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블로그 주소 = https://blog.naver.com/jkahn98


2022년 7월 6일

jackson lake lodge - Jenny Lake Visitor Center -Jenny Lake Trail - Moose Pond -Hidden Falls - Inspiration Point -Jenny Lake Boating -Colter Bay Cabins -Signal Mountain Summit Road

산에서 본 제니 호수는 아름다웠다. 제니 호수는 물결이 있어서 산의 전경을 반사하지 못했다. 캐나다의 큰 호수들은 대부분 물결이 없어 거울 처럼 산을 반사했다. 제니 호수는 물이 새파했다. 캐나다의 호수들은 에메랄드 색이었다.

제니 레이크의 인스퍼레이션 포인트에서 본 전망이 무척 좋았다.

잭슨 레이크 롯지(Jackson Lake Lodge)는 지내기 좋았다. 방이 컸고 시설도 깨끗했다. 이용하진 못했지만 야외 수영장도 있었다. 나와 아내는 전날 밤 아이들을 재우고 산책을 했는데, 별이 쏟아지는 듯했다. 미국 국립공원 대부분이 별 보기 좋지만, 이 곳의 별도 뒤지지 않았다. 나와 아내는 아이들이 봤으면 더 좋았겠다며 아쉬워 했다.

늦게 잔 탓에 늦게 일어났다. 목적지인 제니 호수(Jenny Lake)에 도착하니 이미 아침 10시를 넘겼다. 방문자 센터 주변에 주차 하기가 어려웠다. 주차장 규모가 꽤 컸는데 이미 꽉 차 있었다. 차들은 주차장을 돌다가 안 되겠는지 길가로 가서 섰다. 우리도 빙글빙글 돌다 길에 차를 댔다. 그나마도 가까운 곳은 다 차서 꽤 뒤쪽에 댔다.

제니 호수는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 내에서도 특별한 곳으로 꼽힌다. 가장 아름답다고 들었다. 캐나다 밴프의 레이크 루이스와 위상이 비슷했다. 별도의 마을, 방문자 센터를 갖고 있었다. 공원 설명에는 아침 9시 이전에 가야 주차할 수 있다고 써 있었다. 늦게 간 '죄'로 우리는 걸어서 15분 거리에 주차를 했다.

나는 원래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간 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두 개의 트레일 지점, '숨겨진 폭포'(Hidden Falls)와 '영감 지점'(Inspiration Point)까지 가려 했다. 이 곳은 케스케이드 계곡(Cascade Canyon) 초입에 있다. 가는 동안 계획을 바꿨다. 윤하는 두 곳만 가면 금세 끝날것 같다며 더 많이 가자고 했다. 우선 갈 때 배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가자고 했다. 이 두 목표 지점은 배를 타고 간 뒤 시작하면 1-2시간이면 끝난다. 배를 안 타면 시작 지점까지 걸어서 2.4마일을 더 가야 했다. 호수를 빙 돌아 가다가 나오는 무스 연못(Moose Pond)도 들르자고 했다. 무스 연못은 제니 호수 둘레를 돌다가 나오는 곳이다. 무스가 많이 나온다 해서 무스 연못이다.

방문자 센터에서 레인저에게 윤하가 짠 코스를 '검증'했다. 레인저는 4-5시간 정도 걸릴 것 같지만 훌륭한 코스라고 했다. 또 무스 연못에서 어제 두 마리의 무스를 봤다며, 지금 무스를 보기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호수를 빙 돌아서 가는 길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좁고 경사가 있었다. 제니 호수가 워낙 유명해서 나는 호수 주변 길에 데크를 깔아 놓았거나 포장을 했을 줄 알았다.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면 비켜줘야 할 정도로 좁았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대편에서 오던 사람이 무스가 있다고 했다. 무스 연못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갔다. 무스가 실제로 있었다. 두 마리였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무스를 처음 봤다. 원래 무스인줄 알고 봤던 것은 엘크였다. 무스는 얼굴이 말 같고, 엘크는 사슴 같다. 엘크는 뿔이 나무 가지처럼 있고, 무스는 뿔이 두툼하고 낮다. 무스는 목이 두껍고 덩치가 커서 더 사나워 보인다. 아내는 얼굴이 하마 처럼 생겼다고 했다.

무스가 물에서 무언가를 먹었다. 얼굴을 물 속에 박고 한참을 있더니, 고개를 올려선 우적우적 씹었다. 암컷은 수컷보다 덩치가 작고 뿔이 없었다. 수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반면 수컷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무스는 만족한 듯 이리저리 다니며 계속 먹었는데, 그 먹는 모습을 사람들은 신기하게 봤다. 우리는 10분 쯤 머무르다가 나왔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드디어 무스를 봤다"고 했다.

제니 레이크 인근 무스 연못에서 실제 무스를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무스를 봐서 무척 신이 났었다.

호수 둘레를 도는 길은 길었다. 무스를 보고도 한 시간 가까이 가서 반대편 선착장 인근까지 갈 수 있었다. 우리는 건너편 호수까지 가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아내는 밥 위에 소고기 김치볶음을 올려 도시락으로 쌌다. 우리는 트레일 길 바로 옆에서 밥을 먹었다. 사람들이 지나가면 다 보였다. 조금 민망했지만, 배가 고파 민망한 것도 모르고 먹었다.

20분 정도 오르니 숨겨진 폭포가 나왔다. 이름 처럼 가까이 갈 때까지 잘 보이지 않았다. 물소리만 거세게 났다. 이 폭포는 수직으로 물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가파른 계곡 처럼 바위에 물이 이리저리 부딪혀 내려오는 형태였다.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아이들이 많았다. 5-6살 안팎아이들은 장난 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정신없는 아이들을 챙기느라 그 부모들도 정신이 없었다. 우리는 잠시 머무른 뒤 영감 지점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은 경사가 있고 험했다. 일부 구간에선 낭떨어지 같은 곳을 올라야 했다. 사람들이 많아 비켜주고, 지나가고 했다. 오르는 데 30분도 안 걸렸다.

갈지자로 길이 나 있어 비슷한 경치를 세 번 정도 봤다. 산에서 본 제니 호수는 아름다웠다. 제니 호수는 물결이 있어서 산의 전경을 반사하지 못했다. 캐나다의 큰 호수들은 대부분 물결이 없어 거울 처럼 산을 반사했다. 제니 호수는 물이 새파했다. 캐나다의 호수들은 에메랄드 색이었다. 제니 호수는 이 탓이 좀 더 '센' 호수 같았다. 캐나다의 호수들이 주변 풍경을 어우러지게 담고 있다면, 제니 호수는 스스로 주장하는 느낌이 났다.

00:00 | 00:07
자막자막
화질 선택 옵션자동

접기/펴기

미국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내 제니 레이크에는 경치 좋고 이름난 곳이 많다. 그 중에서 으뜸은 제니 레이크가 한눈에 보이는 인스퍼레이션 포인트인 것 같다. 인스퍼레이션 포인트로 오르는 길은 까마득하면서 멋졌다.

영감 지점에서 우리는 산을 빙 둘러 내려갔다. 왔던 길로 다시 가기 싫어서 원형 형태로 돌았다. 윤하는 이렇게 가는 게 더좋다고 했다. 가는 길은 숲이었는데, 송충이가 실에 매달린 구간을 지나가야 했다. 아이들은 개미가 크다며 놀라고, 송충이가 붙었다며 놀랐다. 나는 모기가 적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탔다. 4-5시간 트레일을 한 탓에 피곤했다. 왕복으로 배 값을 지불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배를 타고 들어와서 배를 타고 나갔다. 우리는 걸어 들어와서 배를 타고 나갔다. 배는 편도 12달러, 왕복 20달러였다. 탈 땐 매표소가 없어 내릴 때 돈을 냈다.

시간이 오후 4시에 가까웠다. 우리는 체크인을 하기 위해 숙소로 갔다. 콜터 베이 캐빈(Colter Bay Cabins)이 새 숙소였다. 오두막 한 채를 통째로 썼다. 방이 두 개였고, 각 방마다 침대가 두 개씩 놓였다. 캐빈은 오래 됐는 지 시설이 꽤 낡았다. 산 속이라 모기가 많았다. 집에 들어가자 모기가 우리를 반겼다. 들어가자 마자 모기를 잡느라 씨름을 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모기를 보면 질색한다. 물리면 피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데, 그 정도가 심하다.

밥을 간단히 챙겨먹고 나갔다. 시그널 산 정상 길(Signal Mountain Summit Road)에 오랐다. 이 산은 차로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차로 가면서 동물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시윤이가 사슴을 발견하곤 소리쳤다. 하지만 우리는 차를 세우지 않고 그냥 갔다. 사슴을 많이 보기도 했고, 다른 동물을 더 보고 싶었다. 정상에 오르니 차가 우리 밖에 없었다. 정상에선 티턴의 평야가 한눈에 보인다. 아내는 경치보다 모기가 많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 모기는 너무 많아서 수 십마리가 한꺼번에 달라 붙었다. 우리는 서둘러 차로 들어가 내려왔다. 내려 오는 길에 전망대가 하나 더 있어서 잠시 세웠다. 해가 산 뒤로 넘어가 경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사진 몇 장만 찍고 다시 차로 왔는데, 여우가 나타났다. 여우는 딱 봐도 여우였다. 덩치는 진도개보다 조금 작고, 털이 개보다 길게 났다. 얼굴이 세모 모양이어서 독특했다. 여우는 아이들을 보곤 놀랐는지 이리저리 헤매다가 갔다. 한참을 헤맨 덕분에 우리는 여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여우를 너무 잘 봤다면 좋아했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718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669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13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197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8739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32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63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591 2
11569 그랜드 캐년 lodge 선택 조언 부탁드려요 [5] 에몽킴 2022.08.06 229 0
11568 알래스카 이야기 - Alaska Public Use Cabins [12] file snoopydec 2022.08.05 511 3
11567 2022년 : 7/26~ 8/2 잭슨 홀 공항 IN - OUT 옐로우스톤 & 그랜드 티턴 [2] 지아맘 2022.08.04 712 1
11566 라스베가스<->그랜드서클 투어 일정 조언 구합니다. [1] 헤나바나나 2022.08.03 157 0
11565 60대 부모님과 서부 로드트립 [1] Ella 2022.08.03 322 0
11564 로워 앤털로프 캐년 대안 알려주세요 [2] 윤상 2022.08.02 269 0
11563 San Francisco Baybridge 통행료 문의 [3] KKM 2022.08.02 312 0
11562 건강히 잘 다녀왔습니다. ^^ [2] file 셰필드 2022.08.01 274 1
11561 Glacier national park 다녀왔습니다. [8] file sueha 2022.08.01 640 1
11560 LA,vegas,그랜드써클 일정 좀 봐주세요! [7] 도토리묵 2022.07.31 255 0
11559 6월에 다녀온 13박14일 그랜드서클 여행 후기 (1): 라스베가스 ~ 페이지 [3] file 핼쓱이 2022.07.30 472 1
11558 우당탕탕 미국 여행, 짧은 여행기 [2] file 미국소보로 2022.07.28 331 1
11557 10월 일주일 여행지 추천해주세요. [2] Roadtrip 2022.07.28 249 0
11556 미국 서부 Grand Circle Tour 2017 - Part 4 (Arches NP & Canyonlands NP & Utah 12번 국도) [3] file 똥꼬아빠 2022.07.23 461 1
11555 알카트래즈 애뉴얼패스로 예약할 방법은 없나요? [3] 미국초초초 2022.07.20 249 0
11554 산호세에서 엘에이 갈때 101 도로 질문 입니다. [6] greentea 2022.07.19 253 0
11553 그랜드캐년에서 페이지가는 길 비포장도로 가보신 분 계신가요? [2] 뛰빵이 2022.07.18 385 0
11552 (미국 두 달 여행)55.1만마일을 돌아 집으로.. [6] 리멤버 2022.07.18 501 0
11551 (미국 두 달 여행)54.두 달 여행의 의미 리멤버 2022.07.18 360 0
11550 (미국 두 달 여행)53.다르고 같은 미국 사람들 리멤버 2022.07.18 185 0
11549 (미국 두 달 여행)52.덴버- 매력 넘치는 도시 리멤버 2022.07.18 386 0
11548 (미국 두 달 여행)51.로키마운틴<2>-하늘을 머금은 호수 리멤버 2022.07.18 266 0
11547 (미국 두 달 여행)50.로키마운틴-하늘과 맞닿은 길에서 찾은 평온함 리멤버 2022.07.18 237 0
11546 (미국 두 달 여행)49.그랜드티턴<2>맘속에 담긴 풍경 리멤버 2022.07.18 201 0
» (미국 두 달 여행)48.그랜드티턴<1>-이보다 예쁜 곳이 있을까 리멤버 2022.07.18 282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