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again 지민이의 미서부여행 9

2010.02.05 11:16

테너민 조회 수:3192 추천:1

9일차 (1월 22일)

아침에 일어나니 제법 내리던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부분부분 맑은 하늘이 보인다. 그래서 애엄마에게 날이 우리를 도와주는 것 같다라고 말하였다.(입이 방정맞았음). 아침도 모텔서 제공하는 식사로 하였는데 다른 분들 여행기에 실린 것 만치 식사도 훌륭하지는 않은 것 같았음. 간단한 식사에 삶은 달걀 하나만 추가된 정도였다.

  오늘 숙소는 플래그스탭으로 구글로 측정한 거리가 318마일. 4시간이면 충분하다. 오늘 들릴 곳은 애 엄마의 권유에 따른 모뉴멘트 밸리(2년전 본 기억이 강렬하다고 함)인데 뭔가 허전하다. 니들즈에서 캐년랜드를 다시 볼까 하였는데 시간이 안맞을 것 같고 4코너나 호슈 슈 밴드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흐린 날씨로 모압을 출발하여 남진하는데 211번 니들즈로 들어가는 입구에 눈이 잔뜩 쌓였다. 뭔가 조짐이 이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점점 날이 흐려지더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몬티첼로로 향하는 고개에 이르니 내리는 눈이 장난이 아니다. 아마 어제 저녁부터 내린 것 같다. 고개 옆으로 버려진 차가 한 두 대가 아니다. 장난이 아니다. 긴장이 되기 시작하고 국도임에도 불구하도 저속기어로 주행을 하였다. 모티첼로에 들어서니 쌓인 눈이 몇십센티는 되어 보이고 여기 저기 제설 작업이 한창이다. 겁에 잔뜩 질린 애엄마는 그냥 여기서 묶자고 하였다. 그래서 조금만 더 가보자고 설득하고 만약을 위해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만땅으로 채웠다. 그사이 애엄마는 푸드마트에 들려 비상식량을 준비하였다.

몬티첼로를 벗어나 블랜딩으로 향하는데 서서히 눈발이 걷히길 시작하고 블랜딩에 이르니 눈이 걷혔다. 도로도 제설작업이 완벽하게 되어 다시 속력을 내어 달렸다. 블럽에서 내심 162번 도로를 타고 4코너에 가고 싶었지만 애엄마를 위해 163번을 타고 모뉴멘트밸리로 향하였다. 가다가 261번 도로가 보이길래 애엄마에게 장난으로 2년전 탔던 고개길을 타볼까라고 하였더니 절래절래 고개를 흔든다. 261넌도로에서 3마일 정도 들어가 있는 구즈넥 주립공원으로 갔다. 구즈넥을 보더니 지민이가 어? 여기 1박2일 나온 청령포하고 똑같네라고 말하였다. 진짜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차 한 대가 들어 왔다. 우리는 관광객이려니 생각했는데 소녀로 보이는 인디언 여자가 와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자기네가 만든 목걸이인데 학교 발전 기금으로 쓰이는 것인데 1개에 15불이라며 사달라고 애엄마에게 말하였다고 한다. 옆에 붙어서 호객행위를 하는 것을 보니 구경을 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들어 구즈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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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63번을 타고 가다가 멀리 멕시칸 햇이 보인다. 2년전에는 진흙길을 굳이 들어가 구경을 하였는데 오늘은 멀리서 보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그런데 한번 본 곳이라고 2년전 황토색의 멕시칸 햇 마을을 봤을 때 과연 여기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생경스러웠는데 이번에는 그려러니 하는 것이 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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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모뉴멘트 밸리가 보인다. 그리고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달렸던 길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1950년대부터 미국 역사와 관련된 그의 일대기를 보면 짧게나마 미국 역사를 같이 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보았는데 영화 속의 그 길을 본 것이다.(2년전에는 반대로 달렸음). 모뉴멘트 밸리로 들어섰는데 1인당 5불씩 입장료를 받으면서 짚투어가 60달러라고 하는데 애엄마가 비싸다고 해 취소를 하고 전망대로 가 구경을 하였다. 그런데 2년전에 비해 호텔이 새로 생겼다. 그렇지만 기타 편의시설은 영 꽝이다. 출입도로의 제설작업도 안되었고, 화장실도 찾기 힘들고 입장료에 비해 서비스 시설이 부족하다. 그런데 애엄마 왈 나중에 이 호텔에 와 묶어보자고 한다. 대단한 모뉴멘트 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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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첼로에서의 예상 밖 눈으로 페이지나 4코너를 갈 자신이 없어진다.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
아니나 다를까 흐리던 날이 페이지 분기점인 98번 도로지역으로 오니 우박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러다 밑에 있는 튜바 시티로 오니 비로 바뀌었다. 다리가 아파 잠시 쉴겸 병수용 타코도 살 겸 튜바 시티에 있는 슈퍼에 들렸는데 온통 인디언(네이티브 아메리칸) 일색이다. 향신료 냄새도 다른 슈퍼와 다른 냄새가 나고 처음 보는 풍경이다. 그들도 우리가 신기한지 몇 사람이 어디서 왔냐고 물어 보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답변해 주었다. 슈퍼를 나와 주변을 보니 온 지역이 다 황토 색이다. 원 주인인 이들이 옥토를 백인에게 빼앗기고 척박한 이 지역에서 생활한는 이 풍경을 보고 괜히 마음이 아팠다.  

튜바 시티를 나오는데 점점 날이 밝아 오기 시작해 그랜드캐년 기점인 카메론에 오니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 되었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보니 마음도 상쾌해진다. 그러나 플래그스탭에 가까워질수록 날이 또 이상해진다.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눈이 또 내리기 시작한다. 플래그스탭 시내에 접어드니 여기 저기 제설 작업이 장난이 아니다. 모텔에 당도하니 주차공간이 없다. 폭설이 내려 모텔이 제설작업을 하는 중이다. 한군데 가까스로 비집고 주차를 한 후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방에 갔는데 출입문 앞에 눈이 쌓여 눈을 치운 후 들어가 애엄마가 정성스럽게 만든 김치볶음밥을 먹고 그냥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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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 인생에서 기후가 가장 변화무쌍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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