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쩨른의 캠프장 앞의 호수와 알프스의 봉우리가 참 잘 어우러져 멋진 곳입니다.(윗사진)
아침햇살을 받은 호수가 떠나는 우리의 발길을 한번더 잡습니다.
루쩨른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길 호수와 아름다운 목장이 잘 어우러져있는 한 폭의 그림입니다.
디카는 주로 마누라가 필름카메라는 제가 갖고 다녔는데,
도중에 찍은 필름 사진들은 하나하나가 엽서 같습니다.
뜨문뜨문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나 여기도 농촌의 고령화가 진행된 것인지
젊은 사람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경사가 급한 목초지를 어떻게 관리하나 걱정스러울 만큼 고약한 지형을 보기 좋게 관리 한다는 게 대담한 수고가 숨어있겠구나 싶더군요.
그리고 알프스 산골 이곳저곳에서 만나는 한국산차와 전시장은 여행의 곤함을 풀어주고는 기쁨이었습니다.
외람되지만 한국의 노사갈등과는 다른 일면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외국에 나가 환대받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력 때문인데 그경제력의 밑거름은 노동자이고 서민들의 노고일 것인데, 보통사람의 의견이 종중되고, 발전으로 인해생긴 그늘을 없에는데 웃사람들이 잘해야 ....       웬 헷소리....

호수가를 끼고 도는 도로, 천길벼랑을 오르는 도로, 제법 긴 터널, 가는 길이 지루하다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공사중이어서 인지 저희가 준비해간 도로와 현장이 일치하지 않아 애를 태웠지만 결국 우회하는 먼 길을 돌아 작고 멋드러진 동네들을 지나고 돌아 인터라켄으로 갔습니다.
드디어 멀리 언듯언듯 보이는 만년설이 우리가족을 들뜨게 합니다.
산사이로 보이다 사라지고 보이다 사라지고 조급증을 만들더군요.
눈녹은 물이어선지 연두빛 도는 계곡물을 따라 등산열차 타는 곳에 왔습니다.
매우 비싼 등산열차에 몸을 싣고 알프스의 미려한 풍광에 흠뻑 취합니다.
융프라우에서 단연 제일감으로 와 닿는 것은 만년설입니다.
맘모스천문대도 어름궁전도 아이거북벽도 험난한 공정이었던 열차로도 아닌 만년설입니다.

한여름을 지키고 있는 만년설 ...
백년도 못사는 인간이...

일기불순 고약하여 만년설에는 발 한번 내딛지 못하였고,
고산증으로 인해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고, 도망치듯 하산하였습니다.
참 한국사람 많았습니다.
단체의 힘을 빌어서인지 열차 한칸을 전세 냈습니다.
옆에 서있는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함치고 음식물을 멀리 건네고 난리도 아닙니다.
나 또한 한국인이지만 좀 심합니다.
부식 때문에 인터라켄역으로와 캠프를 했습니다.
호수가 경치는 좋았는데 기차길옆이라 좀 시끄러웠습니다.
옆에는 이태리에서 온 서너 가족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뭔 파티인양 식탁을 길게 펴고 촛불도 켜놓고 지들끼리만 부럽게 놉니다.
이담엔 떼를 지어 와야지, 엥~
산그림자는 파란물빛으로 가득하고 어느덧 햇살이 뉘엇뉘엇 알프스의 한봉우리를 넘고 있습니다.

우리가족은 또 습관처럼 일찍 캠프장을 나서 밀라노로 기수를 돌립니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정연한 산수가 질리지도 않습니다.
스위스 국경을 넘어 이태리로 들어서자 조금 다른 느낌의 마을 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스위스보다는 다소 정돈되지못한듯한 마을의 모습이 또다른 시각으로 접해집니다.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민생고도 해결하고 여행의 곤함을 풀고 여유를 갖어 봅니다.
넓은 녹지공간을 확보한 휴게소들은 쉬었다 가기에 편리했지요.
너무 여유있게 운전한 댓가로 저녁 무렵에 밀라노에 도착했습니다.
두오모를 보기위해 밀라노에 왔습니다.
커다란 충격입니다.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구조물을 .....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모두 대리석으로 섬세하게 조각된 두오모....
몇백년 동안 만들었답니다, 지금도 계속수리중이고
가만히 정리를 해보니 우리 여행중 만난 제법 큰 건축물들은 어딘가를 수리중이다.
세월을 이겨내기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아이러니라 해야 하나?  인간의 신발로 대리석 계단은 반 이상 마모가 되어 있었지요.
그계단을 딛고 두오모 지붕에도 올랐다. (아래사진)
섬세하고 미려하게 조각된 대리석 덩어리 두오모,
신의 경외로움과 인간의 힘이 종교적으로 합치된 걸작임에 틀림없지요.
정교하게 조각된 대리석 작품 덩어리에 너무 기가눌려서 다른 것들이 눈에잘 들어오지 않는군요.
두오모 광장에서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지요.

경외스런 마음을 진정하며 다빈치 박물관으로 갔습니다.
분명 여기근처인데 못찼고 있습니다.
결국 이태리 경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빈치 박물관 까지 호위해주더군요.  이태리에는 가짜가 많다는데 혹시 가짜경찰?  
주변이 번화하지 않아 차에 음해를 가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길 한켠으로 주차를 했습니다.
박물관 안은 다빈치의 천재성을 확인시키는 전시물들이 현대에 이용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전시를 해놓아 보는 이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우리 어른들에게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우주나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큰아이에게 기념이 될만한 곳이어서 만족했습니다.

내친김에 피렌체까지갑니다.
피렌체의 두오모...  이 또한 다양한 색갈의 대리석으로 만든 걸작입니다만,
제게 있어서는 밀라노의 두오모 때문에 좀....
미켈란젤로 광장에 올라 피렌체를 내려다 봅니다.
평지에 자리잡은 피렌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늘을 찾을 수 없는 미켈란젤로 광장의 한낮 열기가 더욱 지치게 합니다만,
광장내에 있는 노점상들이 부자인 관광객이 가난한 자기들 물건을 사달라는 호객행위가 재미있습니다.
호객행위를 뒤로하고 우리는 캠프장으로 향하는 중에 마트에 들러 장을 보았습니다.
수박 큰 것 한통이 2유로, 엄청 싸구요, 이외 음식재료와 물을 샀는데
예서도 곤란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체코와 스위스에서 유로화를 쓸일이 없었던 연유로 유로화가 동전밖에 없었는데 비자카드는 안받는답니다.
다 놓아두고 수박과 소시지만 샀습니다.
저녁 식사후 마누라가 커피를 한잔 타주고 피곤하다며 먼저 텐트 안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홀로 치켜보는 피렌체의 밤 ...
밤하늘의 별은 영롱하게 빛나고 그아래 조각구름이 흐름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거기에 제가 녹음해간 cd에서 송창식의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
노랫가사가 흘러나오며 순간적으로 느끼는 아찔함과 동시에 온몸에 소름이 쫙~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cd 몇장을 갈아 끼워가며 이 평온한 밤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다음은 베니스에서 뵙지요....



이기간 최고 ==> 밀라노의 두오모
이기간 최악 ==> 피렌체에서 카드 안되고 현금 떨어졌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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