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외 지역 짱개는 똑같아... 홍콩 가족여행기 5편

2006.05.12 13:49

권정욱 조회 수:3532 추천:26

홍콩 가족여행기 5일째... 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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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게 도착했지만 쉴틈없이 심천행 메트로를 타기위해 모텔을 나섰다.
참고로 오늘부터 아침은 아예 안 먹고 나왔다.
그나마 목을 넘기던 깍두기도 이제 안나와서 도저히 바람날리는 밥을 목구멍으로 넘길 수 가 없었다.

메트로를 타고 심천까지 갈 수 가 있어 어제 배를 타고 가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다.
메트로입구에서 간단하게 빵과 음료수로 끼니를 때우고 역에서 내려 비자를 발급받으러 갔다.

준비해간 중국돈 위안으로 비자발급비용을 내려고 했더니 돈을 더 달라고 한다.
자기네 나라 돈을 주는데 이게 무슨 뚱단지같은 소린지...

세상에 이곳에서는 홍콩돈이 중국돈보다 더 가치가 있다.
참고로 한국에서 환전할 당시만 해도 위안화가 올라서 홍콩달라보다 더 비싸게 환전했었는데
완전 이중과세를 당하는 기분이다.

짜바리가 아닌 군복을 입은 넘앞에서 더 대들어봤자다 싶어 꼬리내리고 비자찍은 여권을 받아서
심천행 수속을 밟으러 갔다.

근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얼마나 까다롭고 오래 심사를 하는지...
심사통과하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게다가 여권사진의 아들놈 머리는 짧은데 이번에는
머리를 기른 상태에서 여행을 오다 보니 아들놈 잡고 이름이 뭐냐는 둥 몇살이냐는 둥...난리도 아니다.

진이 다 빠져서 심천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
돌아갈 일이 꿈만 같았다. 그래도 이왕 온 것 재밌게 구경하다 가야지.

첫번째 코스는 동문.
새로 떠오르는 짝퉁 1번지.
마누라는 내심 뭔가 횡재를 하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다녔지만 허기만 지고 쇼핑할 만한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어제 마카오에서 팔던 꼬지를 팔아서 사먹었는데 맛이 영 아니다.
할 수 없이 다 버리고 일본식 패스트푸드점으로 들어갔다.

난 닭고기를 시켰는데 다리살을 베어먹으니 피가 헝건하다. 허걱. 이넘들이...
닭고기를 포기하고 아이들과 마누라가 시켜먹은 음식을 같이 나눠 먹고 나왔다.
벌써 2시다. 아까 봤던 야자열매를 한 통 사서 빨대를 꼽고 빨아먹어보았다.
억. 닝닝하고 니맛 내맛도 없다. 조금 먹다 그냥 버리고 세계의 창으로 향했다.

이곳은 전세계의 유명한 관광지를 축소해놓은 곳이라고 한다.
매표소에서 표를 살려고 하니 나중에 민속촌에 갈 돈을 생각하면 현금이 부족하다
카드되냐고 하니 안된단다. 온리 현금...

민속촌 구경할 시간도 어중간하고 별로 가고 싶은 마음도 딱히 안들고 하여
세계의 창을 포기하고 민속촌으로 향했다. 부천에서 전에 세계의 창같은 것을 전시했던 것 같은데 아직도 하는지 궁금하다.

다시 메트로를 타고 민속촌으로 갔다. 이곳의 메트로를 타기위해서는 동전만한 크기의 플라스틱 코인을
메트로 들어갈 때는 위에 갖다 대고 나올때 구멍안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홍콩에서와 마찬가지로 메트로 하나는 깨끗하고 잘 만들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한국과는 다르게 열차 칸마다 문이 없다. 그래서 열차의 처음과 끝이 뚫려져 있어 희한하다.

우리나라가 본받아야 될 점이 하나가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내리는 쪽 문위 노선도에 내리는 문을 나타내는 표시등과 반대방향에서 내린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시등이 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나같은 길치에겐 여간 편리한게 아니다.
우리나라는 방송으로 이번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라고 방송하지 않는가.
도대체 지하에서 제대로 방향감각도 없는 사람에게 왼쪽이라고 하면 어느쪽을 말하는지 어떻게 알수가 있단 말이다.

고객중심이 아닌 자기 중심의 정책이라서 그러하리라 분노해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지하철공사는 각성하고 내리는 문 표시등을 부착해라.부착해라...

또 각설이다. 죄송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민속촌이다. 시간은 4시반.
민속촌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소수민족의 공연(하루 2차례)이 최고라고 해서 얼른 표를 사서 들어갔다.
근데 이건 또 무슨 황당시츄에이션인지..
이곳에서는 출입기준이 나이가 아니라 키로 정한다.
130CM가 넘으면 무조건 어른표를 사야된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어린이표 2장을 입구에서 어른표 금액차이만큼
현금 지불하고 들어갔다. 돈 받아먹을려고 별의 별 기준을 다 적용하는 넘들이다.

공연장 티켓을 교부해주는 곳으로 달려가니 1회 공연은 매진되고 없단다. 할 수 없이 2회분만 교부받고
민속촌 구경에 들어갔다. 참고로 공연은 공짜인데 선착순 티켓을 교부받아야 볼 수 있다.

민속촌 내부는 제법 넓고 볼게 많았다. 볼게 많다고 해야 되나? 암튼...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에서 봤던 SMALL WORLD같이 중국의 유명한 곳을 작게 만들어 정원같이 꾸민곳을 구경하는데
한 아가씨가 양(羊) 앞에서 사진찍으라는 식으로 "이뿌다 10원. 이뿌다 10월"을 외친다.
이네들은 우리가 한국사람인것을 어찌 아는지 신기하다.

돈도 적정하고 우리나라 말로 마케팅(?)을 펼치는 노력도 기특하고 하여
옷을 갈아입히고 사진을 찍었다. 물론 내 카메라로..
자기들 즉석카메라로 찍어준다는 것은 결단코 사양하는데 이번엔 양 앞에서 찍으란다.
어차피 옷도 입혔는데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 양 앞에서, 양 마차에서... 또 열심히 찍었다.

옷을 벗고 10원을 주니 20원이란다. 잉...
옷입는데 10원, 양과 같이 사진찍는데 10원.. 합이 20원...
이게 무슨 바가지냐 싶어 안내문을 보니 양과 같이 찍는데 10원이라고 작게 씌여져 있다.
나의 불찰이지만 좀 그렇다. 할 수 없이 20원을 주고 나머지 민속촌 내부를 구경하다 저녁먹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이놈의 공연, 진짜 죽인다. 라스베가스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이걸 보기 위해 심천을 와도 후회없을 정도의
공연이었다. 자세한 얘기는 스펨이 될것 같아 생략한다. 궁금하시면 돈내고 가서 직접 보시라. ^^;

9시경 홍콩으로 가기 위해 다시 중국국경으로 갔다.
역시 인산인해. 한 사람 심사하는데 10분정도는 보는 것 같다.
11시 가까이 되어서 심사대를 통과했다. 역시 아들놈 사진보고 얼굴보고 난리다.
대충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거의 기진맥진하여 심사대를 통과하여 모텔로 왔다.
내일이면 홍콩도 아듀다. 에고 힘들다. 여행가서는 발바닥이 고생하고 갔다와서는 여행기 쓴다고 손가락이 고생하고.
미안하다 내 수족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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