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미국 서부여행기 (13) 레드우드 코스트 (23일차)

2008.09.26 07:12

Chris 조회 수:9032 추천:11



[매일의 일기를 정리한 일기체이기 때문에 경어를 사용하지 않음을 양해바랍니다]








미국 서부여행기 (13) 레드우드 코스트 (23일차)








산타모니카에서 몬테레이까지 이어지는 Pacific Coast Highway를 많이 기대했었는데



다녀온 가족들의 만류가 대단하다. 그러한 만류를 무릎쓰고 갈수도 있었지만


Big Sur에서 시작된 퍼시픽 코스트의 산불이 엄청난 기세로 산타바바라까지 번져가고 있어서


도저히 그 루트는 선택할 수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와이프와 잠시 몬테레이를 다녀오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Pacific Coast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오늘은 온전히 Pacific Coast에 하루를 보내기로 정했다.



캘리포니아 북서부 해안도로, 일명 Redwood Coast를 위하여


아침도 안주는 모텔6에서 아침을 일찌감치 차려먹고 길을 나선다.


Santa Rosa에서 곧장 남서쪽 향하면 오늘 Redwood Coast의 출발점으로 삼은


Bodega Bay가 나온다. Santa Rosa에서 Bodega Bay까지의


30마일 남짓한 길은 정말 인적도 없고 스산한 산길이다.


샌프란시스코부터 북쪽으로는 점점 도시도 작아지고, 도로도 협소해지고,


차량도 별로 안보이더니 급기야는 무시무시한 산길이 등장한다.


정말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은 샌프란시스코 이남지역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서


주유소의 비싼 가스값만 빼놓고는 이곳이 과연 캘리포니아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사방이 나무로 둘러쌓여 캄캄하고 차량통행도 없고 집도 없고


길도 꼬불꼬불한 산길을 느릿느릿 가자니 겁이 덜컥 난다.


CSI나 Criminal Minds같은 범죄드리마의 한 장면도 자꾸 생각이 나고.....


와이프도 덩달아 무섭단다. 아이들만 천진난만하게 만화삼매경에 빠져.......


그런 스산한 길을 한 30여마일 서쪽으로 가니 컴컴한 나무터널이 걷히고


저 멀리 드넓은 태평양이 눈에 들어온다.

1.jpg

드디어 Redwood Coast의 출발점으로 삼은 Bodega Bay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오레곤 주와 맞닿는 곳의 Crescent City까지 이어지는


400마일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의 북서부 해안,


일명 Redwood Coast는 300피트 높이의 경이로운 레드우드 나무터널들과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의 절경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 곳이다.



캘리포니아 북서부 해안의 날씨는 중부, 남부와는 완전히 다른 흐리고 을씨년스러운 날씨이다.


하지만 거친 파도와 해안의 절벽, 바다 위로 솟구친 바위들은


이런 흐린 날씨와 오히려 잘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작렬하는 태양과 젊음과 낭만이 넘치는 남부해안.......


그리고 스산하고 안개낀 하늘에 파도가 부서지는 절벽의 북부해안......


마치 지중해와 북해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Bodega Bay는 작은 어촌마을인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만든


유명한 영화 "새"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Bodega Bay에서 Jenner까지 이어지는 해안의 풍경은 정말 대단하다.


2.jpg

특히 Jenner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사람들은 카약을 타고 있고


바로 그 옆에서 바다표범들이 한가로이 누워 쉬고 있는 평화로운 전경이 돋보인다.


중간중간 좋은 포인트마다 경치를 조망할 수 있도록 오버룩 포인트를 만들어 놓았다.  


아름다운 해안절벽을 지나칠 수 없어 중간 중간 차를 세우고


경치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하지만 조금 지체되면 어떠랴? 이것이 자동차 여행의 묘미인 것을.....


5.jpg


4.jpg


3.jpg

오늘 목표로 삼은 Eureka까지 가야 하지만 거기에 못 미쳐도 괜찮다.



Gualala를 거쳐 Point Arena에 이른다. 마을을 지나 약간 북쪽으로 가면


1908년에 지은 Point Arena LightHouse가 나온다.


좌회전해서 한참을 들어가니 등대가 보이는데 리모델링 중이라 문이 닫혀 있다.


할 수 없이 멀리서 보이는 등대 사진 한 컷!


우리처럼 입구에서 차를 되돌리기 아쉬운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6.jpg


7.jpg


[아빠......나 이거 말고 아빠 같은 거 사줘~~~!!! ㅠㅠ]




우리는 계속 해안도로를 따라 북으로 북으로 향한다.


Mendocino에 이르자 예술가들이 모여서 조성한 듯만 마을들도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바로 옆에는 빈민촌인 듯 초라하고 오래된 캠핑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8.jpg

Redwood Coast Highway는 다 좋은데 피크닉과 화장실 시설을 찾기가 용이하지 않다.


12시부터 피크닉 테이블과 화장실이 잘 구비된 비치를 찾아 올라가는데


1시간 반이 지났건만 찾기가 쉽지 않다. 1:30이 넘어서야 이름모를 한 비치를 발견하고


급한 볼일 2가지를 모두 해결하기 위하여 차를 세운다.


미국도 간이화장실은 한국처럼 푸세식이라는 사실~!


아이들이 냄새 난다고 난리지만 급한 볼일을 해결하고


평화롭고 고요한 해변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9.jpg

쥬디는 한달에 한번 있는 특별한 일이 시작되어서 아파하고 멀미도 하더니 밥 생각이 없단다.


엄마가 밥을 맛있게 비볐는데....할 수 없이 우리끼리 오순도순 밥을 먹는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먹고 싶어졌는지 자기도 한술 두술 퍼먹는다.


급기야는 밥을 다 먹고나니 하는 말......"밥 또 없어?"


잘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이래서 원초적이지만 건강한 쥬디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헬렌이 보면 질투하겠지?



10.jpg

[인증샷 한번 더........!!! 여행 내내 아이들은 이 폼입니다. 한놈은 자고, 한놈은 컴퓨터만.... ㅠㅠ]





Fort Bragg에서 해안도로를 한참 달리다가 갑자기 산길로 접어들면서


아침의 그 으스스한 산길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다. 이 길도 만만치 않네.


도대체 캘리포니아 북부는 분위기가 왜 이리 스산한지.......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 달려 올라가니 Legett가 나오고


101번 도로와 합류하면서 차량도 많아지고 길도 좋아진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Eureka까지 쭉 직진!
  


Eureka에 도착한 시간은 6시!


모텔쿠폰북을 보고 America Best Value Inn에 가니 더블베드로 할 경우에는


10불을 추가로 내야 한단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관광지에서의 상술은.....


쿠폰북을 가져가면 가끔 이렇게 딴소리를 하는 모텔들이 있어서 기분을 망치곤 한다.


유레카는 도시도 인상이 그리 안좋은데 숙박비도 비싸고....


이래저래 별로 지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슈퍼8 모텔 주차장에서 무선인터넷으로 조회해보니 유레카 바로 위 Arcata가 더 낫다.


15마일 더 가서 Arcata의 슈퍼8에 여장을 풀고 오늘의 일정을 마감한다.


캘리포니아 남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Redwood Coast........!


깎아지른 절벽과 날카로운 바위들, 그 위로 부서지는 파도들.......


그 해변의 사진들을 다시보며 깊은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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