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날, 5.7(토) : OAKHURST-YOSEMITE(24km)-FOSTER CITY(377km)

#업로드 1 : 글레이셔포인트 부근 뷰포인트에서
#업로드 2 : BRIDAL VEIL FALL 부근의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점심식사


지난날 장장 700km를, 그것도 밤을 꼬박 세운 상태에서 달려온 탓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평소 같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기에는 애당초 글렀겠지만, 오늘 하루의 여정도 만만치 않았기에 아침 7시경 눈을 떴다.
항상 그랬듯이 잠들어 있는 아내와 아이를 깨우고, 호텔 로비로 가, 아침으로 준비해 둔 빵과 과일 그리고 쥬스 등을 쟁반에 담아 방으로 날랐다.
그런대로 맛은 괜찮았다. 특히 직접 갈아서 만든 사과 쥬스는 정말 맛있어서 몇 잔을 더 마셨는지 모른다.

5월 초순의 요세미티의 날씨는 라스베가스와는 아주 딴판이다. 하늘은 높고 청명했지만, 기온은 쌀쌀했다. 우리 가족은 일단 어제 바스토우 아웃렛에서 장만한 옷을 두툼히 껴 입고 숙소를 나섰다.
숙소에서 41번 국도를 따라 10여킬로를 올라가다가 보이는 imformation center에 들러, 현재 요세미티의 도로 사정을 파악하고 지도도 한장 얻었다. 사실 시간이 빠듯해서, 그곳 사무실의 나이 많은 안내원(할아버지)의 너무나도 친절한 설명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5월 초순인데도 mariposa grove로 가는 도로와 glacier point로 가는 도로는 며칠전 내린 폭설로 도로가 아직 개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쉬움을 삼키며, 감사인사를 남기고 다시 차를 몰았다. 조금 못가서 요세미티 매표소를 막 지나니,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 진다. 좌측은 요세미티 빌리지 방향이고, 우측은 mariposa grove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imformation center에서 들은 바와는 달리 mariposa grove방향으로도 차들이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도 혹시나 싶어 그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mariposa grove 바로 입구까지는 차량 출입이 가능했다.
  
Giant sequoias라 불리는 어마어마한 BIG OAK TREE들이 눈앞에 들어 온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이 보다 더 큰 나무들이 널려 있다고 하지만, 그곳엔 눈이 쌓여 있었고 날씨도 꽤나 쌀쌀해서, 우린 입구의 커다란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며 만족해 했다. 요세미티의 5월은 한국의 10월중순 쯤의 날씨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고 높은 하늘,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 울창하고, 커다란 참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윽하고 상쾌한 아침내음이 폐 깊숙히 밀려들어 오는 것이, 아 이런 것이 살림욕이라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눈이 쌓여 막혀 있다는 GLACIER POINT를 지나쳐 터널뷰 쪽으로 직접 방향을 잡았다.
물론, 이 곳 경치의 최고라는 GLACIER POINT를 방문하지 못하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지만, 그 덕분에 1시간 이상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애써 위로하며 차를 몰았다. 터널 뷰에 이르기 약 4-5마일 전 쯤일까, 특별히 뷰표인트로 지정된 곳인 것 같지는 않은데, 많은 차들이 줄지어져 있어서, 우리도 잠깐 차를 멈추었다.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커다란 바윗길을 거슬러 100여미터 내려가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마도 GLACIER POINT에서의 광경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멀리 EL CAPITAN과 HALF DOME, 그 사이에 자리잡은 VERNAL FALL이 한눈에 들어오고, 좌측으로는 BRIDAL  VEIL FALL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인다. 우린 한참을 그곳에서 YOSEMITE의 웅장함에 찬사를 보내며 서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곳의 view가 yosemite의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터널뷰에 잠시 들러 사진 몇 장을 더 찍고는 BRIDAL VEIL FALL에 들렀다. 폭포가 어찌나 크고 그 물의 양이 많은지, 폭포 입구 100여미터 전부터 우장한 물줄기의 굉음과 함께 물보라가 머리를 적실수 있을 정도다. 우리 가족은 50 여미터 부근 까지 다가갔다가, 우비가 없이는 도저히 무리라는 판단에 돌아 나왔다. 미국이란 나라는 뭐든지 크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그냥 큰 것도 아니고 놀라울 정도로.
  
우린 BRIDAL VEIL FALL 부근의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차에 준비해간 도시락을 꺼내 식사를 했다. 정면에 EL CAPITAN 이 깍아지르듯 올라 있고, 뒤로는 웅장한 폭포 소리가 들리고, 하늘은 맑고 청명했다. 그런 대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주먹밥을 김치와 시금치 된장국을 반찬으로 먹는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행복 그 자체였다.

점심 후 요세미티 빌리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눈 덮인 BIG OAK FLAT ROAD를 막 지나 120번 도로에 막 접어드는데 뒤에서 싸이렌 소리가 요란히 울리더니 경찰차가 다가왔다. 난 일단 차를 멈추고 자리에 앉은 채 경찰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영화에서 많이 본 듯한 보안관 차림의 경찰이 다가오더니, 몇 가지 질문을 하며 차 안을 살핀다.
이유는 조금 전 우리 차가 중앙선을 침범했었기 때문에, 내가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 차를 세우게 했다는 것이다. 아내와 어린 아이를 동반한 해외여행객임을 파악하고는, 안전운행을 당부하며 되돌아 갔다. 열흘간의 미국 여행 기간 동안 경찰과 JOW한 유일한 순간이었다.

120번 도로의 첫 부분은 소문 그대로 꼬불꼬불 한 것이 예전의 대관령 길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첫 부분에서만 약간 주의를 하면, 곧 아름다운 초원과 야트막한 푸른 언덕들이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지게 된다.
라스베가스에서 올라올 때의 척박한 주위의 풍경과는 또 다른 드라이브였다.

중간지점으로, 부유한 농촌 마을로 보이는 OAKDALE이란 곳에서 슈퍼에 들러 과일과 음료수들을 사서 쿨러에 담고는 스탠포드로 향했다.
스탠포드 대학이 위치한 PALO ALTO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널 때 이미 해는 저문상태였다.
실리콘 밸리를 지나 스탠포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날이 너무 저물어, 아이에게 대학전경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우린 대학 상아탑과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찾아가 보고는 대학 입구에 위치한 PIZZA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행도 그렇게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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