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Europe with kids no 1.

2007.06.08 18:49

송은 조회 수:4165 추천:31

안녕하세요.

만 5세, 7세의 두 딸아이와 함께 55일 유럽여행을 하고 있는 아빠입니다.
준비과정에서 이곳에서 빅터님을 비롯한 여러분의 소중한 조언 참 감사했습니다.

이제 20일 남았네요. 지금 이곳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근처의 Natterer See 캠핑장 호텔룸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민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참 많았기에

혹시나 앞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글을 써봅니다.



글의 목적상 및 여행중인 여건상 정보 중심으로만 간결히 쓰고자 합니다.



맨처음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곳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욕심껏 남들 좋다는 곳은 다 들르는 일정을 짰었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체코, 스위스, 독일...

게다가 중간중간 이쁘다는 작은 마을들-콜마르, 밤베르크, 친퀘테레, 포지따노, 안시...-도

다 들러들러 가는 계획이었습니다. 미친게죠.



실제 여행하고 있는 지금은?

파리도 취소하고, 비엔나도 취소하고, 프라하도 취소하고,

오스트리아에만 무려 2주, 스위스 1주, 그것도 한 숙소에 보통 4, 5박 이상.

지금 있는 Natterer See는 아마 10박 정도 할 듯하네요.

왜 이렇게 바뀌었는지 지금부터 따라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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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발은 런던.

travelodge London Marylebone 호텔에 4박했는데,

www.travelodge.co.uk 홈피에서 할인가격을 잘 검색해서 하루 26파운드라는

런던기준 초저가에 숙박했습니다. 위치는 중심가에 가깝고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어 관광에 매우 편리했습니다. 다만, 방은 좁고 낡은 작은 여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런던은 깨끗하고, 안전하며, 사람들도 친절하고, 2층버스 타는 기분도 상쾌하여

여행의 첫출발지로 적합한 곳이었음. (이하 말투 간단히 바뀌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정은 뭐 뻔하게 다들 가는 곳들을 다님. we will rock you 뮤지컬을 봤는데,

줄거리가 유치찬란하였으나, 퀸 노래가 워낙 명곡이고, 뜻밖에 애들도 좋아했음.



식사는 유명한 중국집 왕키에서도 먹어보았으나 맛없었고,

왕키 주변의 다른 중국집 중 현지인들 차림의 손님이 많아보이는 곳에

가서 먹어보니 훨씬 맛있었음. 블랙빈 소스 비프 요리와 계란 볶음밥을 시키면 훌륭.

피쉬 앤 칩스 영국 탑 5 라는 유명한 집을 열심히 찾아가서 먹은 결과,

맛있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생선튀김과 감자튀김. 그리 특별하지는 않았음.

게다가 가격도 너무 비쌌음. 피쉬 앤 칩스는 그냥 맥도널드 햄버거처럼 가볍게

관광 중 아무데나 눈에 뜨이는 곳에서 드셔봐도 될듯.



이후 이지젯으로 베니스로 날아가 그곳에서 출발하는 지중해 크루즈로

두브로브니크, 아테네, 로도스, 산토리니, 올림피아, 터키의 에페수스 등을 돌고 옴.

평생 한 번은 돌아보고 싶은 코스였고, 이 코스를 비행기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다니려면

돈이 크루즈보다 더 들거나 너무나 고생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10박 크루즈 상품을 예약하여 다녀옴.



두브로브니크는 소문대로 예쁜 중세도시였고, 산토리니는 너무나 많이 본 풍경이지만

아름다웠음.

하지만, 아이들 관점에서는 대실패였음. 이 모든 일정 중 아이들이 좋아한 것은 단 한가지

산토리니섬에서 비탈길 올라갈 때 탄 당나귀 뿐임.

특히 아테네는 최악이었음. 날도 더운데다 아크로폴리스는 엉성하게 보수공사 중인 곳이

많아 감흥이 적고, 언덕길을 많이 걸어야 함. 에페수스가 더 나았음.

애들은 중세 성벽, 고대 유적, 미술관 등에 전혀 흥미 보이지 않았고 힘들어하기만 했음.

애들 투정 달래다보니, 어른도 지쳐서 별 무감동.

위의 행선지들이 책이나 tv,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서 흔히들 대단히 신비롭고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 같이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제 가보니 그냥 이쁘구나..  

내지 이 유적이 책에서 읽었던 바로 그곳이구나... 정도 였음.  너무 큰 환상을 품을 필요는 없을 듯.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평생 한 번은 가보지 않았더라면 후회했을 곳이라면

몰디브, 캐나디안 록키, 데쓰밸리를 비롯한 미국 중서부 국립공원들 정도가 떠오르는데,

지구가 살아있음을 느낄수 있는 압도적인 대자연에 비해

인간이 건설한 도시나 유적은 감동에 한계가 있다고 느껴짐.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겠지만.


여하튼, 위 지중해 코스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코스로는 적극 비추천임.



베니스로 돌아와 베니스에서 3박.

베니스는 멋진 곳이었고 아이들도 좋아했음.

플로리다에서 온 모녀 여행객과 즉석에서 조인하여 비용 분담하여 곤돌라도 타 봄.

아저씨가 잡담만 하고 노래는 안 불러주었지만, 여하튼 애들은 좋아했음.



숙박은 곤돌라 민박에 연락하였더니, 가족실이 없어 바로 옆에 있는  

CA'FONTANEA 호텔에서 숙박하고 식사는 민박에서 하는 것으로 계약했음.

위 호텔은 작고 아담한 호텔인데, 매우 깨끗하고 주인장도 너무 친절하여 감동적이었음.

곤돌라 민박의 식사도 맛있었으나, 민박의 특성상 여러사람이 순서를 기다리는 와중에

식사하느라 마음이 급한 점이 단점임.



주의할 점은, 짐이 많은 여행객의 경우, 수상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베니스 내부에

숙박을 잡으면 짐 부여안고 북적대는 수상버스에 오르내리고, 숙소까지 여러개의 다리를

건너가야 하는 고생을 해야 하므로 적극 말리고 싶음. 그냥 Piazzale Rome 등

택시나 버스가 도착하는 곳에 숙소를 잡을 것.

애들 챙기기도 정신 없는데 무거운 짐 끌고 다니랴, 그 와중에 소매치기 걱정하랴..

보통 고생이 아니니, 그냥 돈 좀 더 쓰시고 택시타고 호텔 정문 앞에 떡하니 내려서

체크인하고, 관광 나갈 때 수상버스 타고 들어가는 것이 좋을 듯.



베니스에서 친지가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라이언에어로 날아가서 푸조리스를 픽업,

자동차여행 모드로 전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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