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일요일 여행 4일차 되는 날입니다. 오늘의 주요 스케줄은 Observation Point via East Rim and East Mesa Trail(이하 Observation Point Trail) 하이킹입니다.

Observation Point Trail 하이킹을 하기 전에 잠깐 들러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Shuttle Bus 2번 정류장 Zion Human History Museum 뒤에서 볼 수 있는 Towers of the Virgin입니다. 박물관 건물 뒤로 가면 아래와 같은 장관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오롯이 숨겨져 있습니다. 거대한 사암 절벽들이 한 폭의 병풍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마법 같은 공간입니다. 해발 2,000 미터가 넘는 높이를 자랑하는 다양한 형태의 Monolith 정상마다 모두 독특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West Temple(2,380 m), 2.The Sundial(2,313 m), 3.The Witch Head(2,240 m), 4.Broken Tooth, 5.Rotten Tooth, 
6.Altar of Sacrifice(2,288 m), 7.The Meridian Tower(2,240 m) 그리고 8.Bee Hive(2,104 m)가 연속해서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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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ers of the Virgin 관련 몇 가지 알쓸신잡 정보를 드리자면;
- West Temple이 Zion NP에서 가장 높은 곳입니다.
- The Sundial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옛날에 자연 해시계로 사용했던 곳입니다.
- The Witch Head 첫 번째 등정은 1997년 3월에야 이뤄졌습니다.
- Altar of Sacrifice 바위를 자세히 보시면 마치 제단에서 피가 흘러내린 것처럼(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산 제물을 바치는 제단입니다) 붉은 자국이 하얀 바위 표면에 아주 선명하게 길게 나 있는데 지질학적으로 따져보면 붉은 핏자국은 산화철(Iron Oxide) 자국입니다.
- Meridian Tower의 판판한 정상이 113번 자오선이 정확히 지나가는 자리이기 때문에 여기 이름을 Meridian(자오선) Tower라고 붙인 것입니다.
- Meridian Tower의 첫 번째 등정은 2016년 3월에야 이뤄졌습니다.
-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눈치챘겠지만 Zion NP 홈페이지 대문 사진 및 Zion NP Official Newspaper 표지 사진이 Towers of the Virg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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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지런한 분들은 Towers of the Virgin을 아침 일찍 해뜨기 전에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 일출이 시작되면 떠오르는 태양이 Towers of the Virgin을 상단에서부터 천천히 정면으로 때려주는데(Towers of the Virigin 뒤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절대 아닙니다~) 그 광경이 아주 장관입니다. 대략 아래와 같은 일출 광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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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함께 증명사진 한 장 찍은 후 Shuttle Bus를 타고 Weeping Rock 역으로 이동 후 Observation Point Trail 하이킹을 시작합니다. 하이킹 시작 시간은 10시 50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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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ervation Point via East Rim and East Mesa Trail
- 총 길이: 10.9 km
- 고도 변화: 806 meter
- 소요 시간: 5~6시간
- Type: Out & Back
- 난이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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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ping Rock Trail, Hidden Canyon Trail 그리고 Observation Point Trail이 출발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Weeping Rock의 경우 길 초반에 바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잠깐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방문했을 때는 수량이 꽤 많아서 바위에서 물이 거의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었는데 올해는 수량이 너무 없어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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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Rim Trail 하이킹 초반에 보이는 위풍당당한 Cable Mountain 암벽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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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ping Rock 갈림길을 지나 초반 Switchback 길을 조금만 올라가도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가 확 바뀝니다. 아래쪽에는 Virgin River가 흐르고 있고 그 왼편으로 The Organ, Angles Landing 정상 및 Big Bend로 휘감아 돌아가는 길 모두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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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Canyon 갈림길에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Switchback 구간을 올라야 합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오전에는 이 땀나는 구간을 시원한 그늘 상태로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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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서 계신 뒤편으로 보이는 길이 Hidden Canyon으로 올라가는 길인데 Hidden Canyon은 Rockfall이 끊임없이 발생되는 구역이라 자주 길이 폐쇄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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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Canyon 갈림길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Echo Canyon에 접어들게 됩니다. 나중에 되돌아오는 길에서 찍은 사진에서 볼 수 있겠지만 Echo 
Canyon을 통과하는 길에는 아주 흥미진진한 구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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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절벽의 높이가 너무 높아서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12시 17분)에조차 햇빛이 Canyon 암벽의 높이를 이겨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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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Canyon을 벗어나면 다시 경치가 탁 트이기 시작하면서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들이 곳곳에 등장하게 됩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나가는 분들께 부탁해서 모자가 함께 나오는 사진들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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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Mesa Trail에 해당되는 마지막 구간에 도달할수록 Zion NP의 중앙 협곡이 점점 가운데로 다가옵니다. 일단 Echo Canyon 구간만 빠져나가면 최종 정상에 갈 때까지 더 이상 오르막길은 없는 평지 구간이라 비교적 쉽게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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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해서 길을 가다 보니 어느덧 Observation Point에 도달하게 됩니다. 도착 시간이 오후 2시 45분이니 출발 후 3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달한 셈입니다. 2019년도 여행기에서도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 개인적으로는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Zion NP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경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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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ervation Point 도착 기념으로 모자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마침 정상에 LA에서 관광 오신 한국 가족분들이 계셔서 저희 사진을 부탁드렸습니다. 구름 낀 하늘을 배경으로 Zion NP 협곡이 사진 한 중앙에 자리 잡은 상태에서 저희를 살짝 협곡 옆에 놓고 찍어 달라고 아주 구질구질하게 부탁드렸는데 정말 딱 그렇게 찍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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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미리 준비해 온 Subway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으며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풍광을 원 없이 감상한 후 3시 15분에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지만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서 그런지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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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Canyon에 진입하기 전 Switchback 구간을 지나면서 Zion NP의 여러 모습들을 사진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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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Canyon을 오후 늦게 지나가니 오전보다 더 으스스한 분위기입니다. 길의 모습이 끊임없이 변하는 구간이라 걸으면서 지루할 틈이 한순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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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아주 좁은 Slot Canyon 구간도 굽이굽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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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Canyon을 빠져나오니 마지막 Switchback 구간이 마지막으로 저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witchback 구간을 내려가면서 바라보는 Zion NP의 암벽은 오후의 짙은 햇빛으로 인해 검은 빛깔로 물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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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하산 구간에 도달할 때 즈음에서는 Observation Point 종주 기념으로 제가 어머니께 만세 포즈를 부탁드려서 찍은 사진들이 계속해서 만세 포즈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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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길 초입에 세워져 있는 알림판에서 마지막 사진을 찍으면서 오늘 하이킹을 마무리합니다. 여기 도착 시간이 5시 20분이었으니 Observation Point Trail(Weeping Rock Trail 포함) 하이킹에 총 6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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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le Bus를 타고 다시 1번 정류장으로 내려와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어머니도 저만큼이나 체력이 좋으셔서 하이킹 끝나고 버스 앞에서 찍은 사진을 봐도 힘든 기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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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였는데 하늘을 보니 성질 급한 달이 해가 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하늘 한 켠에 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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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ervation Point 하이킹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원 내에 위치한 다른 하이킹 코스와는 달리 이 코스는 완벽한 등산 코스입니다.
- 정상 높이는 1,983 meter이지만 Trailhead의 고도가 이미 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걸어서 올라가는 높이는 655 meter입니다. 즉 서울에서 관악산 등반하는 수준의 난이도입니다.
- 국립 공원 안내 책자에는 이 코스 난이도를 최상급으로 분류해 놓았지만 그 설정 기준은 평소에 넓은 평지에서 한 발자국도 안 걸으면서 매일 차 몰고 다니는 미국 사람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등산 좋아하는 한국 사람 기준으로 보면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길입니다.
- 위험한 구간이 도사리고 있는 Angels Landing Trail에 비해 이 Trail은 아주 안전한 하이킹 코스입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Angles Landing Trail을 2019년에 저 혼자 가고 대신 이 길을 2018년에 어머니와 함께 걸은 것이 여러모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 2017년 방문 시 공원에서 흔히 할 수 있는 Trail(Riverside Walk, Weeping Rock Trail, Lower and Upper Emerald Pools Trail)을 가족들과 함께 했었는데 막상 이 길을 걷고 나면 그 길들이 얼마나 심심한 길인가를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이 하이킹은 저에게 있어서는 Zion NP에서 할 수 있는 하이킹의 끝판왕이었습니다. 공원 내 다른 모든 하이킹이 고교 야구 투수 놀음 수준이라면 이 하이킹은 마치 전성기 시절 랜디 존슨의 퍼펙트게임 같았습니다.
- 왕복 6~7시간이 소요되는 시간 및 약간의 체력적인 부담이 있으나 만약 Zion NP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다른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무조건 Observation Point 하이킹 하나만 하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 길을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19년 8월 24일 오후 5시 50분에 Cable Mountain 암벽에서 발생된 대규모 산사태 때문입니다. 사고 당시 맞은편 Angels Landing Trail 하이킹을 하던 어떤 분이 용케도 사고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놓았고 이 파일은 Youtube(Large Rockfall at Zion)이라고 치면 검색이 가능합니다. 당시 무너져 내린 순간의 모습은 아래 사진과 같았는데 이 산사태로 인해 
Hidden Canyon Trail 및 East Rim Trail이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이 산사태로 인해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이 3명의 부상자만 발생되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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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니 사고 이후에 무너져 내린 Cable Mountain 암벽 상태 관련 지질 검사를 해 봤는데 바위에 여기저기 균열이 가 있어서 언제든지 추가 산사태 위험이 있고 따라서 Trail 복구 작업 자체를 "상당 기간 동안" 진행할 수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습니다. 즉 무너져 내릴 암벽이 자연적으로 다 무너져 내린 이후에야 Trail 복구 작업을 고려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East Rim Trail은 1920년대에 어렵사리 건설된 길인데 100년의 서비스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혹시라도 역사의 뒤안길로 영영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하루빨리 이 매력 만점의 길이 복구되어 다시금 많은 사람이 이 길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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