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2017 미국여행 프롤로그....

2017.07.05 23:50

네츠 조회 수:2059 추천:1

2016년 유럽여행을 마치고 나서 다음 행선지를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미국이었다.

하지만 유럽보다도 더 먼 거리와 뭔지 모를 불안감 - 아마 이것은 총기소지와 갱스터 영화들 탓일 게다.

게다가 딱히 잡히는 테마가 없는게 미국이었다.


여행은 작년과 똑 같은 일정으로 3.3일 출발해서 4.9일 돌아오는 대략 40일간, 테마는 4가지로 적당히 분배했다.  작년 여름부터 구상을 해서 기본 계획을 다 짜고 나서 항공권을  한달여 노려보다가 구입한 것이 11월  10일 이었고, 항공권을 확정하고 나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지역의 명소와 문화를 알아보고 숙박과 교통, 각종  바우처들을  예약하면서 상셰계획을 완성했으니 일년에서 7-8개월은 여행기분으로 산 셈이었다. 보통의 패키지로 치면 네번 정도의 여행을 하고나면 일년 동안은 어디 여행갈 생각이 나지 않는다.. 


뉴욕으로 대변되는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세계 제일의 현대 도시들은 과거 국민학교 시절에 사회시험에도 자주 나왔던 마천루,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타임스퀘어의 화려한 야경으로 떠올려 지지만, 이제 우리도 그만한 빌딩 숲과 화려한 도시들을 갖고 있으니 특별한 꺼리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그 속에 녹아 있는 자유와 낭만과 사랑들... 뭔가 살면서 한번은 가봐야 될 듯한 느낌이었다. 

처음 루트를 개략할 때에는 필라델피아와 워싱턴을 본 후에 보스톤으로 해서 나이아가라를 거쳐 시카고로 향하는 계획이었는데 결정적으로 내 여행시기에 나이아가라의 배가 뜨지 않는다는 사실에 북쪽 코스를 생략해 버렸다.

뉴욕에서 4박을 하고 필라에 들려서 2박 그리고는 워싱턴에서 2박으로 동부여행을 마치는것으로 했다.


1.jpg

<Top of the Rock 에서 바라보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오전엔 엠파이어를 야경은 록펠러 빌딩에서 바라 보았다...> 


2부로는 워싱턴에서 기차로 출발해서 태평양 연안 샌프란 시스코까지의 대륙을 횡단하는5000키로가 넘는 3박4일을 쉬지않고 달리는 기차여행 이었다. 대륙횡단 암트랙 캘리포니아 재퍼의 시발은 시카고인 고로 한 번에 가지는 못한다. 처음 계획은 워싱턴에서 캐피털 리미티드 노선을 타고 시카고로 가서 엠파이어 빌더를 타고 록키를 넘어 시애틀로 가서 샌프란시스코로 내려오는 코스로 잡았다가, 카나다 국경의 북부 노선은 눈풍경이 대부분일 듯해서 바로 아래로 횡단하는 캘리포니아 재퍼 노선으로 정하고 중간에 솔트레이크에서 내려서 엘로스톤 국립공원을 보는 것으로 한 참 그림을 그리다가,  여기 옐로스톤도  4월 중순 까지는 개방  루트가 거의 없어서리 아깝게 솔트레이크와 엘로스톤을 생략하고 노선을 단순화 했다. 


장거리 기차여행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있었다. 그 첫째가 시베리아 횡단열차였고, 다음으로 미대륙횡단열차, 세번째로 유럽에서 터키에 이르는 오리엔탈 특급 정도에 대한 생각들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하나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구름위를 날으는 비행기 여행은 빠르지만 비현실적인 공간 이동이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여행은 상당한 시간과 체력을 요구하는데 비해서 기차여행은 서두르지 않고 사색할 시간을 주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대륙의 크기와 모습을 알 수 있게 하는 데 있어 여행자에게 기차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미 대륙을 동서로 횡단하는 중북부 지역 노선은 북부의 엠파이어 빌더, 중간의 캘리포니아 재퍼 , 그리고 세번째 사우스웨스트 치프가 있는데  이중 시카고-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캘리포니아 재퍼(California Zephyr)는 중부 로키산맥을 통과하여 환상적인 경치를 자랑하는데 산악 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제일 길어 쉬지않고 51시간이나 걸린다. 덜컹거리는 기차의 침대칸에 누워서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가 커피를 들고 전망차로 가서 탁트인 대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자연스레 옆사람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 친구가 되기도 하는 매력있는 여행 방법 중의 하나이며 나의 로망이였더 여행 코스였다. 

슬리핑카의 조그만 문제는 삼시 세끼  모든 메뉴 무료 제공에다 커피와 음료가 무제한 무료인데 비해서 운동공간이 별로 없다는 것 정도이다..


2.jpg

<차창 밖으로 달리는 캘리포니아제퍼의 기관차가 록키를 통과해서 콜로라도 강 상류 협곡Colorado's Gore Canyon 지나간다..

고어캐년은 기차와 보트로만 접근 가능하다고 하는 곳이다. >


3부로는 스캇매킨지의 노래를 들으면서 꿈궈 왔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리스, 이 두 도시를 잇는 미국의 서부 태평양 연안을 돌아 보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초기 루트에서 빠진 것은 요세미티가 있는데 요세미티도  내가 지날 3월 중순 이전에는 열리는 좋은 트레일이 거의 없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루를 할애했다가 빼고, 그 시간을 나파벨리에 할애하려 하다가 내가 와인 매니아도 아닌 것을 ... 하면서 계획을 잡지 않았다.  차라리 샌프란 시스코에서 그냥 하루를 더 있는 것이 바쁘게 한 곳을 더 여행하는 것보다 낳을 듯 해서이다.

샌프란 시스코 이후의  서부지역의 여행은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라서 차량이 없이는 여행을 진행할 수가 없는 구조이다. 17일간의 후반부 여행은 차량을 렌트해서 다니기로 하고 떠나기 전에 Hertz와 계약을 모두 마치고 떠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디에고에 이르는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개설된 CA-1 캘리포니아 1번 도로 역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드라이브의 로망인 도로이다. 지난 겨울 폭우로 중간에 다리가 하나 끊겨서 연속해서 가지는 못하고 101번 고속도로로 우회해서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샌디에고 까지의 종주도 나름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로스엔젤리스는 4박을 예정했다가 미국자동차여행카페에서 알아보니 2박도 길다며 볼게 제일 없는 곳중에 하나라는 말을 듣고는 그 이틀을 뽑아서 샌디에이고로 할애 한 것이었는데 실제로도 샌디에이고가 더 실속 있어 좋았다. 우리 나이에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별로 관심 없기 때문이다.


3.jpg

<샌프란 시스코의 골든게이트. 비슷한 다리는 도처에 있다지만 현수교의 정답의 여기다. 그 옛날에 저리 높고 기다란 다리를 놓다니..>


그리고 마지막 테마는 대자연 이었다.  

영겁의 세월속에 만들어진 미국의 대자연은 지구상의 여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다큐멘타리와 사진속에서 익히 보아 왔지만 어찌 그 현장에서 직접 보는 감동에 비할 수 있겠는가? 싶었고 기왕에 여행을 떠난 것 모두를 보고 가고 싶었다. 비록 여행 시기의 문제로 옐로스톤과 요세미티는 접었지만.. 라스베가스를 거점으로 해서 세도나 - 그랜드캐년 - 앤터러프캐년 모뉴멘트벨리 - 아치스 캐년과 캐피털리프 - 볼더산 기슭의 딕시 국유림을 지나 - 브라이스 캐년 - 자이언 캐년으로 해서 반시계방향으로 한 바뮈 돌아보는 그랜트 서클은 이 나이에 나홀로 운전하기엔 좀 무모하다 싶었지만 안되면 중간에 계획을 수정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을 했다.


1번 국도여행을 포함해서 그랜드서클을 돌고 나서 차량을 반납하는 영수증을 보니 5000키로를 넘어 찍혀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사고는 구조적으로 다른 것이어서 내겐 웅장하고 가슴 벅찬 장면들... 끝없는 고원 지평선을 드립다 달리는 기분 이런 것을 안해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가도가도 사막같은 평편한 직선길.. 반복되는 돌덩어리 들에 지루를 느끼기 시작한다.  라스베가스로 회귀해서  하루 자고는 데스벨리로 가려는 계획을 급수정 하여 엘에이 오렌지카운티에 레지던스호텔로 방향을 바꿨다. 

내 욕심보다는 적어도 하루는 도시에서 편하게 지내면서 마무리 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우리네 이마트보다도 더 큼직한 한남체인에 들려서 한식 거리와 소주도 사고 코스트코에 들려서 커다란 던전크랩 두마리 잡아다가... 

 하루는 그냥 맛나게 먹고 마시고 있다가 공항으로 향했다.


4.jpg

<그랜드 캐년이나 조금 더 가서 브라이스 캐년까지는 돌지만 유타의 아치스캐년은 정말 멀다. 그래서 좀 무리를 했지만...  Very Good ! . >


항공편은 국적기로 직항편이 있지만 중국  동방항공 티켓을 끊었다.. 얼리버드로 구입한 것이라 거의 반값인데다가 추가금 없이 비자익셈션으로 중국을 72시간 스톱오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번에 가면 지루한 길이지만 돌아 올때는 가볍게 상해까지 직항으로 와서는 상해에서  2박 3일 머무르면서 시차적응도 좀 하고 상해 여행도 즐긴 다음에  2시간여 비행해서 인천에 도착을 했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는 그리 깊고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동부와 서부의 도시지역 보다는 내게 있어서는 두가지 로망, 대륙횡단 기차여행과  미국의 대자연을 돌아 보는 그랜드 서클 자동차 여행을 무사히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재미없어도 묵묵히 옆에서 지원해 준 안해에게도 고마울 뿐이다... 나홀로 기획 연출에다 주연가지 다하는 여행이지만 뒤에 안해가 없다면 추진 동력이 떨어져 언감생심일 장거리 자유여행을  몇년째 계속할 수 있음에도 감사한다.  

아직은 아니 이제는 특별히 땡기는 여행지는 없지만... 아마 내년 이맘에도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은 든다.. 


일본과 중국과 미국 여행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이야기 하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일본 여행을 즐기고 일본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기도 하면서 일본을 따라가지만 안해는 이상하리 만큼 보수적이다. 그래서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안해와 같이가는 일본 여행은 포기한 지 오래되었다.

이번 미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안해는 미국은 한번은 가볼 만하지만 다시 가기는 거시기 하다고 한다.  미국의 남부루트와 마이애미 비치와 그 건너 쿠바와 아이티 자메이카...  여기도 가볼만  하다던데... 이젠 곤난할 듯 하고

귀국는 길에 항공사 스톱오버로 2박 3일의 상해 여행을 하고난 느낌도  별로라고 한다.  내 노림수는 중국에서도 제일 개혁 개방적이고 발전된 도시라 이번을 빌미로 중국 장기 여행을 계획해 볼까 했는데 중국 여행도 별로 라고 하니..  

일본과 미국과 중국을 여행 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니 이를  어찌할꼬.....


나혼자 해 볼 것 다닐 곳 다하고 즐거웠던 여행같아서 살짝 미안하다.. 하지만 두고두고 이러 저러했던 모든 일들이 추억이고 이야기 거리가 돼서 우리 인생에 양념이 되리니... 하고 생각해 보면서 지난 사진과 기록들을 뒤적거려 본다. 


The End  

원문은 http://netten.blog.me/220985750766 에 있습니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736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677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17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06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8784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36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65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593 2
10318 yosemite 국립공원 내숙소 문의드립니다. [1] 쭈니형 2019.08.09 967 0
10317 그랜드 써클 숙소-텐트 캠핑 문의 [4] 리니하니 2019.08.09 870 0
10316 10일간의 옐로우스톤을 떠나며~~ From Yellowstone With Love.... [8] file 미쿡방낭자 2019.08.09 1082 1
10315 덕분에 긴여행 잘 계획해서 다녀옴을 보고 드립니다 [4] wisdom 2019.08.08 903 1
10314 미국 서부 렌터카 + RV 여행 계획 무리가 없을까요? (캐년 - 요세미티) [3] 서부지훈 2019.08.08 876 0
10313 그랜드서클문의 [1] 샤랄라 2019.08.08 641 0
10312 다시한번 문의드립니다.(옐로스톤 및 티턴) [5] angrymom 2019.08.08 839 0
10311 미국 서부 3주간 도시 관광 , 하이킹 , 캐년 등 계획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2] 트래커pig 2019.08.07 647 0
10310 YETI 비교 Hydro Flask ? [14] 청산 2019.08.07 1004 0
10309 갑자기 결정된 샌프란 출장.. 요세미티 일정 문의 드려요 [2] 닥터초이 2019.08.07 680 0
10308 아치스와 세도나를 넣을지 뺄지 고민되요 [1] 샤랄라 2019.08.07 629 0
10307 지금 옐로스톤에서... [4] 불라아빠 2019.08.07 725 0
10306 혼자 다녀온 두번째 서부 여행기 Day 8-11 (Glacier NP, Seattle) [1] file 오늘떠나자 2019.08.06 968 2
10305 혼자 다녀온 두번째 서부 여행기 Day 7 (San Francisco) file 오늘떠나자 2019.08.06 779 2
10304 혼자 다녀온 두번째 서부 여행기 Day 1-6 (Las Vegas, LA, Yesemite NP) [1] file 오늘떠나자 2019.08.06 972 2
10303 2박 3일 그랜드서클 재문의 [8] 박양 2019.08.06 820 0
10302 10월초 9박10일 LA인아웃 그랜드서클(캠핑카) 계획 검토 부탁드립니다. [6] 손을펴라 2019.08.05 1116 0
10301 데스벨리 F-18 Fighter Jet [5] 청산 2019.08.03 1049 1
10300 미국 서부여행 20박21일 세부사항 조언부탁드립니다 [2] 쭈니형 2019.08.02 838 0
10299 옐로스톤 올라가는길 식량 조달(?) 문의 [8] 불라아빠 2019.08.02 718 0
10298 미국 서부 별보기 좋은곳 좀 알려 주세요 [4] hurricane 2019.08.02 773 0
10297 Whale Watching(몬트레이에서 고래 구경) [8] file Roadtrip 2019.08.02 1252 1
10296 75세 노부모님 모시고 여행가요.. 1. 뉴욕, 나이아가라 [4] coolyong 2019.08.01 844 0
10295 알라모 렌트카 [4] WIKIRI 2019.08.01 1652 0
10294 75세 노부모님 모시고 여행가요.. [2] coolyong 2019.08.01 718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