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ic Byway 12가 끝나는 지점에 Torrey가 있습니다. Capitol Reef NP 하이킹을 위한 일종의 Base Camp 역할을 하는 마을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이번 여행 기간 중 최장기간인 3일을 머무르면서 Capitol Reef NP 하이킹을 합니다.

Capitol Reef NP는 USA West Grand Circle 여행 계획을 짤 때 가장 홀대받는 NP입니다. 일정을 짤 때 사람들이 여기는 아예 들리지도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구요. 방문한다고 해도 잠깐 짬을 내서 Scenic Drive만 보고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2017년도에 서부 여행을 처음 했을 때 Scenic Drive도 하지 않고 이곳을 건너뛰는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 바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3대 Canyon의 명성에 너무 가려져 있기 때문일까요? Capitol Reef NP 방문객 수(2019년 기준 1백2십만 명)가 3대 Canyon(2019년 기준 
Grand Canyon NP 6백만 명, Zion NP 4백5십만 명, Bryce Canyon NP 2백6십만 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방문객 숫자가 국립 공원의 Quality를 대변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순수하게 미국 서부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너무 많은 사람이 모여들면서 본격적인 관광지로 변해버린 듯한 3대 Canyon에 비해 아직도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황량하게 남아 있는 Capitol Reef NP야말로 진정한 미국 서부의 모습을 아직까지 잘 보전하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 서부 여행을 갈 때 (거의) 반드시 들리고자 하는 Antelope Canyon 및 Horseshoe Bend는 실체 대비 굉장히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곳이 특히 젊은 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유는 이곳에서 멋진 사진들 몇 장을 찍을 수 있고 그 사진들을 
Facebook이나 Instagram에게 올려서 자랑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기 때문 아닐까요? 국내 몇몇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미국 서부 여행 프로그램에서 
3대 Canyon에 위 두 개를 억지로 끼워 넣어 5대 Canyon 어쩌고저쩌고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실소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이건 사실 사기나 다름없는 광고입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바가지에 가까운 Antelope Canyon Guide Tour 비용(지금 Upper 방문 시 일인당 비용이 $85입니다) 및 제가 방문했을 때만 해도 공짜였으나 지금은 주차비 명목으로 $10을 지불해야 하는 Horseshoe Bend 대신 NP Annual Pass만 있으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온 가족이 마음껏 놀 수 있는 Capitol Reef NP의 가치는 그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한 가지 팁 아닌 팁을 드리자면 제가 방문했을 2018년 그리고 2019년 모두 Capitol Reef NP에서는 Grand Circle의 다른 NP와 달리 Annual Pass 검표소가 아예 없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만약 하이킹을 목적으로 Grand Circle을 방문한다면 Capitol Reef NP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됩니다. 아래에서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지만 개인의 시간 및 체력에 맞춰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고요한" Trail이 국립 공원 내부 곳곳에 널려 있는 천국 같은 곳입니다. 그래서 최종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만 미국 서부 여행으로 가시는 분들께 저는 "먼지 가득한 길을 닭장차에 덜컹덜컹 짐짝처럼 실려간 후 수많은 인파 속에 파묻혀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나오는 Antelope Canyon"과 "여기저기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사진 찍느라고 난리 법석인 Horseshoe Bend" 방문을 과감하게 빼고 대신 Capitol Reef NP를 가시라고 항상 권하고 있습니다.

Capitol Reef NP는 160 km 길이의 Waterpocket Fold의 핵심 지역입니다. Waterpocket Fold를 쉽게 설명할 때 지구 지층에 생긴 커다란 주름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아래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말이 주름이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무시무시한 지질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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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ol Reef NP는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남북으로 아주 길게 뻗어있는 형태입니다. 남북으로 총 길이가 97 km이고 폭은 평균 9.7 km입니다. 홈페이지에서는 하이킹 관련해서 국립 공원 전체를 대략 4개 지역으로 분류해 놓았는데요. 그중에서 가운데 노란색 원으로 표시된 Fruita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월등하게 좋기 때문에 대부분의 방문객은 이 지역을 방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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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a 지역을 좀 더 확대해서 볼까요? 이 지역에서 가능한 하이킹 목록을 국립 공원에서 말끔히 정리해 놓았습니다. 참고로 Capitol Reef NP 홈페이지에서는 공원 내 하이킹 관련 정보를 기가 막히게 분류, 정리해 놓았습니다. 먼저 이 큰 국립 공원을 몇 개의 주요 Section으로 먼저 분류한 후 Section 별 하이킹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독자적인 Newspaper 형태의 PDF File로 만들어 놓았는데 알찬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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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걸어본 Trail은 빨간색 Trail들이고 아직 걸어보지 못해서 다음 방문 시 걸을 계획인 Trail들이 파란색 Trail들입니다. 이틀 정도의 일정이면 파란색 Trail 다 걸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노란색으로 표시된 길은 차량으로 드라이브하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도로입니다.

여행 일정상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이곳을 지나칠 경우 2시간 정도를 투자해서 공원 중앙에 위치한 Scenic Drive는 꼭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힘들게 걸을 필요 없이 Waterpocket Fold의 위용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좀 더 시간이 허락한다면 공원 왼편의 Panorama Point 방문 후 Goosnecks Overlook Trail 및 
Sunset Point Trail을 살살 걸어보시구요.

이곳에서 하루 이상을 머물 경우 위에서 언급한 내용에 추가할 만한 Option으로는 Hickman Bridge Trail / Chimney Rock Loop Trail / Golden Thorne 
Trail / Cassidy Arch Trail 가운데 본인의 체력에 맞춰서 걸어보시면 좋습니다. 만약 그 이상의 시간 및 체력이 허락된다면 Trail Guide에 나와 있는 나머지 길들을 샅샅이 걸어 다니면 되구요.

점심 식사 후 지체 없이 찾아간 곳은 Chimney Rock Loop Trail이었습니다.

Chimney Rock Loop Trail
- 총 길이: 5.9 km
- 고도 변화: 180 meter
- Type: Loop
- 난이도: 상
- 소요 시간: 2~3시간

이 Trail은 2018년도에 어머니와 둘이서 이미 걸어봤던 길이었지만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아서 2019년 여행 때 다시 찾아간 길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경관이 아름다운 길입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Capitol Reef NP의 지질학적 특성을 근거리 원거리 모두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Trailhead는 아주 찾기 쉽습니다. 이 길의 장점(?)은 체력이 짱짱한 초반에 급격한 오르막(이라고 해봤자 180 meter 높이의 오르막이니 우리 기준으로는 마을 뒷산 올라가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을 한 번 치고 올라가면 나머지 길들은 상대적으로 편안하다는 것입니다. 2018년에 어머니와 저는 오후 2시 10분에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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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head 출발 후 각각 15분, 25분 뒤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사진에서 보면 도대체 길이 어디 있는 거야 그러실 수 있지만 막상 올라가 보면 길은 아주 잘 닦여 있어서 Cairn의 도움 전혀 없이 그냥 하이킹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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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km 걷고 나면 Loop Junction 지점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래와 같은 길 안내판이 있고 여기부터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Loop를 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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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시작 후 30분 정도 올라가면 높아만 보이던 Chimney Rock을 같은 눈 높이에 두고 바라볼 수 있는 지점에 이르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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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후 40분이 지나면 Chimney Rock을 바로 뒤에 둔 채로 24번 도로와 더 멀리 Boulder Mountain까지 포함된 광활한 파노라마 뷰를 배경으로 멋진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는 지점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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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ney Rock을 지나 Mummy Cliff를 타고 돌아가는 길은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줄곧 내리막이라서 아주 편안하게 주변 풍광을 즐기면서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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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p Junction에 다가서면 장엄하다는 말 이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Waterpocket Fold의 급경사면이 눈앞에서 시원하게 펼쳐지게 됩니다. 이 지점은 제가 이 Trail에서 꼽은 하이라이트 지점이기도 합니다. 2018년에 어머니도 이 풍광을 넋을 잃고 바라보셨고 저 역시 2019년도에 두 번째로 보면서도 다시금 넋을 잃고 바라봤던 곳입니다(제 뒷모습 사진은 그날 가지고 갔던 소형 삼각대를 이용해서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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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을 살짝 벗어나 조금 더 아래로 걸어가면 Waterpocket Fold를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쩜 이런 아름다운 색의 조화가 자연적으로 생기는지 봐도 봐도 신기했고 무뚝뚝한 바위 암벽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탄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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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p Junction을 지나서 이제 안쪽 절벽 아래 길을 통해 되돌아갑니다.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커다란 바위 파편들이 길 한가운데를 막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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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가는 Loop의 절반은 약간의 오르막길이지만 완만한 경사길이라서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가는 길 중간에 Visitor Center 앞의 Castle과 비슷한 형태의 엄청난 규모의 바위 절벽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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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가는 길 중간중간에 볼 수 있는 전체적인 풍광들을 사진에 담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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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 뒤로 보이는 Chimney Rock을 배경으로 어머니와 사진을 찍은 시간이 오후 4시 20분이니 이 Trail 완주에 정확히 2시간 1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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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시면서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그늘이라고는 일도 없는 길입니다. 그에 따른 준비를 적절히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등산 스틱 아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Trail에서 사람 만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2018년 하이킹 때는 저희 앞에서 가던 여자 한 분이 계셨고 2019년 하이킹 때는 아무도 없는 길이었습니다.

다시 차를 몰고 Sunset Point Trail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있는 Panorama Point Viewpoint에 잠깐 들러봅니다. Viewpoint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미 Chimney Rock Loop Trail에서 엄청난 경치들을 막 보고 내려온 후라 사실 별 감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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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Point Trailhead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Sunset Point Trail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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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Point Trail
- 총 길이: 1.2 km
- 고도 변화: 15 meter
- Type: Out & Back
- 난이도: 하
- 소요 시간: 30분

하이킹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짧고 쉬운, 말 그대로 산책길입니다. 하지만 이 짧은 길에서 느낄 수 있는 강력한 Impact가 두 방 있는데 그건 바로 방금 끝마치고 내려온 Chimney Rock Loop Trail이 위치하고 있었던 Mummy Cliff를 바로 옆에 놓고 걸을 수 있다는 것(여기서 Mummy Cliff를 바라봐야 절벽에 미라가 연달아 병풍처럼 서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과 길 끝자락에서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Waterpocket Fold의 모습입니다. Trail 이름에도 나와 있듯이 해가 질 무렵에 걷게 되면 훨씬 더 부드러운 느낌의 풍광을 걸으면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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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워낙 짧아서 중간에 앉아서 쉴 일이 있을까 싶은데도 길 중간중간에 벤치가 놓여 있는 것이 꽤나 운치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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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head에는 Sunset Point Trail 말고도 Goosenecks Trail도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200 meter 정도면 가면 Goosenecks Overlook에 도착하는데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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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행 시 저는 오후 4시경에 Sunset Point Trail까지 모두 끝내는 바람에 남은 시간에 짧은 하이킹을 하나 더 할 수도 있었지만 적절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솔직히 6일 내내 걸었더니 몸이 좀 힘들기는 했습니다. 숙소는 Torrey에 있는 Broken Spur Inn & 
Steakhouse라는 곳인데 이곳에는 수영장 바로 옆에 Hot Tub이 있어서 오래간만에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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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나왔더니 잠이 너무 쏟아져서 늦은 낮잠을 2시간 정도 잔 후 숙소 주변 풍광을 천천히 보니 참으로 평화롭고 조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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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숙소에서 짐 정리하다가 본 제 신발입니다. 주인 잘못 만나서 엄청 고생하고 있네요... 그래도 이번 하이킹 여행 끝날 때까지 잘 견뎌준 고마운 신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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