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1 19:34
제 10일차 : 2015년 8월 26일(수요일)
어제 라스베가스에 도착하였다. 여행계획을 세울 때 미산은 데스밸리 동편의 오페라하우스에서 1박을 더 하며 밤하늘의 별을 보자는 것을 겨우 설득하였다. 이때쯤에는 호텔에서 늦은 아점을 먹으며 피로를 푸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부지런한 송원이 그냥 있지를 않는다. 어제 시내에 들어오자마자 차로 시내를 한 바퀴 휙 돌면서 서커스서커스 호텔에 예약한 것을 후회한다. 모든 호텔이 라스베가스 블루버드를 중심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미라지 호텔이 그 중심부란다. 따라서 미라지 근처에다 예약을 하면 도보로 호텔 투어가 수월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그런데 그럴 것도 없는 것이 이곳 호텔들은 주차비가 무료다. 아무 호텔에나 주차해 놓고 돌아다니면 된다. 그래서 어제 밤 미라지 호텔에다 주차해 놓고 분수 쇼 등을 보았다.
오늘은 일정이랄 것도 없다. 오전엔 도보로 호텔 투어를 하고, 오후엔 라스베가스 프레미엄 아울렛(노스, 북쪽에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을 가보고, 한국마켓(그린란드)에서 시장을 보는 것이다. 아이리스님은 렌트카 상태를 보아 교체하려면 이곳에서 하라고 했다.
아이리스님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드림팀이 여행계획을 짤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일정표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막연하게 한 달가량 여행을 하자고는 하였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캐나다 로키를 넣자 빼자, 알라스카 쿠르즈도 좋다더라 하다가 미 서부로 한정하기로 하고 비행기 티케팅부터 해 버렸다. 그리고 그 안을 채워 넣는 일정표 작성 임무가 나에게 떨어졌다.
이거야 소경한데 여행계획을 세우라는 격이었다. 지도라도 있어야 동선을 가늠해 보겠는데 가진 것이라곤 30년 전의 캘리포니아 지도가 전부다. 그러다 우연히 미국자동차여행(usacartrip.com) 싸이트를 알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마구 뒤적였다.
그런데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을 수가 없어 2015.3.4 이 싸이트 운영자이신 아이리스님에게 ‘아주 난감한 부탁을 드린다’ 면서 백지를 들이 밀면서 여행일정표를 작성해 달라고 하였다.
내가 생각해도 염치없고 난감한 부탁이었다. 여행이란 것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또 60대 중반의 3커플의 건강상태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얼마 후 아이리스님으로부터 20페이지에 달하는 아주 자세한 일정표를 받았다.
이 긴 글을, 링크까지 달아가면서 작성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생각하니 감사하고 또 미안하기도 했다. 살아오면서 친절한 분들을 많이 만났지만 이렇게 감동을 주는 분은 또 처음이었다.
아이리스님 일정표에 우리가 수정을 하고 다시 보니 도로 아이리스님 일정표였다. 부처님 손바닥이었다.
숙소 : Circus Cir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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