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7 00:10
혜호에서 아웅반으로 향하던 중
여행자에게 길은 언제나 기대와 설레임을 가져다 준다.
저길 끝에는 또 어떤 아름다운 풍광과 새로운 만남이 펼쳐질까?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던 도시 만달레이와 유적지 바간을 벗어나 지금부터 한가로운 시골풍경을 접하게 된다.
미얀마의 또 다른 속살을 경험할 것이라는 기대에 벌써부터 가음이 무척이나 설레인다.
이곳 샨 스테이트는 주로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던데 과연 혜호에서부터 아웅반 가는 길은 계속 산 위로 위로 올라가고 있다.
높은 지역이라 그런지 바깥 공기가 더없이 신선하고 맑아 우리의 서늘한 가을 날씨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주변의 산야도 어쩌면 그렇게 우리네 그것과 꼭 닮아 전혀 낯설게 여겨지지가 않는다.
오늘 여정은 아웅반에서 핀다야가는 길 중간 지점까지(폐라마을) 드라이브.
아웅반에서 핀다야까지 가는 길이 무척 아름답다고 하여 계획한 것인 데,
운전자의 권유로 결국 핀다야까지 가서 계획에 없던 핀다야 5일장까지 구경하게 되었다.
운전자 옆좌석에 앉아 담은 길 위의 풍경.
생경스런 이런 광경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가는 길 내내 파아란 하늘과 형형색색의 헝겊 조각으로 기워놓은 듯한 붉은 색 들판,
드문 드문 나타나는 노오란 해바라기와 새하얀 메밀 꽃 등이 펼쳐져
말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
빠오족이 머리에 두르고 다니는 칼러풀한 수건은
바로 이곳 들판의 패치워크를 형상화하여 만든 것이 아닐까?
건기가 아닌 우기에 왔더라면
이 들판은 더욱 아름다운 칼러로 채색돼 있으리라.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 한가운데
땀흘리는 노동의 순간도 있다.
사금 채취의 한 장면인 듯
우차에 배추더미를 싣고가다
길 중간에서 쉬는 것인지 파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호의에
마침 간식으로 준비한 쵸콜렛이 있어 나눠주니
모두들 무척이나 좋아한다.
다중이 모인 이런 곳에선
사탕도 매우 효과적인 소통 수단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값싼 동정이나 우월감으로 어린이들에게 뿌리는 지각없는 행위와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
길옆 우물가에서 빨래와 샤워를 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
우리 눈에 그저 신기하게 비춰지는 이런 광경이
그들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요, 문화일 뿐이다.
핀다야 가는 길을 따라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풍경들이 계속 이어진다.
호숫 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네 들
한 폭의 수채화가 따로 없는 듯 하다.
대나무로 밀집 모자를 만들어 파는 마을
그 작업의 일환으로 두 아가씨가 저수지에서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핀다야 마을 입구
처음에 이곳까지 오지않고 중간 폐라 마을 정도에서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운전자에게 중간에 맛있는 점심을 먹을만한 레스토랑을 추천해 달라고하자
중간에는 레스토랑이 없다고 하여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다.
운전자는 오늘이 마침 핀다야 5일장이 서는 날인데
우리가 매우 운이 좋다고 한다.
우측에 보이는 건물이 중국식 레스토랑인데
운전자가 주문한 음식이 무척이나 맛이 있다.
점심식사 후 2시간 후에 우리 두 사람은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자유롭게 길거리 5일장을 구경한다.
재래시장은 어디를 가나 그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상과 정서를 느낄 수 있어
아주 편안하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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