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신은 제가 시간을 주셨습니다.

잠시 여행의 느낌을 기록할 수 있는 시간을....

 

이번 여행에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이 창조한 세계에 처음 감동받았던 곳 바로 유타입니다.

유타의 강렬한 태양과 바람은 땅을 붉게 만들고  그 위에 영겁의 시간이라는 무대에서 신들의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아치스 공원의 비지터 센터에서 시원한 에어콘을 잠시 즐기고 친절한 레인저와 조우하고 나서 바로 뒤에 있는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거대한 바위 산을 올라가는 순간 인간의 세계에서 신들의 세계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신화 속 거인들은 낮 시간 동안 바위로 굳어 있다가 달이 뜨는 순간 살아움직입니다.

세 자매는 낮에 본 인간계의 이야기를 나누며 흔들 바위 근처로 산책을 나서고, 밤의 향연을 알리는 오르간 연주가 온 대지에 울려 퍼집니다.

산양은 코끼리를 찾아 소금 계곡을 헤메고, 거인들이 법정에선 대지의 신 앞에 사연있는 거인들이 찾아옵니다.

붉은 바위 어미는 제 살을 깍아 자식이 편히 지낼 모래 언덕을 만들어 냅니다.

북쪽 윈도 아치로 달이 넘어가면 에덴 정원엔 나바호 인디언들이 축제를 벌입니다. 악마의 정원에서 다크 엔젤이 이들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까마귀만이 낮의 세상과 밤의 세상을 오가며 악마의 정원 소나무에 조용히 내려 앉습니다.

 

한낮에 길을 잘못들어 신들의 정원에 들어온 인간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한발 두발 나아가면서 경이로운 신들의 세상에 경외심을 느낍니다.

경외심은 점차 호기심으로 바뀌고 신들이 깨어날까봐 목소리조차 낮아집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조용히 들어오는 이만을 허락하는 자이언트의 세계 그곳으로 조용히 들어갑니다.

 

처음 만난 것은 Park Avenue ViewPoint Trailhead.

새로운 세계에 들어왔음을 알려주는 시작입니다. 마치 거대한 장수들이 이 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만큼 상상하기 어려운 거대한 바위 군락이 병풍처럼 산 계곡의 입구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황량한 사막을 가로질러 도착한 나그네의 수고로움을 달래주는 듯 합니다.

 

보는 이의 눈과 상상력에 따라 다 다르게 보이는 붉은 바위 군락을 지나 코트하우스와 오르간, 세자매봉, 양바위,그리고 바벨탑을 만납니다.

아슬하면서도 웅장하게 서있는 밸런스트 락과 윈도 아치를 지키고 있는 듯한 코끼리 바위들...

경사면에 아스라이 서있는 델리키트 아치와 고운 모래들...

아치 사이사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

 

아치스 공원은 탁 트인 붉은 대지와 거대한 조각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거대함이 광활함과 시원함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경이로움에서 나오는 두려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늘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만하고, 오만했던 나라는 존재, 인간이라는 존재의 왜소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아치 하나하나 모두 아름답지만, 마치 다양한 꽃들과 조형물들을 모아놓은 정원처럼 

아치스의 모든 조각품을 한 데 묶어 보면 더욱 웅장하고, 상상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자아냅니다.

 

분명 인간계가 아닌 신들의 세계.

조물주가 빚어놓은 세계 그건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를 위한 공간인 듯합니다.

 

저와 함께 여행을 하는 옆지기(남편)는 내내 이건 손오공의 무대라고 합니다.

분명 손오공이 여의봉 들고 구름타고 다닐 것이라고....

우리가 손오공이고 손오공이 아무리 이리저리 다녀도 부처님 손바닥이라고...

 

아! 아치스~

유타의 첫느낌은 잊을 수 없는 아치들입니다.

솔트레이크 시티의 잘 갖춰진 템플 스퀘어보다도 강하게 남는 이미지와 상상의 스토리들...

아마도 꿈속에서 전 이 신들의 정원을 헤매이고 다닐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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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스의 신들의 정원을 살짝 다녀온 것이 신들에게 들켰나봅니다.

오늘 오전 레드우드로 가는 101번 도로에서 그만 타이어에 못이 박혀서 렌터카에 전화하고

스페어 타이어 교체하고 결국 바디샵에 가서 새 타이어로 교체했습니다.

덕분에 오늘 일정은 아스라이 태평양 해안으로 사라졌네요.

내일 새벽부터 서둘러 원시림 레드우드를 둘러보고

레이크 타호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도 아치스의 신들이 많이 노여워하지는 않았나봐요.

밤도 아닌 대낮이고, 그동안 그렇게 핸드폰 안터지더니만 고 지역을 통과할 땐 왠일로 핸드폰이 터지네요.

게다가 휠이 상할 정도로 타이어가 완전 바람이 다 빠졌는데 

자칫 인명사고가 날뻔 했는데 괜찮았습니다.

또 갓길도 아니고, 바로 Exit이 있어 나갔더니만 주유소가 있었습니다.

주유소 주차장에서 여유있게 일을 마쳤습니다.

비록 근처 바디삽에 또 가긴 했지만... 

 

이만한 것을 그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렇게 신들의 정원을 소개했으니, 이제 노여움 풀고 내일부터는 팍팍 도와주시겠죠? ㅎㅎ

 

다른 분들의 여행기나 책에서만 읽던 것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여행이 더욱 생생해집니다.  ㅎㅎㅎ

 

회원님들의 여행에도 언제나 행운이 함께 하시길...

 

레드우드 윗동네

바다가 보이는 크레센트 시티에서

삐삐롱스타킹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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