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7월 그랜드서클 여행 후기]

2023.08.26 05:50

아이리스 조회 수:555 추천:3

* 여행은 7월에 다녀왔는데 제가 지난 봄 부터 특히 여름 내내 너무 정신 없이 살다보니 여름 다 가고 나서 후기를 완성하게 되었네요 *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그랜드서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만 떠올려보니 그랜드서클 지역은 코로나 이전에는 대륙의 그분들이 점령한 이후부터 질려서 일부러 피해 다니느라 끄트머리(?)에 살짝 걸쳐 다니거나 제대로 가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올해는 계획 없이 있다가 한국에서 온 손님 접대용으로 출발 한달 전 급조한 것이라 좀 두서없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최신 것이라 머지 않아 방문하실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봅니다.


여행 구성원은 한국에서 여행 오신 분이고 그랜드서클 여행 경험이 두번이나 있는데 어릴때라 기억이 안난다는 ㅠ.ㅠ  


방문했던 지역은 솔트레이크시티, Moab 지역(Arches, Canyonlands 국립공원과 주변), Muley Point, 모뉴먼트밸리, Page 지역, 그랜드캐년 노스림, Zion, Bryce Canyon 국립공원, Kanarra Falls 하이킹(사전 퍼밋 필수), 유타 12번 국도에서 Capitol Reef 가는 길에 Burr Trail Switchback 비포장 경유 등이었습니다. 초행이었으면 약간 다르게 구성했을 수도 있는데 재방문 지역이라 안해본 것들, 여름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좀 넣었구요.  


몇가지 도움 될만한 것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겠습니다. 


1. 여름에는 무조건 아침 일찍 시작하세요.


아시다시피 한여름 그랜드서클 지역 대부분이 아주 덥습니다. 한동안 폭염경보도 떴었지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아침 최저 기온이 70 전후, 낮 최고기온은 100도 넘어갑니다. 좀 피곤해도 새벽에 일어나 해 뜰 무렵 길을 나서는 것이 좋습니다. 오전에 계획해둔 곳을 방문하고 낮에는 차량 이동을 하거나 숙소로 돌아와 쉬다가 저녁무렵 근처에 구경다니는 식으로 여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피부 타는 것이 싫은 분은 긴 겉옷 입으세요.


건조한 지역이라 그늘 들어가면 시원한 것은 맞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그늘이 있는 곳이 잘 없고 햇빛에 노출되면 살갗이 따갑다 느껴질 정도입니다. 피부를 태워도 무방하면 자외선차단제 발라가며 미국인들처럼 짧게 입고 다니시면 되겠지만 피부가 예민하거나 타는 것이 싫으시면 여름용 얇은 긴팔 입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사는 저는 이미 피부는 포기한지라 대충 간단히 입고 다녔는데 한국에서 여행 온 분들은 타는 것에 상당히 예민하더군요. 햇살이 너무 강렬해 살갗이 따끔따끔할 정도니까 긴 겉옷 들고 다니다가 그때그때 입고 노출되는 식으로 다니는 것이 나아 보였습니다.  아 물론 여행지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긴 겉옷 안입고 다닙니다만 내 몸이 소중하니까요. ^^



3. Arches 국립공원은 생각보다 한산했습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공원 내부 인프라대비 방문객이 늘어 몸살을 앓다가 코로나 이후부터 성수기 사전예약제로 방문객을 받고 있는 아치스 국립공원은 예상보다 한산했습니다. 우선 예약제라 관광객 수 조절이 되어 그런 것 같구요. 너무 더운 시즌이라 방문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Moab 지역을 주로 봄, 가을에 시원할 때 방문하는데 Moab 시내와 주변 국립공원, 도로 트래픽도 그때가 더 붐비고 활발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여름에 방문하는 분들은 아치스 국립공원 입장 예약을 나름 이른 시간으로 - 오전 8, 9시에 해놓은 분도 그냥 새벽에 미리 들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Moab에 방 잡아놓으면 아치스 입구까지 10-20분이면 갑니다. 아침 6시 전후에 숙소를 나서서 조금이라도 선선할 때 들어가세요. 저는 여행을 늦게 확정하는 바람에 예약을 못했던 이유도 있지만 일부러 예약을 안하고 아침 일찍 들어갔습니다. 올해(2023년) 아치스 국립공원은 오전 7시부터 예약자 확인을 하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들어가면 더위도 피하고 주차 자리도 넉넉하고 좋습니다. 


아치스 방문하는 거의 모든 분이 가시는 Delicate Arch 트레일을 오전 5시 50분에 시작했는데 이미 제법 많은 차들이 먼저 도착해 있더군요. 6시 30분쯤 아치 앞에 도착해 한참 있다가 7시 40분경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주차장 대부분 만차였고 우리처럼 일찍 들어왔던 사람들이 나가는 자리에 새로 주차를 하는 분위기였어요. 7시 40분에 Delicate Arch 주차장에 도착했다면 아침 7시 전후 공원 게이트를 통과한 분들일텐데 아마 주차장 도착해보고 놀라셨을 것입니다. ㅎㅎ 이미 기온이 많이 오르고 있던 시점이라 그때 시작하면 많이 힘드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일찍 공원에 입장하는 것을 권하구요.


다만 이른 아침의 Delicate Arch는 오전 7시는 넘어야 완전히 해를 받는 모양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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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ate Arch 앞에 6시 30분쯤 도착했을 때 반쯤 내려와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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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가 다 되어가니 많이 내려와 있네요. 7월 중순 기준입니다. 


일부러 해가 Delicate 아치를 완전히 비출 때 까지 기다리는 분들도 계셨는데 

어차피 시간이 지날수록 해는 아치 뒤로 넘어갈 것이고 금방 더워질 것이라 일찍 자리를 떴습니다. 


7시 넘어 하산할 때 부터는 관광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오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등반중이었어요. 

더위도 피하고 주차도 편하게 할 수 있는데다 아치 앞에 줄 서서 사진 안찍어도 되는 이른 아침 시간에 꼭 올라가시길 바랍니다.



4. 매표소에서 현금 안받는 곳도 있어요. 


코로나 이후 모뉴먼트밸리도 처음 방문했습니다. 과거 원주민 보호구역들은 현금 전문이었는데 이번에는 입장료도 모두 카드만 받는 것으로 바뀌었더군요. 다른 국립공원 매표소 중에서도 card only 사인이 붙은 곳이 있었습니다. 제가 좀더 유심히 봤었어야했는데,,, 지나면서 언뜻 본 잔상만 떠올라 정확히 어디어디였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ㅠ.ㅠ 카드 도용 무서워서 가급적 현금만 쓰고 다니는 분도 간혹 계시던데 카드로만 입장이 가능한 곳들도 있으니 비상용 카드 꼭 준비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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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먼트밸리 매표소 아래 있던 안내문입니다. 오래전 여행정보나 후기를 보신 분들은 국립공원처럼 차량당 입장료로 알고 계실텐데요, 가장 최근(2023년) 입장료는 일인당 8달러로 바뀌었습니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향이 있으니 그때 내라는대로 내시면 됩니다. ^^;;


아 그리고 저때 제가 조수석에 앉아서 매표소 부스에 붙어 있던 저 안내문 사진을 한장 찍었어요. 그 위에는 원주민 아주머니가 계셨구요. 원주민들이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저 화면만 키워서 찰칵 찍었는데 아주머니께서 사진 찍지 말라며 엄청 화를 내셨어요. 나는 안찍었지만 반대편 입장에서는 당연히 오해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주의하세요. ㅠ.ㅠ



5. 모뉴먼트밸리 비포장 도로 초반에 4륜 아닌 차량 킬링 포인트 있음


예전에 모뉴먼트밸리 비포장 드라이브 끝내고 올라올 때 오르막에서 차 바퀴가 모래밭에 빠져 차가 안올라가 몇분 왔다갔다 했던 적이 있었어요. 이번에도 도착한 후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미니밴 하나가 거길 못 올라오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용 쓰는 것을 보며 아~우리도 예전에 저랬지~ㅋㅋㅋㅋㅋ 했답니다. 비포장 드라이브 시작하는 부분에 가까운데 여기가 내려갈 때는 2륜차량도 그냥 미끄러지듯 슥 내려가집니다. 문제는 올라올 때인데요. 잠시 후 말씀드리겠지만 이번 여행 중간에 바뀐 SUV는 2륜이라 ㅠ.ㅠ 우리도 올라올 때 다시 고생했습니다. 



6. 역시 여름에는 그랜드캐년 노스림


그랜드캐년은 노스림 / 사우스림 구역 중 한 곳을 방문하는 것이 보통인데 대부분 South Rim을 가게 됩니다. 하지만 여름철 잠시 오픈하는 노스림은 해발고도가 더 높아 상대적으로 선선하고 관광객이 많지 않아 한산합니다. 이번에도 주변 지역들은 더위로 고생했지만 노스림 올라가 창문을 여니 아~~~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제가 방문했을 당시는 수도관 문제로 아직 숙박시설이 문을 열지 않아 낮에 잠시 머물다 떠났지만 한여름의 오아시스를 만난 것 처럼 아주 유쾌한 경험을 했습니다. 노스림 들어가는 도로가 매년 5월 15일부터 11월 어느날까지 오픈을 하니까 이때 기회가 있는 분들은 노스림 방문도 고려해보세요. 특히 주변 지역이 더위로 몸살을 앓는 6월부터 8월 사이 여행이면 더욱 노스림의 가치를 느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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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Imperial, Grand Canyon North Rim



7. 한여름에는 역시 물이 최고


올여름 특히 폭염이었다고는 하지만 원래 그랜드서클 지역은 여름에 덥습니다. 그래서 저도 여름에는 피하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가게 되었어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도록 계획을 짜야 하니 다들 가시는 Zion 국립공원의 Narrows 트레일과 그 인근 Kanarra 폭포 트레일을 했답니다. 


* Narrows 트레일 *


통상 7월 중순이면 이미 강 수위가 많이 내려가 트레일이 쉬워야 하는데 2023년은 적설량이 많아 눈 녹은 물의 잔당(?)들이 남아 있어 제가 방문한 날도 50 CFS라고 Visitor Center 게시판에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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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CFS 정도 되면 강물 구간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첫 bend 직전 구간에서 키 165cm 정도 되는 사람 기준 허리 아래까지 물이 차오릅니다. 물론 그 구간 지나서는 수위가 낮아지고 상당구간 땅 위를 걷게되구요. 작은 아이들은 여기서부터 물에 푹 잠기니까 엄마나 아빠가 업고, 무동 태우고 지나가거나 아예 수영을 해야하고 성인도 키가 작은 분들은 가슴까지도 차올라 초반에 돌아서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 Kanarra Falls 하이킹 *


한국분들께 아직까지는 그렇게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baby님(로드트립님) 블로그에서 처음 정보를 접하고 버킷리스트에 넣어 두었다 이번 여행에 처음 방문한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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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보면 퍼밋 예약을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원래는 저 사다리가 정말 아슬아슬한 원초적인 사다리였는데 마침 올해 새 것으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알루미늄이었나... 아무튼 튼튼한 재질로 만든 새 것이라 마음 놓고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대가족이 방문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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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들은 폭포에서(위 사진 폭포 말고 트레일 끝나는 지점에 있는 다른 폭포에서) 자연 미끄럼틀 한참 타며 재미있게 즐기고 있었답니다.


아무튼 한여름 더운 시즌 시원하게 걷기 좋은 코스로 추천합니다.


Kanarra 폭포 트레일은 방문객들의 쾌적한 경험과 지역 보호를 위해 몇년 전부터 하루 방문자 수 제한을 하고 있어 미리 온라인으로 퍼밋을 구입하셔야 합니다. (홈페이지)에 자세한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시고 이 트레일은 제가 시간 날 때 따로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8. 렌터카 문제 발생


이번 여행 최대의 위기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비포장 운행 계약 위반을 한 제 과실이라 그다지 좋은 선례는 아니지만 우리끼리 "속닥속닥"하는 느낌으로 공유합니다. 사심 없이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


처음 솔트레이크시티 공항에서 예약한 standard SUV를 빌렸을 때는 Toyota 4 Runner를 선택했었어요. Alamo 렌터카는 내가 예약한 종류의 준비된 차량 중에 아무것이나 골라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날 주차장에 가보니 저 멀리서부터 빛나고 있던 그 분이 계시는 것 아니겠어요? 더 좋은 차도 많았지만 캐년랜드 국립공원의 Shafer Trail 오프로드 주행을 할까말까 고민이던 저에게 그 아가(?)는 희망과 확신을 주며 저 멀리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Moab에 도착한 다음날 오후에 캐년랜드 국립공원 Island in the Sky로 가서 Shafer Trail로 자신있게 들어갔습니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데 그 전 2WD로 힘들게 올랐던 오르막도 아주 가뿐하게 오르면서 아무 무리없이 일정을 끝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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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포장 드라이브가 이렇게 쉬웠었나? 라는 뿌듯한 마음을 안고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공기가 좀 시원해졌나 궁금해 잠시 창문을 열었는데 어디서 쇳소리 같은게 나는겁니다. 처음엔 잘못 들었나 했는데 그 소리가 우리 차를 따라오는 느낌이 들어 강가에 정차하고 살살 차를 굴려보니!!! 우리 차 앞바퀴 어딘가에서 마치 수저로 밥그릇 살짝 두드리는 소리 같은게 나네요. ㅠ.ㅠ 숙소를 끼고 주차장을 빙빙 돌며 관찰해보니 도로 경사에 따라 어떤 곳에선 소리가 안나고 경사가 바뀌면 또 찰랑찰랑 쇳소리가 작게 나는 것이 우리 능력으로는 안되겠더군요. 뭐가 끼었나 싶어 이리도 보고 저리도 보고 방에 돌아와 여기저기 찾아봐도 원인을 모르겠네요. 차는 너무 멀쩡했는데 앞바퀴가 굴러갈 때 마다 소리가 나는 상태로 여행을 계속할 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비포장 주행을 한 죄가 있으니 다음날 아침에 동네 정비소에 찾아가 소음의 원인을 찾고 간단한 문제면 내가 돈 내고 고쳐서 완전범죄를 할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음날이 일요일이네요. ㅠ.ㅠ Moab 동네에 정비소는 많았지만 일요일 오픈하는 곳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오리발 전법을 생각했습니다. 비포장 간 것은 말 안하고 그냥 차량에 갑자기(?) 노이즈가 나기 시작했으니 차를 바꿔달라고 하기로요. 모압에서 가장 가까운 알라모는 Moab 공항입니다.(네, 모압에 공항이 있습니다) 거기서 차를 바꾸면 시간 낭비가 가작 적은데 공항이 작으니 당장 교체 가능한 SUV가 있을지 의문이었구요. 차선으로 1시간 40분 거리 콜로라도의 Grand Junction 공항에 알라모 지점이 있는데 모압에 차량이 없으면 거기 가야겠지만 하루 일정을 날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다음날 아침 알라모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차에 갑자기 노이즈가 있다고 ㅋ 바꾸고 싶다고 하니!! 모압 공항에 차가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정오에 오픈을 한다는 ㅠ.ㅠ 아무튼 오전에는 동네 셀프 세차장에 들러 비포장의 증거들을 깨끗이 씻어내고 가까운 곳 구경 좀 하다가 정오에 맞춰 모압 공항에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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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압 시내 셀프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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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b 공항


그날 일하는 직원분은 별다른 말 없이 차량 교체를 해줬습니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SUV가 Toyota RAV4 하나라서 선택의 여지 없이 그 차를 가지고 나와야 했어요. 지은 죄가 있으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는 아니라... 첫 차량보다 훨씬 오붓한 느낌의 차를 타고 나오는 것으로 일단 렌터카 문제는 해결이 되었습니다. 다만 차량 앞유리에 떡하니 붙은 2WD 차량이라는 스티커가 마음이 아프더군요. ^^ 아, 그리고 알라모 직원이 하자 있는 차량 줘서 미안하다고(내가 미안한데...) 연료 무료 한탱크 줄테니 솔트레이크시티에 반납하는 날 연료를 비워서 갖다줘도 된다고 합니다. @.@


여행 마지막날 솔렉시티 공항에 차 반납을 하러 가서 중간에 차량을 바꿨다고 하니 오피스로 가서 서류작업을 하라고 하더군요. 다시 쫄아서 ㅋㅋ 오피스로 가서 설명을 하니 직원이 차 때문에 여행 도중에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고 ㅠ.ㅠ 전체 렌트 비용에서 200달러 할인해주더군요. 800달러였는데 600달러 청구 되었습니다. 


렌터카는 비포장 주행 금지 규정이 있습니다. 모든 차량을 따라다니며 체크할 수는 없으니 운전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구요. 만약 비포장 주행이 적발되었고 차에 문제가 생기면 보험 적용이 안되어 모든 수리비용을 내가 지불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저는 그 리스크를 안고 용감하게 다니다가 골치 아프게 된 경우였어요.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이런저런 이득(???)을 본 케이스이긴 하지만 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결코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운이 좋았지만 반대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겠지요. 비포장 주행이 들켜서 수리비를 물어내야 하는 경우 말입니다. 또 가까운 지점에 차량이 없어서 장거리 운행하느라 여행 일정이 틀어지거나 불안감을 안고 여행을 지속하는 경우 등의 안좋은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해피엔딩은 참고만 하시고 항상 현명하면서도 책임 있는 판단을 여행자 스스로 하셔야 합니다.



9. 가장 감동스러웠던 순간


많은 순간들이 즐겁고 인상적이었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치스 국립공원의 Windows 구역 중 North Window 였는데요. 여긴 해뜰 무렵이나 이른 아침 North Window 프레임에서 바라보는 Turret Arch가 가장 유명한 포토스팟인 곳입니다.(긴팔원숭이님 여행후기) 모압에서의 저녁 시간은 그 시간대에 멋진 다른 곳들 다니느라 윈도우 구역은 간과했었는데 이번에는 렌터카 때문에 시간이 꼬여 아무 생각 없이 해질 무렵에 가게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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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아는 평범한 North Window의 모습입니다. 낮에 렌터카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았고 시간 때우느라 엄한데서 배회하다 더위 먹어 기절할 뻔 하기도 해서 >.< 대충 보고 얼른 방에 쉬러 갈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한 상태였습니다. ㅋㅋ


여름의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노스 윈도우 계단을 올라 여기저기 사진 찍다 보니 해가 거의 넘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 3분? 5분동안 기대하지 않았던 마법이 펼쳐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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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광경이었어요.


평소에 답변드릴 때 아치스 국립공원은 저녁 무렵 가면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멋진 풍경 보실 수 있다 추천은 드렸지만 노스 윈도우도 이럴줄은 몰랐네요.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이 순간만큼은 말 없이 즐기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10. 여름 별 보기는 역시 Torrey


은하수가 있는 화려한 여름 밤 하늘을 잘 볼 수 있으려면 좋은 날씨와 달이 없는 밤이라는 두 조건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조건이 맞으면 사실 어디서든 머무는 숙소의 불빛을 벗어나 좀 어두운 곳에 가면 별 보실 수 있어요. 주변에 큰 마을이 없는 Torrey 마을의 여름 밤 하늘은 여전히 그대로더군요. 그래도 예전보다 마을이 개발 된 느낌이라 오래전 만큼의 어두움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만, 우리가 여행하며 묵는 보통의 마을들(Page, Moab 등)에서 제법 멀리 벗어나 바라보던 밤하늘 보다는 Torrey쪽 밤하늘이 훨씬 화려했습니다. 혹시 그믐 전후 Torrey에 묵을 계획이 있는 분들은 밤하늘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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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손으로 들고 흔들흔들 찍은 아이폰 사진입니다. 

공유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지만 ㅋㅋ 대략 이런 하늘이었다~~라는 느낌만 받아보세요.

지난번에 후기 올려주신 다이캐스트님도 Torrey의 밤하늘을 좋아하셨네요. 


뜨거운 여름이 가고 벌써 가을이 오고 있네요. 여름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여행을 계획해봐야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평온하게 보낸 시간보다 집 밖을 떠돌던 시간이 길었던 봄, 여름이었어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으니 우리 홈페이지도 조금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저 대신 시간 내어 답변 주시고 거들어 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리고 제가 왔다고 어디 가시지 마시고 계속 거들어 주세요. ^__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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