽으로 돌아가 Lombard St를 천천히 내려온다.
가파른 경사에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폭,
Lombard St를 경험하려는 많은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엉금엉금 기어 내려간다.

5.jpg
Lombard St를 지나 Grant Ave에 위치한 China Town으로 향한다.
미국의 여러 도시에 차이나타운이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이 가장 크다고 한다.
이곳 분들 이야기로는 금문교를 건설할 때 워낙 많은 중국인들이 죽어서
샌프란시스코의 다운타운에 차이나타운을 조성하며
중국인들을 위로했다고 하는데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미국에서 가장 큰 차이나타운을 가진 샌프란시스코여서 그런지 몰라도
샌프란시스코에는 중국인들이 정말 많다.
과장 좀 보태어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는 동양인 중 90%가 한국사람이라면
샌프란시스코는 90%가 중국사람같았다.

6.jpg

차이나타운을 지나가니 아무래도 우리 분위기와 비슷하여 정겨운 생각이 든다.
마치 명절 때 과일사러 자주가던 청량리 경동시장과도 같은 분위기랄까?

그런 차이나타운을 빠져나와 Coit Tower로 향한다.
Coit Tower는 시내에 위치한 자그마한 동산 꼭대기에 조성된 공원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전망대를 가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사랑했던 부호 리리 히치코크 코이트 부인에 의해서 세워진
소방호스 모양의 이 탑은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중 하나이다.

7.jpg
[크리스토퍼 콜럼부스의 동상]

Coit Tower에 올라 주차를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바다를 바라본다.
Coit Tower가 좋은 또다른 점은 무료라는 것!
주차도 무료! 입장료도 없고, 다만 타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하여서는
$4 (맞는지 모르겠다) 정도의 금액을 지불한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더욱 좋은 전망은 Twin Peaks가 제공하는 것 같다.
Coit Tower가 나무들에 가려서 완전한 전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Twin Peaks는 완벽하게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해 준다.

8.jpg
[트윈 픽스 정상에서.....스릴러물 트윈픽스랑은 무슨 관계일까? 안봐서.....]

사람들도 더 적고 주차하기도 용이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이 이렇게 시원하게 보일 수 있을까?
Twin Peaks에서 실컷 사진을 찍고 이제 짧은 샌프란시스코와의 작별의 시간이다.

9.jpg

원래는 Standford University를 가려고 했는데 쥬디와 헬렌......사탕공장에 가자고 난리다.
딸랭이들의 성화를 도무지 이길 수가 있어야지.
내 뒤에 앉은 헬렌은 내 시트를 쿵쿵 차며 졸라댄다.
Standford University의 학구적인 교정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려 했던
아빠의 자그마한 소망은 사탕공장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졸라대는 아이들에 의하여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이놈들이 사탕공장 간다는 얘기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았지?"
  내 여행계획표를 헬렌이 자꾸 달라고 해서 확인하더니

거기에 적혀있는 깨알만한 "Jelly Belly Candy Factory"를 알아보았나보다.
대단한 놈!!!!!

샌프란시스코에서 Jelly Belly Candy Company가 있는 Fairfield로 향한다.
가는 길은 금문교를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제 들리지 못한 남쪽 전망대에 들려
금문교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10.jpg
[금문교를 설계한 조셉 스트라우스의 동상 앞에서]

11.jpg

12.jpg
[금문교는 남에서 북으로는 돈을 안받고, 북에서 남으로 올 때만 돈을 받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빠져나와 Napa를 거쳐 80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오른편 Fairfield 쪽으로 빠져 나가면 바로 월마트가 나오고
월마트 옆에 "Jelly Belly Visitor Center" 이정표를 따라나가면
Jelly Belly Candy Company가 나온다.

13.jpg
오픈은 5시까지 하지만 마지막 투어가 4시에 마감되므로 늦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갔는데 다행히 4시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Jelly Belly는 Jelly Bean이라는 콩모양의 캔디로 유명한 회사인데
레이건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레이건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 담배를 끊기 위하여
Jelly Bean을 애용했고, 결국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공장 내부에는 레이건 대통령을 기념하는 Jelly Bean으로 만든
모자이크와 각종 기념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14.jpg
이윽고 우리 차례가 되어서 Jelly Belly 로고가 씌여진 종이모자를 받고 무료투어를 시작한다.
투어는 비교적 간단한 편인데 2층으로 올라가 공장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복도를 다니며
비디오를 시청하며 Jelly Bean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공장 내부도 살펴보는 방식이다.

15.jpg
투어를 다 마치고 나오니 무료샘플 증정데스크에서 원하는 Jelly Bean을 나눠준다.
예전 갔었던 아틀란타의 코카콜라 본사에서도 세계 각국의 희한한 콜라맛을 볼 수 있었는데
Jelly Bean 역시 별별 다양한 맛의 사탕들이 존재한다.
우리 가족들 모두 제일 맛없는 Jelly Bean으로 Taco향 Jelly Bean을 뽑았다.
타코향 젤리빈은 정말 별로야.......ㅠㅠ
  
투어를 마치고 나갈 때에는 그래도 꽤 많은 Jelly Bean이 들어있는 봉지를 나눠준다.
공짜로 이렇게 투어까지 해주고 Jelly Bean 봉지까지......!!!
우리 가족 모두 막~~ 감동받는다. Jelly Bean 열심히 사먹어야지......!
(회사에서는 이런 걸 노렸겠지?)

16.jpg
마지막으로 건물 출구에서는 커다란 원형 판을 돌려
화살표에 걸린 목록의 Jelly Bean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 한번씩 돌려서 마지막으로 Jelly Bean 받아먹고 기분좋게 출발!
Jelly Belly에서의 투어는 아이들이 참 좋아해서
이리로 방향을 전환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길을 나서 Santa Rosa로 향한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 달려 오늘 묵을 Santa Rosa Motel6에 도착!
체크인을 하고 늦은 식사를 한다.
이제 캘리포니아 산불로 제대로 보지 못한 PCH 중부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하여
내일 PCH 북부로 향해야 한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765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685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24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17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8844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41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68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596 2
2993 크리스마스/연말 서부 가족여행... [2] 현민파 2008.10.29 3772 3
2992 야간 운전의 위험성! 로드킬 사고 경험담! [7] 스튜이 2008.10.29 6874 45
2991 미국 국립공원 연간 패스 판매 [1] 이상현 2008.10.24 3617 11
2990 겨울 서부여행 일정인데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2] 2008.10.23 2638 5
2989 아무래도 멍청한 짓 같습니다. [3] 無名人 2008.10.22 3903 79
2988 동부쪽은 넘 춥습니다 [4] 안정희 2008.10.21 3799 38
2987 미국 서부여행기 (22-마지막회) 캐나디안 록키-밴프 (37일차) [8] Chris 2008.10.14 4835 19
2986 Vegas, Canyon 일정 문의 [1] Buck 2008.10.12 2446 2
2985 국립공원 Lodge 주소는 어떻게 알아 내는지요? [1] 최혁재 2008.10.12 2458 6
2984 미국 서부여행기 (21) 캐나디안 록키-아이스필드 파크웨이 (36일차) [5] Chris 2008.10.10 4833 11
2983 미국 서부여행기 (20) 캐나디안 록키-재스퍼 (35일차) [1] Chris 2008.10.08 5490 6
2982 미국 서부여행기 (19) 시애틀에서 노스케스케이드 국립공원 (31일차) [2] Chris 2008.10.07 4976 8
2981 미국 서부여행기 (18) 올림픽 국립공원 (30일차) [4] Chris 2008.10.03 4785 10
2980 미국 서부여행기 (17)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 (29일차) file Chris 2008.10.02 4546 5
2979 미국 서부여행기 (16) 오레곤 코스트, 콜럼비아강 (26,27,28일차) [3] file Chris 2008.10.01 11155 8
2978 미국 서부여행기 (15) 크레이터레이크 국립공원 (25일차) file Chris 2008.09.30 7851 11
2977 미국 서부여행기 (14) 레드우드 국립공원 (24일차) [2] file Chris 2008.09.27 16684 10
2976 미국 서부여행기 (13) 레드우드 코스트 (23일차) [3] file Chris 2008.09.26 9032 11
» 미국 서부여행기 (12) 샌프란시스코(2)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2] file Chris 2008.09.25 5204 7
2974 미국 서부여행기 (11) 샌프란시스코(1) 몬테레이,금문교,뮤어우즈 [2] file Chris 2008.09.24 5740 4
2973 미국 서부여행기 (10) 레이크 타호(Lake Tahoe) [2] file Chris 2008.09.23 4434 4
2972 미국 서부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행지 좀....... [3] Soo 2008.09.21 3402 6
2971 미국 서부여행기 (9)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5] file Chris 2008.09.19 6932 8
2970 미국 서부여행기 (8) 킹스캐년 국립공원 [4] file Chris 2008.09.18 6523 11
2969 미국 서부여행기 (7) 샌디에고, 세콰이어 국립공원 [4] file Chris 2008.09.17 11171 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