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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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3일


5년 만에 다시 찾은 밴쿠버(Vancouver)가 반가웠다. 개스 타운의 증기 시계, 버라드 거리의 슈퍼마켓 등 예전에 갔던 곳을 또 가니 옛 추억이 돋았다. 아내는 밴쿠버의 거리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듯 했다. 밴쿠버는 겨울이든, 여름이든 언제 와도 좋다.

숙소에서 떠나려니 아쉬웠다. 빅토리아 오스위고 호텔 (The Oswego Hotel)은 아내 취향이었다. 넓고, 주방이 있으며, 전망까지 좋았다. 빅토리아 시내도 내려다 보였다. 덕분에 호텔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아침에 샌드위치를 싸서 베란다로 나와 먹었다. 날이 점점 좋아져 이날은 아침부터 구름 한 점 없었다. 베란다는 10평 정도 됐고, 베란다에서 보는 경치가 좋았다. 멀리 바다 건너 미국 올림픽 국립공원 산까지 보였다. 산 봉우리 위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호텔서 나와 항구까지 가는 데 40분 가량 걸렸다. 스와츠 베이(Swartz Bay) 페리 터미널이란 곳이었다. 우리는 배에 차를 싣고 밴쿠버 까지 가기로 했다. 다니는 차가 많은 지 차를 싣고 타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터미널 도로는 목적지 별로 차선을 체크해놨다. 우리는 밴쿠버 방향 표시를 보고 갔다. 곧이여 요금소가 나왔다. 예약하고 돈까지 다 내놔 이름만 말하면 표를 내줬다. 요금소 안으로 들어가면 차선이 있고 라인에 맞춰 줄만 서면 됐다.

우리는 원래 오후 1시 배였는데 일찍가서 12시 배를 탔다. 표만 있으면 몇 시 배를 타든 상관 없었다. 배는 컸다. 미국서 캐나다 넘어올 때 탄 페리의 다섯 배쯤 되는 듯했다. 크루즈의 3분의 2쯤 했다. 컨테이너 트럭부터 승용차까지 온갖 차가 다 실렸다. 차를 싣고 난 뒤 윗층으로 오르면 시트 있는 좌석들이 있었다. 구역 별로 콘셉트가 다양했다. 극장 의자 같은 좌석, 독서실 처럼 칸막이가 있는 좌석, 창밖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좌석, 식당칸 좌석 등이었다. 우리는 배에 올라 테이블 있는 좌석에서 밥을 먹었다.

아내는 도시락으로 간장 제육볶음을 했다. 여기에 컵라면 처럼 생긴 쌀국수 두 개를 같이 먹었다. 실내여서 김치 냄새가 날까봐 걱정이 됐다. 하지만 공간이 넓어 냄새는 잘 나지 않았다. 우리는 밥을 먹고 좌석을 옮겼다. 아이들은 독서실 같은 좌석에 앉아 컴퓨터를 했다. 우리는 창밖 풍경을 보며 멍하니 갔다. 스마트폰이 먹통이라 별로 할 게 없었다.

한 시간쯤 가니 자동차에 가서 대기하란 방송이 나왔다. 차는 들어간 순서대로 나갔다. 먼저 들어간 차가 먼저 나갔다. 배 뒷쪽과 앞쪽에 문이 있어 가능했다. 입국 수속이 없어 차는 금방 빠졌다. 항구인 트소와센(Tsawwassen)에서 밴쿠버 시내까진 50분 가량 걸렸다. 우리는 시내에 들어가기 전 한인마트에서 장을 봤다. 김치가 없었다.

버나비 지역에 있는 아씨마켓이란 곳이었다. 구글 검색을 해서 본 곳 중 평이 좋고 넓어 보이는 곳으로 갔다. 아씨마켓은 애틀란타 쪽의 한인마트에 비해 훨씬 작았다. 밴쿠버에 한인이 많이 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애틀란타에 비하면 훨씬 수가 적은 것 같았다. 아씨마트에서 김치, 파, 비빔면, 과자 등을 사서 나왔다. 결제를 하는 데 데빚카드 결제 오류가 나서 신용카드로 다시 긁었다. BoA 앱을 보니 데빚카드와 신용카드 모두 결제가 되어 있었다. "이중 결제가 됐다"고 말하니 책임자 같은 사람이 와서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포스 단말기가 두 번 결제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카드는 전표가 확정되는 데 오래 걸린다. 최종 금액을 확인 하려면 한 참 걸릴 때가 많다. 미국, 캐나다에 있으면 이런 시스템은 번거롭고 귀찮다. 나는 혹시 몰라 매니저의 명함을 받고, 나중에 잘 못 되면 연락 드리겠다고 했다.

밴쿠버의 호텔은 센추리 플라자 호텔(Century Plaza Hotel)이란 곳이었다. 이 호텔은 주방이 있고 크다고 해서 잡았다. 건너편에 5년 전 묵었던 버라드 호텔이 있었다. 우리는 2017년 2월 밴쿠버 여행을 했다. 그 땐 아이들을 처가에 맡기곤 부부가 오붓하게 왔었다. 겨울이라 해가 오후 4시면 졌다. 날씨도 계속 흐리고 비가왔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여름이고 날씨가 좋았다. 밤 10시까지도 해가 다 지지 않을 정도로 해가 늦게까지 머문다.

호텔 체크인을 한 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랜만에 좋은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조 포츠 시푸드(Joe Fortes Seafood & Chop House)란 곳이었다. 5시쯤 갔는데도 입구에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히 자리는 있다고 했다. 다만 예약이 있어 오후 7시 반까지 나와달라고 했다. 우리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밥 먹는 데 한 시간을 잘 넘겨본 적이 없다.

우리는 생굴 8개를 식전 요리로 시켰다. 생굴은 한 개에 3.85달러였다. 굴은 싱싱했고 입맛을 돋았다. 두 개를 먹으니 감칠맛이 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먹은 것보다 더 맛이 있었다. 짠 굴과 조금 단 굴 두 종류였는데 짠 굴이 더 맛이 좋았다. 본음식으로 넙치 구이를 주문했다. 웨이터 추천 요리였다. 요즘 넙치가 나오는 철이라 냉동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아내는 짬뽕 처럼 해산물을 잔뜩 넣은 스튜인 세피노(Cioppino)로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먹은 게 생각났던 것 같다. 아이들은 키즈 메뉴로 링귀니 파스타를 시켰다. 윤하는 토마토 소스, 시윤이는 크림 소스로 했다.

아이들은 요즘 나보다 더 잘 먹는다. 생굴을 시켰더니 너무 맛있다며 좋아했다.

웨이터 추천 요리가 가장 나았다. 구운 넙치와 으깬 감자, 고구마 튀김, 구운 아스파라거스가 한 접시에 나왔다. 생선은 웨이터 말대로 싱싱했고 살이 탱탱했다. 아내가 시킨 세피노는 국물이 칼칼하고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 있어 좋았다. 아이들이 시킨 링귀니 파스타는 키즈 메뉴여서 해산물은 없고, 면과 소스만 있었다. 시윤이가 시킨 크림소스는 치즈가 많이 들어가 느끼했다. 시윤이는 몇 번 먹더니 조금 질린다고 했다.

배불리 먹으니 200달러(캐나다 달러)쯤 나왔다. 배가 불러 산책 겸 다운타운 구경을 했다. 개스타운으로 가 증기 시계를 봤다. 스마트 워치 시대에 증기 시계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으레 이 곳에 오면 보는 것이라 다시 갔다. 증기 시계는 15분 마다 음악을 들려줘서 기다렸다가 음악을 들었다. 몇 번 소리가 난 뒤 다소 허망하게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뒹구는 사람이 많았다. 미국과 캐나다의 도시에는 노숙인, 마리화나 냄새, 경찰차 소리가 늘 함께 있었다. 5년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빈 가게가 많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상권이 다 죽었다"며 의아해 했다. 나는 "코로나 때문에 관광객이 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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