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타 레이건 대통령의 장례식을 지켜본 소감

2004.06.14 01:16

baby 조회 수:4853 추천:111



“Whatever else history may say about me when I’m gone,
I hope it will record that I appealed to your best hopes,
not your worst fears; to your confidence rather than your doubts.
My dream is that you will travel the road ahead with liberty’s lamp
guiding your steps and opportunity’s arm steadying your way.”
- Ronald Wilson Reagan, August 17, 1992 -

저는 며칠 전 우리시간으로 지난 금요일 밤에 시작해서 토요일 새벽까지 거행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구경해 보았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미국의 국장(國葬) 모습이었기에 남다른 관심으로 밤을 세워가며 그 모습을 시청하였습니다. 비 내리는 워싱턴시내의 모습도 그러했지만 대성당에서의 장례식 모습들..마지막으로 그의 운구와 유가족들이 캘리포니아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모습까지..모두가 숙연한 과정 속에서 치러진 역사적인 장례식의 모습을 5시간에 걸쳐 TV를 통해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엄숙해야할 장례식에 유머 섞인 추도사를 하는 부시대통령 부자의 이색적인 모습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도 오늘날 미국인들에게 레이건 대통령이 이처럼 지극히 추모될 줄은 저 또한 몰랐습니다. 퇴임 후 지난 10여 년 동안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왔던 때문인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그냥 그렇게 쓸쓸히 사라져 갈 것 같았던 그의 죽음이 현재의 미국 상황과 절묘하게 부합되어..더욱 엄숙하고 장엄하게 치러진 그의 장례식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 민주당이 집권하는 때라면 어떤 다른 모습으로 치러졌을지 궁금하기도 하였고..몇 년 후 클린턴이나 현재의 부시 대통령이 서거한다면 또 어떤 모습으로 추모될 지, 과연 그들도 레이건과 같은 국민적 애도와 존경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편, 우리의 역대 대통령들은 또 어떻게 될지?..등등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장례식의 모습이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추모사 전문 (Audio & Video)

지난 5월 다음카페 게시판에 모 회원님이 질문하신 미국 중부의 관광지를 소개해 달라는 글에 제가 답을 하길 - (중략) “미주리(Missouri)주의 스프링필드(Springfield) 뿐 아니라 링컨의 도시인 이곳 일리노이(Illinois)주의 스프링필드(Springfield)도 들러 보시면 아칸소(Arkansas)의 클린턴 대통령의 기념지와 자연스러운 비교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아울러 일리노이주 북부의 탐피코(Tampico)와 딕슨(Dixon)의 레이건 대통령의 출생지와 어린 시절 고향집들도 방문해 보시면 좋겠네요.”(중략) - 라는 의견을 드린 적이 있는데..아이러니 하게도 그때 왜? 저의 머릿속에 레이건 대통령이 생각났을까요? 시간이 부족한 자동차 여행에서 왜 굳이 일리노이 촌구석(?)에 있는 그의 생가가 생각이 났는지?..10년 전쯤 우연히 들른 후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내던 그 곳들이 왜 갑자기 생각이 들었던지? 당시 제가 그의 죽음을 예견한 것일까요??? 허~~참...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 또한 의문이 듭니다. ☞Ronald Reagan Trail

베트남 전쟁 이후 혼란을 거듭하던 미국 국내정세를 수습하고, 실질적인 냉전을 종식시켜 80년대 미국의 전성기를 확립한 그의 공적은, 이후 러시모어 산에 기념될만한 커다란 업적이라고 미국인들은 말합니다. 루스벨트와, 임기 중 암살당한 케네디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근대사에 있어 미국인들의 존경을 가장 많이 받은 대통령 중에 한 명이 레이건 이라고 합니다. 저의 애들이 좀 더 자랐을 때 미국 LA여행의 기회가 다시 온다면..이제 그의 묘지가 조성되고, 또 내년 2005년엔 그를 포함하여 닉슨부터 현재의 부시 대통령 취임 때까지 사용되던 대통령 전용기(Air Force One)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라고 하는 레이건 기념 도서관에도 한번 꼭 가보았음..합니다. LA서북쪽, 산타바바라(Santa Barbara)사이의 시미밸리(Simi Valley)에 있는 그의 기념관을 방문해보고 그의 일생을 다시 한번 더듬어 본다면 한편의 전기를 읽는 것만큼 살아있는 공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향후 다시 워싱턴 디씨(Washington,DC)를 찾게 된다면 이번에 장례식이 거행된 웅장한 워싱턴 대성당의 모습도 새삼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Washington National Cathedral

우리 역사의 모든 위인들은 그들의 사후,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이 지나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칭송되고..또 각종 전기를 통해 그들의 업적과 발자취는 계속 후대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고(故) 레이건 대통령은 생전에 군인으로, 라디오 진행자로, 헐리웃의 영화배우로 활동하였고..그리고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그의 나이 70세에 미국의 40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하여..두 번을 연임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빛나고 다양한 인생역정을 살아오다 지난주에 영면한 레이건도 세월이 훨씬 더 많이 지난다면, 혹시 압니까? 각종 교과서에도 등장할 만큼 위대한 인물로 평가되어, 제가 어릴 때 케네디의 위인전을 읽고 자랐듯 저의 손자들도 레이건의 전기를 읽을지 말입니다. 아무튼 지난 2001년의 9.11테러와 그로 인해 발발하는 전쟁들..또 레이건의 죽음..우리들의 평범한 하루하루가 모두 역사의 한 순간이라는 생각을 또 다시 해보게 됩니다. ☞Ronald Reagan Presidential Library & Museum


레이건 라이브러리 (Reagan Library)
- Update 2004. 11. 5 -

LA북쪽 시미 밸리(Simi Valley)에 있는 레이건 라이브러리는 미국의 제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을 기념해서 만든 곳으로 시미 밸리 언덕 총 500에이커의 대지위에 지하와 1층 빌딩으로 꾸며 졌으며 크게 기념관 및 박물관과 아울러 서점으로 나눠져 분리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국립 기록 보관국(NARA :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에서 관리하는 12개 역대 대통령 라이브러리(☞Presidential Libraries) 가운데 하나이며 대통령과 주정부 및 연방정부의 역항과 근세 미국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아 자녀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할리웃 배우에서 출발해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가운데 하나로 남은 레이건 전 대통령은 서거 전 노인성 치매질환인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가족조차도 알아볼 수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였다. 강한 미국을 캐치프레이즈로 내 걸며 대통령에 취임, 세계의 냉전체재 종식을 이룩한 레이건 대통령의 업적 등 그의 모든 것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념관은 레이건의 어린 시절부터 배우시절을 거쳐 캘리포니아 주지사 재임기간에 이어서 대통령직을 마치고 캘리포니아로 귀향할 때까지의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사진과 필름, 모형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1937년 할리웃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레이건은 20년간 배우로 활동하면서 정치적 활동을 꾸준히 전개,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1966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주지사에 당선, 그 후 8년간 캘리포니아의 경제 부흥에 성공하며 당시 지지율이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1980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기까지의 선거 켐페인 과정을 비디오로 볼 수 있으며, 또 1981년 3월30일 존 힝클리(John F. Hinckley Jr.)가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을 때 아내와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가 직접 쓴 노트가 전시되어 있다. 그 내용 중에는 “다른 이들은 다치지 않았는가.”,  “내가 다시 목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등등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고 한다. 또 미국 대통령의 기존 이미지를 바꿔 놓은, 레이건의 넘치는 유머와 재치가 가득 담겨있는 내용의 모습과 육성을 컴퓨터 CD-ROM을 통해 볼 수 있다.

‘헨리 살바토리 갤러리(Henry Salvatori Gallery)’라고 불리는 연방정부 각료 회의실(The Cabinet Room)에 들어서면 자신이 마치 장관이 되어 레이건 대통령에게 직접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기회를 갖게 되며 퇴임당시의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Oval Office) 모습을 그대로 옯겨놓은 것과 같은 집무실엔 카펫, 가구, 각종 인테리어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그 중 그의 의자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부터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아름다웠던 그의 부인 퍼스트레이디 낸시 레이건(Nancy Reagan)이 역시 할리웃 배우에서 백악관의 안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도 사진과 비디오를 통해 볼 수 있으며 백악관 시절 입었던 의상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그밖에도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미국 국민들에게서 받은 각종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핵무기 감축과 관련해서 당시 소련의 고르바초프(Gorbachev) 대통령과 회담했던 제네바 보트하우스의 실제모형과 크루즈 미사일이 상징적으로 놓여있다.

- 이상 미주 중앙일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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