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오는데 엘크 4마리가 숙소를 가로질러 가네요. 그리고는 마당에서 풀을 뜯고 있습니다. 에스테스파크 정말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산과 호수와 강과 집들, 그리고 동물들이 어우러져 어느 것 하나도 도드라져 있지 않습니다.
콜로라도를 소개하는 몇 가지 통계치를 들먹이자면
해발 4,300미터 가량의 고산들이 무려 53개나 되며,
미 대륙의 3,000미터가 넘는 고봉들 중 75%가 콜로라도에 있고,
각 도시들은 설악산 대청봉 1,700미터와 거의 비슷한 높이에 위치해 있으며,
연평균 쾌청일수가 296일로 샌디에이고 보다 더 맑고 아름다우며,
북미지역 10대 리조트 중 8개가 콜로라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흠... 좋은 동네입니다. 저는 그중 10% 정도 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첫 일정은 '베어레이크'입니다. 호수주위를 따라 난 오솔길로 천천히 걸으면서 여행을 음미합니다.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딸아이가 무척 좋아합니다. 그 어떠한 자연경관보다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좋다고 하네요.
이 코스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에스테스파크에서 승용차로 30분이 채 안 걸리며, 수준에 맞게 편도 200미터에서 6,000미터까지 다양한 코스를 따라 트레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님프레이크’ 등 이름만 들어도 예쁜 호수들이 지척에 깔려있습니다. 백인가족들이 엄청 많이 왔습니다. 이네들은 베어레이크 트레일 코스에서 하루를 보내는데 저는 록키마운틴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다음은 에스테스파크 지역을 이리저리, 그리고 덴버 서쪽 외곽지역을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쏘다녔습니다. 목표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pikes peak cog railway' 관광열차를 예약하려고 전화했더니만, 아뿔싸, 오늘 표는 모두 팔렸다는군요. 설마, 평일인데 사람이 그렇게 많겠어? 하면서 게으름을 피운 저의 불찰입니다. 가족들에게 굉장히 미안합니다.
오늘 숙소는 덴버 오로라 지역에 있는 ‘doubletree hotel'입니다. 새 호텔이고, 시설이 고급이고, 인터넷이 엄청 빠릅니다. priceline.com에서 60불에 비딩 했는데 만족합니다.
짐을 풀고 나서 바로 인근 한식당으로 갔습니다. '신라'입니다. 그리고 생갈비 구이에 순두부, 냉면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이제 여행을 마칩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렌트카를 반납하고, 항공편으로 버지니아로 돌아갑니다. 딸아이 말처럼, 여행지의 훌륭한 경관도, 맛있는 음식도, 집보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집이 그립습니다.
여행기간 동안, 아빠의 준비부족 때문에 빚어진 각종 불편에도 불구하고 불평 없이 잘 참아준 집사람과 딸아이가 고맙고 대견합니다. 그리고 잔 고장 없이 무사히 잘 달려준 GMC ENVOY에게도 후한 점수를 매깁니다.
그리고, 두서없이 늘리기만 한 여행기를 짬짬이 읽어주시고, 안전한 여행을 기원해 주신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