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일차 : 2015년 8월 23일(일요일)

 

 

 

주일 아침이다. 식탁에 둘러 앉아 송원 주관으로 찬송가도 부르고 경건회를 가졌다. 나와 송원네는 기독교, 미산네는 천주교다. 송원은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에 있는 군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군인교회가 다 그렇겠지만 이곳은 군인이 적어 더 어렵단다. 매년 키르키스탄에 가서 선교활동도 한다. 송원부부는 카메라 앞에만 서면 온갖 포즈를 자연스럽게 잡아 우리가 카렌다 부부라고 이름 지었다.

 

 IMG_0809.jpg


 

이곳에서 2박을 하니 점심용 아이스박스만 싣고 요세미티로 떠난다. 어제 미산이 운전에 투입되었으니 이제는 내 차례인데 송원보고 요세미티까지 더해 달라고 했다. 산길이라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 그동안 3열 골방에만 박혀있어 도로 감각이 없으니 오늘 하루 조수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조수석에 앉아 보니 할 일이 많다. 내비 조작이 서투르다고 핀잔이다.

 

 

지도를 보니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방대한 지역이나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요세미티 밸리라는 좁은 계곡이다. 요세미티 계곡은 입구가 하나인 옆으로 놓인 주머니 같다. 오크허스트에서 출발하면 사우스게이트를 통과하고, 마리포사쪽에서 출발하면 웨스트게이트를 통과하게 되는데 결국은 둘 다 주머니 입구에서 만난다. 주머니 안에는 계곡 사이로 흐르는 개천을 중심으로 옆으로 뉘인 8자 모양의 일방통행 도로가 나있다. 녹색과 빨강색 무료 셔틀버스가 8자 동그라미 하나씩을 맡아서 운행하고 있다.

 

 

공원 입장료를 받는 게이트에 신용카드 선호라고 써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인가 보다. 오죽하면 이 복잡한 곳에서 카드를 내 달라고 했겠는가. 미국 사람들 솔직함이 좋다.

 

 

남문 게이트에서 받은 지도에 나타난 순서대로 글레이셔 포인트를 찍고 터널 뷰를 지나 계곡으로 내려왔다. 이런 곳은 먼저 차로 한 바퀴 휙 돌아보고 개념을 파악한 뒤에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는 것이 순서다. 공원에서 포인트라함은 볼거리가 있는 뷰 포인트를 말한다.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기웃 거린다. 그런데 이거 완전 시장바닥이다. 텐트촌, 랏지, 캠핑카, 자전거 타는 사람, 걷는 사람,... 이 좁은 골짜기에 뭔 볼 것이 있다고 사람들이 이렇게 몰렸다냐. 선전물에는 ‘숨이 멎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는데 미국 사람들 숨은 우리와 다른가? 많은 사람이 몰리니까 또 사람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니 더 좋아 보이는 군집의 법칙이란 것이 있는가? 하긴 나는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영화에서 감동을 받아 본 적이 없다.

 

 

1869년 벌목공에서 자연 운동가로 변신한 존 뮤어(John Muir)라는 사람의 글이 인상적이다. “살아가는 동안 나는 폭포수와 새들과 바람의 노래를 들으려하네. 나는 바위의 말을 전하고 홍수와 폭풍과 그리고 눈사태가 하는 말을 배우고 싶네” 이런 내용인 것 같다. 뮤어라는 사람, 인디언의 영혼을 지닌 것 같다.

 

 

다리도 아픈데 밥이나 먹자고 한다. 공원 내에서 불을 피울 수 있나 했는데 토박이들이 고기를 굽고 있다.

 

 

지도에 피크닉 지역이라고 식탁 표시가 되어 있는 곳에 가면 정말 식탁이 있다. 자주색 식탁보를 깔고 밥과 반찬에 브루스타로 데운 찌개와 상추 같은 야채를 놓고 하얀 플라스틱 접시 앞에 6명이 마주 앉으면 아주 그럴싸하다. 옆에서 햄버거나 뜯고 있는 미국 사람들 식탁과는 격조가 다르다.

 

 

뒤처리도 깔끔하다. 플라스틱 접시에 비닐봉지를 씌워, 먹고 나면 비닐만 뒤집으면 접시는 깨끗하다. 남은 국물도 비닐에 담고 찌개 그릇은 휴지로 닦아 한 비닐에 담아 근처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면 식탁이나 주변에 국물 한 방울도 남지 않고 깨끗하다!

 

 

여행 용품 중에 사소한 것이 큰 역할을 한다. 자주색 식탁보가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등산복 샀더니 그냥 준 것이다. 색상도 화려하여 호텔 침대나 새크라멘토 강가, 어디든 깔면 화려한 식탁으로 변신한다. 다이소에서 산 1,000원짜리 걸림 망도 요긴하단다. 호텔 세면대에서 야채를 씻을 땐 필수란다. 또 호텔에서 제공하는 얼음 받는 플라스틱 통은 훌륭한 야채 통으로 변신한다.

 

이동 : Oakhurst - Yosemite - Oakhurst

숙소 : Eastwood Escape

 

 

가가

벤토코리아

www.bentokorea.com

 

 

 

IMG_0712.jpg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728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675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16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04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8774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35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65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592 2
8943 시애틀-캐나다 로키-벤쿠버-포틀랜드 가족 여행을 계획 중입니다 [2] 말년 2018.02.24 1650 0
8942 콜로라도 유아동반 여행일정 문의 [1] 혀니에게 2018.02.22 1016 0
8941 그랜드서클 3박4일 일정 가능한지 문의드립니다. [3] 팬오션시총10조 2018.02.22 1677 0
8940 서부 원형여행 출발도시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5] 횡단계획 2018.02.22 900 0
8939 허츠 렌트카 선불예약 이용기 [1] 소심의 2018.02.21 4713 0
8938 5월 그랜드서클 일정문의 [1] EH0061 2018.02.21 1002 0
8937 미동부 출발-옐로스톤-캐나다서부-시애틀 일정 문의(2) [5] 윤써니 2018.02.21 966 0
8936 2주 서부 여행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5] 켄켄 2018.02.19 1268 0
8935 덴버-옐로스톤 RV 가족여행 [2] 이뮨심 2018.02.18 1422 0
8934 서부 8박9일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2] 최서울 2018.02.17 1057 0
8933 미동부 출발-옐로스톤-캐나다서부-시애틀 일정 문의드립니다. [6] 윤써니 2018.02.17 1270 0
8932 라스베가스 렌트카 수령 후 1박 2일 그랜드 캐년 관광 [1] HERO 2018.02.16 1565 0
8931 3월 샌프란시스코- 그랜드서클 일정 수정안입니다. 조언부탁드립니다. [7] 여행가자미국 2018.02.16 1660 0
8930 미서부 여행 [5] polar 2018.02.15 2219 0
8929 40일 미국중서부 여행계획 [3] 이자벨라 2018.02.14 2387 0
8928 3월 샌프란시스코-그랜드서클 일정 조언부탁드립니다. [1] 여행가자미국 2018.02.13 1082 0
8927 샌디에고에서 세도나 대중 교통으로 가는 법.. [2] 바람바람 2018.02.12 1528 0
8926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캠핑. 제이슨 2018.02.12 1063 0
8925 6월 그랜드써클 여행경로 문의 [4] 준서맘 2018.02.11 1117 0
8924 서부 mini rv 여행 일정 (재)문의 [4] rome 2018.02.09 1504 0
8923 요세미티 당일여행 문의 [7] 지웅애비 2018.02.09 1429 0
8922 makitjung님의 7-8월 미국횡단여행 계획문의에 대한 답변 [5] file 아이리스 2018.02.08 2543 0
8921 미국 한바퀴 2차 일정입니다. 횡단 및 종단. 드디어 일주일 남았습니다. [6] 웃으면되고 2018.02.08 1418 0
8920 부모님 모시고 13일간의 서부여행 후기입니다 :) [4] 웃으면되고 2018.02.08 4542 0
8919 미국서부 SUV 자동차 여행 [4] Goodmom 2018.02.07 2035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