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Richmond의 탄약수송함

2006.08.17 22:23

루시남 조회 수:4037 추천:149







샌프란시스코 근방 분들이 반나절거리로 간단히 다녀올 만한 곳 하나 소개하죠

I-580을 타고 Oakland지나  albany 옆 Richmond marina로 나오신후, 리치몬드 시청 1층 안내 데스크로 가서
Richmond historical park” 안내 brochure를 받아 보시죠. (Berkeley 기준 20분 소요)

저희는 여기 볼거리중  리치몬드 부두에 가서 2차대전때 탄약수송함(Ammunition carrier ship으로 활약한 “ Red Oak Victory”함 구경을 선택햇어요

,

이 군함을 건조한  Kaiser조선소에  지도를 보고 차를 달려 들어가니, 아니 다 썩어가는 철선이 부두에 매어져 있는데 어 이거 괜히 왔나보다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가족이 trap을 타고 배에 오르니, 해군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가 여기 왜  왔나고 묻네요. 아니 당연히 관광하러 왔지, 그걸 왜 물을까?  

그러더니 몇 시간 여기서 쓸 수 있나고  또 물어요. 자기 설명코스는 2시간 짜리라나요, 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와이프를 한 번 쳐다본 후
we have only 30 minutes 했죠.

이 아저씨 결연한 표정을 짓고 그때부터 정신없이 설명에 임합디다.
배 안에 관광객은 우리 뿐이었기에 완전히 우리 전용 가이드가 되어서 배 안에 것을 무엇이든 만지게 해주었어요.  
다른데서는 줄 밖에서 얌전히 구경해야죠.

이 군함은 이곳 리치먼드에서 1943년에 진수되어 2차대전중에는 탄약수송함, 6.25때는 식량수송선으로 활동했고
그리고 베트남전에도 참전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있으며 한번도  피격당한 적 없다고 하네요.

지금은 이 배의 선창 중의 하나가 Kaiser조선소 측에서 배 진수식을 할 때 사용된다고 하네요.

먼저 눈에 들어 온것은 일반적인 군생활을 할 때 보기 힘든 20밀리 대공기관포 였죠. 이 배는 선수(bow)에 3.5인치 함포 , 선미(stern)에 5인치 함포를 장비하고, 양현에 총신하나 짜리 단장 20mm 대공기관포를 8문이나 갖춘 수송선으로서는 상당히 중무장된 함선이죠.

한국에서 군사관련 전시장을 가면 안전상  무장을 제거하는데, 여기서는  약실만 용접해 붙이고 나머지는 움직일 수있도록 두었으며, 20밀리탄을 탄두도 제거하지 하고  그대로 급탄벨트에  장전해 놔서, 이 걸 갖고 만지작거리며 탄띠에 연결도 해 보고  재미있게 놀았어요.  

함교에 가면 전성관(나팔같이 생긴 음성전달용 파이프)이 있는데, 여기에 대고 아무 얘기나 해보라고 해서  아이하고 영어로 큰소리로 떠들어 댔더니  기분이 up되고요, 통신실에서는 모르스부호를 보내는 구식 무전기를 두드려보기도 했군요.

우리는 안내한 분은 이름이 Jerry이고 해군 구축함 레이다아실에서 근무했다고 하는데, 오래간만에 자기 설명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이 나타나니 상당히 좋았던 것 같아요. 저희도 흥미를 느꺼셔 30분에서 2시간으로 시간연장을 부탁했어요.

배 안은 꽤 커서 엔진실, 장비실, 선창 3개, 사관숙소, 수병숙소, 식당, 갑판등을 차례로 자세히 설명을 들으니 두시간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디다.

여기서 배의 마스트에 올리는 여러개의 깃발신호가 각각 영어의 알파벳을 의미하거나, 혹은 깃발마다  각각의 의미(예: 위급환자 탑승 등) 가 있다는 걸 배웠네요.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배의 해도실에 들어가서 2차대전 당시에 쓰던 해군용 지도 (chart, 배에서는 map이라고 안한답니다)를 한 벌 꺼내와서, 그 중 동북아시아가 나와있는 부분을 기념품으로 주데요. 이거 시정부의 재산일텐데 맘대로  주셔도 되는건지?......

이 아저씨, 한 10분정도 시간이 더 있느냐고 묻기래, 그렇다고 했더니, 허리춤에서 열쇠를 주섬주섬 꺼내며 저희 가족을 배 한 가운데 있는
어두운 창고로  데려가더군요.

그곳에는 아주 보기 힘든 물건이 숨겨져 있었어요. 미국 해병대(USMC)가  2차대전때 사용하던 오리지날  군용지프인 “윌리스 Jeep”가 보존되어 있었어요.


이 윌리스 지프는 미군이 애용하는 지프의 원조격(현재는 험비를 사용)으로서,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을 본다는 것은 큰 행운이죠.  뒷좌석에는 지금 우리 군도 사용하는 캘리버 50 (HMG) 중기관총이 거치되어 있고요.  구경 0.5인치 짜리 탄알들이 탄두가 달린채 양쪽 탄알박스에 가득 담겨 있는데  정말 탐나더군요.

우리 가족은 이 지프를 즉각 점령하고 딸래미는 중기관총을 잡고, 저는 운전대를 잡고 기념사진을 찍었지요..  아이가 즐거워 하는 모습 보이시죠?


국립공원 패스가 있으면 무료이고요, 밀리터리 지식이 좀 있으시거나 특히 사내아이를 둔 집이라면 흥미로운 일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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