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강화 오프 모임 허접한 후기

2008.01.21 12:35

장성오 조회 수:2683 추천:1

즐거운 오프 모임을 다녀 왔습니다.
누군가 글 잘 쓰시는 분(강화농군님, 장문영님, 등등)이 후기를 올리시겠지, 그러면 따라 댓글을 달아야쥐 하고 기둘렸는데, 모두 겸손하신 분들이라 여직 후기가 없어 독수리 타법의 밋밋한 글이라도 올려야 될 것 같은, 빚 갚는 맘으로 후기 올립니다.

재미 없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참석하신 분:
주최자 강화농군님 가족(4), 김웅수님 가족(5), 장문영님 가족(5), goodchance님 가족(4), 장성오 가족(6), 주인장 빅터님 가족(2)

5시 시간에 맞춰 출발을 서둘렀지만, 급작스레 생긴 일로 인해 조금 늦게 출발하여 나서자마자 휴대전화에 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어디쯤 왔습니까?” 농군님의 기대에 찬 목소리였다.
“지금 막 출발했는데요?”
“일찍 와서 같이 준비하기로 해 놓구 이제 출발합니까? ㅎㅎ”
“아, 글씨 5시까정은 도착할끼라요.” 은근히 걱정하며 큰소리는 쳤다.
“전라도 광주에서 오시는 장문영님는 벌써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 보고 계십니다.”
으, 벌써 도착하신 가족도 있단다. 급한 맘에 가속페달을 허용범위까지 최대한 밟고 달려 갔지만, 길치라 중간에 두어 번 더 길을 묻고 간신히 5시 10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작지만 아름답게 지은 펜션은 마치 노후에 내가 살고 싶은 별장 같다. 꿈일 뿐이지만….
일찍 도착하신 장문영님 가족과 첫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준비모드로 돌입했다. 농군님 집에 들러 쌀과 고구마(이것 정말 끝내주었다), 김치를 펜션으로 나르고 이어서 도착하신 우리 주인장 빅터 부부를 맞아 잠시 담소하는 사이 장문영님 아이 셋과 우리 아이 넷은 어느덧 온 집 안을 휘젓고 다니고 있었다. 쌀과 김치를 내려 놓은 뒤 다시 농협으로 달려가 고기와 상추, 아이스크림, 과일을 날랐다.

어느덧 주위는 어둠이 내려 앉아 온 세상은 오직 우리들의 만남만을 바라보는 듯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농군님이 도리님의 바비큐 그릴을 보고 다음 날 바로 샀다(^-^)는 가장 큰 그릴에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웠다. 난생 처음 보는 그릴에 고기를 구웠는데, 으음, 그 맛이라는게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아이들 먼저 먹이고 차분히 어른들이 먹는데, 아이들은 수시로 들락거리며 고기가 모자랄까 봐 조바심이 날 정도였다.

고기를 굽는 중에 모델보다 더 멋진, 키가 어른보다 더 큰, 따님과 따님만큼 멋진 아내와 함께 두 아들을 데리고 나타나신 김웅수님 가족이 도착하였다. 부지런히 굽고 떠들던 식사가 어느덧 끝나갈 무렵 goodchance님께서 귀공자 같은 두 아드님과 우리 사이트의 열렬한 회원이시자 한 이불을 덮으시는 bega님께서 귀하디 귀한 송이버섯 술을 한아름 담고 등장하셨다. 함께 자리 하시지 못하신 회원님들께서는 아마도 이 송이버섯 술을 맛보지 못하셨다는 사실이 무척 아쉬울 거라 생각하여 생략하고 싶지만, 그 자리에 함께 하였던 분들은 남녀 구분 없이 그 향과 맛에 그만 흠뻑 반하고 말았다.

담은 술의 특징은 뒤끝이 매우 고통스럽다는 사실에 반해 송이버섯 술은 다음 날 아주 상쾌하다 못해 개운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약주인가 보다. 바닥을 비우면 누워있는 송이버섯 두 송이를 꺼내 먹을 수 있다는 goodchance님의 꼬드김에 아까운 줄 모르고 바닥을 향해 무섭게 질주하였지만, 아쉽게도 송이버섯의 목만 드러낸 채 새벽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김웅수님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가 아닐까 한다.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도저히 글로는 느낄 수 없는 그 유럽 여행기는 밤이 익어갈수록 그 위력을 발휘하여 웃다가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다.  돈키호테가 아닌 김키호테하고 해야 할까? 파리 공항에서의 헤프닝, goodchance님의 유머는 여행을 경험한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재산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자동차 미국여행 사이트 회원들은 누구나가 부자인 것 같다. 돈보다 더 귀한 가족과의 진한 추억과 경험을 가진, 진정한 부자!

구수한 냄새가 겨울 밤의 흥취를 더 이어가라고 재촉하여 그릴에 빠뜨렸던 고구마를 끄집어 내니 강화도 특유의 맛에 분위기가 더하여 가히 천하 제일의 고구마 맛이었다. 고기와 생선회로 익은 혀에 고구마가 닿으니 그 달콤한 맛에 아련한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다.

이렇듯 즐겁고 웃음 가득한 나눔이 어느덧 밤의 장막을 걷어내고 빠알간 햇살을 불러올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중간에 자정을 넘긴 시간에 아쉬움을 간직한 채 빅터님 가족이 먼저 떠나셨고 농군님 마눌님과 아이들이 격한 피로를 식히기 위해 자리를 비웠지만 남은 가족들은 소중한 시간 함께 정을 흠뻑 나누었다.

Goodchance님 가족께서 일차로 떠나시고 우리 가족이 뒤를 이어 떠나며 다음을 기약하였다. 아마도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멀리서 오셨던 장문영님, 무사히 잘 댕겨 가셨는지요?
Goodchance님, 컴퓨터로 나라를 지키시느라 여전히 바쁘시겠지요? ㅎ
김웅수님, 효도와 자식교육의 완벽한 모범을 보여 주시며 바쁘게 뛰어 다니시겠죠?
빅터님, 모임에 잘 다녀오셨나요? 피로에 운전이 힘드셨을텐데….

특별히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강화농군님, 수고 많으셨고 감사 드립니다.

먹고, 마시고, 웃고, 즐기기에 급급하여 사진 한 장 올리지 못하네요.
역시 도리님과 블루님 같은 내공이 없으니 영~ 그렇습니다.

허접한 후기, 이만 줄일까 합니다.

담엔 더 많은 분들과 더 좋은 시간 기대하며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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