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일기를 정리한 일기체이기 때문에 경어를 사용하지 않음을 양해바랍니다]




미국 서부여행기 (17)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 (29일차)








오늘 아침도 늦장을 부렸다.

묵은 호텔이 조금 좋은 곳이면 와이프와 아이들은 아깝다며 많이 늦장을 부리는데
오늘 묵은 Days Inn은 그동안 묵었던 곳 중 제일 좋은 시설이었다.
한국인 주인도 친절하고, 아침 식사도 무척 잘 나온다.
와이프와 아이들은 수영까지 하고 가잔다.
오늘 일정이 얼마나 빠듯한지는 나 혼자만 알 뿐....
저 3공주들은 수영에만 관심이...ㅠㅠ
  
수영까지 하고 나서 짐을 챙겨 출발하니 10:30분!
거기에다가 세일즈택스도 없는 오레곤에서 꼭 아울렛을 들려야 한단다.
나도 가방을 하나 사주고 싶어 프리미엄 아울렛에 갔더니...
분명 프리미엄 아울렛 체인이 맞는데 너무 작다.
LA의 카바존이나 시카고 우리 동네 보다도 훨씬 작아서 사고 싶은 가방 매장이 없다.
나에게는 시간을 벌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와이프....대실망이다!
No 세일즈택스의 기분도 못내고......!
후라이팬 하나 사는 걸로 만족하고 이제 진짜로 출발! (11:10)

I-5번 고속도로를 타고 콜롬비아강을 건너니 드디어 미국 최고 서북단에 위치한 위싱턴 주이다.
워싱턴 주에 들어선 첫 소감은? 아이러니하게도 공포감이 몰려온다.
수마일을 사이에 두고 운전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언더캅이 3대 연속으로 보인다.
경찰이라는 문구도, 표시도, 현란한 램프도 안보이고 오직 검은색 바디에 검은색 창문에,
단속대상을 발견하면 검은색 창문 안에서 갑자기 발광하는 램프와 싸이렌.......!
언더캅은 그리 구경하기 쉽지가 않은데 불과 4~5마일을 두고 3대나 있다니....
모두 과속차량을 붙잡고 스티커를 부과하고 있는데 SUV 언더캅도 있다는 사실!
어딜 가던지 규정속도 철저준수를 원칙으로 삼고 있어서
경찰을 봐도 떳떳하지만 그래도 경찰은 경찰이라 괜히 겁이 난다.

부지런히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12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진입한다.
55마일의 속도로 부지런히 달리다보니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 마운트 레이니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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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빙하와 만년설과 함께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저 곳을 향해 달려간다.
12번 도로에서 7번 도로로, 그리고 다시 공원으로 진입하는 706 도로를 타고 가다가
공원 전 마지막 마을인 Ashford로 들어선다. 연료눈금이 절반에서 조금 아래에 있다.
뭐 가도 되긴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넣는게 안전할 듯 싶다.
작은 마을인 애쉬포드에는 주유소가 딱 하나밖에 없다.
그곳에 들어가니 뜻밖에도 한국인 아주머니가 맞이한다.
오레곤, 워싱턴에서 희한하게 한국분들 많이 만나네!!!
이 깊고 깊은 애쉬포드 산골의 작은 주유소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일 줄이야......!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가스를 넣는다. 주인 아주머니는 오늘 날씨가 참 좋아서
날 잘 잡으셨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 말씀에 용기백배해서 다시 출발!
공원의 남서쪽에 있는 Niqually Etrance로 입장!
조금 더 달려 Longmire Museum에 도착한다. (2:30)
  
해발 14,410피트(4,392m)의 높이를 자랑하는 마운트 레이니어는
노스 케스케이드 산맥의 최고봉으로서 주변에 높은 산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시애틀에서도 바라보이는 유명한 산이다.

seattle-skyline-and-mount-rainier.jpg [시애틀 시내에서 바라본 마운트 레이니어! 구글 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태평양을 항해하던 밴쿠버 제독이 이 산을 보고 그의 친구인
레이니어 제독의 이름을 따서 부른데서 그 이름이 유래가 되었다는 마운트 레이니어.
1899년 미국에서 5번째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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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레이니어는 특히 26개의 빙하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알라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토에서 가장 큰 빙하라고 한다.
특히 이 산은 안나푸르나 등반에서 큰 사고를 만나 부상을 당한 산악인 엄홍길 씨가
1년여간의 재활 끝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문을 두드린 산으로 유명하다.
엄홍길 씨는 이곳에서의 등반을 성공으로 부상에서 재기해서
결국 8,000미터 이상 14좌 등반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한다.

우리는 Picnic Area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피크닉 테이블에서 즉석 유부초밥을 만들어 먹으니 그 맛이 죽~인다!
새들도 그 맛을 아는지 테이블에 앉아 계속 밥 달란다.
결국 우리가 일어나고 남은 자리 남아있던 밥풀 몇 개를 아주 게눈감추듯 맛있게 먹는 녀석들....
롱마이어 뮤지엄은 생각보다 너무 작았다.
1873년, 롱마이어라는 노인이 이곳에서 온천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여 지어진
롱마이어 뮤지엄은 미국 국립공원 내 박물관 중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라고 하는데
규모가 매우 작아서 역사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곳에서 쥬디와 헬렌의 주니어레인저 프로그램 책자를 받아서 다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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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롱마이어 박물관]

마운트 레이니어는 다양한 풍경과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는데 그 중의 하나가 수많은 폭포들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폭포는 Christine Falls! 계곡에서 눈과 얼음이 눅은 물이 시원하게 떨어진다.
몇몇 Vista Point를 들러 Narada Falls에 이른다. 폭포소리는 나는데 폭포가 안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폭포가 시작되는 곳이고,
저 까마득한 아래로 폭포가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정말 아름다운 무지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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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폭포가 시작하는 지점인데.....! 눈으로 보기에는 좋은데 사진이 좀 자세가 안나와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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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da Falls에서 조금만 더 가면 Henry M. Jackson Memorial Visitor Center가 나온다.
레이니어산이 시원하게 바라보이는 곳에 마치 거대한 UFO같이 생겨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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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과 쥬디.....열심히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완성하여 레인저 할아버지에게 제출하니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며 비지터센터 내 모든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다.
쑥스러워 하는 쥬디와 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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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사진만 찍지말고 도와줘~~너무 어려워~~~엄한 아빠,엄마가 고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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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 호수와 Louise 호수 등 다양한 호수들도 국립공원의 자랑거리.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이 두 호수를 보면서 간단하게 사진을 찍는다.
서로 독사진을 하나라도 더 찍으려고 경쟁하는 쥬디와 헬렌~
차안에 앉아있던 쥬디는 내가 헬렌의 독사진을 찍어주자 차 밖으로 부리나케 뛰어 나온다.
자기도 찍어달라고.......! 예전에는 사진 찍자고 해도 귀찮아하던 녀석들,
이젠 이렇게 독사진 찍어달라고 난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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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ns Canyon Entrance 방향으로 가는 길은 정말 무시무시한 길이다.
거대하고 깊은 협곡, 울창하고 빽빽하게 들어찬 삼림, 빙하에 의하여 형성된 계곡들,
깎아지른듯한 절벽들, 그리고 난간없이 끝없이 이어진 꼬불꼬불 도로...... TT
이건 전혀 들어보지도 못하고 예상치 못했던 도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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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조심 엉금엉금 엔진 브레이크로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가니 Stevens Canyon Entrance!
여기서 다시 북쪽으로 향하여 간다. 거칠고 험한 도로를 빠져 나와서였을까?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어딘지도 모르는 주차장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나니 개운하다.
다시 출발!

원래는 Sunrise 전망대까지 가려고 했으나 이미 시간은 7시가 다 되어가고 있어서
아쉽게도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공원을 빠져나와 우리가 묵을 Seattle 남쪽 Federal Way의 Days Inn에 여장을 푼다.
오늘도 짧지 않은 거리를 달려서 레이니어산을 돌아 무사히 달려왔다.

몸은 무척이나 피곤하지만 마운트 레이니어의 시원스러운 빙하만큼이나
마음이 시원한 하루였다.
일기를 쓰는 이 순간에도 아빠의 좌우에서 아빠를 안고자는 쥬디와 헬렌......
내일은 올림픽 국립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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