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빈숲의 호리이게를 맛보다

2005.04.06 13:47

victor 조회 수:4749 추천:127

9.18 (토)

코스 Praha → Wien

주행거리 338km

숙소 Vien West 캠핑장 (24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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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 빈으로

 

고속도로(E50-E65)를 타고가다 국도로 가는 것이 더 짧아보여 Jihlava에서 국도(38/E59)로 빠졌는데 2차선 왕복차로이고 오르막 길과 굽은 길, 마을통과 하는 길들이 많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리하게 와야만 했다.

 

프라하에서 빈으로 좀더 빠르게 이동하려면 E50-E60 고속도로를 계속 타고 Brno를 거쳐 Briatislava에서 빈으로 들어가는 게 더 낫다. 국도는 고속도로보다 배이상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이곳 들판은 독일의 목가적인 풍경과 자꾸 비교가 돼서인지 그리 큰 감흥은 없었으며, 가끔씩 보이는 길가의 허름한 낡은 농가와 농부의 차림에서 사회주의 체제하의 가난함이 아직까지 짙게 배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빈이 다가옴에 따라 길가에는 히차이킹을 하는 젊은 배낭 여행자들이 종종 눈에 띄었고, 고속도로에서의 운전매너도 프라하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이 보였다. 빈 가까이 접어들어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이곳에서 고속도로 통행권(Vignette, 10일치)을 구입하였고, 캠핑장 wien west의 약도가 명확치 않아 시내 상세지도를 살까 망설이다 사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쇤부른 궁전 근처에서 캠핑장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메야만 했다.

 

인터넷에 소개된 Wien west 캠핑장의 약도가 명확치 않아 그 위치가 빈숲 근처에 위치한 것으로만 짐작하고 시내를 관통해 찾아 갔는데 여간 쉽지가 않았다. 킴팽장은 쇤부른 궁전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므로 고속도로를 타고 쇤부른 궁전과 가까운 톨게이트에서 빠져나가 찾아가는 것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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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캠핑장을 찾아 짐을 풀고 리셉션에서 필요한 시내 관광지도 등을 챙겨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카를광장 역에 내렸다.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슈테판 성당까지 이어진 사람이 가장 붐빈다는 케른트너 거리를 중심으로 구경할 생각으로 살피는데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광장 한쪽 벤치에서 한가롭게 책을 보고 있던 청년에게 국립오페라 하우스에서 슈테판 성당 방향의 케른트너 거리를 물으니 방향을 가르키며 그쪽 거리는 “So Commercial" 하다며 자기는 그곳이 별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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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 하우스의 외관을 구경한 후 내일 미사참석을 위해 왕궁을 찾아 호프 부르크의 예배당 위치를 대충 파악한 후 슈테판 성당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왕궁교회에서는 일요일 미사시간에 그 유명한 빈소년 합창단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는데, 자리에 앉아서 참관하려면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한다고 한다.

 

빈은 너무도 유명한 음악의 도시이기 때문에 거리의 분위기도 무척 낭만적이고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갔으나, 그 청년의 얘기대로 거리 양쪽으로는 화려한 가게와 노천카페 들이 즐비하고 넘치는 관광인파로 인해 지나치게 세련되고 상업화돼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소 실망감과 이질감이 느껴졌다. 19세기 말까지 650년간 오스트리아를 지배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권력과 부를 보여주는 건축물 들이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으나, 드레스덴의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츠빙어 궁전과 비교가 돼서일까? 기대만큼 그리 감동은 오지 않는다.

 

 

슈테판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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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성당에 도착하니 어느새 거리는 어둑 어둑해지고 있었고, 성당 주변에는 이런 저런 길거리 퍼포먼스가 한창이었다. 한참동안 퍼포먼스를 구경하고 슈테판 성당안에 들어갔는데 때마침 토요 미사가 있는 중이었다. 미사는 내일 아침에 참석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간단히 내부 구경후 밖으로 나와 성당 외관과 벽면에 섬세하게 조각된 성인상들을 구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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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일부는 보수공사 중이었고 외관은 불에 새까맣게 그을려 화재가 난 것처럼 보였다.

거대한 규모와 장엄한 성당의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에 나도 모르게 엄숙함을 느끼며 그 시대의 신의 위엄과 교회의 권위가 유럽인들의 정신세계를 얼마나 강하게 지배하고 있었나를 짐작해 볼 수 있었고, 가는 곳마다 성경을 주제로 한 정교한 성인 조각과 각종 벽화 등을 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대한 예술은 종교로 인해 생겨난 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이 슈테판 성당은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치러진 곳으로 유명하며, 하이든은 8살 때 소년 합창단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빈숲의 호리이게

 

저녁은 시내의 북서부 빈숲 쪽에 위치한 하일리겐슈타트에서 호리이게를 맛보기로 하고 38A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하일리겐슈타트는 베토벤이 귓병 치료차 이곳에 와 늘 산책을 했던 곳으로 청력이 회복되지 않자 절망하여 동생들 앞으로 유서를 썼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며, 호리이게는 ‘올해만든 포도주’라는 의미인데, 옛날의 낡은 민가와 헛간 등을 개조하여 큰 정원으로 만들어 이를 야외 레스토랑으로 이용하고, 이런 곳에서 슈라멜이라는 경쾌한 음악연주와 함께 호리이게를 즐기며 빈다운 독특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곳이다.

 

우리가 처음 호기있게 들어간 곳은 평범하게 보이는 어느 레스토랑이었다. 문옆에 곧 연주회가 있다고 써붙인 안내문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 굉장한 규모였다. 넓은 공간을 계단식 정원 같은 것으로 꾸며 실외에서 호리이게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바로 옆 레스토랑에서는 바리올린 연주자가 손님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사이를 지나다니며 연주하고 있었고,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는 것 같았다.

 

연주회가 열리는 곳은 실내라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 한참 단체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며 식탁을 세팅중에 있었고, 악단은 연주준비를 하고있는 중이었다. 예약을 권유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에게 이곳에서 식사하려면 반드시 예약을 하여야 하는지, 예약없이 지금 예약손님 들과 합석해도 되는지 물었더니 예약없이 합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가격을 물어보니 너무 비쌌다. 비싸더라도 이런 분위기를 맛보고 싶어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 나에게 너무 비싸다며 아내와 진영이가 손목을 잡아 끈다.

 

하는 수 없이 그곳을 나와 라이브 연주가 없는 옆 레스토랑을 찾아 진영이가 좋아하는 새우튀김과 빈의 전통요리인 비너 슈니첼 그리고 호리이게를 주문했는데, 이곳도 가격은 만만치 않았다. 비싼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서비스가 무척 좋고 웨이터가 능숙한 영어를 구사해 더욱 편하게 느껴졌다.

 

이곳 웨이터에게 궁금해 했던 슈테판 성당의 외관에 대해서 왜 그렇게 새까만 것인지, 불에 타 그을린건지 등을 물으니, 불이 난 것이 아니라 건물이 워낙 오래돼서 때가 끼어 그렇게 보였던 것이고, 거의 매년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음식의 맛과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에도 만족하여 웨이터에게 충분한 팁을 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꼬리말 쓰기
unique영 저는 개인적으로 빈에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음악회를 듣고 낮에는 왈츠학교에서 왈츠도배우고 저녁의 호이리게정식도 정말 맛잇었구요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음식먹는 내내 연주도해주고 와인도 정말 맛이 끝내주었지요,올해 수확한거라든데 아주 신선햇어요 비엔나숲속에서는 베토벤을 생각하며 명상도하구... [2004/12/03]
victor 비엔나에서 음악회에 참석하고 왈츠도 배우시고 호리이게 정식도 맛보시고, 비엔나 숲에서는 베토벤이 산책하던 길을 따라 명상에도 잠겨보시고... 정말 즐겁고 행복한 여정이 되셨겠네요. 저도 다음에는... ^^ [2004/12/03]
나의하루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2004/12/23]
버섯돌 자동차 여행이 아니면 호리이게로 이동하는건 좀 그렇죠? [2004/12/30]
victor 버서돌님, 호리이게 맛과 분위기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낮보다는 저녁이 낫고, 차보다는 대중교통(38A 버스) 을 이용하시는 게 안전하고 편하답니다. [200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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