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뜬금없이 영화얘기냐구요? 예전 같으면 TV에서 '주말의 명화'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지금은 스마트 폰으로도 다운받아 쉽게 볼 수 있어서인지 언제부턴지 그 프로그램이 슬며시 사라지더군요.  주말에 시간을 좀 죽여야겠다는 분 혹시 계시지 않을까하여 여행과 연관된 한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적당한 메뉴가 없어 연이어 이 곳에 올립니다.

 

전 영화 매니아입니다. 무척이나 좋아하지요. 중1 때 선친을 졸라 대한극장에서 처음으로 상연한 7omm 대형화면의 '벤허'를 서울까지 와서 보았답니다. 대학시험보러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종로3가 피카디리 극장으로 직행하여 쥴리안노 젬마 (영어명 몽고메라 우드)주연의 '황야의 은화1불'을 볼 정도였으니까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편이나 플롯이 탄탄하고 군더더기가 없고 극의 전개가 빨라 집중하지 않으면 자칫 흐름을 잃을 수 있는 그런 영화를 좋아하지요. 거기에다 화끈한 아날로그 액션이 가미되면 금상첨화구요. 미드도 당연히 즐깁니다. 개인의 취향 때문에 방화는 보지 않는답니다.

 

저는 기내에서는 잠을 자지 않습니다. 영화 3-4편을 보지요. 예를 들면 INC-LAX일 경우 주로 오전에 도착하게 되는데 도착 후 바로 렌트카하여 돌아다니게 됩니다. 저녁이 되면 상당히 피곤하지요. 지친 몸으로 와인 한 병 마신 후 잠자리에 들면 곤히 푹 자게 되며 다음 날 아침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즉, 하루 만에 거의 시차적응을 하게 되는 저만의 노하우이지요.

 

영화를 보면서 항상 멋진 장면의 배경지는 어디일까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대라 궁금한 것은 제작사에 팩스를 몇 번이나 보내 자료를 정리하곤 하였지요. 별난 취미죠.

 

이번에도 Grand Circle 여행 시 영화 촬영지를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하였답니다. Road Movie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Thelma & Louise - 일상의 따분함에서 벗어나고파 어느 날 2명이 계획에도 없던 자동차 여행을 무작정 떠나게 됩니다. 성폭행하려는 치한을 본의 아니게 총으로 죽이게 되고 이 때부터 도망을 다닙니다. 뜨내기와의 하룻밤 불장난에 갖고 있던 돈 전부를 날린 후 강도행각까지 하게 되지요. 경찰의 수사망이 조여오자 멕시코로 도망가기로 하였으나 마지막에 몰린 곳은 캐년의 절벽, 그대로 질주하여 생을 마감하게 되는 그런 영화지요. 모압부근에서 많이 촬영하였답니다.


포스터 장면입니다. 금방 떠오르죠? 어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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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영화 속 One night stand의 상대역인 Brad Pitt인데 1991년 당시는 무명배우라 단역으로 출연하였답니다.

지금이야 Top of Top 배우지요. 이렇게 뜰 줄 그때는 자신도 아마 미쳐 생각치 못했을 겁니다.  사람 팔자 정말 알 수 없네요. 짜슥~~ 잘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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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경찰에 쫒겨 앞은 천길 낭떨어지, 더 이상 도망갈 데가 없자 서로의 마음을 눈빛으로 교환하고 손과 손을 맞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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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질주하여 절벽으로 날아가는 마지막 장면이 스틸 컷으로 처리되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바로 이장면 - 많은 여성팬들이 눈시울을 붉히곤 했답니다.

 


여기가 바로 너무나 잘 알려진 Dead Horse Point SP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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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영화의 멋진 장면 배경 촬영지를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동선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년 일주 여행시에도 가는 중간 중간에 있는 배경지를 답사할 예정입니다. 실은 그냥 보고 지나치게 되겠지요.
 
이젠 우리의 여행과 연관 있는 영화 한편을 소개코자 합니다. 127 Hours입니다. 돈 주고 볼 정도의 값어치는 없을 것 같아 공짜로 다운 받았습니다.

잠간 스토리를 사진으로 보면,

 

포스터 사진입니다. 포샵이 만들어낸 컨셉이 멋진 이미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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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부터는 전부 스샷입니다.

 

MTB를 타고 사람의 발길이 뜸한, 절경의 협곡이 즐비한 UT주의 사막 벌판을 신나게 달리는 장면에 저의 시선이 꽂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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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자유를 느끼며 마음껏 페달을 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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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UT의 사막풍경입니다. 안내책자에 4시간 30분 소요된다는 거리를 45분 단축코자 신나게 달립니다. 캠코더를 자전거 앞에 매달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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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을 바라보며 달리고 또 달립니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가득한 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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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하고 싶어하는 저의 로망이지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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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이 열려 있는 곳 , 영혼이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곳 - 밟는 페달에 힘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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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감이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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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뜨거운 열기와 흙바람, 적색 대지의 진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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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고 기이한 바위들이 당당히 서 있습니다. 드디어 자전거로는 갈 수 없는 길에 도달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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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험이 시작되는군요. 쉼없이 흐른 세월이 한 시각도 쉬지 않고 변화를 계속하며 만든 장엄한 자연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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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절대 혼자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이죠. 목적지 부근에 도착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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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Antelpope Canyon의 입구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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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위에 문제의 바위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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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튼튼한지 손으로 확인 후 매달리듯 내려가기 시작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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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바위가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같이 미끌어집니다. UT지역 바위는 대부분 Sandstone이라 단단하지 못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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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위에 오른손이 끼어버렸습니다. 이 때부터 127시간 동안 죽움의 공포와 사투가 시작됩니다. 그 후 얘기는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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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가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배경지가 궁금하여 또 인터넷을 뒤져 미리 자료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언제든지 출발준비 완료 !!


실제 Aron Ralston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지요. 그의 자서전 'Rock and a Hard Place'를 각색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주인공 역의 James Edward Franco는 스파이더맨 출연 시(주인공의 친구이자 악당 고블린의 아들로 출연)보다 많이 늙었네요. 세월엔 장사가 없나 봅니다.

 

사고를 당한 곳이 Blue John Canyon인데 이 곳은 Canyonlands NP안에 있는 Horseshoe Canyon의 일부로서 남서쪽에 위치하며 I40 상의 Green River에서 40마일이 된다고 합니다. 즉, 사람의 발길이 가장 뜸한 Maze지역이 되겠습니다. 물론 Antilope Canyon처럼 Slot Canyon입니다. 대충의 위치를 짚어보면 빨간 화살표 부근이 아닌가 짐작이 됩니다. 파란 화살표는 이미 잘 알려진 명소들이지요. 즉, UPheaval Dome 서쪽 약 16마일 지점쯤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는 West Fork, East Fork, Main Fork, Lower Canyon 등 크게 4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키로 하고,

 

 

horseshoe_canyon.jpg

 

Blue John Canyon Map 입니다.

 

horseshoe_canyon_map.jpg


다음은 상세지도 입니다.

 

blue-john-canyon-map.jpg

 

촬영 스텝들의 진지한 모습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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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ue John Canyon의 실제 모습입니다. 정말 떨어진 바위가 중간에 끼어 있네요. 이 곳의 바위들은 사암이라 잘 무너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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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곳의 모습니다. 영화 속 모습과 비슷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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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t Canyon임을 확실히 보여주는군요.

 

blue-john3.jpg


 

모험을 좋아하는 저한테도 일어날 수 있겠구나. 만약 동일한 상황에 처했다면 전 어떻게 했을까 하고 반문해 봅니다. 주인공은 밀려오는 공포를 잊으려고 지난 날 애인과의 즐거웠던 순간을 회상하기도 하고 엄마의 안부 전화도 받지않고 떠난 걸 후회하기도 하는 등 모든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갑니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여 지금의 처한 순간을 녹화하여 두기도 합니다. 물에 잠기자 물속에 들어가 부력을 이용하여 돌덩어리를 위로 밀쳐내고 빠져 나오는 상상도 하죠. 얼마나 간절한 바람이었으면 꿈같은 그런 상상을 다 했겠습니까?

 

무대가 한정된 공간이라 조금은 느슨하고 약간은 답답한 감이 있으며 긴장감, 역동감, 스릴, 서스펜스 등은 부족하지만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테크닉, 과거와 미래를 교차시키는 특이한 기법의 영상처리 등으로 이를 커버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생각)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지혜로운 용기로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야겠다는 인간의 강인함, 결국은 팔을 스스로 자르고 탈출하여 구조되지만 다시 등반가로 일어서서 자신의 삶을 즐기는 주인공, 이런 점이 우리한테 시사하는 바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의 짧은 견해로 단적으로 평가한다면 기내 상영 영화로 최적인 듯 싶습니다. 1,800만 불 투자하여 5,800만 불 가량의 수익을 올렸으니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한 영화입니다. 1976년 Rocky(1편)는 주인공인 Sylvester Stallone이 직접 대본을 쓰고 주연도 맡아 110만 불 투자하여 2억2천5백만 불의 수익을 올렸으며 2편은 7백만 불 투자에 2억불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 후 6편까지 모두 초유의 대박을 터뜨렸지요. (투자 대비 매출) 이 정도는 돼야 흥행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지여행 - 절대 혼자 가지 않는 게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최선책입니다. 어제 올린 [안전사고]에서도 안타까운 여성의 죽음에 대해 올렸습니다. 역시 혼자였기 때문입니다.저도 무모한 모험을 즐기다 서너 번의 사고를 냈습니다. 다음 번에 차차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경험에 의거, 너무 위험한 모험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을 듯 하구요. 그래도 혹시 무리하는 회원님이 계실까 봐 영화 얘기와 엮어 노파심에 몇 자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족 :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등산용 칼로 바위를 찍어 캐내는 장면이 나오죠.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혹시나 빠져 나올 수 있나라는 생각에서요. 금방 칼날이 무뎌집니다. 주인공 왈, '젠장 중국제는 이렇다니까. 스위스제를 사야 했었는데.' 은연 중 중국을 비하하고 비아냥거리죠. 이런 장면이 미국영화에선 자주 나타납니다. 블럭버스터 '아마겟돈'에서 행성에 착륙 후 임무를 끝내고 이륙하는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점화가 안 되자 우주정거장 선장인 러시아인이 넋두리하죠. "Made in Tawan 은 다 이렇다니까?" 그러면서 부속품을 공구로 마구치니까 갑자기 점화가 되어 엔진이 시동됩니다. 이렇게 가끔 타국의 제품을 비난하는 장면은 자기 나라의 제품 미제가 최고라는 우월감에서일까요? 아니면 애국심의 발로일까요? 암튼 대사의 양념으로서는 그만인 것 같습니다 - 역시 개인적인 생각.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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