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집사람과 둘이서 지난 두 주간 미국 라스베가스 및 그랜드서클을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사이트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는데, 너무 친절한 자료가 많아 미리 검토 받고 할 일이 없었네요.

하지만 얻은 곳에 경험을 공유 드리는 것이 옳을 것 같아 간략하게 여행기를 올리려고 합니다.


제 일정의 원래 계획은 다음과 같았고 결국 일부는 못 돌았습니다.

  • 9/7 인천 출발/라스베가스 도착 (대한항공 직항, 리오 호텔 2박)
  • 9/8 여행 준비 및 Ka쇼 관람
  • 9/9 라스베가스-자이언NP-코럴 샌드 듄스 SP-브라이스NP (Ruby's Inn 숙박, 시간되면 카납 시내도 가보려 했지만 못 감)
  • 9/10 브라이스NP-캐피톨리프NP-고블린밸리SP (그린리버 수퍼8 숙박)
  • 9/11 아치스NP-데드호스포인트SP-캐년랜즈NP/Island in the sky (몬티첼로 로드웨이인 숙박, 캐년랜즈NP의 Needles는 못 감)
  • 9/12 내추럴브릿지NM-Muley Point-구즈넥SP-모뉴먼트밸리-포코너스 (코테즈 수퍼8 숙박)
  • 9/13 그레이트샌드듄스NP-타오스-산타페 시내 관광 (산타페 데이즈인 숙박)
  • 9/14 산타페 시내 관광-화이트샌즈NM (소코로 수퍼8 숙박)
  • 9/15 VLA-페트리파이드포레스트NP-미티어크레이터 (플래그스탭 하워드존슨 숙박, 세도나는 일정에서 미리 제외)
  • 9/16 앤털롭캐년(로어캐년)-그랜드캐년NP(노스림) (페이지 레이크파웰리조트 숙박)
  • 9/17 레이크파웰 크루즈-그랜드캐년NP(이스트림-사우스림) (라스베가스 돌아와 만달레이베이 호텔 2박, 호스슈밴드 못 감)
  • 9/18 O쇼 관람
  • 9/19 라스베가스 팔라조 호텔 2박 (호텔 이동 중간에 데스밸리NP를 갔다올까 했지만 포기)
  • 9/21 라스베가스 공항 출발 (9/23 새벽 인천 공항 도착)

*) NP: 국립공원, SP: 주립공원, NM: 국립기념물(National Monument)


보시면 아시겠지만 매우 빡빡하게 돌아다녔고 각 지점에서는 잠시 머무르는데 그쳤습니다.

변명하자면 미국에 자주 갈 것도 아니기에 최대한 많이 보자는 것이었고, 또 저희 부부가 걷기는 참 싫어하기 때문에... ^^;

통계를 내보면 국립공원 8곳, 국립기념물 3곳(글랜캐년 국립휴양지 포함), 나바호족 관리 공원 3곳, 기타 3곳, 도시 3곳(라스베가스 포함)이네요.

렌트카를 반납할 때 체크된 마일리지는 3445 마일 (5512km)입니다.


여행 경로가 길어진 주된 이유는 제가 산타페와 화이트샌즈를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집사람은 포함된 두 공연을 보고 싶어했고 절충해 라스베가스 체류 시간을 확보하면서 최대한 끼워맞추다보니 이와 같이 나왔네요.

편하게 다녔다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꽤 만족한 여행이었습니다.


항공편은 대한항공 라스베가스 직항입니다. 금요일 저녁 8시 경 출발해 라스베가스 현지에 오후 5시 경에 도착했고 라스베가스에서는 밤 11시 출발, 인천에 새벽 4:10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은 모두 미리 예약을 했고 대형 호텔(라스베가스, 루비스 인, 레이크파웰)은 해당 사이트에서, 나머지는 대부분 익스피디아에서 예약을 했습니다.

브라이스캐년의 루비스 인은 예약을 할 수 없어서 빈방 알림 메일을 등록해놓고 근처 팽귀치를 검토하고 있었는데 빈 방이 나더군요. 다른 곳 숙박한 급의 숙소에 비해 약 10만원 정도 비쌌지만 이동 시간도 절약하고 야간 이동을 피할 수 있어 그냥 이 곳에 정했습니다.

레이크파웰리조트는 좀 다른 이유인데요, 페이지 시내의 숙소가 예상보다 비쌌습니다. 그냥 조금 더 주고 좋은 곳에서 자자고 생각하고 정한 곳입니다.

라스베가스는 평일에 좋은 곳에서 자보려고 이틀은 수영장이 좋다는 만달레이 베이를, 이틀은 좀 더 고급인 팔라조를 예약했고 도착후 이틀은 그냥 가격이 무난한 곳을 선택한다고 리오를 예약했는데 문제는 이게 좀 패착입니다 (나중에...).


렌트는 트래블직소를 통해 달러 렌트카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GPS는 이전 미국 출장 때 사놓은 것이 있어서 맵 업데이트도 한 번 해뒀고요.


이제 일정을 차근차근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라스베가스 시내 관광 보다는 주로 자동차로 다닌 경험을 적겠습니다.

사진 정리는 못했고 워낙 잘 찍어 올리신 분이 많아 저는 글로 때우겠으니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9/7-9/8]

라스베가스 도착은 오후 5시 경이었는데 렌트카를 픽업하러 꽤 멀리까지 가네요.

공항 북쪽의 터미널에서 렌트카 셔틀을 타니 공항을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공항 남쪽의 렌트카 센터에 내려줍니다. 라스베가스 공항은 렌트카 업체들이 대부분 이 센터에 모여있고 더 마이너한 곳들도 이 센터에서 셔틀을 갈아타고 가야 합니다.

달러 렌트카가 인기가 있는지 줄이 좀 있어서 접수를 마치고 차를 가지러 가니 7시가 거의 다 되었습니다.

둘이서 다닐 것이라 스탠다드급으로 정했고 혹시 몰라서 로드세이프를 추가했습니다.

보통 미국 출장 때는 기껏해야 한 도시 안에서 돌아다니기에 추가하지 않았는데 이번 일정은 좀 걱정이 되어서요. 

결국 사용할 일이 없었고 그게 도리어 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정 거리가 꽤 되어서 연비가 좋은 차가 뭔지 물어보니 포드 퓨전을 가리킵니다.

퓨전이 여러대 있어서 그 중 누적 마일리지가 적은 파란색 차로 선택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몰고 나와 그때서야 렌트카 서류를 보니 이런, 반납 시간이 예약한 시간을 그대로 해서 오후 5시로 되어있습니다.

제가 라스베가스 공항에서 나오면 바로 렌트카 업체가 있을 줄 알고 비행기 도착 시간으로 예약을 했거든요.

예전에 다른 곳에서는 실제로 빌린 시간에 맞춰, 그것도 자투리 시간을 더해 반납시간을 맞춰 줬었는데 전혀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마지막 날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차를 몰고 나와서 GPS로 리오 호텔로 가 체크인을 했습니다.

들락날락하려면 셀프 주차가 편하기에 셀프 파킹 주차장으로 갔더니 로비가 가장 먼 곳이네요. - -

카지노호텔들의 바닥은 카펫이 깔려있어 캐리어를 끌기 힘듭니다.

체크인을 하는데 조식포함 프로모션이어서 물어봤더니 호텔 내 스타벅스와 다른 테이크아웃 카페 한 곳에서 1인당 9불까지 두 명분 구매하고 룸차지를 하면 빼준다네요.

묻지 않는 한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타겟을 찾아가다가 VONS라는 수퍼마켓이 보여 물을 사고 여행 준비를 좀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VONS는 미국 서부에 많이 있는 Safeway와 같은 계열입니다. Safeway 카드가 있으면 쓸 수 있습니다. (전에 시애틀 출장 때 만들어둔 것이 있어서...)


이날 밤 바보짓을 하나 저지릅니다.

GPS를 보이지 않게 하라는 것은 미국 어디서나 듣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전에 다니면서 좀 편하게 다녀서 그냥 선을 뽑아 차의 콘솔 박스에 넣어두었습니다. 방심했던 거죠.

다음 날 깨끗하게 없어졌네요. 트렁크에 실어두었던 500ml 물 35개 팩도 같이 없어졌습니다. 무거워서 올려가지 않았던 것을...

물 한 팩에 수퍼에서 3.5불입니다. 돈이 아깝다기 보다도 사러 가기가 더 귀찮습니다. 사놓은 후에 또 없어질 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GPS는 필요합니다. 지도로 대신할까 하고 반즈앤노블을 가봤지만 숙소를 찾을 수 있는 급의 지도책은 네바다 외엔 없네요.

타겟에 가서 99불 프로모션을하는 GPS를 다시 구입했습니다. 같은 브랜드에서 크기가 5인치에서 4인치로 줄어들었고 돈만 100여불 더 나갔습니다 (세금 추가).

GPS는 확실히 잘 샀다고 생각합니다. 일정에 야간 운전을 각오한 날이 몇몇 있는데 이 때는 지도만으론 찾기 힘들거든요.

GPS로도 찾지 못했던 숙소가 하나 있긴 했습니다만...

호텔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호텔에 클레임 메일은 보냈고, 유감이며 담에 않좋은 기억을 만회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례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여행자 보험을 처리하기 위해 도난신고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요.

리오 호텔이 좀 외곽에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던 호텔 셀프 파킹 주차장은 절대 믿지 마시고 중요한 모든 물품을 꼭 챙겨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9/9]

자이언NP에 점심 경 도착을 해서 애뉴얼 패스를 끊은 후 셔틀버스를 타고 끝까지 올라갔습니다. 

Temple Of Sinawava에서 트레일을 따라 좀 걸어가는데 날씨가 너무 덥네요. 또한 아직까지 주변이 그리 감동적이진 않습니다. 가다가 돌아왔습니다.

끝에서 물길로 들어간다고 읽었는데 물길을 갈 계획은 없었거든요. 산길도 마찬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짧게 Weeping Rock을 갔다 왔습니다. 특이하긴 하지만 아직 미국 서부에 감동하진 못한 상황입니다.

셔틀을 내려 차로 UT-9 도로를 넘어가는데 도리어 이곳이 신기합니다. 꼬불꼬불한 길에 조명도 없다가 중간에 하늘을 볼 수 있는 구멍이 뚫린 터널에... 이 창문을 안에서 찍으려 했는데 계속 실패했습니다.


코럴핑크샌드듄스SP가 브라이스캐년NP 가는 길과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Subway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Subway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것과는 다르게 주유소 옆에 붙어 많이 있었습니다.

샐러드를 시키면 되니까 서남부의 타코 식당들과 함께 여행 중간중간 야채를 먹기에 좋습니다.


코럴핑크샌드듄스SP는 찾기가 어렵진 않은데 US-89 도로에서 꽤 깊이 들어가네요.

입구도 조그마하고 들어가서 잠깐 사진 찍고 모래를 밟아보고 나오면 됩니다.

더 들어갈 수 있게 저 너머에 경계선을 쳐놨지만 한 곳에 할당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고 또 나중에 사막은 두곳을 더 갈 예정입니다.

금년 여름에 바닷가도 가지 못하고 처음 밟아본 모래사장입니다.


브라이스캐년NP로 가는데 레드캐년이 펼쳐지지만 아직은 감동이 약합니다.

공원 도착 시간이 일몰시간인 7시 반에 얼마 남질 않아서 숙소 체크인을 하지 않고 바로 공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자이언NP는 더웠는데 이곳은 이미 춥습니다. 고도도 높고요.

해는 낮은 곳부터 지기 때문에 아래 Sunset Point부터 구경을 시작해 Bryce Point, Paria Point까지 가니까 해가 집니다. (더 아래의 Sunrise Point는 Sunrise라서 제외)

여기서 집사람의 '우와'를 처음 얻어냈습니다. ^^

저도 사진으로만 보고 기대해왔다가 실제로 보면서 잘 왔다는 실감을 했고요.

루비인에서 묶고 다음 날 오전에는 꺼꾸로 가장 먼 Rainbow Point에서부터 설렁설렁 보면서 내려왔습니다.

트레일을 할까 했지만 내려가서 다시 올라오는 엄두가 안 나네요.

다른 뷰포인트들은 생략해도 내추럴브릿지는 꼭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루비인은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그냥 무난한 숙소입니다.

세탁실도 기계가 여러대 있어서 편했고 글로서리 물가도 예상 외로 비싸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식 뷔페는 유료로 먹기에는 좀 아쉽더군요. 레지던스 급 숙소들의 무료 조식과 비슷합니다 (Hyatt Place나 Mariott Residence Inn 등).

문제는 여기가 다른 식당에 가려면 힘든 곳이라...


[9/10]

오전은 위에 적은 대로 브라이스캐년NP를 보고 기대하던 UT-12 시닉 하이웨이를 달립니다.

이 길이 왜 통채로 국립공원이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색이 층 지고 번진 돌산과 황량한 벌판, 위가 평평한 테이블 마운틴들이 눈이 닿는 곳까지 펼쳐지다가 푸른 숲에 길 양쪽이 절벽인 곳까지...

토레이 도착 전에 녹색 산들이 나오니 도리어 한국 산과 비슷해지면서 식상해지네요.


점심은 토레이의 끄트머리에 있는 Cafe Diablo에서 먹었습니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곳인데 친절하고 샐러드가 맛있었습니다.

토레이는 그리 크지 않은 동네입니다.

이런 규모의 도로변 마을들은 아차 하는 순간 지나갈 위험이 있습니다.

도로 속도 안내판을 잘 보면 되는데요, 마을 중심으로 갈 수록 제한속도가 낮아지다가 어느 순간 다시 올라갑니다.

그러면 마을을 벗어날 때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만약 조금 더 싼 주유소를 찾는 중이라면 U턴을 하셔야 할 시점이지요. (주유소는 가격 생각하지 마시고 보이는 순간 넣으세요. 나중에 두어번 고생했습니다.)


캐피톨리프NP는 갔던 것이 후회될 정도입니다.

식당에서도 차로 가려면 별로 볼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지나가는 길이라 일단 Capitol Gorge까지 가봤습니다만, 주변 산 중 무엇이 Capitol Gorge인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곳이 미국 국립공원 사이트의 안내에 보면 가볼만한 곳을 안내하는 pdf가 많은 국립공원 중의 하나입니다.

모두 차를 주차한 후 몇 마일 걸어가야 하는 곳이니 저희는 제외...


비지터 센터에서 캐서드럴 밸리의 템플 오브 선 앤 문을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일단 차가 무엇인지를 물어봅니다.

가보면 진짜 예쁜데 가는 길이 얼마 전 물에 휩쓸려서 4WD로도 가기 위험하다고 하네요. 포기하고 고블린밸리SP로 떠났습니다.


고블린밸리SP는 그린리버 가기 조금 전에 UT-24에서 왼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들어가는데 시간이 꽤 걸리긴 하지만 흙기둥 사이사이를 걸어다닐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직 훼손이 심각하진 않은지 흙기둥 사이에 올라서고 지나다니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네요.

이곳에 들어갔다 나오는데 GPS가 자꾸 길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길이 수십미터 정도 GPS 정보가 잘못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린리버 수퍼8은 오래되지 않았는지 숙소는 깔끔했고 GPS에 주소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 급의 숙소들에 대한 오해를 일으켰고, 이 오해는 다음 날 묶는 몬티첼로 로드웨이인에서 산산이 깨어집니다.


[9/11]

이번 여수퍼8이나 데이즈인, 로드웨이인, 하워드존슨 등 저가 숙소에 돌아가면서 묵었습니다.

이 곳들이 모두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시리얼과 식빵, 주스와 커피가 거의 전부입니다. 요거트나 와플, 과일은 경우에 따라 달랐고요. 

좀 한산한 곳이면 토스트라도 할 수 있는데 운이 없게 식사하는 분이 많은 때는 토스터도 쉽게 쓰기 힘듭니다.

즉석 미소국을 몇개 준비해 갔는데 실제로 챙겨먹은 횟수는 몇 번 안됩니다. 식당이 붐벼서 그렇게 느긋하게 먹게 되지 않더군요.

어쨌던 숙소에서 거의 탄수화물만으로 아침을 먹고 아치스NP로 출발했습니다.


아치스NP는 입구에서부터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차가 절벽을 타고 올라가니 잃어버린 세계처럼 벌판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우리 부부가 처음 제대로 트레일을 했고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델리케이트 아치를 뷰포인트에서 볼 때는 그저 그랬습니다.

한 번 올라가보자고 출발했을 때 날씨가 흐리더니 올라가면서 비가 조금씩 내립니다.

날씨가 안 도와주네... 더운 것보단 낫지...하면서 한참을 올라갔습니다.

아치가 보이는 곳까지 가니 또 '우와~'입니다.

어떻게 그런 곳에 그런 아치가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잠시 광풍이 불고 비가 몰아치더니 사진 찍으라고 햇빛이 납니다.


여기서 오레건에서 오신 아주머니, 시애틀에서 오신 교민 가족분들을 만나 저희 사진도 찍어주시고 참 고마왔습니다.

이 사이트에 계신 분들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델리케이트 아치의 감동에 힘입어 랜드스케이프 아치까지 갔지만 이곳은 실망... 산에 가려서 얼핏 보면 아치의 윤곽을 찾기도 힘드네요.


아치스NP에서 벗어나 캐년랜즈NP로 가는 길에 짧게 데드호스포인트SP에 들렀습니다.

역시 장관입니다만, 한 곳에서 내려다보고 사진 몇 장 찍고 캐년랜즈NP로 출발했습니다.


캐년랜즈NP는 메사아치부터 시작합니다.

계속 날씨는 안 좋지만 메사아치는 잠깐 걸어야 합니다.

아치 앞까지 갔는데 여기엔 나이 지긋하신 한국 단체 출사객들이 계셨습니다.

저희가 도착해서 한 10여분 지켜보는 동안 단체 사진을 찍으시곤 각자 자리를 잡고 사진을 또 찍으시는데 여러명이 아치 앞을 거의 점령을 하시네요.

모두 DSLR에 삼각대까지 지참하신 분들입니다.

옆에 비켜 있던 외국 관광객들도 그냥 사이사이에 들어가 서로 찍고 찍어주고 결국 저희도 그냥 비집고 들어가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팀에서 두어분이 계속 내려가자고 하시는데도 돌아가면서 자리를 고수하시고 한두분은 끝까지 남아서 결국 다른 사람들은 깨끗한 아치 사진을 찍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사진 포인트에서 보면 양보하고 피해주고 하면서 서로 배려를 해줍니다.

죄송하지만 이런 분들은 어디서도 만나고 싶지 않더군요.

어쨌던 메사아치는 그리 특이하지 않았지만 그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멋졌습니다.


그 외에 Grand View Point Overlook과 Green River Overlook은 날씨가 좋지 않음에도 웅장했고, Upheaval Dome은 차로 가는 곳까지만 가서는 볼 수 있는게 없어 다시 돌아 나왔습니다. 이미 오전에 아치스NP에서 다리 힘이 빠져버렸거든요.


이미 해가 지려고 하고 있어서 모압에서 장을 보고 Needles는 포기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모압의 City Market에 가서 이것저것 사고 멤버십카드 할인을 물어보니까 그냥 쉽게 카드를 만들어주네요. 주소도, 연락처도 필요 없고 이름과 이메일만 적었습니다.

이 멤버십 카드는 나중에 코테즈에 가서도 썼는데, 모인 포인트를 쓸 기회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던 할인가에 계산을 해주니까요.


장을 보고 나오니 해가 완전히 졌습니다.

한시간을 달려서 몬티첼로에 가야 합니다.

편도1차선 길을 밤에, 비오는 날씨에 달려서 가려 하니까 운전이 쉽지가 않습니다.

사실 이 날은 해지기 전에 몬티첼로에 간 후 시간을 봐서 Needles를 갈까 한 계획이었는데 아치스 트레일을 했고 캐년랜즈 island in the sky에서도 시간을 꽤 써버렸네요.

제한속도 65마일인 길을 55마일로 조심조심 달려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숙소에 체크인하는데 직원이 사슴은 안 나왔는지 물어보네요. 로드킬이 빈번한 곳인가 봅니다.

이 로드웨이인은 낡고 냄새나는 방이라 그린리버의 괜찮은 경험과 1:1 점수를 기록합니다.


[9/12]

로드웨이인에서 내추럴브릿지NM으로 갑니다.

이 곳은 그리 크지 않아서 일방통행의 길을 돌면서 3개의 내추럴 브릿지를 구경하면 됩니다.

첫 두개는 뷰포인트에서 보고 가장 낫다는 세번째 것은 절반쯤 내려가 브릿지 중간에 하늘이 보이는 위치까지 가서 사진을 찍고 돌아왔습니다.

아치스와 메사아치를 보고 세번째 보는 아치니까 감흥이 좀 떨어지네요.


뮬리포인트로 가는데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폭우가 쏟아집니다.

뮬리포인트 입구는 Mokee Dugway 내려가는 바로 직전에 있는데 달리는 중간에도 흙길이 비에 파여갑니다.

처음엔 천천히 조심조심 가다가 빨리 갔다오려는 마음에 점차 속도를 내었습니다.

뮬리포인트에 도착하니 비바람이 최고조에 달하네요.

잠시 내려서 비를 맞으며 내려다보는데 이건 밖에서 오래 버티질 못할 날씨입니다.

포기하고 차를 돌려 나오는데 흙길은 들어올 때보다 더 패이고 물길이 생겼습니다.

어찌어찌 다 나와서 Mokee Dugway를 내려가려니까 비가 그치네요.

시간이 문제인지 그 얼마 안되는 거리의 날씨가 서로 다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진으로는 암담해 보였는데 비포장인게 문제였지 내려가면서 크게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러 구경하러 찾아온 분이 대부분인지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더군요.


구즈넥SP도 구경하고 멀리나마 멕시칸햇 바위도 구경하면서 모뉴먼트 밸리로 달렸습니다.

가는 방향이 딱 포레스트 검프에서 달리기를 멈추는 쪽 방향입니다.

이 즈음에 가서는 날씨도 개고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밝고 흙은 붉습니다.

뷰트라고 하는 기둥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뻗어 있습니다.

더 뷰 호텔에 레스토랑이 있길래 거기서 점심을 먹으려고 갔더니 저녁 준비 때문에 전망 유리가 있는 곳은 닫았다네요.

약간 쳐진 곳의 테이블들에서 샌드위치와 샐러드바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샌드위치는 좀 별로였는데 따듯한 스프도 있고 샐러드가 괜찮더군요. 

창 밖에 전망대가 하나 더 있어 가릴 뿐이지 전망도 나쁘지 않습니다.

점심을 든든이 먹고 전망대에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은 다음에 우리 차로 비포장도로를 조금 들어갔다 왔습니다. 맛만 보고 돌아나오는 부부입니다.

모뉴먼트 밸리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니까 더 멋있게 나오네요. 날씨가 화창해서 채도가 더 높게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옆에 붙은 얄팍한 기둥을 손가락이라 보고 left/right mitten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좀 억지스럽긴 합니다.


이제 4개 주 귀퉁이가 만나는 4 corners monument를 들러 숙소에 가면 됩니다.

이곳에서는 한 가족이 아이들을 데리고 온갖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하더군요.

그런데 뒤에서 기다리는 팀이 생기면 찍던 컷까지만 찍은 후 잠시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고 반복을 합니다.

메사아치에서 본 팀과 대조가 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한국분들에 대해 무작정 못마땅해하는 것은 아니고요, 델리케이트 아치에서 만난 분들은 참 친절하시고 완전히 다른 분들이셨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지요.


코테즈에서 yelp에서 찾은 중식당(Ocean Pearl)에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가숙소는 거의 모두 wifi가 잘 되어 있으니 식당이 애매하면 yelp.com을 이용해 먹을 곳을 찾아보세요.

미국 중국집에서는 요리를 시키면 부슬부슬한 것이긴 하지만 흰 밥을 같이 주더군요.

볶음밥을 꼭 시킬 필요는 없었지만 해물 볶음류의 요리도 깔끔했고 볶음밥도 맛있었습니다.


[9/13]

오늘은 좀 재미 없는 날입니다.

산타페에 가기 위해 일부러 그레이트샌드듄스NP를 끼워넣었습니다.

가는 길에 있길래 타오스도 넣었고요.

달리는 길도 한국의 산길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중간에 듀랑고라는 곳이 좀 큰지 월마트와 홈디포가 모두 있더군요.


이번에 미국에서 마을 크기를 가늠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월마트나 홈디포가 있으면 꽤 큰 마을입니다.

시티마켓 등 대형 글로서리가 있으면 나름 큰 마을입니다.

이보다 작은 가장 작은 규모의 마을은 주유소에서 마트를 겸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이 기준이 중간에 화장실을 가는 방법을 결정합니다.

대형 마트나 대형 글로서리가 있으면 화장실이 잘 되어 있고 쓰는데 부담이 없는데 주유소의 마트는 시골일수록 고객 한정 팻말이 걸려있네요.

중간중간 주전부리를 할 간식이 필요하시면 미리 너무 많이 사두시지 마시고 주유소에서 사면서 화장실도 쓰세요.

기름은 매일 아침에 채워야 하기 때문에 주유를 하는 시점과 주유소 화장실을 사용하는 시점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도 그냥 화장실 사용료니 하면서 2~3불짜리 군것질거리 하나 사서 나오면 맘이 편합니다.


그레이트샌드듄스NP는 전혀 관광지같이 생기지 않은 도시 알라모사에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면 엄청난 크기의 모래언덕에 압도됩니다.

평소에는 들어가는 길에 얕은 개울이 있다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물이 말랐는지 모두 모래네요.

꼭대기까지 가 건너편을 확인해보고도 싶었지만 역시나 안갔습니다. ^^;

그 뒤의 산은 만년설이 덮여 있습니다.

만년설이 덮인 산 아래의 모래 사막(언덕)... 사진으로 찍으면 멋있게 나올 것 같지만 한 화면에 넣으면 모래 언덕과 만년설이 모두 자그마하게 나오네요.


타오스는 스킵. 산타페에 도착한 순간 타오스의 기억은 모두 지워졌고 또 맥도날드에서 어눌한 점원이 좋지않은 기억을 줘서...


산타페의 아도비 양식의 집들과 로레토 성당의 계단, 오키프 미술관을 보기 위해 이 먼 길을 더했습니다.

저녁에 도착하니 문을 닫지 않는 아도비 양식의 건물들을 제외하면 이미 관광지는 모두 닫은 시간입니다.

이곳도 인디언과 멕시칸 문화가 섞인 곳이라 뉴 멕시칸이라 분류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고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실망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맛이 있었다고 하기도 좀 그렇네요. 핫소스가 엄청 핫했거든요.


이곳의 숙소 데이즈인은 실망, 하지만 잠만 자고 일어나 나오자니 비싼 숙소를 잡기도 좀 억울하네요.


[9/14]

산타페의 로레토 성당은 한국어로 된 안내문을 줍니다. 한국어로 된 안내문은 화이트샌즈에서도 받았으니 뉴멕시코가 유난히 다국어 지원이 잘 되는 주인가요?

바실리카 성당(아시시의 성 프란시스의 바실리카 성당)을 거쳐 구 총독 궁전 앞의 인디언 장신구 노점을 거쳐 오키프 미술관을 거쳐 시내 구경을 마감하고 화랑이 밀집해 있다는 캐년로드로 갔습니다.

캐년로드의 일방통행길 끄트머리에 public parking이 있고 1시간에 1불 정도 합니다. (시간 당 0.9불인데 거스름돈이 없었던 기억이...)

산타페는 미국에서 화랑이 두번째로 많다고 하고 가장 많은 화랑이 모여있는 곳이 이 곳 캐년로드입니다.

미술을 잘 모르니 간단하게 오르내리면서 화랑 외관 구경을 하고 산책을 했습니다.


이제 화이트샌즈NM으로 5시간짜리 드라이브를 떠날 시간입니다. 화이트샌즈에서 석양을 보고 밤길을 달려 소코로까지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산타페를 떠나면서 기름을 채우는 것을 잊었습니다.

보통 아침에 숙소를 떠나면서 채웠는데 오전을 시내관광을 하다 보니 그냥 출발해 버린 거죠.

가다가 주유소가 있는 마을을 갔더니 마을이 모두 비었고 주유소 세 곳이 sale 표시만 걸고 폐허가 되어 있습니다.

저 말고도 차 두어대가 주유기 앞에서 황망해하고 있네요.

계기판에 주행가능거리가 약 20마일 남은 상황에서 겨우 주유소를 만나 기름을 넣었습니다.

이럴 때 GPS가 유용하기도 하고 믿을 수 없기도 합니다. 빈 주유소나 겨우겨우 넣은 주유소나 GPS의 가까운 Gas Station 메뉴를 통해서 찾은 거니까요.

이렇게 한 번 마음을 졸이고 나서 화이트샌즈NM에 들어갔습니다.

햇빛은 환한데 모래는 시원합니다. 봐도봐도 하얀 모래 언덕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비지터센터에서 14불인가에 모래 썰매를 탈 수 있는 큼직한 플라스틱 원반을 파는데 다시 가져가면 5불인가에 되사줍니다. (가격은 기억이... - -a)

문제는 도착 시점에 비지터센터가 문닫기 얼마 전이었다는 것. 우리는 소코로로 떠날테니 사서 놀고 되팔 수가 없는 거죠.

집사람이 꼭 썰매를 타보고 싶다고 하다가 서울로 들고 가자니까 그건 못하겠다고 포기를 했습니다.


화이트샌즈는 사진 찍기가 참 힘듭니다.

얼굴에 밝기를 맞추면 모래가 모두 하얗게 나오고 모래에 밝기를 맞추면 얼굴이 모두 꺼매집니다.

그래도 힘들게 간 곳인데 모래에 맞춰야겠죠?


이제 슬슬 해가 집니다.

오늘은 원래 야간 운전을 각오한 날이라 라스크루세스를 거쳐 인터스테이트고속도로를 탑니다.

인터스테이트는 중앙분리대도 있고 차도 좀 많아서 밤에 가기 편하고, 전에도 야간에 운전을 해 본 적이 있거든요.

시간은 바쁜데 중간에 검문을 하네요. 여권 확인을 합니다. 블로그들에서 보던, 불법입국자 확인인가 봅니다.

비자나 스탬프를 물어보더니 ESTA라고 얘기하니까 스탬프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보내줍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파이팅' 하고 보내주네요. 한국 근무를 했던 사람일까요?


숙소인 소코로의 수퍼8는 갔던 곳 중 최악이었고 집사람이 내일 숙소도 이 수준이면 선불금 포기하고 잘 곳을 찾겠다는 선포를 했습니다.

참고로 작은 유리병(Jar)에 든 초를 가져가 냄새가 심한 경우 피웠는데 약한 수준의 냄새는 잡을 수 있었습니다만 이 곳은 불가능했네요.


[9/15]

자고 일어나서도 머리가 아픕니다.

아침 식사도 포기하고 나와서 데니스에 가서 먹었습니다. 이런, 비용 절약이 되질 않았네요.

오늘은 뉴멕시코로 왔던 길을 돌아가는 날입니다.

소코로를 벗어나는데 GPS는 여기서 일방통행길을 역으로 보내지 않나 막힌 길로 가라고 하지 않나... 참 애를 먹였습니다.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지도도 시골에서는 부정확해집니다.


VLA는 Very Large Array라고 해서 세갈래로 전파망원경을 배치한 곳입니다.

영화 컨택트에서 조디포스터가 일하는 곳으로 나와 유명해졌다고 하죠.

그냥 US-60을 타고 가다 보면 나오는데, 비지터센터에 기념품샵이 있다고 해서 가려고 했지만 그만 지나쳐 버렸습니다.

과학 기지를 일부러 돌아가 방문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통과.


다음 행선지는 패트리파이드포레스트NP입니다.

이 곳은 우리가 여행 방향을 잘못 잡았음을 뼈져리게 느끼게 해준 곳입니다.

처음에 여기를 왔으면 감동하고 갔을지 모르는데 유타와 뉴멕시코를 지나온 다음에는 Painted Desert도 그냥 그렇네요.

대충 지나쳐서 홀브룩에서 인디언 텐트 모텔(Wigwam Motel & Curios)을 구경하고 계속 달렸습니다.


미티어크레이터(Meteor Crater)는 국립이나 주립공원이 아닙니다. 때문에 애뉴얼패스를 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이나 우주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 번 볼 만한 곳입니다.

입구에서 표 끊는 할아버지가 어떻게 알고 찾아왔냐고 묻네요. 아시아에서는 잘 안 오나 봅니다.

그냥 유명해서 알고 왔다고 했죠. 사실 옛날에 만화책에서 봤습니다. ㅎㅎ


플래그스탭에 도착해 하워드존슨에 체크인하니까 여기는 방이 괜찮습니다. 집사람이 그냥 있자고 합니다.

저녁을 히스토릭 다운타운에 가서 yelp 랭킹에 오른 집들로 가니까 모두 예약이 되어 있어야 하고 대기줄이 10여명씩 있습니다.

적당히 사람 많고 좋아보이는 식당에 가서 먹었습니다. 관광 없이 숙박 계획만 잡고 들른 곳 치고는 참 좋더군요.


[9/16]

오전에 앤털롭 캐년을 가야 해서 일찍 나와 달렸습니다. 가는 길이 멋있다고 읽었는데 역시 유타를 보기 전에 봐야 했습니다.

지나온 길들의 미니어쳐가 모두 펼쳐져 있더군요.


겨우겨우 시간을 맞춰 투어사에 갔더니 예약 없이는 못 본다고 합니다. 포토그래퍼 투어만 자리가 있네요.

사실 제가 잡았지만 무모한 일정이라 시간을 맞출 자신이 좀 없어서 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하다가 실수한 거죠.

하지만 로어캐년은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입장이 가능하단 걸 알고 있었기에 바로 로어 캐년으로 출발, 11시 경 11:30의 투어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계곡이 생기는지 진짜 신기하네요. 사진이 촬영모드에 따라 색감이 바뀌는데 뭐가 현실이고 뭐가 사진기의 조작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피크타임의 낮이긴 하지만 로어캐년은 좀 깊어서 그런지 빛이 들어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걸어가면서 점점 깊어져서 중간 이후에는 회색빛 벽도 좀 보고요.

깊고 서늘한 계곡을 걷다가 끝에서 


점심은 역시 yelp에서 찾은 텍사스식 바비큐 집입니다.

가는 길에 더 깨끗해보이는 바비큐 집이 있었는데 여긴 좀 허름하네요. 하지만 맛있습니다. (DC's Backyard BBQ)

다음 날 깨끗해보이는 집에 갔었는데 바비큐 소스가 영 아닙니다. 역시 yelp를 믿는 것이 낫네요.

참고로 BBQ는 립보다는 Brisket에 소스를 듬뿍 찍어먹는 쪽이 맛있습니다 (순전히 개인 취향...).


오후에 그랜드캐년NP 노스림을 가서 Bright Angel Point의 아찔함을 보고 Point Imperial의 경치를 찍고 돌아왔습니다.

Cape Royal 쪽을 포기했는데도 Page 가는 길에 완전히 어두워지네요.


숙소인 레이크파월리조트는 글랜캐년 내셔널 레크리에이션 에어리어 안에 있는 곳이라 들어가는데 요금을 내라고 하더군요. 애뉴얼패스로 통과.

역시나 GPS는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안내한 길이 Day Only네요 (낮에만 통행).

이 숙소가 찾는데 속을 썪였습니다. GPS도, Google Map도 제대로 찾지를 못합니다. 인터넷은 잡혀서 Google Map은 되는데 숙소는 보이지 않고, 애꿎은 캠핑장만 두어바퀴 돌았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거니까 구글맵에 나온 위치와는 다르게 호수 쪽으로 돌아야 있네요.

안내대로 Wahweap 안내판을 따라 호수 쪽으로 가니까 (그간 묶은 super8 등에 비해) 엄청나게 큰 리조트가 나옵니다.

이걸 못 찾고 한시간을 어둠 속에서 헤멨네요.

나중에 보니까 이 리조트 페이스북에 정확한 지도가 있습니다. 레이크파월 마리나 홈페이지에는 없고요...


[9/17]

숙소는 쾌적했고 조식도 따로 돈을 내고 먹은 부페이긴 했지만 맘에 들었습니다.

물론 아침부페에 많은 메뉴를 바라면 안되죠. 하지만 하나하나 깔끔하고 오믈렛도 주문하면 만들어주는...

무엇보다도 식당에서 호수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레이크파웰의 Canyon Adventure라는 두시간 반짜리 보트 투어를 했습니다.

시원하고 좋은데 두시간 반은 약간 지겹네요. 한시간 반짜리 Antelope Canyon 크루즈나 아예 작정하고 Rainbow Bridge 크루즈를 하시는 것이 낫겠습니다.

(Rainbow Bridge는 알려진 바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내추럴 브릿지라고 하네요. 웹페이지 옮김.)


점심을 위에 얘기한 떨어지는 BBQ 식당에서 먹고 그랜드캐년NP 이스트-사우스림으로 출발했습니다.

여길 거쳐서 밤운전으로 라스베가스에 돌아가야 합니다.

이스트림은 뷰포인트가 몇개 없고 사우스림은 마더포인트에서 걸어가다보면 끝이 없습니다.

약간 가다 허밋레스트까지 가보자 하고 차로 이동해 허밋레스트를 가는 레드라인 셔틀을 탔습니다.

이미 해가 질 시간이네요. 올라가면서 호피포인트, 모하비 포인트가 선셋이 제일 좋다고 안내를 하더니 허밋레스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다시 안내를 합니다.

이미 6시가 지나 다 닫았다네요.

허밋레스트까지 가서 사진 몇 장 찍고 같은 버스에 다시 올라탔습니다.

다음 버스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허밋 다음의 피마포인트에서 다시 내려 선셋 사진을 찍는데 잘 안 찍히네요. 역시 실력이...


그랜드캐년은 뭐랄까... 그냥 '그랜드'합니다.

예쁘지도 않고 특이하지도 않고... 그 크기로 압도를 합니다.

브라이스나 자이언처럼 이런저런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랜드캐년이라고 붙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뭐 하긴 캐년랜즈나... MS의 윈도나 워드나...)


다음 버스 타고 바로 내려오는데 트랜스퍼하는 종점까지 오니까 이미 어둡습니다.

차로 돌아가 밤길에 공원을 벗어나는데 노루(Elk)가 숙소들 주변을 왔다갔다 합니다.

이거 자칫하면 로드킬이네 하면서 속도를 줄이는데 이것들이 차에 익숙한지 알아서들 차 앞에는 안 들어오네요. 10마일 근처로 조심조심 벗어났습니다.

그 후에는 길은 어둡지만 차가 많아 앞 차만 따라가면 됩니다.


후버댐을 지나 라스베가스 초입을 언덕을 지나는 순간이 마지막 장관이네요.

지금까지 지나온 조그마한 마을들의 전구 수준의 야경이 샹들리에가 됩니다.


[마감]

라스베가스는 좀 뺐습니다. 그래도 기네요.

요약하면 라스베가스는 호텔은 좋았고 주변은 나빴으며 자동차 여행 동안은 호텔은 나빴고 주변은 좋았습니다.

라스베가스 시내 관광은 이제 서울에서 살던 사람에게 충격을 주긴 힘든 것 같고, 무엇보다 호텔은 싸지만 리조트피 등 히든 코스트가 좀 많이 드네요.


2주나 여행을 간 것이 지금 회사의 5년 근속 휴가와 연차를 합친 것이고 집사람의 이직을 이용해 맞춘 것이라 제가 언제 또 이렇게 장기 여행을 갈 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이트에 언제 또 열심히 들어오게 될 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이렇게 고마운 사이트를 열심히 지키고 관리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사족]

1. GPS로 주를 건너다니면 Point of Interest로 잘 못 찾습니다.

이럴 때는 먼저 검색 대상의 소속 주를 먼저 세팅한 후 도시까지는 세팅해야 검색이 됩니다.

힘들면 아예 Map 기반 지정을 하세요. 몇시간 운전하실 거면 도착 도시 근처를 대충 선택해 가시다가 같은 주나 카운티에 들어가신 다음에 다시 검색을 하시면 됩니다.


2. 이건 창피해 적을까 말까 했는데... 라스베가스의 리비에라호텔과 ROSS 매장 사이에 사유지 함정 주차장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주차장이라 옆의 식당이나 ROSS 주차장인줄 알고 댔는데 ROSS에서 나왔더니 차가 없네요.

표지판을 찾아보면 어딘가에 작게 TOW AREA라고 되어 있습니다.

전화해서 택시타고 찾아가서($50) 벌금내고($305, 현찰)  밤에 맘 졸이고 기분 상하고 시간 날리고 출발 전날에 고생을 했습니다. TOW GUYS라고 악명 높은 곳이더군요.

꼭 호텔 주차장이나 매장 주차장을 확인하고 차를 대세요.



*) 사진은 저희 집 냉장고에 안착한 각종 마그넷들로 대신하겠습니다. :-)

**)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볼거리를 간단히 정리해간 문서도 겸사겸사 공유합니다. 원본은 Visio라 PDF로... (첨부)

Magnets_LasVegasAndGrandCircle.JPG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742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678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18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11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8796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36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66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594 2
7193 70 넘으신 부모님과 횡단하려고 합니다. [13] MOMO 2016.06.17 2428 0
7192 라스베가스~.로스앤젤레스. ~캐년일정 봐 주세요 [4] 혀니 2016.06.17 2665 0
7191 혼자 여행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4] ihyoo 2016.06.16 2813 0
7190 44일간 서부여행기 - 스팟 6/15 [4] LEEHO 2016.06.16 3335 1
7189 [질문] 센프란시스코에서 필요물품 구매는 어디서? [14] 태구리 2016.06.16 2907 0
7188 옐로우스톤(Yellowstone) 국립공원 텐트 캠핑장 추천해 주세요. [4] 폴리 2016.06.16 4032 0
7187 라스베가스-1번국도-샌프란시스코 6박 7일의 미국 서부 여행 일정 문의 [4] 배고파요 2016.06.16 3404 0
7186 서부여행 일정짜기 문의 (11박12일) [3] 노스캐롤라이나 2016.06.16 2679 0
7185 나이아가라폭포(Niagara Falls) 여행 팁, 호텔 정하기 [8] file liar 2016.06.15 6726 1
7184 7월말~8월초 샌프란시스코 주변 여행 일정 조언 부탁합니다 [4] oriole 2016.06.15 2397 0
7183 22) Lees Ferry, Horseshoe bend - 뒤늦게 쓰는 서부 여행기 (알라바마에서 LA까지) [2] file 겨미아빠 2016.06.14 4115 1
7182 [숙소후기] Mexican Hat 근처 Valley of the gods B&B [7] file 랄라라랄 2016.06.14 4296 1
7181 캐나다 동부, 록키산맥 계획하고 있어요. 자유여행 초보입니다. 도움 부탁드립니다 [4] 깜장토끼 2016.06.14 2637 0
7180 7월 미국 서부 가족여행 일정을 문의드립니다. [7] 레인보우 2016.06.14 2822 0
7179 그랜드 서클 여행기 (5.25-6.6) [3] file 궁여창사로 2016.06.13 3057 1
7178 옐로우스톤, 콜로라도 일정 문의입니다. [7] 랄라라랄 2016.06.13 2427 0
7177 자동차 여행시 Full size VS Convertible [4] 산모기 2016.06.13 2925 0
7176 그랜드캐년 여행과 관련해서 몇가지 문의드립니다. [2] bobomom 2016.06.12 2569 0
7175 제 여행 구간 중 통행료 징수 구간 문의 드립니다. [7] 곰소예 2016.06.11 3250 0
7174 6월20일부터 24일까지 라스베가스 그랜드 캐넌 가려는데 완전초보예요 [5] GOTRIP 2016.06.10 2368 0
7173 미국서부 여행일정문의 드립니다. [5] 로지 2016.06.09 1979 0
7172 Banff 여행질문 - Banff or Canmore [10] file 배고픈부엉이 2016.06.09 3131 0
7171 미국 캐나다 동부 자동차여행 루트 상담 드립니다(뉴욕-워싱턴디씨-루레이동굴-나이아가라-토론토-몬트리올-퀘백-보스톤-뉴욕) [11] better_day 2016.06.09 9647 0
7170 8월말 캐년 1박2일 일정 문의 [3] AHANGHANG 2016.06.09 2057 0
7169 6/15~6/25일 미서부 여행 일정 문의 드립니다. [5] 아이노미 2016.06.09 2280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