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스테어케이스-에스클란티 지역 드라이브 ①

Grand Staircase-Escalante National Monument : Cottonwood Canyon Road & Hackberry Canyon
◎ 코튼우드 캐년 로드 (Cottonwood Canyon Road) : 브라이스캐년과 애리조나주 페이지(Page)를 연결하는 도로는 US-89번 하이웨이가 가장 인기가 있는 코스이며 대표적인 루트입니다. 브라이스캐년을 출발해 페이지까지는 약 150마일, 3~4시간의 거리이며 만약 남쪽의 우회도로인 US-89A번 하이웨이를 이용하면 200마일, 5시간 정도가 걸려요. 하지만 가장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는 도로는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에스클란티(Grand Staircase-Escalante : GSENM)’ 지역의  400번 비포장도로입니다. 일명 ‘코튼우드 캐년 로드(Cottonwood Canyon Road)’라 불리는 도로인데 아래 지도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43마일 구간입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해 자이언 공원을 거쳐 브라이스캐년을 관광하고 다시 페이지로 향할 때 이미 한번 지나온 길(US-89번 도로)을 다시 되돌아 캐납(Kanab)을 지나 페이지로 향한다면 최소 3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했죠. 이때 3시간이란 기준은 모든 관광은 생략하고 쏜살같이 달렸을 때나 가능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브라이스캐년에서 UT-12번 하이웨이를 따라 약 20마일 정도 떨어진 캐넌빌(Cannonville) 마을의 남쪽에 위치한 ‘코다크롬 베이슨(Kodachrome Basin) 주립공원’을 지나면 드디어 비포장도로(Unpaved Road 400)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비포장도로는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에스클란티 지역을 통과해 US-89번 하이웨이로 다시 연결되고, 빅워터(Big Water)를 거쳐 페이지로 달리면 약 90마일의 거리이며,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두 차례 이곳을 운행했던 저의 지난 경험에 비추어 기억해보면, 한여름 기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뜨겁습니다. 평균 화씨 100도(38°C)는 훌쩍 넘어가고 자동차의 유리를 뚫을 것 같은 강렬한 뙤약볕 아래 인간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도로를 달리게 됩니다. 또 도로를 운행하다보면 예측하기 어려운 유타남부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돌풍과 갑작스런 소나기성 폭우로 인해 흙탕물과 진흙이 범벅이 되기도 하고, 갑자기 타이어가 푹 꺼지는 움푹 파인 연약지반도 있고, 아슬아슬한 급경사가 나오기도 하지만 순수한 비포장 구간만은 대략 43마일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거리이니만큼 느긋하게 드라이브를 즐긴다기보다는 일단 언제 변할지 모르는 날씨 때문에 아주 잽싸게,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두 도로의 주변 풍경은 어떨까? 과연 어떤 곳이 더 볼만한 경치를 가지고 있을까? 저의 선택은 캐납을 지나 페이지로 향하는 길을 선택합니다. 진정한 드라이브의 참 맛을 느끼게 해주는 길이라는 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코다크롬 베이슨 주립공원을 지나 남쪽으로 13마일 정도 코튼우드 캐년 로드를 운행하다가 다시 440번 비포장도로로 갈라져 1마일쯤 들어가면 웅장한 ‘그로브너 아치(Grosvenor Arch)’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만 코튼우드 캐년 로드의 풍경 그 자체만으로는 유타남부의 여러 국립공원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것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이며 극히 평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치감상’이라는 목적으로는 굳이 이 도로로 운행할 필요성을 느끼기 힘듭니다.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추고 오지여행을 즐기는 게 아니라면 아예 마음 편하게 한 시간을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현명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특히 해가 진 이후나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다니는 경우엔 절대로 이 도로를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대부분의 렌터카 회사에서는 원칙적으론 일반 승용차의 비포장도로 운행을 금지시키고 있고 4WD SUV차량을 이용한 비포장도로의 운행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제가 뭐라고 간섭(?)하고 판단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이 비포장 구간을 모두 4WD차량을 이용해 다녀본 경험에 의해 말씀드리자면, ‘마음만 먹는다면’ 승용차로도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급적 일반 승용차로 이곳을 지나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게다가 느닷없는 날씨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므로 일기예보를 100% 믿기도 어려우며 겨울에는 아예 ‘통행불가’ 입니다.


지름길을 선택해 시간을 절약하며 색다른 경험을 선택하실 것인지 아니면 1시간 이상을 손해(?)보고 안전한(?) 길로 다시 돌아가실 것인지는 직접 선택해 보셔야 할 것 같네요. 자신이 빌린 렌터카 회사의 규정을 참고해서 일행 분들과 운행 여부에 대해 논의해 보신 후 현지상황에 맞게끔 판단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캐넌빌의 안내센터에 들려 관련 정보를 구하세요. 방금 ‘손해’ 라는 단어와 ‘안전한’ 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선택의 경우를 비교하기 위해서 상징적으로 표현한 용어임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동차여행에서는 비록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또 시간이 더 많이 걸리더라도 절대 손해 보는 것이 아니며 비포장도로를 간다고 해서 무조건 위험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모쪼록 자신의 여행에 적합한 방향으로 상황과 형편을 감안해서 계획하시길 바랍니다.


◎ 해크베리 캐년 (Upper Hackberry Canyon) :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에스클란티 지역 내엔 좁은 협곡(Slot Canyon)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이곳 또한 그런 곳 중의 하나입니다. 코튼우드 캐년 로드의 북쪽과 남쪽에 각각 한 군데씩 있습니다. 비포장도로의 한쪽에 차를 주차시킨 후 길도 없는 것 같은 계곡 속으로 약 1마일 정도를 걸어 들어가야 비로소 지표면에서 약 20피트 아래로 구불구불 갈라져 있는 좁은 협곡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협곡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이고 누구나 쉽게 구경할 수 있는 페이지의 앤텔로프 캐년(Antelope Canyon)에 비해 예술적인 면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며 캐년의 규모도 작은 편입니다. 대단히 웅장한 ‘벅스킨 걸치(Buckskin Gulch)’에 비하면 미니 협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운드 밸리 드로(Round Valley Draw)’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랜드 스테어케이스’란 제일 아래쪽부터 초컬릿색(Chocolate)-주홍색(Vermilion)-백색(White)-회색(Grey)-분홍색(Pink)의 순으로 2억년의 세월동안 형성된 이곳의 지층을 뜻한다고 합니다. 차곡차곡 쌓인 모습이 계단모양으로 형성되어 있는 까닭이기도 하고요. 이 지역의 바위와 돌산들을 바라보면 이러한 특징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위의 도표를 클릭해서 확대한 후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경험이 많은 동반자나 가이드 해주는 사람도 없이 오지여행을 한다는 건 무척이나 걱정되는 일입니다. 지도, 날씨, 거리, 최근상황 등등 알아두어야 할 게 참 많아요. 가능한 많은 정보를 구한 다음 떠나는 게 좋은데 이럴 때는 곳곳에 위치한 비지터센터가 훌륭한 가이드가 됩니다. ‘국토관리청(BLM)’이 운영하는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에스클란티 지역의 비지터센터는 US-89번 하이웨이상의 캐납, 빅워터, 그리고 UT-12번 도로상의 캐넌빌과 에스클란티 마을에 있으니 비지터센터가 문을 열고 있는 시간에 맞춰 운행 중에 수시로 들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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