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5 14:11
March 22 Wednesday Car mileage 34mi(55km)
호텔이 편한 것 중의 하나는 조식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일류 호텔에서의 뷔페는 아니라도 간단한 컨티넨탈식 조식만으로도 훌륭한 아침이 된다. 몇 군데 조식 없이 예약한 호텔은 아침때 마다 궁색하게 룸에서 해결하던지 나가서 브런치를 해야하는데 이래저래 마땅치 않은 법이다. 일반 호텔만은 못한 자동차 운전 여행자들만 모이는 모텔수준이라고 이해하고 지내면 이도 편하다. 간단한 조식을 쟁반에 가져와 룸에서 먹고 룸 청소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놨다. 그게 다시 집싸고 정리하고 신경쓰는 것보다 낳아서 그렇게 했다.
원래 계획에는 LA에서 4일을 있을 예정이었는데, 여기 자동차여행동호회에 일정을 올려 조언을 받으니 LA에서 그 만큼있을 일정이 없다며 이틀을 줄여서 그랜드 서클을 여유있게 다니는게 좋겠다는 아이리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계획을 변경하여 이틀을 샌디에고에 할애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주 잘 했던 것 같았다. LA보다도 샌디에이고 여행이 더 인상에 깊이 남았다. 그랜드서클에 더 할애하지 못한게 미련이 남지만 나만 좋자고 안해를 고생시키는게 좀 거시기 해서 그렇게 했다. 아이리스님 고맙습니다. 우리네 정서로는 LA의 파라마운트와 디즈니랜드는 노 굿이기 때문이라 제하고 나서 계획을 세웠다.
이제 본격 LA 여행 시작이다.
우선 엘푸에블로 역사지구에 갔다가 시청사 전망대에 올라가서 LA를 돌아보고 헐리우드에 비벌리힐스와 로데오 거리까지가 대충 오늘의 코스다.
출근 시각이라 점차 길이 막힌다 초행길은 언제나 멀어 보인다. 엘푸에블로 주차장에 도착해서 파킹을 하고는 주변을 돌아 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주처럼 옛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미국의 도시는 보스톤과 필라델피아다.. 봄방학 시즌쯤이면 단체여행을 온 학생들이 방문하는 단골 코스 중의 하나인 것이다. 비슷하게 범위를 LA로 좁히면 이 지역의 역사지구는 여기 엘 푸에블로라고 한다. 이 쪽 지명은 스페인식이 많다. 이 지역의 스페인의 식민지였고 멕시코 였던 곳을 미연방으로 통합되면서 남은 이름들이다. 엘 푸에블로라면 스페인어로 마을이라는 뜻인데 얼핏 우리나라 동해에서 북한에 나포되었던 미군 잠수함 푸에블로호가 떠올랐다.
역사지구 기념비 El Pueblo de Los Angeles Historical Monument를 중심으로 오래된 교회Our Lady Queen of Angels Catholic Church와 오래된 건물들과 박물관이 있었다. LA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라는 올베라거리Olvera Street 는 멕시코 풍의 상점들이 즐비한데 아침 일찍이라 아직 개점하지는 않았고 엘 푸에블로 주립 역사 공원의 주변에 노점상들은 장사를 막 시작하고 있었다.
LA의 시초는 여기 역사 공원 지구에 1781년 에스파냐 이주민 44명이 오두막을 짓고 ‘천사의 도시(El Pueblo De La Reinade Los Angeles)’라는 정착지를 만들었던 것이 지금의 로스앤젤레스 라는 도시가 탄생된 배경이라고 한다.
1-3. El Pueblo de Los Angeles Historical Monument
4. Our Lady Queen of Angels Catholic Church 5. Plaza Firehouse 6. 멀리 보이는 시청
7. 유니언 역Union Station 8. 파서 세라 공원Father Serra Park 9. La Plaza United Methodist Church
엘 푸에블로 관광을 마치고 노스 메인스트리트를 따라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일단 캘리포니아 101번 하이웨이를 위로 가로질러 가게 되여 있다. 도로 아래로 달리는 자동차들을 보면서 넘어가면 바로 연방법원Federal Courthouse 건물이 한블록을 차지하고 그 다음블록에 시청 건물이 있다. 이 일대를 시빅센터라고 해서 연방정부 건물들과 시청등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길건너 쪽에있는 공원의 조각The Triforiumuse은 특이해서 잠깐 쉬어 갈까하기도 했는데 웬 노숙자들이 그리 많은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시청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한 블럭 남짓한 거리라 엘 푸에블로 주차장에 차는 두고 걸어 왔다.
일단 정문을 들어서니 경비가 삼엄하다. 방문자 검색대를 지나는데 배낭속의 넣어둔 스위스아미 나이프가 체크되어 다시 주차장까지 되돌아 갔다 두고 와서는 재입장했다.
LA시티홀은 32층 건물로 1960년대까지는 이보다 더 높은 건축물을 불허해서 최고 높은 건물이었다고 한다. 일단 22층 까지 엘리베이터로 오르고 다시 다른 엘리베이터로 26층까지 그리고 1개 층을 오르면 중앙에 파티홀이 있고 측면으로 나가면 사방이 복도식으로 연결된 전망대이다. 날은 쾌청하고 사방에 막힘이 없으니 LA 시내가 한눈에 시원하게 조망된다. 게다가 공공기관이라 입장도 무료이니 금상 첨화다.
헐리우드를 보고나서 로데오 거리로 코스를 잡았다. 안해는 쇼핑거리에는 별 매력 없어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중저가 옷들을 파는 자그마한 아울렛 정도로 뜻이 통하지만, 실제로는 LA 최고 명품 의류들을 판매하는 고급 쇼핑거리다. 교통이 조금 막히더만은 헤맨 것은 거의 도착해서 도로 공사중이라 좌회전을 모두 막아서리 P턴을 해야만 했다.
주차장도 잘못 지하로 들어가니 여기는 모두 발렛 주차만 한다고 해서 다시 나와서 공영주처장으로 갔다. 여긴 두시간 무료라고 하더니만 정말이었다. 로데오 거리 끝에 있는 로데오 드라이브의 작은 유럽이라는 투로데오까지 구경하고는 바로 옆길인 비벌드라이브로 돌아 올라왔다. 로데오 거리가 워낙에 고가라 한 클래스 낮은 가격의 상점들이 위치한 거리라고 한다. 다시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타고 길건너 비벌리힐스의 고급스런 주택가들을 차창 밖으로 구경했다.
아직도 훤한 낮이라 그리피스 산에 가서 석양을 보고 오면 딱인 날인데 오수완 친구하고 약속이 있어 집에 오는 도중인데 전화가 왔다. 호텔에 도착하니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 안해는 속이 거북하다며 우리 둘만 식사를 하러 코리안타운으로 가니 여기도 무봉리순대국이 있었다. 국내에서는 잘 못보던 프랜차이즈인데 산호세에서 한번 엘에이에서 한 번 이렇게 두번을 먹게 되다니... 필라델피아에서도 그랬는데 안해가 혼자 있으면 걱정이 된다. 혹시 무슨 일이 있어서 누가 말을 걸거나 전화가 오면 완전 깜깜이니 걱정이 될 밖에... 수완이 차로 다시 돌아와서 헤어졌다.
안해는 그동안 밀린 빨래랑 짐 정리를 해 놓고 쉬고 있었다고 했다. 걱정했던 대로 호텔 매니저 한테서 전화가 왔었고 자동차 어쩌고 저쩌고 하더라더 란다... 전화를 하니 주차를 조금 이동해 달라고 한다..코너에 한대 더 주차할 공간이 생기게끔 말이다.
LA 첫날, 엘에이의 다운타운도 둘러보고 헐리우드도 가보고 비벌리힐즈와 로데오드라이브 까지 다녀 봤다. LA의 교통사정은 매우 혼란스럽다. LA의 교통시스템이 이 모양이 된 것은 전철이 늦게 도입된 탓도 있을 터인데 그 원인이 희한하다. 초기의 전차의 도시였던 LA의 전차에 대한 권리를 구입한 제너럴 모터스와 엑손등의 컨소시엄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 전철을 버스로 대체하고 주유소와 버스노선을 확대함으로서 최근까지 전철이 없는 희한한 대도시가 미국 제2의도시 LA였던 것이다. 최근들어 전철노선들을 확대하곤 있지만 전차의 도시에서 자동차의 도시로 구조화된 틀을 쉽게 깨지는 못하고 있다. 이때 남아도는 전차들을 해방후 서울의 노면전차로 무상 원조를 해주기도 했다고 하니 세상 일들이 엮이고 꼬인 관계를 알면 참 희한하기도 하다. 이건 뭐 나비효과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