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좌충우돌 서부여행기 1

2008.11.19 13:56

나비야 조회 수:3162 추천:3

1차 여행 코스(4박5일) : 샌디에고> LA 게티 센터 > 바스토우(숙박) > 그랜드캐년 웨스트 > 라스베가스(숙박) > 불의 계곡 > 라스베가스 야경 투어(숙박) > 자이언/브라이스 캐년 > 라스베가스(숙박) > 샌디에고

여유로운 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을 몇 가지 겪었습니다..

첫 날(토) 엔터프라이즈에 오전 7시 50분에 도착했는데 주말이라고 9시부터 영업 시작.. 결국 9시 20분 경 출발.. LA에서 예상못한 교통체증을 겪고 ㅠ.ㅠ  게티센터에서 3시간 정도 밖에 구경을 못했습니다.. 별로 한 것 없이 바스토우에 저녁 8시경 도착하여 후질근한 INN에서 숙박..

담날 오전 8시경 화창한 날씨에 기분 좋게 출발.. 갑자기 우리 뒤로 경찰 차량 수십대가 추월해가더니 잠시 후 전방에 사고 차량 발견.. 원인은 SAND STORM.. 작은 토네이도가 여기저기서 생겼다 사라지면서 흙먼지로 시야가 흐려져 도로가 통제됐습니다.. 경찰들이 미리 다른 길로 우회하도록 안내했는데 우회도로의 상태가 너무 안좋고 바람도 심해서 차들이 모두 어기적.. 그때까진 신기한 체험이라 즐거웠지요..

그랜드 캐년 웨스트(스카이워크 있는 곳) 방면으로 가는 길은 짐작만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93번 도로에서 Dolan Springs 방면으로 가다보면 안내표지가 나오겠지 하고 무작정 올라갔지요.. 가다 보니 죠슈아 나무 군락지가 나오고 언뜻 웨스트림 방면 표지를 봤는데 그 길이 너무 안좋아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계속 오른편에 캐년 비슷한 산맥이 보이는데 우리 길은 그쪽으로 갈 기미가 안보여서, 한참을 가다 만난 모텔에서 물었더니 아까 지나친 길이 맞다네요.. 30분 정도 지나온 길을 돌아갔습니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모래와 자갈길로 산을 올라가려니 속력을 낼수도 없고, 지프차도 아닌데 돌이 하도 튀어서 차가 걱정되더군요.. 정말 오기로 1시간정도 올라가니 그랜드캐년 입구가 보입니다.. 결국 찾아오긴 했지만 시차도 있어서 예정(1시)보다 2시간이나 늦은 3시에 도착했습니다..

  그랜드 캐년은 언제 어딜 봐도 만족스럽기에 후회하진 않지만, 돌아오는 길에 지대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5시 30분 경 산을 내려오다가 두 갈래 길을 만났습니다.. 아까 왔던 길과 처음 보는 길.. 우린 첨에 왔던 길이 험하여 다른 길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ㅠ.ㅠ 첨에 왔던 길은 산 아래로 구불거리며 왔는데 이번 길은 산 위로 올라갑니다.. 한쪽은 낭떨어지고 비포장의 자갈길은 여전한데 점점 길이 좁아져서 거의 일방통행이었습니다.. 괜찮아지겠지 하고 산 하나를 넘으면 또 산이 나오고.. 그러다 해가 저물고 비까지 부슬거립니다.. 1시간 이상 달렸지만 차 한 대 안 지나갑니다.. 네비에선 우회전 하라는 데 우측에 길도 없고, 좌회전 하라는데 좌측은 낭떨어지고.. 아.. 지도를 펴봐도 여가 어딘지.. 핸드폰은 수신불가.. 기름도 한 칸 밖에 없어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러던 중 우리 뒤에 승용차 한 대가 나타나길래 구세주를 만난 듯 길을 비켜주고 그 차를 따라갔습니다.. 근데 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안타깝게도 자꾸만 멀어지다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얼핏 보기엔 우회전 하는 걸로 보였는데 그쪽엔 길이 없었습니다.. 아.. 귀신에 홀린건가.. 사고가 난건가.. 다시 공포에 질려서 멍해졌는데 이번엔 길 위에 토끼들이 나타났습니다.. 아스팔드도 아니고 산길이라 더 안보였습니다.. 바로 앞에서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30키로 이하였는데도 차가 중심을 잃고 미끄러졌습니다.. 순간 이렇게 가는구나 싶더군요.. 옆이 낭떨어지는 아니었지만 차가 미끄러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지형이었습니다.. 180도로 차가 돌더니 겨우 정지.. 정말 심장마비 직전이었습니다.. 근데 기가 막힌 건 토끼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더군요.. ㅡ.ㅡ;;

  그 후엔 네비도 꺼버리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무작정 앞으로만 달렸습니다.. 그렇게 산길을 2시간 이상 헤매다가 드디어 포장도로가 나와서, 다시 네비를 켰는데 이번에도 자꾸 길도 아닌 곳으로 우회전하라는 말만 나와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러다 처음 만난 마을에서 주유를 하고 길을 물으니 여기가 킹맨 근처랍니다.. 북서쪽으로 가야 하는데 남쪽으로 내려온 겁니다.. 초췌한 모습으로 지도를 펴들도 길을 묻는 우리가 불쌍했는지 마트 주인이 커피값도 안 받고 걱정해주더군요.. 미국도 시골인심은 좋은가 봅니다..

산길을 운전해온 신랑 대신 라스베가스까진 제가 운전(130여마일)했습니다.. 빨리 호텔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에 과속을 하며 계속 추월해가는데 전방에 경찰차가 갓길에서 단속 중인게 보였습니다.. 속도를 줄이고 얌전히 그 옆을 지나갔는데 경찰이 우리를 따라오며 차를 세우랍니다.. 이유인 즉, 경찰 차 바로 옆으로 지나가면 안되고 다른 차선으로 돌아가야 한답니다.. 우린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냥 보내줬지만, 그 후엔 또 소심해져서 과속도 못하고 정속으로 라스베가스에 왔더니 11시가 넘었습니다.. 8시경에 도착해서 야경 투어를 할 예정이었으나 담날로 미루고 베가스 초입에 vons가 있길래 통닭과 맥주를 사서 저녁 대신 먹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여행 첫날 부터 기가막힌 추억들로 장식했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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