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에 차를 몰고 달린다.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가 나타나면, 일단 정지를 해야 하는데도 헤드라이트만 살짝 끄고는 달린다.

마치 섰다가 가는 양으로…. 이게 한국식이란다.

허나 미국식은 누가 보든지 말든지 일단 멈췄다가 간다.

미국에 살면서 준법정신을 갖고 이를 지키면 맘이 편하다.

요령을 부리다가는 언제고 좋지 않은 일을 당하게 된다.

좋지 않은 일을 당하지 않더라도 늘 마음이 불안할 것이다.

학창시절에 여러 가지 편법을 경험한 사람도 많다.

학창 시절에 학생들이 쓰는 편법 중에 으뜸은 커닝이리라.

당장 점수가 올라가니, 이런 매력(? )에 빠져서 습관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얕은 꾀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 결과가 어떠리라는 것은 뻔 하다.

사회에서도 꾀를 써서 사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이랴만,  학문을 하려고 대학에 가면서 까지 변칙적으로 한다면,

이는 깊이 생각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

대학이란 학문을 하는 곳이지, 직업 훈련소가 아니다. 좋은 대학에 가서 우수한 성적을 냈다 해서 일생을 편하게 사는 게 아니다.

또한 좋은 직장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 

대학은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원없이 공부하면서 사회인으로 발을 내딛기 위한 전문성과 인성을 고루 갖추는 곳이다.

자녀를 둔 가정은 누구나 공통된 고민이 있다. 자녀들의 긴긴 여름 방학을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보내느냐 하는 문제다.

필자 역시 이민 초기에 이 문제로 고민을 했었다. 당시에 우리 부부는 둘 다 일을 했기에 어려움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부부가 일 하는 시간을 변경하고 아이들을 도서관에 보내기로 했다. 아내가 아침 일찍 일을 가고 나는 오후에 일을 하는 식으로 했다.

아침이면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간다. 물론 많은 책이 있으니, 책을 읽는 일 외에는 다른 할 일이 거의 없다.

오후에 내가 직장을 가면 두 아이가 2시간여를 도서관에 그들만 있게 된다. 2시간 후면 아내가 도서관으로 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는 거다.

이런 생활을 매 여름 방학 마다 4년인가를 계속하게 되었다.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에어컨이 있는 도서관은 늘 시원하다. 그 곳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도록 했다.

물론 다양한 책을 읽을 기회도 있지만, 도서관에서 행하는 행사에 참여 함으로써 더 많은 걸 배우게 되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에 책과 가까이 지냄으로써 많은 것을 얻게 되는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통해서 느끼고 알게 되는데서 인성교육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독서로 다져진 어린 시절에다가 좋은 대학에서 학문을 연마한 사람이라면 인성교육의 반은 성공 한 것이라 믿는다.

여러가지 유혹이 도사리고 있는 사회생활에도 자신을 지키는 힘이 생길 것이다.

자기주관을 가지고, 누가 보든 말든 일단 멈춤에 섰다가 가는 사회가 미국이다.

부모가 보여주는 과욕을 보고 자라는 자녀에게 인성교육을 바라기는 어렵다.

이민 역사가 깊어진 만큼 성숙된 한인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그것은 각 가정의 자녀가 어떤 여름 방학을 보내느냐 에 따라서 달라지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여름 방학은 각 가정의 자녀들이 도서관과 친해지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글은 오래전에 빈잔이 신문에 연재 했던 칼럼 중에 하나를 이리 옮겨 놓은 것임을 밝힘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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