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10 10:36
“벨코멘! (Velkommen)” 낯선 덴마크어로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간판 너머로 커다란 바람개비를 달고 있는 아기자기한 집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알록달록 나지막한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늘어선 거리며 부잣집 정원마냥 예쁘게 다듬어진 공원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북유럽의 작은 마을처럼 어릴 적 즐겨 읽던 안데르센의 동화 속 마을처럼 따뜻하고 달콤한 풍경으로 우릴 맞아주는 도시. 바로 LA에서 북쪽으로 150여마일 떨어진 솔뱅이다. 1911년 이 지역에 정착한 덴마크 이민자들이 이룬 이 도시의 명칭은 ‘햇살이 잘 드는 곳(Sunny Fields)’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순 우리말로 치면 ‘빛고을’인 셈이다. 이름처럼 솔뱅 구석구석에는 온화한 햇살이 감싸주는 것 같은 포근함이 배어나온다. 모국의 전통과 유산을 소중히 생각하는 덴마크 이민 후손들은 솔뱅 구석구석에서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펼쳐 이곳에 들른 방문객들에게 작은 덴마크를 경험하게 해준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4개의 풍차 민속 수공예품을 예쁘게 장식해놓은 박물관 덴마크식 팬케이크와 소시지 굽는 냄새를 솔솔 풍기는 유럽풍 레스토랑들은 물론 많은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덴마크어를 사용해 이국의 정취를 더욱 풍긴다. ☞게시판 관련 페이지 (Solvang)
도시 입구 관광안내소에서 1시간 반 가량 코스로 솔뱅의 요소요소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 안내지도를 받아 직접 구경에 나서거나 자전거 마차 등을 이용하는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덴마크를 이야기할 때 안데르센을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 솔뱅 여기저기에도 안데르센의 유산은 녹아들어 있다. 덴마크를 상징하는 인어공주상이 실제 크기의 절반 사이즈로 자리해 마치 코펜하겐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하며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안데르센을 기념하는 안데르센 박물관(Hans Christian Andersen Museum)에서는 그의 삶과 작품세계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다.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와 함께 유명해진 향 좋은 캘리포니아산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는 인근 와이너리 투어나 아름다운 수도원 미션 샌타이네즈(Mission Santa Ines) 구경도 솔뱅 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오며가며 자연의 정취에 푹 빠질 수 있는 노호키폭포(Nojoqui Falls)나 카추마 호수(Cachuma Lake)도 꼭 둘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