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일차 : 2015년 8월 27일(목요일)

 

 

 

오늘은 먼저 렌트카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자동차 여행이니 자동차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서울에서 렌트카 회사인 알라모에 알아보니 LA에서 인수하여 솔트레이크에서 반납하는 경우 가장 큰 차량이 7인승이었다. LA에서 빌려 시애틀 같은 큰 도시에다 반납하면 차량의 선택폭이 넓어지는데 솔트레이크로 하니 선택폭이 확 줄어든다. 성인 6명에 7인승이라니, 그것도 한 여름에. 그러나 이미 비행기 티케팅을 해 버렸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송원은 자기 아파트에 우리가 빌리려는 차량이 있는데 뒷 트렁크에 캐리어 3개는 들어가겠단다. 우리는 개인 짐은 한집에 캐리어 한 개씩만 가져가기로 하고 캐리어 크기도 가로 세로 높이를 제한하였다.

 

 

그런데 막상 내가 짐을 싸보니 캐리어 하나로는 어림없다. 부부가 한 달간 입을 옷에, 내복에 - 그것도 옐로스톤의 추위까지 대비해야하고, 신발도 하나씩 더 넣어야 하고, 또 아내의 화장용품이나 잡동사니는 왜 이리도 많은지.

 

 

내 것은 줄이겠는데 아내 짐은 노타치다. 그래서 작은 가방을 2개씩 더 허용하자고 했다. 작은 가방은 의자 밑이나 아무데나 쑤셔 넣으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캐리어는 아내가 쓰고, 내 짐은 작은 가방에 넣었다.

 

 

개인 짐은 그렇다 치고 공용 짐은 또 어찌할 것인가. 클라라는 김치 10키로에(처음엔 20키로를 말해서 깜짝 놀랐다) 슬로우 쿠커를 가져간다 하고, 송원은 차량용 아이스박스를 사버렸고. 또 LA에서는 귀국하는 부부로부터 밥솥, 부루스타, 텐트, 아이스박스 등 여행용품을 인수받기로 했고,... 사실 대책 없이 LA 공항에 내렸다.

 

 

그런데 LA 공항 알라모에서 8인승이 있다며 여직원이 사진을 보여준다. 새 차란다. 우리가 6명이라고 하니 이것을 타야 한단다. 송원은 예약한 차보다 1,100불이 초과된다고 망설이는데 얼른 내가 결정해 버렸다. 이거야 기도의 응답이 아닌가. 풀 보험을 들고 운전자는 3명으로 등록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운전하는 사람이 몇 명이든 렌트비는 동일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 날을 잡아 국제면허증도 교부받고 씨티은행에 계좌도 개설했다. 미국 ATM에서 돈을 인출하려면 씨티은행이 가장 편리하고 수수료도 저렴하다고 들었다.

 

 

여행 내내 이 차 선택을 잘하였다고 했다. 우선 이 차로도 짐이 가득차서 룸미러로 뒤를 볼 수 없는데 7인승이었으면 어찌 했을까? 힘도 좋아 데스밸리의 열기와 경사에도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끄떡없다. 운전하기도 아주 편하다. 차선을 벗어나면 엉덩이에 경고가 오고, 내리막 비탈길에서 브레이크를 몇 번 밟으면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된다고 신호가 뜬다. 텍사스 번호판을 달고 식당 앞에 주차할라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 텍사스에서 왔냐고, 차 좋다고.

 

 

오늘 여정은 라스베가스를 떠나 후버댐을 경유하여 세도나까지 가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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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도나는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되는 곳이라 일정표를 작성할 때 널까 뺄까 고심을 하였는데 결국 넣기로 한 곳이다. 그 이유는 앞으로 세도나 방문객이 많아 질 것 같아서이다. 나이가 들수록 남이 갔다 오지 않은 곳에 대하여 부풀려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 ‘옛날에 나도 거기 갔다 왔어’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계속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한다.

 

 

플래그스태프를 지나 세도나로 진입하는 길은 산위에서 계곡을 타고 내려가는 길이라 꼬불거린다. 계곡 사이로 물이 흐르고 숲이 우거져 지금까지의 사막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세도나는 온통 붉은 산이다. 오랜 풍상에 산이 깎여 여러 가지 모양을 보인다. 계곡이 끝나고 마을이 나타나 마침 쉬어 가려는데 갑자기 천둥번개에 비가 쏟아진다. 미국에 와서 처음 보는 비다. 세도나 날씨가 원래 이렇게 수시로 변한단다.

 

 

산 중턱에 붉은 바위 사이에 전면에 커다란 십자가를 한 건물이 있다. 홀리 크로스 채플이다. 아담한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고 아내는 처제에게 줄 묵주를 하나 산다. 성당 주변으로 붉은 바위산이 병풍을 이루고 지대가 높아 세도나의 명소들이 다 보인다.

 

 

기(氣)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벨록(종바위)으로 향한다. 트레일을 하려고 입구를 찾는데 외국인(미국에서 외국인은 나인데)이 알려주면서 볼텍스 어쩌구 한다. 볼텍스란 기(氣)가 모이는 곳을 말하는데 기하는 사람들만 아는 말이다. 얼마를 가는데 어두워진다. 나만 신이 나서 앞장서는데 그만 가잔다. 세도나에 오면 저절로 공중부양이라도 되는 줄 알았나 보다.

 

 

이동 : Las Vegas - Hoover Dam - Flagstaff -Sedona

숙소 : Sedona Oak Creek Inn, 6176 Highway 179 Sedona, AZ

 

 

 

가가

벤토코리아

www.bento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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