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2014 대륙횡단 여행 09 (Sequoia & Kings Canyon NP)

Day 18 ~ Day 20: Sequoia & Kings Canyon National Park

 

이동 경로: Los Angeles, CA -> Tulare, CA -> Sequoia NP -> Kings Canyon NP

 

숙소: Charter Inn and Suite ($68.66) & Lodgepole Campground in Sequoia NP ($20) 

 

LA 에서 산호세로 가는 루트에 대해 여행 내내 고민했다. 세콰이어 국립공원을 들린 후에 산호세로 바로 갈지, 세콰이어 국립공원에서 서부 해안으로 다시 나와 허스트캐슬을 시작으로 빅서, 카멜, 몬트레이 등을 보고 산호세로 들어갈지, 세콰이어 국립공원을 생략하고 LA에서 1번 국도를 타고 쭉 올라갈지 등등… 결론적으로 첫번째 루트, 즉 세콰이어 국립공원을 보고 산호세로 바로 가는 일정을 선택하였다.

 

LA에서 게티센터와 빌라를 보고 나와서 세콰이어까지 가기가 좀 멀다고 생각하여 Tulare에서 1박을 하였다. 2.5* 호텔로 이전에 잤던 호텔들보다 퀄리티가 낮았지만 롱비치의 베스트 웨스턴보다 훨씬 좋다며 아내가 좋아했다. 역시 모든 것은 다 상대적이다.

 

[Sequoia National Park]

 

다음날 일어나서 점심으로 먹을 타코를 테이크아웃하여 바로 세콰이어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사실 여행 내내 10시 이전에 호텔에서 출발하기는 우리에게 쉽지 않은 미션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세콰이어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 먹을 시간이다. 일단 처음 나오는 비지터센터에 들러 루트를 추천 받았는데, 우리가 주변에 점심 먹을 피크닉 장소가 있냐고 물어보자 조금 떨어진 곳 계곡 물이 흐르는 좋은 곳이 있다며 알려줬다. 피크닉 테이블 등이 있는 곳이 아니라 정확한 장소는 잘 기억나지 않으나 비지터센터에 문의하면 좋은 장소를 소개 받을 수도 있다!

 

 

> 바위에 걸터 앉아 점심을 먹었던 곳의 주변 풍경

 

 

세콰이어 국립공원에 오기 전에는 그저 덩치 커다란 나무를 보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주변 경관도 아주 훌륭하다. 하긴 요세미티나 여기나 다 같은 산맥을 인간이 구분지어 놓은 것이니 뭐… 여기도 곰이 많아서 오늘 하루에만 곰을 세 번 보았다. 그 중에 한 번은 마치 사슴이나 바이슨처럼 어린 곰이 유유하게 길을 건너 가는 것을 보았다. 어디선가 엄마 곰이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아 내려서 사진 찍기가 무서워 차에서만 사진을 찍었더니 흐릿하다.

 

 

> 지나는 길에 본 아기 곰

 

 

첫 목표는 이 곳의 가장 유명한 바위인 Moro Rock. 작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짧지만 가파른 길이라 숨이 찼던 모로락 트레일에 올랐다. 트레일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양 옆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사실 끝까지 올라간다고 무언가 더 스펙타클한 경치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올라갔다. 왕복 한 시간이 안 걸리기 때문에 충분히 올라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참고로 우리의 한없이 형편없는 체력을 기준으로 숨차게 올라갔다는 것은 어린이들도 올라갈 수 있는 난이도를 의미한다).

 

 

> Moro Rock으로 올라가는 길

 

 

> Moro Rock 주변의 경관

 

 

 

세콰이어 국립공원의 유명한 곳은 모로락과 제너럴 셔먼 세콰이어 나무이지만, 이 곳들을 둘러보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멋진 곳들이 나온다. 죽은 나무의 몸통 사이로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곳도 있었는데, 나중에 레드우드 국립공원 주변에서는 사설 업체들이 이와 비슷하게 꾸며놓고 돈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곳들이 있었으나 우리는 이 곳에서 사진을 찍었기에 욕심이 나지 않았다.

 

 

> 나무의 크기가 워낙 커서 죽은 나무도 유명세를 타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Auto Log

 

 

> 거대 나무들 사이로 본 하늘

 

 

> 나무 사이로 자동차가 지나가는 모습

 

 

 

마지막으로 세계에서 체적이 가장 크다는 제너럴 셔먼 나무 앞에서 사진 한 장. 이 나무의 바로 앞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장만 있기 때문에 일반 차량은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주차하고 걷거나 셔틀을 타고 이동하면 된다. 걸어서 가는 길이도 짧고 가는 동안에도 역시나 커다란 세콰이어 나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올 때는 셔틀을 타고 돌아왔다.

 

제너럴 셔먼 나무는 정말 컸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라니 당연히 크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다. 수 천 년을 살고, 어지간한 불에는 껍질이 타지도 않는 튼튼한 이 나무 앞에 우리가 서면 모두 얼마나 작게 느껴지는지… 저 나무는 키가 180센티미터가 넘느니 마느니 따지는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생각될까 :) 

 

 

 

> 제너럴 셔먼 나무

  

 

세콰이어에서의 즐거운 하루를 마치고 lodgepole campground에 도착하니 저녁 시간이 다 되어 간다. 텐트를 치고 lodge에서 파는 음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였다. 고기는 안 사가지고 갔으나 심심한 마음에 불을 지피고 마시멜로를 구워 먹었다. 주변에 나무를 줍는 것을 금지하는 곳도 있지만, 이 곳은 그렇지 않은지 손도끼를 들고 죽은 나무를 잘라 가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도 주변의 잔가지를 모아 불을 키우는 재미에 빠져 몇 번이나 나뭇가지를 구하러 갔다. 아내는 손도끼가 없어서 떨어진 잔가지만 주워 넣어야 했음을 아쉬워 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갔다. 10시쯤 별을 보고 싶은 생각에 텐트를 빠져나왔는데 숲이 너무 우거져 하늘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세콰이어 국립공원의 캠핑장은 별 보기에는 좋은 곳이 아닌가 보다^^

 

 

[Kings Canyon National Park]

 

자고 일어나서 텐트를 접고 킹스캐년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사실 세콰이어 국립공원과 킹스캐년 국립공원은 거의 붙어있고, 어차피 산호세로 가기 위해서는 킹스캐년으로 나가면 되기 때문에 지나가는 길에 들린 정도다. 그래서 깊이는 못 들어가고 간단하게 그랜트 트리만 보았다. 이 나무는 세 번째로 크다나… 우리 부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큰 나무를 보는 것과 울창한 숲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까닭에 마냥 좋아했다.

 

 

> 킹스캐년의 그랜트 트리

 

 

붉은 빛의 세콰이어 나무들을 원없이 보고 산호세로 떠난다. 킹스캐년을 빠져나가 산호세로 가는 길에 Fresno가 나오는데 이 주변에는 과수원에서 직접 딴 과일을 가판대에서 바로 판매하는 곳들이 많다. 우리는 복숭아를 사서 먹었는데 어찌나 꿀맛이던지… 각자 복숭아 세 개씩을 점심 대신 먹었다.

 

이제 산호세에 계신 아내의 이모님 댁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