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6 21:32
제 3일차 : 2015년 8월 19일(수요일)
어제 저녁에 가려다 못간 그리피스 천문대를 식전에 다녀오기로 했다. 고지가 저기인데 공사중이라고 도로를 막아 놨다. 아침 운동을 나온 한인 부부가 그냥 걸어서 올라가란다. 청설모가 사람이 와도 도망가지를 않는다. 여우란 놈도 천천히 제 갈 길을 간다. 참 평화로운 풍경이다.
오전 일정은 시장보기다. 킹슬리 아주머니가 알려준 파머스 마켓은 가게마다 주인이 달라 우리와 맞지 않는다. 그저 미국마켓에서 카트에 담고 현금주고 나오는 것이 편하다.
비버리힐스를 둘러보고 점심은 추천받은 청운뷔페로 갔다. LA에 왔으나 LA갈비를 실컷 먹고 가자는 심산이다. 어제 저녁은 할리우드에 있는 베가스 식당에서 씨푸드로 포식했지만 먼 길 떠나니 영양보충을 해 두어야 한다.
그런데 카드로 계산을 하는데 다시 10불을 적으면서 싸인을 하란다. 팁으로 저녁에 별도로 인출한단다. 카드회사와 약정이 되어 있어서 인출할 수 있단다. 세상에, 미국에서는 카드를 긁지 않았는데도 돈을 인출할 수 있다니! 얼른 현금으로 주고 이후에는 가급적 카드를 쓰지 않기로 하였다. 특히 식당에서는.
이제 길을 떠난다. 오늘 여정은 산타바바라 해안에 들렀다가 피스모비치 쯤에서 1박을 하는 일정이다. 당초 아이리스 일정표에는 벤츄라와 몬트레이에서 1박을 하면서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1박으로 줄이면서 숙박지를 피스모비치로 정했다.
우리는 짐을 실은 채 관광을 하기 보다는 전날 도착하여 짐을 풀어 놓고 홀가분하게 관광을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왔다. 숙박지를 피스모비치로 찍은 이유는 지도를 보니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해안도로가 시작되어 아침에 운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어둑해질 무렵 도착하여 방을 찾으니 빈방이 없다. 몇 곳을 돌다 하나를 찾았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 두 개에 거실 겸 부엌이 있는데 230불을 내란다. 화장실이 하나인 것이 마음에 걸려 잠시 다른 곳을 둘러보고 오겠다고 하고 다시 와 보니 그 사이에 방이 나갔단다! 이런 낭패가 있나.
그런데 마당에 차도 별로 없고 이 할망구 표정이 이상하더니 아까 그 방 키를 도로 준다. 피차 늙어가는 처지에 쓸데없는 자존심을 부리고 있다. 방 하나는 운전하느라 수고한 송원부부가, 다른 방은 부인 둘이, 거실 소파에서는 나와 미산이 자기로 했다. 부엌이 있으나 찌개 끓여서 거실 바닥에 둘러 앉아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거실 소파 침대가 장난이 아니다. 허리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이동 : LA - Ventura - Santa Barbara - Pismo Beach
숙소 : Pismo Breeze 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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