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좌충우돌 미 서부여행 17박18일-1

2006.09.11 12:22

장성오 조회 수:3311 추천:95

한꺼번에 다 쓰고 하나씩 정리하며 올릴려다가 한없이 길어질 것 같아 쓰면서 올리기로 바꾸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주간적이고 감상적이라 다른 분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또 글 솜씨가 없어 읽는데 힘들고 지루하겠지만 후기를 쓰지 않으면 웬지 빚을 진 느낌이라 이렇게 변변찮은 글 올립니다.

도움 주셨던 빅터네 가족 모든 분들께, 특히 주인장 빅터님과 백과사전 베이비님 그리고 애정 가득하신 빅터가족 모든 분께 다시금 감사 드립니다.

2006. 6.29 (제 1 일) –  아이의 이마와 함께 찢어진 스케쥴

         비행기 탑승, 환승, 입국심사를 모두 무사히 마치고 첫 일정인 알라모에서 렌터카 찾는 일.
         바로 여기에서 사건이 터졌다. 너무 싼 가격에 예약을 해서인지 담당자가 자꾸만 업그레이드를 요구하여 실랑이를 벌이고 대인대물 보험이 들어있지 않다고 보험가입을 종용하여 시간을 소비하다가 겨우 차를 받아 짐을 싣기 위해 문을 열고 키를 꼽아 둔 채 내렸는데 그만 문이 안에서 잠겨 버렸다. 문을 열어 달라고 하니 20분 가량 기다리라고 하기에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을 주차장 한 귀퉁이 그늘에 앉히고 자리를 깔아 허기를 면하도록 음료와 빵을 차려놓고 사무실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 사이 사고가 터졌다. 둘째 녀석이 잔디밭에 세워진 입간판의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쳐 피가 터진 것이다. 잔디밭에 있는 무당벌레를 잡는다고 들어가다가 간판의 부서진 모서리를 못보고 부딪쳤던 것이다. 911을 불러 아이를 집사람과 함께 병원에 보내고 차를 받은 후 네비게이션을 따라 병원에 갔다.
        
         응급실에 누위 있는 아이를 중심으로 남자 의사, 여자 의사 그리고 집사람이 둘러 서 있었다.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한 아내는 한국인 간호사와 일본인 간호사가 모두 휴무일이라 대만인 간호사를 불렀다고 한다. 영어를 못하는 아내는 그나마 중국인이라도 있어 대화가 가능하니 위안이 되는가 보다. 아이의 이마를 꿰매야 한다고 하니 자꾸만 성형외과 의사를 데려다 달라고 한다. 정형외과 의사는 흉터가 남을 수 있으니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성형외과 의사가 집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떼를 쓴다. 하지만 의사는 매우 친절하게, 또 인내심 있게 흉터가 생기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설명해 준다. 집사람을 진정시키고 수술하는데 사인을 했는데, 그 수술이라는 것이 철로 된 스테이플을 세 번 찍는 것이었다. 집사람과 나는 바늘로 꿰매는 것을 생각했다가 스테이플을 찍는 것을 보고는 놀라고 말았다. 그랬더니 의사가 요즈음엔 바느질을 하지 않는단다. 오히려 스테이플이 더 흉터를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빨리 완치된다는 것이다. 여태껏 병원을 자주 다니지 않은 우리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한 편으론 그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했지만 집사람은 믿어지지 않는지 몇 번이고 간호사에게 묻고 또 물었다. 간호사가 중국말로 다시 설명하여 간신히 받아 들이는 듯 했다. 의사는 그런 집사람의 태도를 전혀 싫어하는 내색 없이 자상하게 웃으며 이해한다고 하면서 이후의 처치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이틀 정도 약을 바른 후 상처에 물기가 없도록 잘 말려만 주면 열흘 후엔 아무 병원에서 철심을 제거하기만 하면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한국에서도 병원의 의사가 이토록 친절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정말 서비스가 무엇인지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여행자 보험증을 보여주니 자신들은 보험회사와 정산할 수 없기에 직접 계산하고 한국에서 청구하란다. 급한 마음에 우선 카드로 결제 ($250.00) 하였다. 물론 한국에 돌아 와 청구하니 며칠 후 바로 입금시켜 주었다. 통역해 주고 도와 준 간호사에게 집사람이 감사의 뜻으로 한국에서 가져간 붉은 색 월드컵 응원 손수건 한 장을 주었다. 간호사가 매우 당황해 하며 기쁘게 받아 주었는데, 속으로 난 의사에게도 주었으면 했다. 의사는 웃으며 우리의 행동을 이해해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치료를 마치고 나니 이미 오후 6시가 넘어 USC에서 티켓 구매 포기, 한남체인도 포기, 샌디에고로 가려다 화를 참을 수 없는 집사람이 다시 알라모로 가자고 해서 U Turn. 매니저에게 항의하고 (아이들만 두고 온 우리들의 잘못도 있어 심하게 항의하진 못하고) 이틀 치 할인 받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너무 기분 나빠 차를 교환하고 샌디에고로 달렸다. 중간에 I-450 도로를 달렸는데 그 달리는 속도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몇 번 LA에서 이 도로를 달렸는데 그 때마다 그들의 질주에 주눅이 들었었다. 아마 미국 도로 중에 가장 속도감을 느끼는 도로가 아닌가 한다. 호텔 (Four Poins by Sheraton)에 도착하니 이미 12시가 넘었다. 미리 받은 바우처를 보여주고 방을 배정 받았는데, 식구 여섯에 King size one bed를 주어 다시 프런트에서 재배정 (Two Queen Beds) 받아 갔지만 이번에는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없다. 상황을 설명하였지만 그런 방은 이미 먼저 온 손님에게 배정되어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주방에 있는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기로 하고 짐을 풀고 밥해먹으니 새벽 1시.
모두들 시차니 뭐니 따질 여유 없이 꿈나라로 빠져 들었다. 첫날부터 일그러진 여행이 순조롭게 끝나기를 마음으로 기원하면서…..

* 대인대물 보험은 캘리포니아 법에도 명시되어 있었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권유를 받아들여 가입했음. 나중에 그 덕을 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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