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여행 중 이것만은 조심하셔야...

2007.01.16 08:46

유진아빠 조회 수:5919 추천:99

여러 고수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2006년 9월 21일부터 3박 4일간의 sedona, grand canyon, page, bryce and zion canyon, Las vegas를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웃지 못할 경험을 세가지 하게되어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을 교훈을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녹색 손잡이의 비밀

세도나에서의 관광을 마치고 뿌듯한 마음으로 grand canyon으로 향하기 위해 차에 sedona 다운타운에서 주유를 하다가 생긴 일입니다.

제가 잠시 일관계로 샌디에고에 살고 있는 관계로 여러번 self 주유를 해봐서 미국(캘리포니아)의 주유기의 구조는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gasoline의 등급은 regular(87), plus(intermediate, 89), premium (91)로 nozzle(주유손잡이)는 주로 하나이고 주유손잡이를 뽑아 든 후 위 등급 중 하나를 선택하는 button을 누르고 주유하게 되어있지요. 주로 등급이 낮은 regular가 왼쪽에 있는 곳이 많습니다.

항상 저렴한 regular를 주유하던 버릇으로 그 날도 젤 왼쪽 주유손잡이를 아리조나 카우보이처럼 뽑아 주유를 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주유손잡이가 녹색인 겁니다. 그것도 하나의 등급에 하나의 손잡이가 나란히 달려 있어 모두 세개의 손잡이가 있는 겁니다.

낯 설었습니다. 이전에 주유하던 손잡이가 녹색은 아닌 것 같으데.. 하면서도 의심없이 젤 왼쪽 녹색손잡이 주유기를 탱크에 밀어넣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유기(nozzle)가 이전 주유기보다 더 지름이 큰지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지요. 이 나라는 주가 바뀌면 이런 것도 다 바뀌나 보다...

억지로 nozzle을 탱크에 대충 연결(??)한 후 주유를 시작했습니다. 잘 들어가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기분이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약 4 갤런 정도를 주유한 후 다시한번 물끄러미 주유기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거기서 제가 발견한 글자, 녹색 글씨로 "DIESEL".

오... 마이...갓...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마누라 몰래 가솔린으로 가득 채워 가면 디젤이 희석되어 별 문제 없겠지..(마누라한테 혼날까봐)"
"가다가 아무도 없는 길에 차가 퍼지면 애들은 어떻게 하나.."

아무래도 애들이 걱정되어 마누라에게 이실직고. AAA에 가입한 고로 전화해보니 절대로 시동도 걸지 말랍니다.

다행히 주유소 뒤쪽에 repair shop이 있어서 그곳에서 서너명이 와서 제 차를 밀고 가서 차 안의 모든 디젤을 빼내고 청소하고 불순물제거용액까정 집어넣고...

그래서 딱 100불 고스란히 쓰고 시간도 두시간 허비.

조심하세요. 보통 캘리포니아 주유소에서 디젤은 디젤만을 넣는 주유기에 달려있는 녹색 주유손잡이로 주유를 합니다. 디젤이 없는 주유소가 더 많구요.

아리조나에서만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세도나에서는 한 주유기에 가장 왼쪽은 디젤(녹색 손잡이), 나머지 둘은 regular와 premium을 각각 검은 손잡이 주유기로 주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경험 값 비싸게 했습니다. 이후에 문제는 없어서 다행이였죠.


2. 아! 내 딸아

운좋게 grand canyon 안의 Maswik Lodge에 예약이 되어 짐을 풀고 석양의 그랜드캐년을 보기위해 셔틀을 타고 웨스트림으로 갔습니다. 9월인데도 날씨가 꽤 춥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아홉살 딸과 세살 아들을 데리고 웨스트림을 구경한 후 Hopi point에서 석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제법 불고 저녁나절이라 기온이 좀 떨어지더군요.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보니 제 딸이 추워서 떨고 있더군요. 긴팔옷을 입기는 했지만 워낙 바람이 많이 불다보니 추웠나 봅니다.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와이프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뒤 자그만 바위 위에서 뛰면서 놀던 딸아이가 발을 헛디디면서 넘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재빨리 달려가 일으켜 세웠는데 뭐 살짝 넘어진거라 다친데도 없고... 일으켜 세워 묻은 흙을 털어주고 있는데 갑자기 얘가 기절을 하는 겁니다. 약 5초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별 생각이 다 났습니다.

"부주의한 아빠가 애들을 떨게 만들더니 일 냈구나..."

다행히 금방 정신이 돌아와 애를 없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추워서 떨던 차에 앞으로 넘어지면서 앞에 허술한 난간으로 막혀 있는 그랜드 캐년의 높디 높은 절벽에서 떨어질지도 모든다는 생각에 잠깐 실신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15년이라는 세월동안 의사질을 하고 있지만 그 동안의 지식이나 경험은 딸의 실신 앞에 한낱 ..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더군요.

추운 겨울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여행을 할때 기온이 갑자기 떨어질 때를 대비해 두꺼운 옷을 항상 준비하는 지혜를 교훈으로 얻었습니다.


3. 아뿔사

victor님이 추천을 해주신 Bryce canyon 앞의 Ruby's Inn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숙소는 아늑하고 좋았습니다. 오래간만에 가져간 햇반과 컵라면으로 포식(??)을 하고 다음날 여행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녁에 생리현상으로 인해 소피를 보러 일어나 용변을 본 후 물을 내렸는데...

아뿔사!!!

물이 내려가지는 않고 오히려 점점 차오르더니 급기야는 넘쳐 화장실 바닥에 홍수가 가는 것이었습니다.

황급한 생각에 걸려있는 큰 타월로 바닥에 임시벽을 설치하고 타월들로 흘러나온 아름답지 못한 물들을 처리했습니다.

"화장실 밖의 카펫이 젓으면 우리에게 청구를 할지도 모른다.."
"바닥을 망쳐 놓았으니 나가라..."

별 생각이 다 났습니다.

다행히 카펫은 젖지 않았고 흘러나온 물은 타월로 말끔하게 닦고...

전날 저녁에 컵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은 하수도에 버렸지만 건더기가 좀 남아 예전과 같이 좌변기에 버렸는데..

그것이 막혔나 봅니다.

마누라 몰래 다 처리하고 잠깐 눈을 붙인 후 아침에 전화를 해서 좌변기가 막혔다고 하니 직원이 와서 마치 아무일도 아닌 것 처럼 뚫어주고 환하게 웃어주고 갑니다.

수압이 높지 않아 자주 일어나는 일인가 봅니다.

여러분들. 남은 음식찌꺼기 좌변기에 버리지 마세요.

저 같이 고생하실 수 있어요.


여행 중 많은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이후에 생각하면 다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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