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유럽 자동차 가족여행기 (첫번째 영국편)

2006.08.24 15:42

Harmony 조회 수:5389 추천:36





런던아이에서 본 국회의사당과 여왕생일 퍼레이드(기마병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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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Windsor, Oxford: 6월16일 ~20일 (4박5일)

영국일정을 계획하면서 가장 큰 고민대상은 에딘버러(Edinburgh)였다.
유럽의 다른 대표적인 국가들인 독일과 프랑스에 비해 영국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 3일은 너무 짧을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색다른 분위기를 가족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픈 욕심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출발 전날까지 런던에서 Ryan Air 등과 같은 저가비행기표를 알아보기도 하였으나
낮은 가격의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유럽대륙의 순조로운 탐험 등 전체일정의 무난한 소화를 위해
부득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6월 16일 오후 3시 런던 히드로공항에 도착하여 출발 시에 공항픽업을 부탁한 민박 주인장을 만나
숙소까지 편안(?)하게 이동.
픽업비용이50파운드라 아깝기는 하지만 Victor님이 짐 때문에 숙소이동하기까지 고생하셨다는
글을 읽은데다가 우리가족이 항상 짐을 넉넉히 지니고 다니는 편이다 보니 이번 여행시의 짐도 과히 이민수준으로 많아서
여러 번의 전철 갈아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편한 방법을 선택하였다.

저녁식사 후 시차적응과 현지적응을 위해 걸어서 30분 거리인 밀레니엄 브릿지까지 다녀오면서
가볍게 런던야경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이것도 무산. 미국과 달리 9시가 넘어도 날이 어두워지질 않더군요.

유럽에서의 둘째 날 어제 신청한 시내투어 합류를 위해 피카딜리 서커스역 으로 서둘러 출발하였음에도
교통혼잡으로 중도에 버스에서 내려 15분 정도를 걸어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다행히 전날 투어비용을 미리 지급한 때문인지, 투어신청인원이 없어서인지 모르지만 반갑게도
가이드가 우리가족을 기다려주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가족만을 위한 투어가 되었다.

먼저 Westminster사원을 시작으로 Bigben과 국회의사당을 보고 난 후
바로 이날 여왕의 생일축하 퍼레이드가 있다고 해서 the Mall로 향했다.

평상시 근위병교대식이 볼만하다고 들었지만 그 대신 우린 마차를 타고 가는 여왕을 볼 수 있었다.
근위병들의 행렬, 기마병의 군악대 연주도 볼거리였다.

퍼레이드 후에 여왕가족이 버킹엄 궁전 창가에서 모습을 보여 손 흔들기를 기다리는
많은 인파들이 궁전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우린 다음일정을 위해 버킹엄궁 앞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런던시내를 한눈에 보기 위해 British Airways London Eye로 향했다.

점심식사 전에 간단히 한 바퀴(30분 소요) 돌고 내려오려 했는데 엄청나게 긴 줄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인파가 수그러질 때 보기로 하고 일단 티켓만 구입했다.

오늘 일정은 원래 하루 종일 시내투어였는데 가이드가 마침 미술을 전공했고 미술관 투어 담당이란 이야기에
이번 기회에 미술에 대한 제대로 된 공부를 하자는 가족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점심식사 후에 National Gallery의
작품 관람으로 변경 하였다.

오후일정 전에 점심식사는 질보다는 양으로 종업원의 불친절로 유명하다는 중국식당에서 식사(생각 보다 친절).
미술관이 있는 Trafalgar 광장으로 향했다.

수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시원한 분수, 보수공사 중인 하얀 천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
넬슨제독 동상 앞에서 짧은 휴식 후에 갤러리로 들어갔다.

이 넓은 미술관이 무료입장이라는 가이드의 소리를 들으니 가족모두 흐뭇한 표정이었다.
3시간이라는 시간이 그 많은 그림을 감상하기에는 너무 짧아 아쉬웠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나니
약간의 미술사가 그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가이드투어가 끝난 후에 이날 일정의 마무리는 오기 전부터 생각한 오페라 등을 관람하기로 하였다.
원래는 이틀 후인 월요일 밤에 정통오페라를 볼 생각이었는데 월요일에 공연이 거의 없다고 해
서둘러 표를 구입하러 Box Office에 가서 확인하니 오페라 유령은 값도 좀 비싸고 표도 구할 수 없었다.

맘마미아는 나와 아내에게 익숙한 반면 아이들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있고,
점심시간에 각종 공연을 광장에서 홍보하는 무대 중에 실제 단원들의 공연 맘마미아를 10분 정도 볼 수 있었다.

결국 비록 좀 유치하긴 하지만 무대장식이 볼만하다고들 해서 가족 모두 함께 본다는 Lion King을
Lyceum Theatre에서1인당 40파운드에 보았다. 어디선가 여행 첫날 오페라 공연을 보면
잠이 온다는 후기를 읽었는데 공연시작 전까지 기다리는 동안 내게도 졸음이 오더군요.

스토리는 다 아는 내용이다 보니 뭐 특별한 감흥은 별로 없고 좌석이 높은 곳이어서 그런지
무대셋트가 한눈에 보여 사실감이 약간 떨어지는 느낌도 들더군요.

늦은 시간에 숙소 도착해서 남은 일정을 살펴보니 대영박물관 투어가 월요일에 가능하더군요.
따라서 내일은 윈저성과 옥스포드 일정으로 변경을 하고 나니 세익스피어가 태어난
Stradford-Upon-Avon 을 다녀오고 싶은 욕심이 발동하여 이번 기회에 미국에서 구입한
Navigation과 Map을 테스트도 하면서 영국에서의 운전경험도 또 다른 추억이 될 것 같아 과감히
Europcar에 인터넷으로 렌트카 예약을 하였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큰애와 함께 서둘러 렌트카 사무실로 갔는데
카드결제를 안 했다는 이유로 차량확보가 안되었다고 하면서 예약한 Voucher를 달라고 하더군요.

이제 와서 시외버스를 타고 윈저성과 옥스포드 등을 가기도 쉽지 않아 프린트를 위해 할 수 없이
인터넷이 가능한 곳을 찾는데 이른 시간이라 인터넷 까페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아 거리를 헤매다가
눈에 띄는 호텔에 가서 리셉션 직원에게 문의를 하니 자기에게 메일을 보내면 첨부파일을
인쇄 해 주겠다고 해서 유료 호텔인터넷을 이용해 출력 성공.

렌트카 사무실에 예약 Vochure를 보여주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며 차량을 확보하는데 한 시간 이상 허비.

가까스로 소형차량(Renault Megan)을 확보하였는데 문제는 오토메틱이 아닌 수동 뿐.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 갈 수도 없고 해서 결정.

Deposit을 250파운드나 하라고 하였지만 돌려 받을 돈이니 OK하고 차고로 갔죠.
운전면허시험 이후에 수동변속기로 운전한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시동을 몇 번 꺼뜨리면서
숙소로 돌아오니 11시가 넘었더군요.

가볍게 드라이브 한다는 심정으로 출발을 했는데 차량진행 방향이나 신호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데
기어변속이 역시 쉽지 않아 몇 번을 죽였다 살렸다 반복하며 윈저성에 도착.

성 안을 한 바뀌 둘러 보고, 근처에 이튼스쿨을 가기 위해 네비게이션에 정확한 주소를 몰라서
Eton School만을 입력하고 도착하니 좀 이상한 학교 비슷한 곳에 도착.
시간도 부족해 바로 옥스포드로 북진.

도착 후 걸어서 옥스퍼드 시티 돌아보다 학교 캠퍼스를 들어가려고 하니 입장시간 지났다고 제지.
그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돌아왔죠. 교정인지 관공서인지 구분 곤란, 모두 고풍스러운 건물.

벌써 시간이 4시가 넘었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Stradford-Upon-Avon을 가려 하니
나를 비롯해 모두들 시차적응이 안돼 차 안에서 한 시간 정도 주차장서 오침.
“잠에 취한 일가족” 관광객의 시선 속에 단잠.

원기 회복 후 출발준비에 가족들 이구동성으로 불안한 나의 운전 마다하며
그만 숙소로 돌아가자고 하는데 갈등 생기더군요. 얼마나 고생해서 렌트한 차이며
어떻게 끌고 올라온 차인데 그만 돌려보내기가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도 어떻합니까 더 이상 청룡열차는 못타겠다고들 하니 눈물을 머금고 옥스포드 회군을 하는 수 밖에요.
자동차 반납하고 갈까 하다 내일아침 일찍 하기로 하고 숙소 앞에 주차.

또 다시 피곤이 밀려오더군요.

런던일정 마지막 날인 19일 월요일 아침 차를 반납하러 가면서 교통혼잡세(평일에 도심 진입 시에 부과)를
피하기 위해 약간 외곽으로 돌면서 가다 보니 출근차량 속에 갇혀서 시간이 많이 소요.

렌트카는 24시간 내에 반납을 했지만 벌써 투어 약속시간이 촉박하여 런던에서의 또 다른 경험을 위해
택시를 타게 되었지만 마음이 급해서인지 그리 빠르지는 않더군요.

도착해보니 아무도 없어 우리끼리 대영박물관으로 이동.
가이드를 만나기 위해 찾아보았지만 헛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리저리 찾다
제대로 관람도 못해 가이드 수색작전은 포기. 한국어 안내책자를 구입해 보면서 말 그대로 구경.

오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민박집에서 만들어준 샌드위치로 요기를 한 후에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St. Paul성당외관 보고 런던탑과 타워브릿지를 돌아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유료입장 만류로 런던탑 내에 530캐럿 다이아몬드와 왕관 등을 직접 보지 못하고 건물외관만 구경.
타워브릿지를 건넌 후 때마침 배를 통과시키기 위해 다리 중앙을 올린 광경을 보면서 가족들 좋아하더군요.

지난번 구입한 런던아이를 탑승하기 위해 이동.
런던 도착 벌써 4일이 지났지만 위에서 보는 국회의사당과 Bigben 등 한 눈에 보이는 런던시내는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런던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내일 프랑스로 가기 위한 교통편 예약은 하지도 않고
출발할 생각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유럽기차 경험과 시간절약을 위해 유로스타를 알아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엄청 비싸 할 수 없이 서둘러 Dover에서 Calais로 가는 배편만을 예약하려는데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인지 예약이 안돼. Victor님의 글이 생각나서 Euro lines (유로버스)에서
4인 160파운드(Booking fee 12파운드 포함)에 예약. 확인해보니 National Express로 표시가 되어
뭐가 잘못되지 않았나 약간 우려.

인터넷 예약 후 티켓발부는 숙소에 프린터가 없어 할 수 없이 아침에 지정된 사무실에서 받는 것으로 결정.

이튿날 버스(National Express)로 Dover항을 가는 도중 Canterbury에 잠시 정차.
몇 군데 볼거리가 있는 것 같아 잠시 내리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해 그냥 온 것도 조금 아쉽더군요.

Dover에 도착해보니 절벽으로 이루어진 풍경이 다소 색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출국수속을 받고 5층 이상 되는 높이의 배로 짐을 옮기는데 역시 짐이 많긴 많아서 가족 모두 힘에 부치더군요.
짐 때문에 가까운 소파에 앉아서 쉬다가 점심도 해결할 겸 선내 부페식당 이용.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배의 전망 좋은 위치에는 카페와 식당 등이 차지하고 있더군요.


여행 팁:

혹시라도 여행 중에 길을 잃거나 누군가의 도움 또는 필요한 일이 생기면
시내 또는 주위에 눈에 띄는 고급호텔을 찾아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 가족도 일전에 밤 12시 넘어서 미국 휴스턴에 있는 숙소를 찾아 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
그만 휴스턴 중심가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밤 12시의 휴스턴 시내는 그야말로 밤의 사람들(흑인 등)로
살벌하기 그지 없더군요. 나중에 보니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라고 하더군요.

길을 묻기 위해 경찰차에게 다가가려는데 경찰차 주위에 많은 무리들로 접근을 못하고 뱅뱅 돌았는데
상점 등은 모두 문을 닫고 어디 한군데도 물어볼 때가 없는 유령도시 같더군요.

그러다가 특급호텔 간판이 눈에 띄어 그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 얘기를 하면 가족 모두 공짜로 공포체험을 했다고 하더군요.


런던 유로스타 민박소감:

유럽여행 처음 묵는 곳이라 상당히 고심을 했지만 워낙 시간이 촉박해서 예약하려니
많은 곳이 방이 없더군요. 그래도 런던에 머물면서 체력조절을 해야 할 듯 해
가족이 머물기에 편한 곳에 주안점을 두고 찾은 곳이 런던 유로스타입니다.
물론 가격도 영향을 주었지요.
숙박비는 가족실 4명이 하루에 80GBP(120Euro)인데 미국달러로 환산해 보니
처음에는 굉장히 비싸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결국 결정은 경제적인 면이 많이 작용이 된 셈입니다.

처음 묵는 곳이라 비교대상도 없는 상태에서 장단점을 알 수도 없었지만
지금도 딱히 평가가 어렵네요. 주인이 저와 같은 연배이고
본인(남자)이 직접 음식 등을 준비하고 4일 동안 매일 메뉴를 바꿔가면서
주메뉴(생선 또는 고기반찬)을 바로 조리해서 주는 음식 모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런던의 한 끼 식사비용 생각하면 숙박비가 결코 비싸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경험한 다른 유럽의 민박 중 유일하게 점심 샌드위치도 싸주고.
동네도 조용하고 당시에 같이 머문 인원이 그리 많지 않아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몇 군데 경험한 결과로도 좋은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민박집에 대한 평가는 상황에 따라 극을 달리기 때문에 다른 분께 좋다 나쁘다 하기가 사실 힘들군요.
다만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제 생각을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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