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타 여행 뒷 이야기 - 9 : 홍콩의 야타족

2011.09.09 01:37

goldenbell 조회 수:4793 추천:1

해외 출장 및 여행경력이 수십 년을 넘으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지라 웬만하면 당하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부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친구가 또 당한 홍콩에서의 얘깁니다.

 

1. 대기업 홍콩 현지법인장이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구태여 공항까지 마중을 나오겠다니 그리하라고 하였지요.  도착 후 한 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서 혼자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마쳤습니다. 친구와는 계속 연락이 되질 않더군요. 현지 법인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몇 시간 째 연락두절이라 마음들을 졸였겠지요. 거의 대여섯 시간 시간 후에야 겨우 연락이 되어 제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 왔습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친구는 아파트 8층에 살고 있었는데 아마 시간이 조금 늦었던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않고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지하 차고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계단 중간에서 강도 3명을 만나 모든 것 털리고, 손발 뒤로 묶이고. 입은 테이프로 봉한 체 몇 시간을 낑낑거리다 주민한테 발견되어 경찰에 신고하는 등 몇 시간을 허비하였다고 하네요. 외국의 호텔에 가면 복도에서 비상계단 밖으로는 나갈 수 있으나 밖에서는 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에서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서지요. 혹시라도 여행 시 호텔에 묵게 되어 비상계단을 이용할 시 (같은 층에 방이 없어 일행 중 몇 사람은 한 층 위나 한 층 아래에 배정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한 층만 내려가면 되므로 구태여 엘리베이터를 이용치 않고 비상계단을 이용하게 됩니다) 반드시 한명은 안에서 기다리고 한 명은 바깥으로 나가서 밖에서 문이 열리는지 확인한 후 이용하여야 합니다. 몇 년 전 LA에서 관광객이 비상계단을 이용하다 강도한테 당한 케이스가 있었답니다.

 

2. 모든 걸 잊어버리고 술이나 한 잔 하자며 저를 안내하더군요. 홍콩 번화가 대로변은 거의 50여 미터 마다 경찰이 배치되어 순찰을 하고 있지요. 그러나 바로 뒷골목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답니다. 바로 그 뒷골목을 이용하여 친구의 단골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빨간 오픈 스포츠카에 미녀 3명이 탑승하고서 우리 보고 Hey, hop in 하더군요. 우리말로 '야 타!' 뜻이겠지요. 아니 우리가 속칭 인터내셔널 빠꿈이들인데 그런 수법에 넘어갈 리 없지요.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아마 그 차량은 우리를 앞질러 가지 않고 계속 뒤에 쳐졌나 봅니다. 조금 있으니 그 차가 우리 앞을 지나치자마자 방향을 우리 쪽으로 확 꺽으니 차량의 펜더 부분이 친구의 다리를 슬쩍 부딪치면서 그 다음엔 사이드미러가 친구의 팔을 제법 세게 쳤더랍니다.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랐지요. 여자 일행은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고 우리는 또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조금 후 또 한 번 똑 같은 방법으로 친구를 슬쩍 치더라구요. 그 때야 우리도 버럭 화를 냈지요. '야 안 탄다고 했잖아 운전 똑바로 해'라고 언성을 높였답니다. 이번에는 미안하다며 손을 흔들며 뒤따라오지 않고 휭 하니 지나가버리더군요. '아니 우리가 핫바지인줄 아냐 미친 X들' 하며 투덜거렸답니다. 한편으론 전문꾼들을 물리쳤다는 기분에 의기양양 했지요.

 

이런 저런 얘기로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친구가 계산하려고 보니 지갑이 사라졌습니다. 갖고 나온 건 분명한데 곰곰이 생각하니 조금 전 그 여자 일행이 고의로 부딪칠 때 다른 일행이 우리가 놀란 틈을 타서 뒤에서 슬쩍 소매치기 한 것이지요.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니 두 번씩이나 부딪친 것으로 짐작이 되었습니다. 기막힌 운전 수법이나 놀란 틈을 이용 잽싸게 지갑을 빼 간 솜씨에 혀를 내둘렀지요. 그들의 표적이 된 이상 그 어느 누구도 당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런 사건은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책이지요. 즉, 빌미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여행지에서 지갑을 휴대할 경우 뒷주머니보단 앞주머니가 더 안전하다고 하겠습니다. 회원님들, 항상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왜 매번 친구가 당한 얘기만 하느냐구요? 글쎄요 제가 운이 좋았던가 봅니다. 다음엔 제가 파리에서 직접 당한 기막힌 사건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4211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7056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397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612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21111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653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867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802 2
341 여행초보의 실수...(도와주세요T.T) [3] 허드래곤 2015.03.11 6210 0
340 렌터카 비포장도로 주행 및 세차 질문 [3] 놀지 2015.03.15 3527 0
339 US-89 도로 개통에 따른 즐거운 고민거리 [2] file 막켄나의 황금 2015.04.01 3089 0
338 록키 산맥 렌트카 브리스토 2015.05.04 3091 0
337 캘리포니아 속도위반 딱지 관련질문이에ㅠㅠ도와주세요 coolholic 2015.05.11 2613 0
336 알라모 렌트카 이용관련 [1] 붐붐 2015.06.17 2897 0
335 가민 내비 삽니다(캐나다, 미국) [3] 원우아빠 2015.06.28 2309 0
334 소풍을 기다리는 심정 [4] 자유 2015.07.17 2677 0
333 9박 10일 여름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2] 자유 2015.08.01 2227 0
332 카약, 카누, 보트 ??? 사용에 관한 문의 [4] file 하늘지기 2015.08.07 2703 0
331 요세미티에서 한인 학생 사망.. [2] 정석님 2015.08.19 2323 0
330 그리운 아이리스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1] 민고 2015.10.19 2561 0
329 이제 자이언으로 출발합니다 태은준빠 2016.02.03 2277 0
328 항공권 구입 괜찮은지 봐주세요.... 일정 및 금액.... [2] 뽀샤시뽕 2016.03.18 2151 0
327 자동차 미국일주 90일 계획중입니다. [3] Edward.Justice 2016.03.27 2706 0
326 glacier point road 가 열렸다고 해서 반가운 맘에... [4] 잔느맘 2016.04.21 2530 0
325 여담이지만 모압과 모뉴먼트 밸리쪽의 숙박비는 상상이상이네요 [12] 산모기 2016.04.20 3212 0
324 Lake O'Hara 예약 실패 - 내년에 캐나다 로키 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10] LEEHO 2016.04.21 3080 0
323 자동차 여행시 Full size VS Convertible [4] 산모기 2016.06.13 2926 0
322 Horseshoe Bend 추락 사고 [6] 청산 2018.12.28 2407 0
321 요세미티에서 찍은 은하수 [14] file Roadtrip 2019.02.12 3456 0
320 네브라스카의 은하수 [12] file 덤하나 2019.02.12 1471 0
319 Perseids Metor Shower (유성우) [1] 배고픈부엉이 2016.08.11 2738 0
318 (샌프란시스코) 밥솥, 전기포트, 아이스박스, 유심칩 2개 드립니다 [3] 머찌나루 2016.08.12 3737 0
317 캐나다 로키지역 모기가 많다던데.. [13] file 따따이 2016.08.23 3463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