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맨땅에 헤딩한 미서부여행 9박 10일(4일차)

2006.08.24 14:59

chally 조회 수:3865 추천:94

8월 14일 월요일 날씨는 파~란 하늘..

오전 6시 30분 기상.
전자렌지로 죽과 햇반을 데워 먹고 피로회복제로 우루사도 한알 먹었다. 킹스캐년으로 출발(8시 05분)

한없이 한없이 달려가니 4,000피트 지나고 5,000피트 지나 6,000피트 높이를 지난다. 어떤 분이 킹스캐년 가는 길이 낭떠러지라서 무섭다는데, 우측에 낭떠러지가 있어도 그렇게까지 무서운 줄은 모르겠다. 오히려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길들이 더 험난했으면 했지... 이곳 미국 국립공원들은 길 하나 끝내주게 뚷어 놓은 것 같다,(말이 나온 김에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길은 국립공원 길인지 프리웨이 길인지 헷갈릴 정도로 뚷어 놨더구만..)

오 마이 갓..이 나무들 좀 봐라..이럴 수가..입이 딱 벌어졌다. 상상초월이다. 뮤어우즈는 정말 시코이어 국립공원 나무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다..(2번 여행기에서 우리나라 광릉 국립공원이 뮤어우즈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라고 했으니 시코이어 국립공원이랑 비교하면 ???)

나무가 주는 감동에 나는 그만 눈물이 날려고 한다. 지금껏 많은 곳을 다녔지만 이렇게 큰 감동은 아니었다. “멋있다”, “좋다”의 수준이었는데 눈물이라니..

*** 여행이 끝난 지금도 미국여행에서 가장 보고 싶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이 곳 시코이어 국립공원입니다..쌀집아제님의 여행기에 감동 먹고, 베이비님의 루트 조언을 바탕으로 추가한 곳이었는데 정말 제일의 공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분께 깊이 감사..***

먼저 킹스캐년의 general grant tree trail을 하면서 자이언트 트리를 보았다. 일명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하는데. 세계에서 3번째로 부피가 큰 나무로서 특히 상단부분이 아름다운 것 같다. 쌀집아제님 말씀처럼 주차장에 있는 나무도 엄청 컸었는데 이 자이언트 트리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음을 감사한다. 달은 낮인데도 왼쪽 하늘에 떠 있고 이 깊은 산 속에 말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또 누구당가?(실제 말 표시와 함께 승마하는 사람들이 있었음)

남편이 일정상 킹스캐년 쪽은 갈 수 없으니 이제 시코이어 국립공원으로 가잔다. 가는 도중 세계에서 시코이어 나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다는 View Point에서 눈에 힘을 주고 사진 한방 찍고 wuksachi lodge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했다.

wuksachi lodge는 원래 하루 밤 자려고 예약했었는데, 여행 동선에 무리가 있어 보여 취소했던 곳이다. 좀 더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면 환상적인 이 곳에서 잠을 잤더라면 좋았을 걸 하면서 wuksachi 레스토랑에서 시킨 스테이크는 참 맛이 있었다. 바캍은 울창한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고, 음식 값도 그다지 안 비싸고 종업원도 매우 친절한 것 같다.

이제는 크리스탈 동굴 입장권을 사려고 Lodge pole visitor center를 향해 출발..약 1시 40분경에 visitor center에 도착하여 4시 30분 동굴입장권을 구입하였다. 단 4시 30분 입장을 위해서는 4시 15분까지 동굴 입구로 오란다. 그리고 Lodge pole visitor center에서 크리스탈 동굴 입구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된다네요..

그래서 동굴가는 도중에 시코이어 국립공원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General Sherman Tree를 보기 위해 출발했다. 약 20분 정도 소요되어 General Sherman Tree 있는 곳에 도착...으~악 소리가 절로 난다. 남편과 나는 큰 나무 올려보느라고 뒷목이 좀 뻐근하다.

특히 General Sherman은 잘생기고 당당한 힘이 느껴지는 나무로서 다른 커다란 나무와는 또 다른 차원의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웅장하고 한 마디로 따봉 따봉 따따봉...General Sherman 주위로는 온통 제너럴 셔먼 크기 정도되는 나무들이 한도 끝도 없이 늘어서 있고 우리 식구는 그 숲 속에 서 있다.

이제 General Sherman Tree 주변에 있는 Congress Trail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조금 걷다보니 왕 솔방울인지 잣방울인지 어른 팔뚝만한 솔방울들이 떨어져 있다. 서양 어린이들이 하나씩 주워 갖고 다니고..그 중 4개를 주워서 우리식구 각자 1개씩 들고 한 장 찰~칵..우리나라 가져가서 주렁주렁 매달아 놓았으면 기념으로 좋으련만..아쉽다..

남편이 크리스탈 동굴 입구로 서둘러 가야 한다고 한다. 벌써 3시 20분이다. 급히 차를 몰아 굽이굽이 산길따라 4시 정도에 도착하니 그새 사람들이 거의 와 있었다.

안내소에서 주의사항 듣고 동굴을 향해 한참을 내려간다.(약 15분) 동굴 입구에 거의 다다라서는 조그만 폭포도 있고 휴식할 수 있는 의자도 있다. 그런대로 경치가 좋다.

이제 안내원을 따라 동굴로 입장..그런데 엄청 기대했던 크리스탈 동굴은 영 아닌 것 같다. 다만 동굴 안에 물이 흘러 그 빛이 푸른 색을 띠는 것이 특이하다고 생각됐다.(그래서 크리스탈 동굴이라고 했나..) 한 10분이면 다 구경할 동굴 내부를 약 40분 가이드 설명이 추가되는 형국이다(말이 너무 빨라 잘 알아 듣지도 못하겠고..) 남편 왈..우리나라 고수동굴이 훨 낫네..투덜 투덜..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지만 저희 판단으로는 크리스탈 동굴은 영 아닌 것 같네요..(특히 쌀집아제님.. 킹스캐년과 시코이어 국립공원에서 동굴 못 보신 것 후회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우리는 여기 말고도 볼 곳이 많은 데..후회 막급..

온 힘을 다해서 갔던 길을 올라오는 데 오르막길이라 무지 힘들다. 동굴 입구로 낑낑거려 나오니 벌써 6시..제너러 셔먼이랑 꼭 보려했던 미도우에 가려면 왔던 길을 다시 차로 가야 하니 남편 포함해서 모두 그냥 가잔다. 그렇지만 나는 외친다. 미도우 죽어도 봐야 한다고..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리고 맨 먼저 나타난 Tunnel Log 앞에 차를 세우고 사진 한 장 찰칵..이제 Crescent Meadow 주차장에 주차하니 벌써 오후 7시 경..곰 나온다고 주의하라는 표지판에 우리 집 세 남자는 모두 그냥 가잔다.

그럼 안되지..쫌만 더 가자..앞에 외국인 부부와 간난아이 둘만 걸어간다. 주차장에 차는 조금 있는 데 다 어디 있는지 우리팀과 그팀 둘 뿐이다.

좀 걷다보니 습지에 이름모를 꽃들이 나타난다. 바로 이거다..쓰러진 커다란 나무가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누워서 다리 구실을 하고 있다. 저쪽 통나무까지만 갔다 오자고 꼬드겨서 다리 끝까지 오니 이쪽은 정말 곰이 나올 것 같은 숲이다. 날은 이제 어둑어둑 해지고..

사진 몇장 찍고 돌아오려니 정말 아쉽다. 진짜 미도우는 여기서 더 들어가야 하는데..갑자기 크리스탈 동굴이 원망스럽다..

밀려오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Tulare 숙소로 향했다. 구불구불 한도 끝도 없는 길을 내려오면서 사슴도 만나고 중간중간 포인트에 차 세우고 사진찍고 쉬엄쉬엄 내려와서 비샬리아 인앤아웃 햄버거집에서 늦은 저녁으로 햄버거를 먹었다. 어라.. 우리가 평상시 먹는 롯데리아나 맥도널드 햄버거 보다 훨 맛있네..

숙소인 Best Western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0시 5분경..밀린 빨래를 해야 하는데 세탁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다.

정말 오늘 킹스캐년과 시코이어 캐년은 자연 앞에 숙연해지는 그런 곳이었다. 이곳은 나라도 Big, 사람도 Big, 햄버거도 Big, 나무도 Big, 공원도 Big..온통 Big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취침..(11시 30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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