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 있는 모넬랴(Moneglia)로 향하는 길. 해안 절벽을 끼고 기차가 다니는 철로가 끝없이 이어져 있고 그와 나란히 차도가 나있는데, 산과 절벽으로 이루어진 지형 탓에 곳곳에 터널이 많이 뚫려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겨우 차 한대 일방통행 할 수 있도록 좁게 나있다. 때문에 반대 쪽에서 차가 다 빠져나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가 파란 신호를 받아 이쪽 편에서 반대 편으로 터널을 통과하는 것이다. 그 간격이 아마 30분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에어 비엔비 숙소에 도착하여 주인에게 흥미롭다고 얘기 했더니 내일 나갈 때 참고하라며 통과 시간표가 적힌 시간표를 건넨다.
라 스페치아 기차역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기차를 타고 친퀘테레로 향한다.
친퀘테레는 이탈리아어로 5개의 마을(Cinque=5, Terre=마을)을 뜻하는데, 적의 침략을 피하기 위해 12세기부터 해안 절벽에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안의 풍경과 함께 마을과 마을을 잇는 트레일 명소로 인기를 끌면서 이곳을 찾는 여행자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듯 하다.
걷기에 부담없고 아기 자기하게 볼만한 게 많은 리오마조레~코르닐랴아에 걸쳐있는 트래킹 구간은 아쉽게도 공사 때문에 폐쇄돼 있어 베르나차~코르닐랴 구간만을 걷기로 한다.
베르나차 마을은 다른 마을보다 비교적 한산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외로 꽤 분주하고 활기에 가득차 있다. 해안 절벽에 자리잡은 마을이라 유럽의 다른 마을과는 그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좁은 공간에 파스텔톤의 알록 달록한 집들이 밀집해 있고, 5층 높이 정도의 건물들 사이로는 빨래가 널려있으며, 그 아래 골목사이로 많은 관광객들이 활보하고 있어 마을에 활기와 역동성이 넘쳐나고 있다.
인파를 따라 천천히 해안쪽으로 내려오다 보니 담벼락에 트래킹을 알리는 표시가 보인다. 이곳 베르나차에서 코르닐랴까지 트래킹은 3.4km,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트레킹 코스를 알리는 표시를 따라 트래킹을 시작한지 10분도 안되는 지점에 멋진 뷰포인트가 나타난다. 독특한 마을 경관과 함께 짙푸른 바다에 배가 떠다니는 그림같은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트레킹 코스는 왼쪽으로는 가파른 산, 오른쪽으로는 쪽빛 푸른 바다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제주의 올레길이 연상된다. 길 주변으로 올리브 나무와 포도밭이 눈에 많이 띈다.
이 길은 세계 각지로부터 온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나이가 지긋한 분들도 꽤 많아 보인다. 이 코스의 산길은 돌이 많고 좁아 걷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걷기에 편한 매트를 일부러 깐다거나 길을 넓히거나 하는 인위적인 조성이 없어 오히려 자연 그대로, 이 지역 현장의 특성이 잘 살아있다.
트래킹을 마치고 코르닐랴 마을에 도착. 이 곳은 높은 산 위에 위치하고 있고 배가 닿지 않아 사람이 별로 없을거라 짐작을 했는데 의외로 많다. 좁은 골목길에 걸린 각종 기념품과 이색적인 풍경들은 여행자의 시선과 발길을 자꾸 붙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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