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3 18:13
만달레이~바간 슬로우 보트를 타고 선상에서 맞은 일출 광경.
만달레이에서 바간까지 약 15시간이 소요되는 긴 여정이긴 하지만 크게 지루한 줄 몰랐다.
사람과 짐을 싣고 내리기 위해 중간 중간에 정박하는 데 (8군데 정도 ?)
그 광경이 너무도 생경하고 신기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어느 별에 착륙해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일출과 함께 보트 트립으로 하루의 아침을 맞으며
여행자는 수평선을 응시한 채
현지인은 그런 여행자 들을 지켜보며
각자의 상념에 잠긴다.
2층 갑판에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전용석으로 별도로 의자가 마련되어 있지만
현지인 들은 의자없이 2층과 1층 갑판 바닥에 대충 자리잡아 가고 있다.
도로와 빠른 교통수단이 미비한 미얀마에서는 이 슬로우 보트가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는 듯 하다.
물길로 오랜 시간을 멀리가서 물건을 팔고 사는 이들 현지인 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일상이리라.
갑판 위에서 나무 줄기 같은 것을 빻아서
즉석에서 타나까를 만든 다음 아이 얼굴에 바르고 있다.
갑판 1, 2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을 통해 담아 본 두 세계.
같은 시공간의 2층 여행객과 1층 현지인 들의 모습이 대비되고 있다.
여행객들은 잠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거나 다음 여행스케쥴을 구상하고,
현지인 들은 어제와 같은 고단한 일상을 무심히 맞고 있는 듯...
이들은 각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가슴에 담고 있는 걸까?
그 곁을 잠시 스쳐가는 나는 알 수가 없다.
항해가 계속되면서
현지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시간을 보내고
여행자자는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는다.
그동안 정신없이 바쁜 일상과 온갖 감정의 편린들을 툭툭 털어버리고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한채...
강렬한 콘트라스트에 의한 실루엣과
강물에 떨어져 반짝이는 햇살을 의식하며..
중간 중간 사람과 짐을 싣고 내리기 위해 마을에 잠시 정박하는 데
배가 정박할 때 마다 사람들이 몰려와 이렇게 물건을 팔기도 하고
온 마을 사람들이 나와 구경을 하고 있다.
마을 마다 조금씩 각기 다른 모습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신기한 풍경의 연속이다.
한쪽에는 빨래하거나 목욕하고 있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창밖의 쏟아지는 따사로운 풍경이
여행의 감흥을 더욱 고조시킨다.
새벽 5시에 출발했는 데 어느 덧 날이 저물어 가고...
새로운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기대에 부푼 채
선상에서 잊을 수 없는 일몰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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