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챙겨먹고, 다시 84번 하이웨이로 올라가 남동진, 끝없이 반복되는 구릉지, 오아시스, 구릉지, 황무지를 반복적으로 지나갔습니다.
점심은 차안에서 집사람이 김밥을 말아서 배식했습니다. 이른바 주먹김밥입니다. 우리 차의 좌석배정은, 조수석에 딸아이가, 뒷자석에 집사람이 탑니다. 처음 며칠은 집사람이 조수석에 탔으나, 뒤에 앉은 딸아이가 계속 잠만 자는 바람에, 특단의 대책으로 위치를 교체했습니다. 그러니 확실히 효과가 있더군요. 이제 집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겁니다. 뒷 좌석은 역시 관광에는 좋은 위치가 아닌가 봅니다.
뒷좌석에서 전기밥솥에서 밥을 퍼고, 각종 반찬을 적당히 버무린 계란 반만한 주먹김밥을 말아 딸아이에게 주면, 딸애가 가끔 운전중인 제 입에 쏙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그기에 참치 통조리 1개를 까서 플라스틱 스푼으로 간간히 떠서 입안에 넣어주면 아주 금상첨화입니다. 졸음방지에도 효과가 있더군요.
졸음방지에 또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해바라기 씨를 한봉지 사서, 차안에 비치해 둡니다. 그리고 운전자가 졸린다는 반응을 보이면, 조수석 탑승자가 씨 하나를 입에 물려줍니다. 그러면 운전자는 입안에서 오물거려 알맹이를 발라내고 껍데기는 오른손으로 종이컵을 입가까이 붙인 상태에서 '푸웃'하고 뱉습니다. 시원하게, 강하게... 이때 조심해야 합니다. 알맹이는 뱉고 껍질만 입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씨앗 10개만 먹고나면 졸음은 절대로 가까이 오지 않습니다.
다만, 안전운전 경력 10년차 이상인 운전자에게만 추천합니다. 그리고 평지에서만...
드디어 쏠트레이크 시티로 진입했습니다. 오늘의 숙박지는 ‘컨츄리 인 앤드 suite’입니다. priceline.com에서 50불에 비딩한 방인데, 아주 현대적이고 깔끔하군요. 게다가 아침까지 제공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다만 무선 인터넷은 속도가 너무 느리군요. 옥에 티라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