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일요일 날씨 맑음

호텔을 나서면서 쏠트레이크에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 다시 남쪽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먼저 몰몬성당과 그 부속건물들을 탐사했습니다. 호텔에서 15분여 정도 떨어져 있더군요.

컨퍼런스 센타 빌딩 지하에 차를 주차하고(무료주차), 비지팅 센타에 들러 설명을 들었습니다. 돌아보다 보니 한국인 전도사가 우리를 알아보고 안내해 줍니다.

우리 가족은 종교가 없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한때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몇 년간 다녔지만 뚜렷한 계기도 없이-있다면 다른 지방으로 이사한 이후로-현재 냉담한 상태이고, 최근에는 가끔 교회에도 나가기도 하고, 또 여행중에는 사찰도 좋아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군요. 외견상 좋아 보입니다. 저는 종교에 대한 어떤 편견도 없습니다. 이들의 종교에 대한 열정은 대단해 보입니다. 그리고 전혀 나쁘게 보이지 않습니다. 각 건물마다 관광객들이 붐비는 군요. 한번 둘러볼 만한 곳입니다. 특히 템플을 둘러싼 건물들의 배치와 분수들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템플 자체도 규모는 그리 크다고 할 수 없으나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다시 시내를 빠져나와 말 그대로 ‘그레이트 쏠트레이크’ 호수를 보러 갔습니다. 시내에서 20분여 소요됩니다. 오래된 건물하나가 호수가에 덩그러니 있고,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별로 감흥이 없습니다. 호수에는 돛을 높이 단 보트 6-7대가 한가로이 떠 있습니다. 주변에 높은 지역이 없어 이 호수가 얼마나 아름답고 큰지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은 빙햄 구리 광산, 역시 쏠트레이크 호수에서 20분여 달려야 합니다. 입장료 5불(차량1대당)을 지불하고 4마일을 산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가니 비지팅센터가 나옵니다. 규모는 가히 압권입니다. 제주도 ‘아부오름’에 가보신 분은 그 형태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개를 거꾸로 꼽을 수 있는 깊이랍니다. 구리, 금 등등 엄청난 광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 파들어 가고 있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안내방송을 하는데 이중에 한국어도 있답니다.  

인간의 문명을 향한, 또는 돈을 향한 집착-여기서는 인간의 도전정신, 끈기, 인내, 의지, 정열, 성취욕이 이뤄낸 결과물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라고 홍보합니다-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입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막대한 광맥이 없는 거지?’, 샘이 납니다. 하여간 대단합니다. 그러나 꼭 둘러보시라고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음, 80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진하여 쏠트레이크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동진하다 문득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좀 더 색다르고 모험적인 여행을 해보자 해서 선택한게 Lyman에서 80번 도로를 이탈, 남쪽으로 난 414번 도로를 타는 겁니다. 그리고 44번으로 연결, 다시 191번으로 남하하여 Vernal에서 40번 도로와 합쳐집니다.

이 도로에서 브라이스 캐년의 붉은 계곡, 자이언 캐년의 거대한 바위절벽, 거대한 구릉으로 이뤄진 산, 옐로우스톤의 숲과 호수가 한꺼번에 잡탕으로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길 옆으로 문득 문득 펼쳐지는 목장들, 거대한 구릉지들, 경치가 아주 쏠쏠합니다. 특이한 점은 이 도로가 공룡화석들이 무진장 깔려있는 지역이라는 겁니다. 호수도 300만년 전의 모습대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2시간여를 이리굽이 저리굽이로 달려 vernal에 도착해 베스트웨스턴 인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아침도 안주면서 114불(세금포함)을 받는군요. 물론 남은방이 퀸침대 2개가 배치된 비교적 큰방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싼건 비싼겁니다. 정말, 남은 방이 이것밖에 없는지는 주인밖에 모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내일은 주변 공룡화석 유적지를 돌아본 후 콜로라도로 넘어갑니다.

위의 사진은 몰몬 비지터센타 2층에 있는 조각상과 배경화면입니다. 조각상 앞에 앉아 360도 방향으로 볼 수 있도록 배치해 두었더군요. 저는 종교를 떠나, 우주의 티끌보다도 못한 제 자신을 한번 비추어 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티끌보다 못한 인간이 만든 구조물, 빙햄 구리광산입니다. 이 정도면 티끌정도는 될까요?
그러나 시간이 가고, 매장량이 동이나면, 버려지게 되겠지요. 그리고 비바람에 의해 무너지고, 갈라지고, 깨지고, 메워지고 해서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갈 것이며, 또한 그대로 영원히 계속 그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걸 만든 티끌도 못돼는 인간들은 다 사라져 가도... 아무래도 맥주 한캔 마신게 문제인가 봅니다. 자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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