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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여행기 (15) 크레이터레이크 국립공원 (25일차)






어제밤 너무 늦게 잠들었나? 눈을 뜨니 아침 9:30이다. 가족들 모두 늦잠!
캐빈에서 나오니 캠프 그라운드의 부지런한 미국사람들 모두 이미 아침을 다 챙겨먹었다.
바로 옆동 캐빈 미국인 가족들은 벌써 짐을 챙겨 떠났다. 우리만 늦었네.
서둘러 아침을 챙겨먹고 부산을 떨어도 11:00! 하지만 약간의 여유가 있다.
숙소인 Medford KOA에서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까지는 약 70마일 정도!
부지런히 달려가니 12:30분 쯤 남쪽 출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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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곤주 유일의 국립공원인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많은 분들의 추천을 받았으니 오레곤 코스트와 조금 떨어져 있어도 꼭 들릴 수 밖에 없었다.
오래전 높이 12,000피트인 Mazama 화산의 대폭발로 인하여
거대한 칼데라 호수가 조성된 곳이 오늘날의 크레이터 레이크!
이때의 대폭발은 얼마나 엄청난지 오레곤주 전체를 6인치 두께의 화산재로
덮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때의 폭발로 마자마산은 많은 부분이 사라지고
직경 6마일, 깊이 4,000피트의 무시무시한 분화구가 남게 되었다.
이곳을 지금과 같은 거대한 호수로 만든 것은 바로 엄청난 눈때문.....!
많은 눈이 녹아 처음엔 얕은 호수였는데 지금의 깊이 2,000피트로
북미에서 가장 깊은 호수가 조성되었다.
특히 크레이터 레이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호수물의 투명도인데
수심 700피트까지 태양빛이 통과하여 이끼가 살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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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zama Lodge의 비지터센터에 들려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받아 본다.
책자는 비교적 간단한데 주니어레인저 절차가 여느 국립공원보다도 훨씬 까다롭다.
1회의 레인저 프로그램과 1회의 주니어레인저 프로그램을 반드시 참석하고 싸인을 받아야 한다.
왠만한 곳은 레인저 프로그램을 참여안해도 되거나 1회 정도였는데.....
이곳은 특별히 어린이를 위한 주니어레인저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고 참석도 해야 한다.
비지터센터를 나오니 1시!
파크신문을 보고 레인저 프로그램을 먼저 살펴보니 대충 계산이 나온다.

1:00~2:00 점심식사
2:00~2:30 레인저 프로그램 참석
2:30~5:00 호수 한바퀴 돌기
5:00~6:00 주니어레인저 프로그램 참석

점심식사를 위해 Crater Lake Lodge 옆의 피크닉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음식을 꺼내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엄청난 모기떼의 공격!
왠 산에 이렇게 모기가 많냐??? 밥이고 뭐고 전원 대피!
서둘러 차로 도망와서 결국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차안에서 밥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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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크레이터 레이크가 내려다보이는 Crater Lake Lodge에서
젊은 레인저 아가씨가 진행하는 레인저 토크에 참석!
대부분이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인데 그틈에서 열심히 설명을 듣고
쥬디와 헬렌, 싸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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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오버룩 포인트에서 크레이터 레이크를 감상한다.
거대한 크레이터 레이크의 장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숨막히다.
백두산 천지의 2배에 달하는 넓이라고 하니......
여러가지로 복잡한 생각들도 많이 있었는데 잠시나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드넓은 호수를 한 화면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싶었는데
역시 5D 24mm로는 호수를 절반밖에 담을 수 없다.
괜히 광각을 팔고 왔네. 광각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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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5 괜히 팔았다....ㅠㅠ]

3:00, 먼저 호수의 서쪽면을 돌기로 한다.
호수 주변을 도는 Rim Drive는 동쪽보다 서쪽이 더 좋은 전망을 제공한다.
서쪽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7월 중순 한여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군데군데 눈들이 있다.

정말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구나......실감이 팍팍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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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언덕 경사진 비탈에서 눈썰매를 타는 사람들을 보고 쥬디와 헬렌 성화다.
잠시 차를 세우고 임시로 박스종이를 이용해서 눈썰매를 타는 쥬디와 헬렌!
한 여름에 이렇게 눈밭에서 딩굴줄이야.........!!!
  
서쪽 오버룩 포인트에서는 크레이터 레이크의 한 가운데 있는 섬,
Wizard Island가 더욱 잘 눈에 들어온다.
절벽이 너무 가파라서 멀리서만 바라볼 뿐 쉽게 사람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호수,
그리고 그 호수 위에 떠있는 인적없는 위자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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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이 이렇게 가파라서 호수로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서쪽 림 드라이브를 달리다보니 보트투어를 위하여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줄서 있다.
유일하게 크레이터 레이크의 호수물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는데......
우리도 2-3일 있으면 충분히 여유있게 보트투어도 할 수 있을텐데~
우리는 그곳을 지나쳐 북쪽으로 향한다.
북쪽의 어느 포인트에서 만난 할아버지! 오토바이로 전국투어를 하는 멋진 분이다.
그 할아버지 왈, 원래 크레이터 레이크의 하늘이 이보다는 훨씬 더 맑은데
캘리포니아 대화재의 연기가 이곳까지 영향을 미쳐 대기가 이렇게 뿌옇다고 한다.
빅서에서 산타모니카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불로 PCH도 포기했는데
그 여파가 여기까지 이르다니.......정말 엄청난 산불이 아닐 수 없다.

동쪽 Rim Drive는 산으로 가로막혀 있고 중간중간 포인트는 수풀 사이에 있는데
여기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에 의하여 많은 방해를 받았다.
바로 엄청나게 공격적인 산모기떼들!
차를 주차하고 내리면 산모기떼들이 순식간에 달려든다.
미국에서 모기구경하기 쉽지 않은데 이 녀석들.......
지금까지 만나본 모기들 중 가장 공격적이다.
덕분에 Phatom Ship에서도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
가족들은 무서워서 아예 나갈 생각도 못하고....
나는 귀중한 내 피와 Phatom Ship 사진 몇장을 겨우 맞바꾸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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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tom Ship  사진은 제대로 건진게 없다. 무서운 모기떼들....ㄷㄷㄷ]

Vidae Falls도 마찬가지! 서둘러 찍고 도망가는 수밖에....
몇 마리는 차안까지 쫒아와서 끝까지 우리를 괴롭힌다.
결국 와이프의 손에 모두 가루가 되는 신세가 되었지만.....

다시 Mazama 비지터센터로 가니 4: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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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내 발에서 좋은 냄새라도???]

주니어레인저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유익하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밤길운전을 극도로 꺼리는 나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스킵했으면 싶은데....
와이프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니 맘씨좋은 레인저 할머니가
레인저 선서와 함께 배지를 나눠준다. 역시 협상의 대가다운 우리 마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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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을 빠져나오며...]

아까 갔던 서쪽 Rim Drive를 빠르게 빠져나와 그 유명한 OR-138번 도로를 달린다.
산에서 내려오는 도로인데 어쩜 이렇게 한 치의 곡선도 없이 쭉 뻗을 수가 있을까?
약 15마일에 해당하는 도로가 완전 일직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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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뻗은 도로, OR-138]

OR-138번 도로에서 다시 97번 도로를 타고 Bend로 향한다.
중간에 아직 해도 안진 도로변에 엄마사슴과 아기사슴 두 마리가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다.
사슴하면 아직도 작년 가을 거대한 숫사슴 들이박은 아픈 기억이 있는지라
어서 피하라고 경적을 빵빵 울려줬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는 아무 반응이 없는 녀석들은 내 차의 경적소리에
재빠르게 숲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라.
Bend에 도착한 시간은 7:30! 숙소인 Best Western에 여장을 풀고 하루 일정을 마감한다.

아직도 생생한 크레이터 레이크의 넓직한 호수변을 가슴이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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